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비타트, 춘천서 자원봉사자 125명 참여 ‘번개건축’
무주택 저소득 6가정 위한 주택 건축
‘815런’ 1만9450명 참여…독립유공자 후손 주거개선
네팔 홍수에는 긴급주거→주택복구 2단계 지원
한국교회의 사회봉사를 떠올리면 무료급식과 연탄나눔, 구호물품 전달이 먼저 떠오른다.
이러한 전통적인 봉사는 여전히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 일부 기독교 기반 NGO의 활동을 보면 또 하나의 변화가 나타난다.
각 단체가 가장 잘하는 분야를 정하고 전문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한국해비타트의 경우 그 분야가 ‘주거’다.
지난 9월 1일부터 5일까지 강원 춘천에서는 125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한 ‘2026 한국번개건축(KBB·Korea Blitz Build)’이 진행됐다.
대상은 춘천지역 무주택 저소득가정 6세대였다.
한국번개건축은 자원봉사자와 후원자, 입주가정이 함께 참여해 단기간 집중적으로 주택을 건축하는 프로그램이다. 2024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진행됐다.
‘달리기’도 주거복지가 됐다
전문성이 있다고 해서 모금 방식까지 딱딱할 필요는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815런’이다.
올해 광복절에 열린 제7회 815런에는 1만9450명이 참가자로 모집됐다. 가수 션은 45명의 페이서와 함께 81.5㎞를 달렸다.
한국해비타트 홈페이지가 소개한 관련 언론보도에 따르면 올해 행사를 통해 약 26억원이 모금됐으며 기금은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환경 개선에 사용된다.
‘달리기’라는 대중 참여형 캠페인과 ‘독립유공자 후손의 주거개선’이라는 구체적인 목적을 결합한 것이다.
해외 재난에서도 ‘주거’에 집중
해외 긴급구호에서도 같은 원칙이 나타난다.
지난 8월 26일 네팔 대홍수 이후 한국해비타트는 긴급주거지원에 나섰다.
네팔 국가재난위험경감·관리청 자료를 인용한 해비타트 집계에 따르면 9월 17일 기준 피해가구는 8317가구, 피해인구 3만2293명, 피해주택은 7570채로 추정됐다.
네팔해비타트는 재난 발생 24시간 이내 대응팀을 가동하고 피해가 큰 라수와 지역에서 긴급주거키트 500개 배포를 지원했다.
한국해비타트도 긴급지원금 1억원을 네팔해비타트에 전달했다.
눈에 띄는 것은 구호 계획이다.
1단계에서는 긴급주거키트를 제공하고, 2단계에서는 임시거처와 주거지 복구, 필요할 경우 임대주택까지 지원한다. 네팔해비타트는 긴급구호 1000가구와 주거회복 1000가구 등 총 2000가구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현장 상황에 따라 계획은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재난 직후 텐트와 생필품을 전달하고 끝나는 방식이 아니라 ‘당장 오늘 밤 어디에서 잘 것인가’에서 ‘다시 안정된 집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까지 연결하는 구조다.
NGO의 경쟁력은 결국 ‘무엇을 잘하느냐’
이 사례가 한국교회에 던지는 시사점도 있다.
사회문제가 복잡해질수록 선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이 늘어난다.
주거 문제에는 건축기술과 토지·행정·안전 기준이 필요하고, 재난구호에는 국제기준과 현장조사, 정부·국제기관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한국해비타트가 네팔 긴급주거키트를 국제 인도주의 지원 기준인 스피어 기준(Sphere Standards)**에 맞춰 설계했다고 밝힌 것도 이런 전문화의 사례다.
교회와 NGO의 관계도 이런 관점에서 다시 볼 수 있다.
모든 교회가 집을 지을 필요도, 모든 NGO가 무료급식을 할 필요도 없다. 교회는 지역주민과 자원봉사자를 연결하고 전문기관은 자신이 축적한 기술과 시스템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눌 수 있다.
무료급식과 연탄 한 장의 가치가 작아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 한국교회가 쌓아온 ‘돕고 나누는 문화’ 위에 전문성을 더하는 단계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춘천에서 125명이 집을 짓고, 광복절에 1만9450명이 달리고, 네팔에서는 재난 직후부터 주거복구 계획을 세우는 모습은 서로 다른 활동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좋은 일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에서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했느냐’로 NGO 활동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변화는 한국교회의 사회봉사가 앞으로 어떤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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