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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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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약 확산 예상보다 심각

GOSPEL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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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20만 명 이상 마약 사용 경험 추정 …

경건치 않은 것 모두 버리고 신중함과 의로움, 경건함으로 세상 살게 하시는 하나님 은혜 힘입어야 (딛 2:12)

지난 6월 26일이 세계 마약 퇴치의 날이었다. 이날이 예사롭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마약 확산이 심각한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올해 4월 2~3일 강남 학원가에서 발생한 ‘마약 음료’ 사건은 우리나라 마약의 실태를 수면 위로 끄집어 올렸다. 이 사건은 국내의 자생적 마약 범죄가 피싱 사기 형태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 국내에서 마약 음료를 제조하고, 협박용 해외 전화를 국내 발신자 번호로 바꿔주는 중계기를 설치 운영하고, 학생들에게 기억력, 집중력을 높여준다며 마약 음료를 마시게 한 전달책 4명 등 최소 6명 이상이 가담한 조직범죄였다.

마약 전자담배가 발생한 건 훨씬 이전부터다. 어린 학생들에게 전자담배라고 속여 합성 대마를 피우게 한 사례도 적발됐다. 담배에 호기심이 많은 10대 학생들을 유인해 점차 마약에 중독 시키려는 의도였다. 미국에선 수십 년 전부터 마약 범죄 조직들이 학생들을 상대로 등하굣길에 마약을 나눠주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어려서부터 마약에 중독시켜 미래의 고정 고객을 확보하는 차원이었다.

이젠 우리나라도 예전처럼 밀실에서 자기들만 하는게 아니라 불특정 다수를 향해 마약 범죄가 판치는 시대가 됐다.

자의든 타의든 일단 마약에 노출되면 정상인도 범죄자가 될 수 있다. 지난 2년 간(21~22) 마약 관련 범죄자 436명 중 247명(56.7%)이 마약을 하고 나서 2차 범죄를 저지른 경우였다. 환각운전이나, 살인, 재물손괴, 주거침입, 공무집행방해, 상해 등 범죄 유형이 다양했다. 이외 126명(28.9%)은 마약을 구하기 위해 범죄를 저질렀다. ‘마약류 의약품’을 허위로 처방받기 위해 다른 사람의 ‘명의도용’이나 처방전 등 ‘사문서위조’나 병원, 의원, 약국 등에 침입해 ‘마약류 의약품’을 직접 훔친 ‘절도’ 등 다양했다.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처럼 다른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마약을 사용한 범죄도 63명(14.4%)이나 됐다.

진정제, 수면제 같은 ‘마약류 의약품’을 몰래 타인에게 먹게 하고 성범죄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결국 마약은 투약자 개인의 피해로 끝나는게 아니라 사회적 손실이 훨씬 크다.

박성수 세명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국내외 마약 문제 분석을 통한 마약 피해지수 개발」논문(2019)을 통해 마약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2016년 기준 최대 4조 9천억원으로 추정했다. 그때보다 마약이 더 대중화된 현재는 수십조원이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 마약 실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우리 국민 100명 중 3명이 “마약을 경험했다”고 답한 조사 결과이다. KBS가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전 국민 실태조사(19~69세 5,000명 대상)를 한 결과 3.2%가 “평생 단 한 번이라도 마약을 사용해봤다”고 답했다. 120만 명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2015년까지 ‘마약 청정국’이었다. 마약 사범이 인구 10만 명당 20명 이하, 즉 0.02%가 마약 청정국 기준인데, 3.2%라는 수치는 마약 청정국 기준의 무려 160배이다. 그러나 실제는 이보다도 많을 것이라는 게 KBS의 분석이다. “가족이나 친척, 지인이 마약을 경험했다고 듣거나 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열 명 중 한 명 넘게 ‘그렇다’고 답했다고 한다. 마약을 경험했다는 응답 3.2%보다 3배 넘게 많은 수치로 실제는 우리나라 마약 경험 인구가 3.2%보다 많을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에 마약이 광범위하게 퍼진 실상은 지난 3년간 전국 하수처리장 검출에서도 확인된다. 엑스터시가 검출된 하수처리장은 2020년 19곳에서 지난해 27곳으로 늘었다. 1000명 당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도 2020년 1.71㎎에서 지난해 2.58㎎으로 급증했다. 중독성과 환각성이 강한 필로폰도 3년 연속 조사 대상 34개 하수처리장 모두에서 검출됐고 1000명 당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은 약 20㎎ 내외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마약 청정국이던 우리나라에 마약이 이렇게 널리 퍼진 원인이 무엇일까. 어떤 경로로 국민들이 마약을 접하게 되는 것일까.

첫째 이유는 병의원을 통한 너무 쉬운 마약 의약품의 남용 때문이다. 우리나라 마약 경험자의 절반이 병·의원에서 마약을 처음 접했고, 이후에도 병·의원을 통해 계속 마약을 구했다고 답했다. 치료 목적이 아니어도 마약을 구하는 주된 통로가 병·의원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진정제나 살 빼는 약 같이 의사 처방이 필요한 마약류 의약품들인데, 체중을 제거나 검사 없이 단 3분의 문진만으로 한 달 치를 처방해 주는 등 오남용이 심각한 상황이다. 심지어 비만 치료를 내세워 유인하는 병원도 있다. 병·의원이 합법적으로 마약을 구하는 통로가 된 것이다. 그런데도 처벌은 없거나 미미할 뿐이다. 마약류 의약품 남용으로 처벌 받은 마약 사범은 전체 마약 관련 피고인의 3.5%에 불과하다. 이마저 다른 범죄나 다른 마약과 얽힌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사가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할 때 환자의 투약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방지 시스템이 2년 전 도입됐지만 이용률은 고작 0.04%에 머물르고 있다. 무용지물인 셈이다. 최근에야 투약 이력 확인을 의무화 했지만 대상 의약품 범위가 축소됐다. 의사단체 등도 반발 때문이었다. 투약 이력 확인 의무를 어겨도 처벌은 과태료 최대 5백만 원뿐이다. 마약류를 오남용 처방한 의사를 처벌하는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마약이 더 쎈 마약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가 되고, 2차 범죄 등 사회적 피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둘째 이유는 마약을 구하기가 쉬워졌기 때문이다. 필로폰과 대마, 엑스터시 같은 마약 거래는 주로 텔레그램을 통해 이뤄진다. SNS와 다크웹처럼 비대면 방식으로만 한 경우가 전체의 64%에 달한다. 즉 은밀한 접촉으로 단속은 피하면서도, 접근은 더 쉬워진 셈이다. 마약 가격도 대중화돼 필로폰이 2만 원에 거래될 정도로 흔해졌다. 그래도 마약 판매는 활황이다. 텔레그램 방을 통해 천7백 명 정도의 구매자를 관리하고 있다는 한 마약상은 한 달에 1억 넘게 벌고 있었다.

트위터, 텔레그램 등 메신저에서 마약을 뜻하는 은어를 검색하면 수많은 마약 판매 글이 나타난다. 특히 인터넷 사용이 일상인 청소년들에게 마약 구매는 더 쉬워졌다. 성적, 외모, 교우관계 등 여러 고민 많은 청소년기에 유혹에 빠지기 쉬운 측면이 큰 데다 판매상들도 외모나 성적을 좋게 한다거나 생리통에 효과가 좋다는 등 청소년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것으로 유인한다.

최근엔 공부방 용도로 오피스텔을 빌려놓고 2억 원대 마약을 유통한 고교생이 구속기소 되기도 했다. 우리의 미래이자 사회적으로 보호를 받아야 할 청소년까지 단순 투약을 넘어 유통·판매책으로 활동하는 현실이 가슴아프다. 10대 마약사범은 2017년 119명에서 2022년 481명으로 5년 새 4배 급증했다. 한국에서 마약은 일부 연예인, 재벌 2세·3세, 유학생 등이 알음알음으로 하던 것으로 남의 일처럼 여겨졌지만, 지금은 일반 시민과 어린 청소년들 바로 옆에 다가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