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신문 · 주간 신문“성경으로 과거를 해명한다! 성경으로 현실을 인도한다! 성경으로 미래를 예언한다!”성경으로 현실을 인도합니다
성경과 현실

성경과 현실

흉악범죄로 일상이 불안해진 한국사회

GOSPEL TIMES
이 기사 공유

원인 알고 대책 마련해야 …

하나님은 악행이 스스로 그치는 사회 만들것 분부하셔 (욥 5:16, 마 6:2-4)

올여름 ‘대한민국=안전한 국가’라는 인식이 사라졌다. 벌건 대낮 인파 많은 도심 한복판 거리에서, 지하철역에서, 지하철 내에서, 백화점에서 불특정인에게 흉기를 마구 휘둘러 살상했다. 일면식도 없는 범죄 대상자를 무작위로 골라 1:1 대면 상태에서 살해한 일도 벌어졌다. 심지어 아파트 입구에서, CCTV 없는 둘레길에서 벌어진 성폭행까지 대한민국 어디에도 안전한 곳은 없었다.

흉포한 살인 행위가 이어지면서 이를 모방해 온라인 여기저기서 ‘살인 예고’ 글 수백 건이 올라왔다. 공포는 더 극대화됐다. 개인 호신용품의 판매량이 급증해 국민들의 불안이 얼마나 일상에 침투했는지 보여주었다. 지금은 사실상 사문화된 사형제 부활 논란에도 불을 붙였다. 세계에 자랑하던 안전한 대한민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밤에 혼자 걸어도 안전하다는 자부심이 컸던 우리 사회였다.

급기야 정부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흉악범죄 예방을 위해 지난 23일 국무총리 특별 담화를 발표했다. 흉악범죄에는 정당한 물리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동시에 치안을 최우선으로 경찰을 재편하기로 했다. 또 가석방 없는 종신형 신설, 사법입원제 도입 등 강력범죄에 대한 대응방안과 관리강화 방안 등에 대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자체도 우범지역에 CCTV와 안심벨을 추가 설치키로 하는 등 대대적인 안전 체계 확충에 나서고 있다. 검찰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살인예고 글을 올린 피의자를 약식기소 대신 정식재판에 넘기기로 했다. 또 소년범이더라도 기소유예 등으로 선처하지 않기로 했다.

이처럼 치안과 처벌 강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것만으로는 흉악범죄를 미연에 막을 수 없다. 원인을 알아야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 흉악범죄가 날로 증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 삶의 좌절과 미래 불안이 큰 사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실례로 일본 사회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연달아 터지는 흉악·강력범죄와 반사회적 범죄로 홍역을 앓은 바 있다. 1990년 헤이세이 버블붕괴를 시작으로 일본의 전체 사회구조 및 가치관이 급변했고, 이 시기 청소년 및 청년층을 중심으로 일본 사회를 뒤흔드는 흉악범죄가 연달아 터지기 시작했다. 이후 일본의 범죄율은 취업 빙하기 막바지였던 2003년경 절정에 달했다. 일본이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경제성장과 풍요를 누릴 수 없게 되자, 호시절에 성장한 당시 젊은 세대는 혼란과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 이 시기 일본의 히키코모리 수는 최고점을 찍었고, 과거 볼 수 없었던 무차별 살상 범죄가 당시 청년층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최근 한국에서도 일본의 2000년대 초반과 비슷한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국가의 경제성장 전망은 비관적이고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고령화를 겪고 있고, 생산가능 인구와 전체 인구수 모두 감소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경제적으로 일본보다 훨씬 더 심한 남유럽식의 장기 디플레이션 시대가 도래할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현재,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얻기 어려운 현실에 좌절하는 청년 세대 중 일부가 전에 거의 볼 수 없었던 무차별 살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그 외에도 인구 수 대비 강력·흉악범죄 비율 역시 전 세대에 걸쳐 증가 중이다.

둘째, 빈부격차가 커지고 소득불평등에 대한 박탈감이 원망으로 폭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흉악범들이 공교롭게도 경제력이 없는 빈곤층이다. 실제로 소득불평등이 커지면 흉악범죄가 증가한다.

한국의 소득 불평등 문제는 결코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체 회원국 38개국 중 2021년 기준 소득 불평등이 심한 나라 11위에 올랐다.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 문제는 점점 악화하는 추세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가처분소득 기준 지니계수’에 따르면 2000년대에 들어 소득불평등이 악화했는데, 2000년 0.266이었던 수치는 2009년 0.295까지 증가했고 2018년 0.345로 급증해 일본 독일 프랑스 등의 선진국가들보다도 높다.

그런데 불평등 심화 속에 내재된 사회적 박탈감이 과거엔 개인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았다면, 최근 들어 타인에 대한 공격과 범죄 행위로 나타나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흉악범죄가 묻지마 형태로 발생하는 건 불평등 구조가 매우 심각하다는 데서 비롯된다”며 “특히 사회 하층부에 일자리 불안정과 이에 따른 좌절감, 분노감과 정신질환 문제 등이 겹쳐 범죄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한국교정복지학회가 발간한 ‘한국형 분노범죄의 원인과 대응방안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분노범죄는 ‘선진국형 범죄 유형’에 해당한다. 사회가 고도화되고 빈부격차가 커진 반면 개개인의 사회 적응 능력이 약화되면서 발생하는 자괴감과 분노가 범죄로 표출된다는 설명이다.

셋째, 무한 경쟁 사회가 빚은 물질만능주의와 극한 스트레스 상황이 지속되면서 지난 2015년 이후 분노 조절 장애를 겪는 환자 수도 가파르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사회와 단절되면서 분노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더 늘어났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를 거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특히 좌절에 대한 인내력이 많이 약해진 것 같다. 자기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없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점점 더 위험성이 증가되고 있다.”고 말한다. ‘잃어버린 30년’을 겪은 뒤 일본 사회의 모습과 닮았다. 장기 불황을 겪은 일본에서는 지난 20여 년간 무차별 살상 범죄가 기승을 부렸다. 이는 거리의 악마를 뜻하는 ‘도리마’ 사건으로 불리며 사회 문제로 비화했다. 도리마 사건의 주요 동기로는 처지 비관, 사회적 고립, 경제적 빈곤 등으로 꼽힌다.

이 같은 여러 이유로 사회에서 도태되거나 이상 성격자들이 생겨나는 토대가 만들어지고 ‘이상동기 범죄’가 양산되는 상황이 되었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최근엔 지구온난화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온다습한 기후가 신체적 질환 뿐 아니라 타인에 대한 공격성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콜롬비아대 공공보건대학원과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 공동 연구팀이 미국 시카코에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일어난 총기 사건과 날씨와의 상관관계를 연구 조사한 결과 기온이 평균보다 10도 높아지면 총격 발생이 많게는 42% 더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대증요법’이나 ‘처벌강화’ 가 능사가 아니라고 말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처벌이 능사가 아니다. 자포자기형 범죄자들은 사회적 유대의 끈이 없기 때문에 엄벌한다고 겁먹고 행동을 안 하지 않는다”며 “사회 복지 제도를 두텁게 쌓고 사회 안전망을 촘촘하게 깔아서 소외되는 사람 없도록 하는 게 중장기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병훈 교수는 “사회의 곪은 부분을 놔둔 채 대증요법만으로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각자도생이 된 대한민국의 여러 사회 조건이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데 대한 근본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경우 우리보다 훨씬 일찍 이런 문제를 겪었고, 사회적인 진단도 우리보다 훨씬 빨랐기 때문에 범죄 예방책과 사회적인 제도를 마련했다. 일본은 사회복지 정책, 정신질환자에 대한 처우, 이들의 치료와 관련된 제도, 또 출소자에 대한 관리, 히키코모리 청년에 대해서 심리 상담과 구직 지원까지 연결하는 사회적 안전망 확충을 포함한 광범위한 제도 개혁을 시도했다.

한국은 그동안 치유의 기능을 잃은채 돈과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급격한 도시화가 낳은 경쟁사회 속에서 사람이 소득을 위한 수단으로 격하돼 피 튀기는 경쟁의 장에 내몰려져 있다. 그 안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낙오자, 도태자를 감싸 안을 공동체적 연대나 시스템조차 없이 앞으로만 질주하고 있다. 수도권에만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몰려 사는 나라, 인구의 95% 이상이 도시에서 사는 나라가 한국이다. 그만큼 물질문명이 지배하고 경쟁이 삶인 나라를 이뤄 놓고 있는 셈이다. 이 속에서 분명 부적응자나 낙오자가 생기기 마련인데 이에 대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사회불안이 점증하고 있는 것이다.

비단 범죄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서로 경쟁하며 치열하게 살다 보니 마음이 각박해지고 작은 것에도 툭툭 감정이 터진다. 여기에 가족 간에도 만날 수 없을 만큼 모두가 나홀로인 상태, 즉 공동체성마저 약화된 사회이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사회적 고립도가 최상위인 나라이다. 국민 5명 중 1명이 “외롭다”고 느끼는 우울증에 걸린 나라, 자살률 압도적 세계 1위의 나라이다.

어린 청소년기 때부터 ‘관계’보다 ‘나홀로’ 오직 ‘성공’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내몰려 사회적 관계를 경험하지 못하고 고립감이 심화 되는 마음이 아픈 청소년들이 자라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공감 능력이 약화 되고 분노가 쉽게 표출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살인예고 글을 올려 입건된 피의자 235명 중 10대가 97명(41.3%)였다.

또한 경쟁사회에서 도태된 19∼34세의 은둔형 청년 외톨이만 우리나라에 54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2021,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고립·은둔 청년 현황과 지원방안’)된다. 사회의 독버섯이 자랄 수 있는 이 같은 한국의 환경에서 묻지마 범죄의 가능성이 최고조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국교회의 할 일이 막중하다. 하나님의 품 안에서 모두 한 형제자매인 공동체성을 강조하는 교회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병리현상을 치유하는 데 나서야 한다. 병든 자들, 죄인들을 위한 기독교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건강한 자에게는 의원이 쓸데 없고 병든 자에게 라야 쓸 데 있나니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노라(눅 5:31,32)” 지역사회의 공동체적 연대를 강화하는 중개자, 연결자의 역할에 나서고 고립된 자, 소외된 자, 은둔자를 품는 사회의 울타리 역할을 해야 한다. 좌절감과 분노, 우울감을 치유할 공동체의 회복이 관건이다. 하나님은 인간의 존엄함이 지켜지도록 누구나 차별없이 사랑하시고 특히 가난한자와 약자와 소외자를 보듬으신다는 사랑의 원리를 깨닫게 해야 한다. “그러므로 가난한 자가 희망이 있고 악행이 스스로 입을 다무느니라(욥 5:16)”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신 땅 어느 성읍에서든지 가난한 형제가 너와 함께 거주하거든 그 가난한 형제에게 네 마음을 완악하게 하지 말며 네 손을 움켜쥐지 말고(신 16:7)” 그 안에서 삶에 대한 의욕과 용기, 배려를 알고 실행하게 해야 한다. 그것은 교회의 본래적 공동체성을 강화하므로 지역사회의 공동체를 복원하는 중대하고도 막중한 일이다.

초기 선교시대부터 한국 기독교는 시대에 따라 그 사회가 안고 있는 과제와 약점을 극복하고 새 사회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든 힘을 발휘해 왔다. 봉건사회의 권위와 차별을 타파하고, 억압과 빈곤을 타개하고, 전쟁의 상처와 좌절을 딛고 일어서게 한 힘은 한국교회가 제시한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나라의 소망과 희생적 사랑이었다. 역사적인 모든 위기를 극복한 힘인 사랑의 본령을 회복하고 실현할 때 하나님이 부여하신 진정한 한국교회의 역할을 다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이 부여하신 사명이고 책임이고 의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