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도 사방에 암초 가득...
현 위기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은?(고전 4:2, 요 13:34, 암 5:24)
한국 경제가 깊은 저성장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 1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2.7%로 기존의 전망치보다 0.4%하향 조정해 발표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도 기존 3.2%에서 0.5%포인트 대폭 인하해 2.7%로 낮췄고, 한은도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3.0% 전망에서2.8%로 다시 낮춰 잡았다. 경제성장률을 낮춘 것은 민간단체가 먼저 시작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6%로 인하했고 현대경제연구원도 2.8%에서 2.5%로 대폭 낮췄다. 한국경제연구원(2.6%)과 LG경제연구원(2.4%)도 2%대의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2.6%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2%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되면 한국경제가 이미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3분기 만에 최저치(0.4%)를 기록하면서 경제위기 상황을 맞은 프랑스(0.5%)보다 낮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한국의 전 분기 대비 경제 성장률이 프랑스보다 낮은 것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재정위기 국가 중 하나였던 스페인(0.8%)보다도 올 1분기 성장률이 낮다. 한국의 성장동력이던 수출이 지난해 1월부터 올 4월까지 1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면서 사상 최악의 장기 부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수출액 감소폭은 11.2%로 두 자릿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장기 부진의 원인은 분명하다. 수출 의존형 성장을 주도하던 대기업 중심의 굴뚝 산업 구조가 한계에 이른 것이다. 이같은 산업구조는 대외 여건 변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유가 하락에 따른 산유국을 중심한 신흥국 부진과 세계 교역 감소가 한국 경제 위기를 견인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세계교역 증가율은 연 9%에 달했으나 지금은 3% 안팎에 그친다. 물건을 팔래야 팔 데가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세계 1위를 자랑하던 조선을 비롯 해운,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 수출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잘 나가던 반도체와 승용차도 지난달 각각 11.5%, 18.3% 수출이 감소했다. 생존위기에 처한 조선 3사는6조원 대의 고강도 구조조정안을 내 놨지만 지금까지 조선업에 쏟아 부은 돈을 감안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실제로 올해 조선업계 ‘빅3’의 ‘매출원가율’은 평균 95%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해엔 100%를 넘어 선박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한국 수출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성장 둔화 등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의 확대도 한국 경제 위기의 큰 원인이다. 중국 시장은 이미 고속성장 시대를 마감하고 연 6%대의 중속성장에 접어들었고, 기존 교역·투자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바꾸면서 수입을 줄이고 있다. 특히 물량과 가격 경쟁력으로 한국을 추격해온 중국이 이제는 기술력으로도 거의 한국을 따라잡으면서 세계 수출 시장에서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한국을 압도하고 있다. 중국의 세계 1위인 제품 수는 1610개에 이른다. 2005년 세계 1위 제품 최다 배출국(932개)으로 올라선 이후 10년간 세계 1위 678개를 더 추가하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그 사이 한국은 세계 1위 제품이64개로 10년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한국이 1위인 제품 중 중국이 2위인 품목이 17개로 이마저 위협받고 있어 앞으로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아직도 한국 경제에 대해 안일한 생각이나 중국에 대해 막연한 우월감을 갖고 있다면 당장 그쳐야 한다.
가계부채의 증가도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는 큰 문제다. 연간 증가액(11.2%)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 12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증가세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부채도 2500조원에 이르렀다. 한국은 신흥국 중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150%에 달해 위기가 심각한 실정이다. 지금처럼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고 미국 발 금리 인상, 중국의 금융위기 등 대외 악재가 불어 닥칠 경우 기업 부실과 금융부실로 이어지며 우리 경제는 삽시간에 붕괴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100위 안에 드는 기업 중에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좀비)기업이 23개나 된다. 100대 상장사의 절반 이상(51곳)이 올 들어 직원을 줄였다.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10.9%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6시간미만 취업자와 구직 단념자까지 합한 실질 체감실업률은 24%에 달한다. 청년 4명 중 1명이 실업자라는 얘기다. 생계형 식당 10곳 중 9곳은 폐업의 운명을 맞고 있다. 최근엔 외국 언론마저 한국사회를 희망이 없는 지옥 같다는 뜻의 ‘헬조선’ 이라고 따라 부른다. 수출 감소와 부채 증가로 고용과 투자가 줄고, 이로 인한 내수 위축이 소비와 생산을 줄이고 실업을 양산하는 등 실물경제가 동반 하락하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대체 한국경제의 희망이 있는 것일까. 지금의 위기만 잘 견디면 되는 것일까. 쉽지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개월 만에 또 하향 조정(3.2%)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신흥국 자본유출 등으로 세계 금융불안 증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 등 세계경제 위협 요소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해외의존도로 대외변수에 약한 우리나라에겐 악재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고령화, 생산성 감소, 부채증가 등 내부 위협요인까지 당장 어디에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장기적으로도 마찬가지다. 2060년 한국의 인구는 4300만 명으로 줄고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700만 명으로 는다(통계청). 반면 경제활동인구(15~64)는 현재의 3700만 명에서 2100만 명으로 준다. 노인 인구와 경제활동인구가 거의 비슷해지는 악몽이 불과 40여년 후에 벌어진다. 한국경제의 앞날에 더 짙은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는 한국경제의 앞날이 보이지 않는다.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우선 정치권이 현재의 위기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권력과 자당의 이익만을 위해 싸움질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외국의 시각에서 보면 국내외의 심상치 않은 상황에도 한국과 한국의 정치권만 위기를 모르는‘외딴 섬’으로 존재하는 것 같다. 우리 경제가 사면초가에 있는 상황임을 정치권부터 제정신을 차리고 위기를 돌파하는 모멘텀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럼에도 지금 정치권이 경제의 돌파구를 만들어 주기는커녕 오히려 해악을 끼치고 있는 실정이다. 총선 전의 각 정당의 공천갈등으로 인한 정치적 위기가 경제 쪽에 악영향을 미쳐 국내외 경제계에 논란거리가 된 것이 단적인 예다. 2%대의 저성장과 두 자리 이상의 청년실업률, 소득불평등 현상의 증가 등은 정치가 제 할일을 못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여야를 극한 갈등으로 몰아갔던 노동4법이나 ‘서비스 산업발전법’, ‘세월호 특별법’, ‘사회적경제기본법’ 등 쟁점법안은 본회의 안건으로도 오르지 못했다. 국가경제 기반을 흔들 수 있는 한계업종 부실제거를 위한 기업 구조조정도 벌써 시작했어야 한다. 한국경제의 위기의 원인을 세계경제의 저성장에서 찾을 수 있지만, 근원적인 측면을 보면 한국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발생하고 있다. 정치권이 이 부분들을 찾아내 앞장서서 해결하는데 온 정신과 시간을 들여야 할 때인데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더 문제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들끼리 선명성 경쟁을 벌이고, 여는 여대로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진 상황에서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대혼란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성경은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라고 가르친다(고전 4:2). 예수님은 맡은 자의 표본을 보여주셨다.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집을 맡은 아들로서 그와 같이 하셨으니 우리가 소망의 확신과 자랑을 끝까지 굳게 잡고 있으면 우리는 그의 집이라”(히3:6) 예수님의 충성의 결과 세계 인류에게 소망의 담대함을 갖게 해 주었다. 결국 맡은 자의 충성의 결과는 모두에게 희망이 되는 것이다. 맡은 자의 충성이 우리 정치권에 필요하다. ‘정치 무용론’을 불식시킬 정치권의 각성과 결단만이 요구되는 때이다.
둘째, 한국경제의 구조개편을 서둘러야 한다. 우선 대기업 위주의 수출 주도 성장책에서 하루 빨리 탈피해야 한다. 대기업 중심의 성장책은 금융·인력 등 모든 자원 배분이 대기업에 편중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를 벌리는 문제를 낳고 있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내수 기반이 세계경제 불안 등 대외 변수에 크게 휘둘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을 위시한 선진경제들의 국내 수요는 GDP의 80-90% 이상을 넘어서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내수의 절반 이상이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경제가 선진경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국내수요를 확장시켜야 한다. 한편, 모든 자원 배분이 대기업에 편중된 결과 대기업의 도덕적 해이와 부패, 정경유착, 족벌 세습의 무능, 구태의연한 경영, 세계 경쟁에서의 혁신보다 자금력으로 내수 시장에서 쉽게 돈을 벌기 위해 골목상권을 빼앗으며 오히려 서민 안정을 해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대기업들은 수익이 없는 유령회사들을 두고 하청기업 경영으로 중소기업의 원활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정부는 정부대로 국가 성장을 대기업에 의존하다 보니 한계기업이 발생해도 국민 세금으로 연명시키며 부실을 더 키우고 시장의 변화에 발 빠른 대응력을 약화시키므로 더 큰 위기를 낳고 있다. 정부가 이렇게 친대기업을 유지하는 이유는 과거 경험에 의존하여 몇 년 만 버티면 될 것이라는 상황판단 착오 때문이다. 이는 세계 경제환경 변화가 구조적 문제라는 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을 말해준다. 여기에 당장 경제지표가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단기적 결과에 치중하는 정치적 이유까지 작용했다. 이로써 시장경제 자율 기능보다 과도한 정부 개입을 초래하므로 오히려 오늘날 한계기업의 총체적 부실을 키운 것이다.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이미 ‘수출중심국=고성장’이던 공식은 금융위기 이후 깨졌다. 2008~2012년 수출중심국의 평균성장률은 2.6%로 내수중심국(3.4%)보다 낮다는 통계를 유엔은 이미 내놓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해 12월 한국 정부에 전달한 ‘더 나은 한국을 위한 정책 보고서’에서 대기업 위주의 수출 정책과 이를 통한 ‘낙수효과’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이 주도하는 수출이 내수 확대와 고용 증대에 미치는 효과가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구조개혁과 혁신이 불가피하다는 조언이다. 제조업-서비스업,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격차를 타파하는데도 역점을 둘 것을 제안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제조업 중심의 지원정책에서 벗어나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균형성장을 꾀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서비스 수출 비중은 OECD 국가 평균(29.2%)의 절반(15%)에 불과한 실정이다.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창업) 기업에 대한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 OECD의 충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