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과 위선, 도덕 추락의 역풍 부를 것 …
문 정부, 공정과 정의의 토대 위에 청지기 역할 다해야 (눅 12:42, 암 5:42)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오후 2시 조국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수여식에서 “의혹만으로 조 장관을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의혹만으로 장관 임명을 안 하는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낙마했던 어떤 장관 후보자들에 비할 수 없이 온갖 거짓과 편법으로 점철된 조국 장관에 대한 국민의 배신감과 박탈감은 극에 달했다. 이런 후보자를 국민의 뜻에 반해 끝내 임명하고 만 것이야말로 정작 그 어떤 것보다 ‘나쁜 선례’이다. 문 대통령이 ‘나쁜 선례’ 운운한 것은 조국 장관을 임명하기 위한 궁색한 변경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조 장관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한 달 넘도록 계속됐다. 사모펀드, 부동산투기, 그의 딸 관련, 그의 가족이 운영하는 사학법인 등 조국 일가의 비리 의혹은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자고나면 또 새롭게 터져 나왔다. 일반 국민들은 상상할 수도 없었던 특권층의 부도덕한 실상이 낱낱이 드러났다. 다 일일이 얘기하기는 너무 많으니 몇 가지만 보자.
조 장관의 딸 조모(28)씨는 고교 1학년이던 2007년 7월, 장영표 단국대 교수가 근무하던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을 했다. 장 교수는 이듬해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E)급 병리학 논문의 ‘제1저자’로 조 장관의 딸을 등재했다. 제2~3저자에 이름을 올린 의대교수, 박사학위 소지자에 비해 당시 조씨는 고교 1년생이었고 병리학과와도 관계가 없는 한영외고 유학반에 재학 중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제1저자가 됐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조씨(28)를 의학논문 제1저자에 등재해준 장영표 교수의 아들 장모 씨(28)는 한영외고 유학반 동기이다. 장 씨는 2009년 5월 당시 조국 장관이 참여한 서울대 법대 법학연구소 산하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십 프로그램을 이수했고, 이 증명서를 활용해 이듬해 미국 듀크대에 진학했다. 조 장관과 장 교수가 자녀의 스펙을 서로 교환해서 만들어 준 정황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가 장씨를 불러 조사한 결과 실제로는 장씨가 서울대 인권법센터에서 2주간의 인턴 활동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즉 허위 인턴십 증명서를 발급해 줄 만큼 조 장관과 장 교수가 서로 준 ‘자녀 스펙 품앗이’를 했기에 가능했다.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는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6일 정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했다. 정 교수는 허위 총장 표창장 사건에 관해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검찰 조사를 앞둔 4일 오전에만 최 총장에게 7차례나 통화를 시도했다. 이 중 이뤄진 3차례의 통화에서 정 교수는 최 총장에게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이 취소될 수 있다”며 “표창장을 동양대 어학원이 발급했을지도 모른다고 보도자료를 내달라”고 부탁했다. 표창장 발급을 위임한 것으로 해달라는 것이었다. 조 장관은 전화기를 넘겨받아 정 교수가 말한 대로 해달라며 “그렇게 하면 총장도 괜찮고 정 교수도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잠시 후 또 전화해서 이번엔 바로 조 장관을 바꿔주었다. 조 장관은 “오늘(4일) 오전까지 부탁드린다.”고 독촉했다. 정 교수는 전날에도 최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나는 웅동학원 이사로 있으면서 교육부에서 자료를 제출하라면 한개도 안 해줬다. (검찰과 국회의 청문회 자료 요구에) 응하지 마라. 총장님 잘못하면 다칠 수 있다”고 했다고 최 총장은 한 언론에 증언했다.
조 장관 부부는 아마 서슬 퍼런 권력자의 요구를 무시하기 쉽지 않을 거라고 믿었을지 모른다. 안 그러면 이런 거짓 증언을 그렇게 당당하고 집요하게 요구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밖에도 조 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활용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증명서가 허위로 만들어졌다는 진술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증거인멸 의혹도 받고 있다. 정 교수는 검찰 압수수색이 단행되기 이틀 전인 1일 휴일 오전 2차례 다른 옷차림으로 변복하고 자신의 동양대 집무실을 찾아 문서와 파일첩을 가득 안고 건물 밖으로 반출했다. 그 전후날 밤 12시쯤엔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 모씨와 함께 집무실을 찾아 데스크톱 PC를 반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정 교수는 입장문을 통해 학교 업무를 위해 컴퓨터를 사용해야 했다고 해명했지만 데스크톱을 통째로 가져가는 것이 이례적이고 가져간 PC가 집도 사무실도 아닌 PB의 트렁크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증거인멸 의구심을 키웠다.
사모펀드 관련 의혹도 문제가 크다. 펀드 운용사 코링크PE의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는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씨가 9억5000만원, 두 자녀 명의로 각각 5000만원씩, 처남 정모씨와 그의 두 아들의 3억5000만원을 포함한 14억원이 전부라 ‘가족펀드’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코링크PE의 이상훈(40) 대표는 74억여원을 출자받는 것처럼 부풀려서 출자 약정 금액과 납입 금액을 금융당국에 허위로 신고했다. 이 대표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직원을 시켜 증거를 없애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블루펀드는 납입금액의 대부분인 13억8000만원을 투자해 가로등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의 경영권을 인수했는데, 이후부터 관급 공사 계약이 급증했다. 조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던 2017년 8월부터 지난 7월 말까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44곳에 177건을 납품했다. 일감을 따내는 데 조 후보자의 영향력이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웰스씨앤티에 투자한 10억원이 실제 사업에는 쓰이지 않고 빼돌려진 정황도 불거져 검찰은 웰스씨앤티 최태식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더 중요한 부분은 따로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는 2017년 11월 2차전지업체인 더블유에프엠(WFM)의 지분을 인수했다. 비상장사인 웰스씨앤티를 코스닥 상장사 WFM과 합병한 뒤 우회상장을 통한 시세차익을 도모한 의혹이다. 이해되지 않는 가족펀드나 허위 신고, 계약 급증, 합병 등이 결국 우회상장을 노린 것이었을 수 있는 것이다.
검찰은 9일 ‘조국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 이상훈(40) 대표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횡령·배임,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펀드와 관련된 두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펀드에 자금을 투자한 조 후보자 아내와 조 후보자 일가(자녀, 조카, 처남)를 조준하고 있다.
또 정 교수는 더블유에프엠(WFM) 인수 이후 고문료 명목 등으로 매달 수백만원씩을 받아왔는데, 정 교수는 이에 대해 “WFM은 영어교육사업 회사라 영문학자로서 자문위원을 맡아 자문료로 7개월 동안 월 200만원씩 받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언론 취재 결과는 해명과 다르게 정 교수가 회사 운영에 직접 관여했음이 드러났다. 이 모두가 단순한 펀드 투자가 아니라 처음부터 펀드를 자신의 사업으로 둔갑시켜 크게 ‘한 건’을 올리려고 했었다는 의혹을 짙게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