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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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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없던 기후재난의 시대

GOSPEL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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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의 통념과 공식 바꾼 기상 이변 속출 …

하나님은 지구촌이 이기심과 욕망을 버리고 창조 섭리에 순응하길 원하셔 (빌 3:19, 약 1:14)

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 동남쪽을 스쳐 지나갔다. 제주도엔 도합 10,000mm의 물폭탄이 쏟아졌고 포항은 시간당 110mm의 폭우가 내렸다. 곳곳이 침수되고 옹벽이 무너지고 포스코에선 화재가 발생하는 등 이번 태풍으로 1170여 건의 피해사례가 접수됐고 5000여 명이 대피했다.

그러나 다행히 속도가 빨라져 우려했던 만큼 큰 피해를 주지는 않았다. 그러나 힌남노는 태풍의 강도 중 맨 마지막 단계인 ‘초강력’까지 세력을 키웠던, 루사나 매미와 비교되는 슈퍼 태풍이었다. 태풍이라는 점에선 같지만 힌남노는 우리가 걱정하지 않아도 됐을 생소한 변칙 태풍이었다.

힌남노가 특별한 이유는 첫째, 북위 25도에서 발생한 첫 태풍이다. 28일 일본의 동남쪽 약 1660㎞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열대저압부’에 불과한 아주 작은 태풍이었고, 한반도로 북상하지 않을 수 있었다. 힌남도가 위력이 커진 이유는 순전히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로 서태평양의 수온이 예년보다 1~2도 높아진 것이 원인이 된 것이다. 처음엔 열대저압부였으나 동중국해 쪽으로 천천히 이동하는 과정에서 열에너지를 흡수하면서 위력을 키워 ‘초강력’ 태풍으로 변신했다.

원래 태풍은 수온이 28도 이상인 적도 부근 바다의 ‘웜풀’ 지역에서 발생하는데 바다가 따뜻해지다 보니 북쪽인 서태평양에서 발생했고, 이동 경로의 바다 수온도 30도 안팎으로 매우 따뜻해 태풍이 강해지기 매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초강력 태풍이 뜨거운 열대지역 바다가 아닌 곳에서 형성된 건 기상 관측 이래 처음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종전 태풍 공식들이 하나둘 깨지고 있는 대표 사례라는 점에서 앞으로가 문제이다.

둘째, 이번 세기 처음으로 길어진 라니냐의 영향이라는 점이다. 원래 라니냐가 발생하면 1~2년만 지속되는 게 일반적인데 현재 이례적으로 3년간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말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번 세기 처음으로 라니냐 현상이 3년 연속 이어지는 ‘트리플딥’이 발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세계 엘니뇨·라니냐 예측모델과 전문가들은 가을철 라니냐가 지속할 확률을 70%로 보고 있다. 라니냐로 인해 북태평양 지역 해수면온도가 평년보다 높고, 이것이 서태평양과 우리나라 해역까지 수온을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해수면 뿐만 아니라 바다 깊숙한 곳까지 열용량이 많이 축적됐을 것”이라며 “이 에너지가 갑자기 폭발하면서 태풍의 급격한 발달이나 강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태풍의 발생 시기도 계절상으로 조금씩 늦어지고 있다. 안그래도 수온이 더워지는데 라니냐의 영향으로 이중삼중으로 태풍의 먹이를 만들어주는 환경이 되고 가을 태풍이 많아지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00년대 들어 9~10월에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태풍의 발생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생 빈도뿐 아니라 강도도 더 세졌다.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대 풍속의 태풍 5개 모두 2000년대 들어 발생했다, 문제는 앞으로이다. 시설물이나 건축 시 초강력 태풍에 대비해야 하는 또하나의 숙제가 생겼다.

올해 여름엔 100년 만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지난 8월 8~9일 서울·인천·경기와 강원 등 중부지방에 시간당 1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침수와 정전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 동작구의 경우 8일 하루 강수량이 382㎜로 집계됐다. 8월 한 달간 서울의 평균 강수량이 348.2㎜라고 하니 한 달 내릴 비보다 많은 비가 하루에 쏟아진 셈이다.

강남·서초구 등은 빗물 역류로 물바다가 됐고, 승용차와 버스 등 차량이 물에 잠기면서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이 실제로 벌어졌다. 8일 강남 일대에서 침수된 차량만 3000여 대에 달했다. 버려진 차량들로 도로가 쑥대밭이 되면서 9일 출근길 대혼란이 빚어졌다. 갑작스레 내린 집중 폭우로 인한 사망자도 8명에 달했다. 가로수를 정리하던 구청 직원이 감전사하고, 서울 관악구 반지하 집에서는 일가족이 침수로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그동안 대비했던 방재 한계를 초과하는 수준의 물폭탄에 재난대응 시스템이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 재난 역시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우리나라 장마 시즌이 6월 말~7월 초라는 통념을 깼다. 섬진강의 홍수 장면이 아직 생생한 2020년 장마는 관측 이후 최장기간인 54일 간 이어졌다. 이후 최근 3년은 비가 내린 시기가 다르다. 최근의 폭우는 예년같으면 장마가 끝났을 시기, 즉 7월 하순에서 8월 사이에 쏟아졌다. 대개 7월 말이면 끝나는 장마가 최근엔 8월이 되도록 이어지는 주요 원인은 시베리아의 폭염이다. 장마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남부지방에서부터 올라와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밀어 올리면 끝난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동토 시베리아에 30도가 넘는 이상 고온 현상이 발생해 기압 배치를 바꾸면서 시베리아 동쪽에 찬 공기가 생성돼 이에 가로막힌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 머물며 물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강우 시스템은 최근에 급격히 변하고 있다”면서 “여름철에 언제든지 강력한 호우가 발생할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말한다. 변화된 기후 환경으로 재난의 일상화가 이미 시작된 것이다.

기후변화가 가져온 재앙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지금 중동지역과 파키스탄 일대는 홍수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파키스탄은 역대 최악의 홍수로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다. 3개월간 내린 비로 지금까지 1천2백 명 넘게 숨지고, 3천만 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살아남은 주민들도 설사와 피부병 등 수인성 전염병이 급속도로 퍼지며 생사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출산이 임박한 여성 7만3천여 명이 애타게 시급한 지원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정반대로 서유럽과 중국, 미국 등 세계 여러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을 겪고 있다. 유럽은 5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극심한 폭염에 프랑스, 스페인 등 곳곳에 대형 산불이 이어지고 독일과 이탈리아는 강물도 말라붙었다. 중국은 양쯔 강이 150년 만에 최저 수위를 보이며 땅이 갈라져 사막처럼 변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은 지난달 31일 집계 이래 역대 최고 온도 1~7위가 모두 최근 7년(2015~2021년)간 발생했다며 온난화 추세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2021년 대기 속 평균 온실가스(이산화탄소·메탄·아산화질소) 농도는 전년에 이어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NOAA는 “이산화탄소 수치가 원시기후 기록을 고려할 때 적어도 최근 100만년 중에 가장 높다”면서 “기후변화가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둔화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과학적 증거를 목격하고 있다”고 밝했다.

해수면 높이도 10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번 보고서 작성에는 60여 개국 과학자 530여 명이 참여했다. NOAA에 따르면 지난해 지구 해수면 평균치는 1993년 평균 수위보다 97㎜ 높아지면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기 때문이다. 핀란드 기상연구소 연구진에 따르면 지난 43년 동안 북극의 온도는 지구 평균보다 3.8배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