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 경제성만 보다가 더 큰 대가 방치한 격 …
하나님은 인간의 자연한 삶과 환경을 지키기 원하셔 (시 139:14,마 25:21)
월성 원전 1호기의 수명 연장을 기화로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에 대한 문제가 핵심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27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30년 운영기간이 만료된 월성1호기를 2022년까지 더 가동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의결에서 눈여겨보아야할 대목은 위원 9명 가운데 위원장을 포함한 5명은 정부가 지명했고 여야가 2명씩 추천했는데, 정부·여당 추천 7명은 찬성, 야당 추천 2명은 반대 퇴장으로 갈렸다는 사실이다. 원전의 계속 운전 허가야말로 안전을 기준으로 과학적·전문적인 판단을 할 문제인데, 이 나라에선 무슨 쟁점이든 정치적 입장에 따라 판단하고 있다. 이런 정상이 아닌 모습은 지금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원전 문제의 미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현재 23기의 원전을 운영하는 원전밀집도가 세계 1위인 나라다. 원전의 개수로도 세계 5위로 국내 전체 전력 공급의 30%를 담당하고 있다. 원전은 상시 가동되는 기저발전의 역할까지 한다는 점에서 전력 비수기 때의 비중은 40%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야말로 원전 대국이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부는 앞으로 새로운 원전 11기를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원전 의존도가 높은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이다. 원자력 발전의 구매단가는 ㎾h당 55.97원이다. 화력의 유연탄(63.48~91.73원)보다 저렴하고, 액화천연가스(LNG,164.19원), 유류(223.07원)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만약 현재의 원전을 멈춘다면 연간 10조원 이상의 에너지 수입비용이 발생해 전기요금 인상과 당장 국가경제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을 중단했던 일본의 경우 전기요금이 20~40%까지 오르면서 일본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의 25%(2013년 3조5000억엔) 이상이 원전 중단으로 인한 에너지 비용의 증가 때문이었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값산 비용뿐 아니라 전력소비 성수기의 전력대란과 잦은 이상기후에도 사시사철 안정적 전력 공급원으로서 원전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강조한다. 바로 이런 이유들이 월성 원전 1호기의 재가동을 선택하게 했다.
이렇게만 보면 우리나라가 원전 의존도를 높이는데 하등의 문제가 없어보인다. 그런데 원전의 장점이라는 경제성이 바로 원전 문제의 모든 근원이다. 값싼 단가에 모든 정당성을 부여한 나머지 벌써부터 해결했어야 할 산적한 난제들을 미뤄두고 있다는데 원전의 정작 문제가 있다. 난제 중 으뜸은 원전의 폐기 문제다. 고리 1호기의 경우 이미 1차례 수명이 연장된 운영 기간의 만료일이 2017년에 또 돌아온다. 2020년대 말까지 수명을 다하게될 국내 원전은 12기에 이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원전 폐기 경험은 물론 법적·기술적 준비조차 안돼있는 상태다. 노후 원전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나 출구 전략이 전혀 없어 화장실 없이 지은 아파트단지에 비유되는 상황이다. 원전 1기를 폐쇄해 해체하는데만 통상 20~60년의 기간이 소요되는데 후속 조치에 대한 법적 근거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폐쇄준비가 미흡해 가동을 영구 중지할 경우 방치와 방사성 물질로 주민의 불안은 더 커질 수 있다.
비용도 문제다. 한수원은 원전 1기당 6000억원 정도로 예측하지만 방사성 폐기물 처리비 등을 감안하면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사용후 핵연료인 고준위 폐기물의 경우엔 사후 처리 문제가 심각하다. 원자로 냉각만 5년이 걸리고, 중간 저장 단계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장’에서 50년간 관리하다가 최종 영구처리를 해야 한다. 현재 고준위 방폐장의 부지 마련조차 안된 상태다.
인류가 참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예가 원전이다. 세계적으로도 고준의 방폐장을 완공한 국가는 아직 없다. 1954년 구소련에서 첫 원전이 가동된 후 지금까지 60년 간 세계는 우선 원전을 짓고 보자는 행태만 경쟁적으로 벌여왔다. 이 결과 세계는 아직 방사성폐기물의 처리·보관 방법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더우기 주민 반대와 지질적으로 안전하게 영구 폐기할 곳을 찾지 못해 시작도 못하는 상태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반감기가 10만년이므로 영구적으로 지하 500~1000미터 암반층에 격리 보관해야 하지만 지구 어디에도 10만년 이상 지질학적 변화를 겪지 않을 안정된 지형을 찾기가 어렵다. 영국은 중준위 핵폐기장 부지를 최종 선정했다가 1997년 지하수 용출위험이 있다는 자문과학자들의 보고서 폭로 이후 폐기장 건설 계획을 백지화했다. 독일은 1986년부터 지질조사를 시작해 부지를 선정한지 40년만에 주민반대로 지난해 물거품이 됐다. 세계 최대 핵발전 국가인 미국도 1987년 네바다주에 영구처분장 후보지를 선정했다가 주정부의 반대로 철회했다. 지금까지 영구처분 방침을 결정한 나라가 스웨덴과 핀란드뿐인 사실이 부지선정의 어려운 사정을 잘 말해준다. 핀란드는 경기도만한 크기인 천혜의 천연암반 지역에 고준의 방폐장을 짓기로 하고 10년째 안전성 실험을 진행중이다. 스웨덴은 주민동의 등 준비기간 30년만에 지하 500미터 암석층에 저장소 건설 계획을 최종 승인냈다. 물론 10만년 이상 버틸 수 있다는 보증은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경주에 중저준위 방폐장을 마련하는데만 20년 넘게 사회적 갈등을 겪었다. 원전내 방사선구역에서 사용한 작업복, 장갑, 공구, 부품 등 방사선 오염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저준위 폐기물도 300~400년의 반감기 동안의 격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경주 방폐장의 경우 벌써부터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김익중 위원(동국대 교수)은 “경주 방폐장은 한수원이 경주시민들에게 부지의 암반이 매우 양호하다고 거짓말한 결과”라며, “지하수가 풍부한 곳에 동굴식으로 건설한 최악의 선택을 해 10년~수십년 안에 방사능 물질의 누출이 시작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엔 경주 방폐장 건설공사에 얽힌 뇌물비리로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과 경주시장 등 19명이 적발되기까지 했다. 국민세금으로 벌인 뇌물잔치 탓에 공사비도 당초 2500억원대에서 6000억원대로 2배 이상이나 늘어났다. 공사도중 약한 지반을 증명하듯 지하수가 쏟아지는 일도 겪었지만 그대로 진행해 우리나라 최초의 중저준위 방폐장이 비리와 부실시공 의심을 간직한채 건설됐다. 방사능 수치가 낮은 중저준위 방폐장도 이런데 10만년간 저장할 고준위 폐기물을 처리할 지역을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원전업계도 인정한다.
원전의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환경단체들의 원전주변 지역 수산물과 토양 오염 조사결과 세슘, 요오드 등 방사능 검출률(20.3%)이 일반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금까지 원전 반경 10km 이내에서 최소 5년 이상 거주한 548명이 갑상선 암진단을 받았다며 피해 공동소송을 냈다. 100Kw급 핵발전소 1기가 1년에 내뿜는 방사선량은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폭탄 방사선의 1500배에 달한다. 핵발전소 사고가 나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큰 문제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즉 우라늄 채굴부터 발전에 이용하고 폐기하는 전 과정에서 방사선에 피폭당하는 사람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만약 핵발전소 1기에라도 문제가 생기면 전 세계 모든 나라의 대기 중 방사능 농도는 급격히 상승할 정도로 위험하다. 원전을 가동하는 국가들이 ‘방사능 허용 기준치’를 두고 그 이하 피폭은 안전하다고 강조하지만 의료 전문가들은 “최대 허용기준을 정해 놓은 것은 과학적 판단이 아닌 행정적 결정일 뿐”이라고 말한다. 즉 방사능은 피폭량에 정비례해 암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원전은 한수원의 비리로 밝혀진 불량부품 사용과 잦은 고장으로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원전밀집도 세계 1위를 증명하듯 사고영향 범위(30Km)에 4백만명의 주민이 거주할 정도로 피해 위험이 크다.
한번 시작하면 영원히 불안을 달고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는게 원전이다. 통일의 미래를 바라보며 우리의 후손에게 물려줄 대한민국 영토가 사후 대책이 전무한 세계 최고의 원전 밀집지역이 돼있는 상황이다. 당장 눈앞의 전력 생산 단가에 집착한 나머지 원전 폐쇄 이후의 더 큰 폐기 비용과 막대한 사회적 손실에 손을 놓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원전은 값싼 전력이 아니라 대대로 가장 오래 얼마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할지 모를 가장 값비싼 전력인 셈이다. 최근엔 테러와 지진 등 위험에도 원전은 가장 큰 타겟이 될 취약점을 안고 있다. “보라 불을 피우고 횃불을 둘러 띤 자여 너희가 다 너희의 불꽃 가운데로 들어가며 너희가 피운 횃불 가운데로 걸어갈지어다..너희가 고통이 있는 곳에 누우리라”(사 50:11) 지금이라도 서둘러야 한다. 운영과 폐쇄, 폐기까지 반영구적 책임이 따르는 원전 관리와 안전의 둑들이 여기저기서 터지기 전에 탈원전 정책 기조를 분명히 정해야 한다. 더 이상 사후 대책 없는 원전 추가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에너지 과소비 차단 및 대안 개발과 함께 폐쇄 이후 대책에 한시바삐 나서야 한다. 하나님은 창조 섭리대로 자연의 법칙에 따르는 인류의 건강한 삶을 원하고 계신다. “내가 주께 감사하옴은 나를 지으심이 신묘막측하심이라 주의 행사가 기이함을 내 영혼이 잘 아나이다.”(시 139:14) 새벽까지 불을 밝힌 욕망의 도시에서 무엇이 진정 행복한 삶인지를 돌아보라고 권면하신다. 눈앞 인간의 이기심이 우리와 후손의 자연스런 삶과 그 환경을 파괴할 수 없도록 현재를 책임지고 있는 모두가 나서야 할 때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마 2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