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15총선은 정책 대결이 사라진 미완의 선거이자, 온갖 꼼수와 진영 싸움으로 얼룩진 선거였다.
온갖 꼼수와 진영싸움으로 얼룩진 4.15총선 …
하나님은 많이 받은 자에게 더 많이 요구하시고, 정의 멀어지면 낮에도 황혼 때같이 넘어질 것 경고하셔 (눅 12:48, 사 59:7~10)
소득주도성장 경제 정책의 실패, 정의를 잃은 진보진영의 민낯을 보여 준 조국 사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권력형 비리, 안보 불감증 등으로 불안했던 문 정권은 보수야당이 리더십도 전략도 없이 구태를 답습하며 새로운 길을 제시하지 못한 채 투쟁 일변도의 행태를 보인 것의 어부지리를 얻은 셈이다. 즉 정권심판이 되어야 할 선거정국을 야당심판으로 돌려 세운 일차적 책임이 미래통합당에 있다. 여기에 구태 정치권의 모습을 잊게 만든 코로나 감염 사태가 선거 판도를 바꾸었다. 오죽하면 미국 뉴욕타임스가 “바이러스의 승리”라고 평했을까. 코로나 정국이 정책 대결을 가리웠다.
이로 인해 이번 4.15총선은 정책 대결이 사라진 미완의 선거이자, 온갖 꼼수와 진영 싸움으로 얼룩진 편법 부당한 선거였다. 총선 때부터 말이 많았다. 중앙선관위는 서울 동작을에서 ‘100년 친일청산 투표로 심판하자’(민주당 이수진 후보)는 허용하고, ‘민생파탄 투표로 막아주세요’(통합당 나경원 후보) 문구는 불허했다. 역대 이런 선관위는 없었다. 진영싸움의 대표격은 미래에 대한 비전은 제시하지 못한 채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결쟁을 벌인 것이다.
여야 지도부는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명목으로 ‘돈 선거’를 했다. 퍼주기 경쟁의 끝은 국가 부도이다. 그리스는 1960~70년대 일본보다 더 우량한 국가였지만 1981년 사회당이 과도한 복지 정책을 남발하며 정권을 잡으니까, 이후 다른 정당들도 모두 퍼주기 경쟁에 나서면서 나라 경제가 망가졌다. 국가가 부도나면 가장 고통을 받는 계층은 ‘없는 사람’들이고 우리들의 자식들인 ‘미래 세대’이다.
포퓰리즘 선거를 하는 인사들은 이런 이야기가 우리나라와는 상관 없다고 말한다. 국가 부채 규모(GDP의 40%)도 일본(220%), 미국(104%)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가계 부채가 많아서, 전체 빚(GDP의 236%)으로 보면 부채 과다국인 미국(254%), 중국(257%)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코로나 사태로 벌써부터 두산중공업을 위시해 항공, 해운, 석유화학, 자동차, 건설 등 산업 곳곳에서 문제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자영업 몰락까지 앞으로 재정이 얼마나 더 소요될지 모른다. 나라의 미래를 갉아먹는 포퓰리즘의 선례가 우려스러운 이유이다.
진영 싸움의 끝판왕은 오로지 의석만을 위해 상식도, 도의도, 정당성도 버리고 새 선거제도의 헛점을 이용한 꼼수 선거에 있었다. 한국 정치 역사상 듣도 보도 못한 위성정당이란 괴물을 출현시켜 국민들에게 진영 싸움의 선택을 강요한 것이다. 이는 결국 기성 정당의 배만 불리운 결과를 낳았다. 대한민국 정치 역사의 치욕스런 한 페이지가 아닐 수 없다. 잘못된 과정을 밟았기 때문에 집권여당이나 보수야당이나 모두 이대로 변하지 않고는 앞으로도 잘못된 길로 갈 여지가 충분하다.
4.15총선은 변하지 않은 보수야당을 먼저 심판했지만, 집권 여당 역시 변하지 않으면 2년 후 대선 결과를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이다. 선거가 끝나기가 무섭게 벌써부터 우려스런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한 집권여당은 21대 국회에서 추진할 입법 과제로 국회법 바꾸기를 꼽고 있다. 여당이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고, 소속 최고위원이 대표 발의한 이른바 ‘일하는 국회법’의 속 내용은 야당 견제를 무력화하는 것이다. 이 법은 매월 임시회 소집과 각 상임위 개회를 자동적으로 의무화했다. 국회에서 여야가 의사일정 합의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도록 야당 손에 남아 있는 얼마 안 되는 견제 수단마저 없애려 하고 있다.
또 의원들이 본회의와 상임위에 결석할 경우 세비를 삭감하고 표결권까지 빼앗을 수 있도록 했다. 야당의 국회 보이콧 및 장외투쟁을 원천 봉쇄한 셈이다. 또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 자구 심사권을 폐지해서 다른 상임위에서 통과한 법을 법사위를 거치지 않고 곧장 본회의로 넘기도록 했다. 민주당은 야당 시절 법사위원장 자리를 차지해서 정부 여당 추진 입법이 본회의에 넘어가기 전 단계에서 가로막곤 했는데, 이제 여당 다수당 입장이 되자 야당의 견제 장치를 뿌리 뽑으려는 것이다.
자신들의 법안 처리에 대해 야당이 이러쿵저러쿵 참견하는 것조차 싫다는 얘기다. 단독 처리 의석도 부족해 야당의 손발을 묶는 법부터 만들려는 것이다. 입법권이 무서운 이유는 특정 정권의 독재의 길을 열기 때문이다. 독선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여건만 주어진다면 더 쉽게 독재의 길로 빠져든다. 이미 문 정권 들어와서부터 편향된 현상이 더 뚜렸이 보이고 있다. 대법관 14명 가운데 9명이,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이 바뀌었는데, 대개 문 정부와 코드가 일치하는 정치적 성향을 가진 판사들로 채워졌다. 현재 광역단체장 17개 가운데 14개, 90% 가까운 기초단체장이 여당 단체장들로 이뤄져 있는 것도 우리나라의 권력 지도가 진보진영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총선에서 승리한 여당은 집권 세력의 범법 행위를 견제할 법적 장치마저 무력화시킬 심산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공동대표는 지난 16일 소셜미디어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서초동에 모였던 촛불 시민은 힘 모아 여의도에서 이제 당신의 거취를 묻고 있다”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사실상 윤 총장의 사퇴를 압박한 것이다. 우 대표의 발언은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이래 친문 세력과 여권 내부에서 지속된 윤 총장 사퇴 압박 공세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들은 검찰이 검찰개혁을 막으려는 의도에서 과잉 수사를 벌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의 수사는 언론의 문제 제기 등으로 상당 부분 드러난 범죄 혐의를 토대로 진행된 것이다.
총선에서 승리하자마자 윤 총장 사퇴를 압박한 것은 곧 재개될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 권력형 비리 수사에 제동을 걸려는 의도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설상가상으로 우 대표는 국가보안법 폐기까지 언급했다.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2004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얻고도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입법을 밀어붙이다가 역풍을 맞은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집권여당과 한 몸이라고 한 비례정당 대표의 발언인 만큼 일개 강경 재야인사의 목소리로 치부할 수는 없다. 이처럼 여권 일각에서 벌써부터 ‘우리들 세상을 만났다’는 식의 강경론이 고개를 드는 것은 향후 정부 여당의 국정운영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민심은 오만과 독주가 보이면 언제든지 등을 돌린다. 여당 지도부는 이번 총선 민의가 여권의 실정에 면죄부를 준 것이 결코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총선으로 누구보다 여당의 책임이 무거워졌다. 국민은 이전보다 더 큰 기대를 하는 만큼 더 큰 견제 심리가 작용할 것이다. “무릇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이 요구할 것이요 많이 맡은 자에게는 많이 달라 할 것이니라(눅 12:48)”
그러나 여당만이 아니다. 하나님은 나라의 장래를 좀먹고 선량한 국민에게 분열과 진영싸움에 나서게 하고 상식과 정의와 도의를 저버린 꼼수가 판치는 정치권에 경고하신다. “그 발은 행악하기에 빠르고 무죄한 피를 흘리기에 신속하며 그 생각은 악한 생각이라 황폐와 파멸이 그 길에 있으며 그들은 평강의 길을 알지 못하며 그들이 행하는 곳에는 정의가 없으며 굽은 길을 스스로 만드나니 무릇 이 길을 밟는 자는 평강을 알지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정의가 우리에게서 멀고 공의가 우리에게 미치지 못한즉 우리가 빛을 바라나 어둠뿐이요 밝은 것을 바라나 캄캄한 가운데에 행하므로 우리가 맹인 같이 담을 더듬으며 눈 없는 자 같이 두루 더듬으며 낮에도 황혼 때 같이 넘어지니 우리는 강장한 자 중에서도 죽은 자 같은지라(사 59:7~10)”
이겼든 졌든 여야 정치권 모두가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