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남권 신공항 입지선정이 백지화 됐다. 지금의 결과가 지난 2011년 동남권 신공항이 백지화 됐을 때와 모습과 같아보이는 것은 왜일까?(사진은 2011년도 동남권 신공항이 백지화 됐을때 결사 반대하던 의원들 모습.)
정치적 이해관계 휘말려 탄생한 신공항 건설의 운명은 …
하나님 영광 위한 세계 속 한국 드러내 (엡 1:14. 고전 10:31)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둘러싸고 국론 분열 상이 도를 넘었다. 전개 양상을 보면 온 나라가 10년 간 휘둘린 행정수도 문제보다 심하다. 나라 망조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신공항을 가덕도에 유치해야 한다는 부산과, 밀양에 유치해야 한다는 대구, 경북, 경남, 울산 간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이들 광역지자체는 오로지 ‘우리 지역으로’를 사생결단으로 외친다. 상생이나 수용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벼랑 끝에 서서 한 쪽이 죽어야 끝나는 양단간의 선택만 있을 뿐이다. 이대로라면 신공항이 어디로 결정되든 영남은 두 쪽으로 쪼개질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정치권이 영호남 갈등을 조장해 권력 창출에 이용했듯, 정치권이 또다시 이 비극을 만든 가장 큰 책임이 있다. 영남권 신공항 건설은 대선·총선을 거치면서 불거진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말려 탄생했다. 이전부터 논의가 있어 왔던 신공항에 대한 공식 검토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지시에 의해서였다. 지시 1년 뒤 건설교통부는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용역결과를 성급하게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대통령이 지시한 국책사업이라 결과는 뻔히 예상된 터였다. 당시 서울시장이던 이 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대구에서 “수도권에 대응한 동남권 허브공항이 필요하다”고 공약하며 불을 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곧바로 국토연구원에 2차 용역을 발주하는 동시에 정부가 적극 추진해야 할 국책사업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입지 선정이 이뤄지기 전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지역 갈등이 먼저 달아올랐다. 국론 분열이 극에 이르자 2009년 12월 정부는 “용역 결과 가덕도와 밀양 두 후보지 모두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발표했다. 이후에도 지역 갈등이 계속되자 2011년 4월 이 대통령은 신공항 건설 추진을 없던 일로 발표했다.
영남권 신공항에 대해 ‘사망선고’를 내렸다가 다시 살려낸 것도 정치권이다. 지난 2012년 대선을 거치면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문재인 후보 모두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는 부산 지역 여론이 심상치 않자 부산에서 “객관적 평가를 거쳐 가덕도가 최고의 입지라고 한다면 당연히 가덕도로 할 것”이라고 달랬다. 친노 진영의 문재인 후보는 진작부터 가덕도를 밀었다. 박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3년 4월 국토부는 신공항 건설을 다시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역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지난해 1월 영남권 5개 단체장들이 전문기관의 용역을 바탕으로 한 정부의 입지 결정 발표를 수용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합의는 휴지조각에 불과했다. 지난 4.13 총선 때 정치권은 신공항을 또다시 득표의 제물로 삼았다. 친박 실세로 통하는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에 ‘선물 보따리’를 준비하고 있다”며 신공항 밀양 유치를 암시하는 말로 불을 질렀다. 발칵 뒤집힌 부산 지역 새누리당 후보들은 가덕도 유치 서명식에 참석하고, 얼마 전 역시 친박계인 서병수 부산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고 음모론마저 제기했다. 지역주의의 정치적 이해 때문에 같은 새누리당 안에서도 대구·경북(TK) 지역 인사들은 밀양에, 부산·경남(PK) 지역 인사들은 가덕도에 유치하겠다는 모순된 언사가 넘쳐났다.
신공항은 여당에서만 불을 지피는 것이 아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부산에서 5석만 더민주에 주면 박근혜정부 임기가 끝나기 전에 신공항을 착공하겠다”며 유세했다. 이 때문인지 실제로 더민주는 부산에서 5석을 확보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에 힘을 얻은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9일에도 지역 당원들과 함께 가덕도를 방문했다. 문 전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내년 대선까지 염두에 둔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전통적인 여당 텃밭인 영남 민심을 둘로 쪼갤 수 있는 데다 여권의 대권후보로 부산 지역 맹주를 자처하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견제하는 일거양득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이를 “여권 갈라치기에 나선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럼에도 신공항은 야권에서마저 정치적 호재로 둔갑했다. 비노 진영 인사이자 야권 후보로서 TK 지역에서 당선돼 단숨에 대권후보 반열에 오른 김부겸 더민주 의원은 “부산시와 부산 정치권이 합의를 무시하고 정부와 정치권을 압박하는 것은 가덕도가 열세라는 점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밀양 지지에 힘을 보탰다. 신공항은 여권 내의 대립을 넘어 ‘야 대 야’의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유력한 대권 후보이자 부산이 연고인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도 뒤질새라 지난달 23일 부산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정하고 신속하게, 경제인들 편의성이 극대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이 용역작업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가덕도 지지 의사로 받아들여졌다. 내년 대선에서 정치적 연줄이 전혀 없는 TK보다는 PK를 공략하는 게 용이하다는 판단에서다.
앞으로 신공항 문제는 입지 선정이 됐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지제체들은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탈락 후 불복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섰고,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타 지역으로 입지가 선정되면 불복하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드러내왔다. 또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내년 대선 정국이 무르익을 때쯤 나오게 된다. 신공항 논란이 대선 의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런 난관을 다 통과해야 영남권 신공항은 기본계획 수립과 설계를 거쳐 오는 2020년에야 착공하게 된다. 따라서 신공항은 앞으로도 뇌관들이 수없이 기다리고 있다.
국론분열이 극심한 신공항 해법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첫째, 신공항은 정치적 이해를 떠나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국익 차원에서만 다뤄져야 한다. 지금 신공항이 극심한 분열상을 낳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지역이기주의에 편승하고 부추기는 정치권 때문이다. 정치권이 가장 먼저 신공항에 대한 관심을 버려야 한다. 정치권이 지역 갈등을 부추기지 못하도록 국책 사업은 아예 대선·공약에서 제외하도록 법 규정을 마련하는 것부터 나서야 한다. 정치적 이해를 배제해야 경제적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 경제적 판단은 지역경제도 중요하지만 국가경제를 모든 것의 우선 순위에 놓고 고려해야 한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한낱 시골 공항에 불과했던 인도의 델리와 뭄바이 공항은 각각 2014년, 2015년 국제공항협의회(ACI) 선정 ‘세계 공항서비스평가(ASQ) 세계 1위’가 됐다. 이 공항들이 세계적 공항으로 상전벽해한 비결은 정치색을 배제한 민간시스템의 도입이었다. 반면, 인도공항공사(AAI)가 운영하는 125개의 과반에 가까운 55개 공항은 1편의 비행기도 운항하지 않는 유령공항이다. 인도의 유령공항의 양산은 유력 정치인의 입김과 AAI의 무능에서 기인했다. 대규모 국책사업일수록 정치적 이해와 판단이 끼어들어선 안 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15개(국제공항 8개)의 공항이 있는데, 이 중 11개 공항이 총593억 원의 심각한 적자상태에 있다. 정부의 경제적 판단을 넘어 대부분 지역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정치적 판단이 개입해 우후준순처럼 지방공항을 양산했기 때문이다. 영남권 신공항은 최대 10조원의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그야말로 국가경제를 좌우할 어마어마한 국책사업이다. 이런 사업에 정치가 표 때문에 ‘감 나와라 대추 나와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나라의 수준을 말해주는 것이다.
둘째, 본래로 돌아가야 한다. 신공항 논의가 시작된 이유는 김해공항의 문제 때문이었다. 우선은 포화 문제다. 김해공항의 활주로 혼잡은 2020년대 중·후반이 되면 수용한계에 다다른다. 포화상태는 이보다 더 빨라질 수도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김해공항 국제선의 항공수요가 2025년이 돼야 1000만 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데 지난해 12월 이미 이용객 1000만 명을 돌파했다. 부산시는 이미 1992년 부산시 도시기본계획 논의에서 김해국제공항의 대안 필요성을 제기했었다. 여기에다 김해공항의 안전성 문제까지 붉어졌다. 2002년 중국 민항기가 김해공항에 착륙하려다 돗대산에 추락해 129명이 숨지는 참사가 일어면서 산에 가린 공항의 위험성을 일깨워 주었다. 이러다 보니 김해공항을 대체할 공항이 필요한 것이었는데 난데없는 정치적 이해와 지역이기주의가 끼어들면서 밀양과 가덕도 간 난장판 싸움장이 된 것이다. 밀양은 영남의 중간 지점이라고 하지만 전남 무안 공항은 광주와 목포, 강원도 양양 공항은 속초와 강릉 중간에 건설돼 양 지역의 수요를 다 충족하려 했지만 결과는 승객이 없어 실패한 공항의 대명사가 됐다. 시각을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 그러면 답이 나온다. 제3의 대안으로 김해 공항을 동남권 허브 공항으로 획기적으로 확장하는 방안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한국은 2017년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시대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빼어난 금수강산과 매력적인 도시들, 거기다 ‘한류’라는 탄탄한 스토리까지 가진 장점이 많은 나라다. 앞으로 5000만, 1억 명이 찾는 광광대국이 얼마든 될 수 있다.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한국은행 및 관련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외래관광객 1400만 명은 전 산업에 걸쳐 총 31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54만5000명의 취업유발효과를 발생시켰다. 이 취업유발효과는 동일 금액 휴대폰 수출의 4.5배, 자동차 수출의 3.3배에 해당될 만큼 관광산업의 일자리 효과가 월등하다. 그런데 지금 한국으로 통하는 관문이 서울에만 집중돼있다. 외래관광객의 서울 방문 비율이 78.7%이다. 한국의 금수강산과 서울보다 더 좋은 지역특성이 담긴 수많은 관광지가 사장되고 있다. 수도권에 대응한 동남권 허브 신공항이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이다. 또 중요한 고려 사항이 있다. 홍콩, 싱가포르 공항 등은 수시간에서 며칠 동안 경유지로 이용하는 승객이 많기로 유명하다. 공항 시설 및 서비스가 세계 최고 수준일 뿐 아니라 승객이 편리하게 이용하거나 가까이 머물 수 있는 매력적인 배후 도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목적지로서만이 아니라 멋진 경유지, 나아가 환승을 일부러 고려하게 만드는 공항, 이것이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신공항이다.
셋째, 하나님이 원하시는 세계 속 한국의 사명을 감당하는 관문 역할을 해야 한다. 동쪽의 보잘 것 없던 작은 나라, 수많은 외침과 전쟁, 우리 땅에서 치러진 강대국들의 이권 다툼과 식민의 아픔을 겪으며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졌던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사랑이었다.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고전 1:27~29) 하나님은 한국이 가장 약할 때 성령 역사를 통해 한국민이 하나님의 의지하고 알게 하시고 하나님이 이루신 기적적인 역사의 증인이 되게 하셨다. “하나님이 세상에서 가난한 자를 택하사 믿음에 부요하게 하시고 또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약속하신 나라를 상속으로 받게 하지 아니하셨느냐”(약 2:5) 이제 그 하나님의 사랑을 세계에 전할 책무가 한민족에게 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 이것이 복음을 위해 세계 속으로 뻗어갈 한국을 준비시키신 하나님의 뜻이다. 하나님 사랑을 받은 한국으로서 마지막 때의 사명이자 한국과 한민족이 가야 할 길이 세계 속의 한국으로서 하나님의 증인이 되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기업에 보증이 되사 그 얻으신 것을 구속하시고 그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려 하심이라”(엡 1:14) 그를 위해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이 세계화의 길이다. 길이 없으면 갈 수 없듯 신공항은 세계로 통하는 길이고 관문이다. 이 소중한 신공항을 국가백년대계의 눈으로 보고 만드는 큰 한국인이 되어야 한다. 나의 이익, 즉 지역이기주의와 정치적 이해의 유혹을 벗어내야 한다. 한국은 지금 세계 속의 큰 한국인이 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 앞에 서 있다. 지금 겪는 신공항의 산고와 갈등을 극복하고 성공적인 동남권 허브 공항을 탄생시킴으로 세계인과 보다 폭 넓게 교류하며 세계로 뻗어가는 큰 한국인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나님이 원하시는 세계 속 한국인의 성숙한 모습을 증명해야 할 때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