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단순한 권한 조정이 아닌 형사사법의 독립적 2차 검증 기능과 공의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2026년 7월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의결됐고, 10월부터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체계로 전환될 예정이다. 형사사법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범죄자를 많이 잡는 것도, 어느 한 기관의 권한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것도 아니다. 죄 있는 사람은 처벌하고 죄 없는 사람은 보호하며, 억울한 피해자가 법의 문밖에서 버려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는 단순한 검찰개혁의 한 조항으로 바라볼 일이 아니다. 그것은 경찰의 수사결과를 다른 전문기관이 다시 살펴보고, 부족한 증거를 보완하며, 잘못된 불송치 결정을 뒤집을 수 있었던 형사사법의 한 축을 없애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새로운 체계에서는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지만,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수행할 수 있는 권한은 사라진다. 이에 따라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명확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수사의 오류를 발견하고 바로잡는 독립적인 2차 검증 기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새로운 과제가 됐다.
1. 보완수사는 검찰의 특권이 아니라 국민의 마지막 안전망이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이야기하면 흔히 검찰 권한의 문제로만 접근한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조금 다르다. 경찰이 수사하고 경찰이 판단하고 경찰의 판단으로 사건이 사실상 종결된다면, 그 판단이 잘못되었을 때 누가 다시 들여다볼 것인가? 현행 제도에서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고소인이나 피해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사건이 검찰로 넘어갈 수 있고, 검찰은 기록을 검토하여 경찰 수사가 충분했는지 판단할 수 있었다. 경찰의 불송치 기록에 대해 검찰이 재수사를 요청하는 제도도 존재했다. 이 장치가 완벽했다는 뜻은 아니다. 검찰의 권한이 지나치게 넓어질 가능성, 사건이 검찰과 경찰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오가며 지연되는 문제, 수사기관 간 책임 떠넘기기 역시 분명히 개선해야 했다. 그러나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그 제도가 수행하던 교정 기능까지 없애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수술이 잘못되었다고 해서 병원의 응급실을 없애서는 안 되는 것과 같다. 필요한 것은 보완수사권의 남용을 막는 것이지, 수사의 오류를 바로잡을 마지막 장치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2. 숫자가 보여주는 것은 ‘예외적인 몇 건’이 아니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논쟁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아야 할 것은 실제 통계다. 대검찰청 집계에 따르면 2025년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 고소인·피해자 등이 이의신청을 하여 검찰로 넘어간 사건은 5만3,406건이었다. 그만큼 한 사건이 있을 때 억울한 사람이 많다. 그 가운데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 또는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를 통해 경찰의 불송치 결론이 뒤집혀 기소된 사건은 2025년 1,130건이었다. 단순 계산으로 보면 이의신청으로 검찰에 넘어간 사건 가운데 경찰의 불송치 결론이 뒤집혀 기소된 비율은 대략 2~3% 수준이다. 그러나 이 숫자를 “98% 이상은 뒤집히지 않았으니 보완수사는 필요 없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형사사법에서 중요한 것은 전체 사건의 비율만이 아니다. 그 2%에 한 사람의 인생이 걸려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억울하게 고소당한 사람일 수도 있고, 반대로 범죄를 당하고도 경찰 단계에서 사건이 끝나버린 피해자일 수도 있다. 그리고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사건 자체는 훨씬 많았다. 이의신청 송치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는 2025년 1만7,122건,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 가운데 검찰이 재수사를 요청한 사건도 2025년 1만2,776건이었다. 더 넓게 보면 경찰이 송치한 사건 가운데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한 비율은 2021년 11.9%, 2022년 10.4%, 2023년 9.6%, 2024년 9.8%, 2025년 10.7%였다. 즉 최근 5년 동안 대체로 10건 중 1건 정도에서 검찰이 추가적인 수사의 필요성을 발견했다는 뜻이다. 이 숫자는 보완수사가 모든 사건에 필요한 절차가 아니라는 사실도 동시에 보여준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 10건 중 1건의 수사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했다면, 그 1건을 발견해내는 제도는 존재해야 한다.
3. 더 중요한 것은 ‘기소 숫자’가 아니라 실제 구제된 사람들이다
통계보다 더 무거운 것은 실제 사건이다. 법무부가 2025년 말 발간한 「검찰 보완수사 우수사례집」에는 보완수사를 통해 실체를 규명한 77건이 수록됐다. 여기에는 성폭력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준 사건, 억울하게 구속된 피의자의 무고함을 밝혀낸 사건, 경찰 수사가 미진했던 뇌물 사건,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기 사건 등이 포함됐다. 특히 여성·아동·장애인 범죄 보완수사 사례 중에는 더욱 충격적인 사건이 있다. 20대 여성이 직장 상사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고소했지만 경찰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고 불송치 결정을 했다. 피해자는 그 결정에 절망해 사건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유족의 요청으로 검찰이 보완수사에 들어갔고, 경찰이 신빙성 판단의 근거로 삼았던 거짓말탐지기 검사의 문제점을 다시 분석했다. 검찰은 추가 증거를 확보하여 피고인을 기소했고, 법원은 징역 8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 사건을 정치적 논쟁으로만 바라볼 수 있을까. 한쪽에서는 경찰의 수사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다른 쪽에서는 검찰이 권한을 남용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피해자의 가족에게 중요한 질문은 어디에 있는가. “왜 한 번의 수사 판단으로 진실을 확인할 기회가 끝나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두 차례나 내렸던 6억2천만원 규모 횡령 사건을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뒤집은 사례도 법무부 우수사례로 소개됐다. 이런 사례들은 검찰이 항상 옳다는 증거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검찰도 틀릴 수 있고 경찰도 틀릴 수 있기 때문에 서로의 판단을 검증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증거다.
4. 검찰이 수십 년간 축적한 수사 전문성은 어떻게 되는가
검찰개혁을 논하면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다. 바로 사람과 조직에 축적된 수사 경험이다.
검찰에는 수십 년 동안 경제범죄, 금융범죄, 기업범죄, 선거범죄, 조직범죄, 부패범죄, 성폭력, 아동학대 등 다양한 사건을 다루면서 축적된 수사 경험이 존재한다. 검사 개인뿐 아니라 수사관, 전문수사관, 회계·금융·디지털 분야 전문가와 사건기록 분석 시스템에 축적된 경험도 있다. 물론 이 전문성을 검찰이 독점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새롭게 만들어지는 중대범죄수사청과 경찰 역시 훨씬 강력한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문제는 기존의 전문성을 단절시키면서 새로운 전문성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수사는 법률 지식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어떤 진술이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은지, 금융흐름의 어느 부분이 범죄의 흔적인지, 휴대전화와 디지털 자료에서 어떤 연결고리를 찾아야 하는지, 수많은 사건을 경험하면서 형성되는 ‘수사의 감각’이 있다. 이것은 법조문을 옮겨놓는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가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검찰에 축적된 전문수사 인력과 경험을 국가 전체의 수사 역량으로 이전하는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개혁은 조직을 바꾸는 데 성공하지만 국가의 수사 능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5. 경찰 단일 수사체계의 가장 큰 위험은 ‘틀릴 가능성’이다

경찰이 수사를 잘못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경찰에는 훌륭하고 유능한 수사관들이 많다. 문제는 어느 조직도 완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경찰 역시 사람으로 구성된 조직이며, 실적 압박, 업무량, 인사, 지역적 한계, 전문성의 편차, 초기 판단의 고착화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요즘 뉴스 보도를 통해 우려가 드러나고 있는데, 일선에 있다 보니 지역 조직 단체 인사와의 밀착 가능성이나 사건 무마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게 존재한다. 특히 경찰이 수사하면서 하나의 가설을 세운 뒤 그 가설을 입증하는 증거에 집중하게 되면 반대되는 증거를 충분히 살피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른바 확증편향이다. 더 큰 문제는 불송치 사건이다.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은 적어도 검사의 검토와 법원의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불송치 사건은 피해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경찰 단계에서 끝날 수 있다. 정부의 형사사법 개편 논의 자료에서도 불송치 사건은 이의신청이 없다면 경찰 단계에서 종결되기 때문에 송치 사건보다 충실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검찰과 경찰 사이에서 보완수사 요구와 재송치가 반복되며 책임이 불분명해지고 사건이 장기화되는 문제 역시 지적됐다. 따라서 답은 ‘경찰을 믿지 말자’가 아니다. 답은 경찰을 믿되 경찰의 판단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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