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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준비하는 그리스도인의 지혜

GOSPEL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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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 사회가 마주한 가장 큰 위기는 위기 그 자체가 아닐지도 모른다. 더 심각한 것은 문제를 문제로,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무감각과 안일함이다. 변화의 파도가 이미 우리 삶을 흔들고 있는데도 지금의 일상이 유지된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우리는 준비되지 않은 현실 앞에 서게 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천기는 분별할 줄 알면서 시대의 표적은 분별할 수 없느냐(마 16:3)”라고 말씀하셨다. 그리스도인에게 필요한 것은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능력만이 아니다. 시대를 분별하고, 다가오는 변화를 내다보며, 오늘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아는 지혜다.

창세기의 요셉은 이러한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애굽의 총리가 된 요셉은 바로의 꿈을 통해 7년의 풍년 뒤에 7년의 흉년이 찾아올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의 탁월함은 흉년을 예측한 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풍년의 때에 흉년을 준비했다. “각 성읍에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저장하여 각 성읍의 양식으로 삼게 하소서(창 41:35)” 사람들이 풍요를 즐기고 있을 때 요셉은 미래를 바라보며 수확물을 저장했고, 그 결과 애굽뿐 아니라 주변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흉년을 견디고 생명을 보존할 수 있었다.

성경은 노아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미래를 준비하는 믿음을 보여준다. 노아는 아직 홍수가 보이지 않았지만 하나님의 경고를 믿고 방주를 준비했다. 히브리서 기자는 “믿음으로 노아는 아직 보이지 않는 일에 경고하심을 받아 경외함으로 방주를 준비하여 그 집을 구원하였다(히 11:7)”고  기록한다. 믿음은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현실을 누구보다 정직하게 직시하면서, 아직 보이지 않는 미래를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준비하는 것이다.

오늘 우리 사회도 여러 변화 앞에 서 있다. 경제적 불확실성, 저출생과 고령화, 급격한 과학기술의 발전, 인공지능의 확산, 세대와 가치관의 갈등이 우리의 삶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그리스도인에게 필요한 것은 거룩한 현실주의다. 현실의 위기는 정확히 직시하되 그 때문에 소망을 잃지 않는 것, 하나님을 신뢰하되 우리가 해야 할 준비까지 하나님께 미루지 않는 것이다.

요셉의 이야기는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저축하고 물질을 쌓아두는 일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평안할 때 영적 곳간을 채워야 한다.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게 해야 한다. 어려운 순간에 우리를 붙들어 줄 믿음은 위기의 순간에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지혜의 곳간을 채워야 한다. 끊임없이 배우고 생각하며 시대의 변화를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관계의 곳간을 채워야 한다. 가족과 이웃, 교회 공동체와의 신뢰와 사랑을 평안할 때 쌓아야 한다. 성경은 “슬기로운 자는 재앙을 보면 숨어 피하여도 어리석은 자들은 나아가다가 해를 받느니라(잠 22:3)”고 말씀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위험을 부정하지 않는다. 위험을 인정하고 미리 준비한다.

미래를 준비한다고 해서 미래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리스도인의 소망은 위기가 없다는 데 있지 않고, 위기 가운데서도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사실에 있다. 요셉은 풍년의 때에 흉년을 준비했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지혜가 필요하다. 평안할 때 고난을 준비하고, 풍요로울 때 나눔을 준비하며, 건강할 때 믿음을 준비하고, 오늘의 교회가 다음 세대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문제가 문제임을 깨닫는 것에서 변화가 시작되고, 위기가 위기임을 인정할 때 대비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 대비가 하나님을 향한 믿음 안에서 이루어질 때, 준비는 두려움이 아니라 소망이 된다. 세상의 변화를 가장 먼저 두려워하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먼저 분별하는 사람, 위기 앞에서 절망하는 사람이 아니라 공동체가 다시 일어설 길을 준비하는 사람. 그런 그리스도인이 이 시대의 파수꾼이며, 세상 가운데 하나님의 소망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최 세 근 목사

송탄한마음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