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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에 대한 하나님의 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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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화는 정권에 대한 역사적 부담 키울 것...

자유와 민주적 가치 지키는 것이 하나님의 창조원리 순응하는 길 (갈 5:13)

(지난호에 이어) 그렇다면 역사교과서의 국정화가 왜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는 잘못된 선택인가. 첫째, 역사적으로 현 정권에 심각한 부담과 국민 갈등을 초래한다. 우리나가가 산업화 과정에서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반면 상대적으로 정치적 후진성을 아직까지 보이고 있는 중대한 이유는 지역주의와 이념대결에 기댄 정치를 해왔기 때문이다. 개발시대의 유산인 따라오면 된다는 식으로 모든 것을 국가가 주도했던 국가중심주의를 답습하면서 결과중심적이고 구태의연한 정치 행태에서 크게 진화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국가중심주의는 절차와 소통보다는 결과에 집착하게 한다. 과정과 소통이 생략된 채 목적이 강조되다 보면 자연히 강제성을 띠게 되고 사회갈등을 양산하게 된다. 역사적으로도 우린 그같은 과거를 겪으며 살아왔다. 유신독재 시대의 유산이 뿌리내려 이에 대한 반발이 민중사학이나 전교조 등을 만들었듯 뭐든 지나치면 반동과 반대급부를 낳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지금 국가가 국정화를 밀어붙일 수 있는 것은 우리 정치가 고정 지지기반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안일한 태도는 다시 정치 발전을 저해하고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처하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오늘날 한국 정치의 후진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국정화 단행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권 유지가 필수이므로 여기엔 정치적 계산도 고려됐다고 볼 수 있다. 즉 내년 4월 총선에서 승리해 교과서 논쟁을 끝내므로 여당과 정부의 정당성을 확보해 대선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계산이다. 결국 교과서 논쟁에는 지역주의와 이념대결의 구태한 정치적 계산이 도사리고 있다. 야권이 사생결단으로 반대에 나서는 이유이다. 권력은 짧고 역사는 길다는 상식에 비춰볼 때, 정권 유지를 위해 국민 갈등을 초래하는 선택은 선거에서는 이길 수 있다 하더라도 결국 한국의 정치발전을 저해하는 잘못된 선택이며, 그것은 역사적으로 현 정권의 부담일 수밖에 없다.

둘째, 교육적 효과가 거의 없다. 지난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사건으로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자 장병 87명이 자신해 전역을 연기했다. 그들은 반공교육을 받은 적도 없고, 소위 좌편향 교과서로 역사를 배운 젊은 세대이다. 그러나 그들이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분연하게 섰다. 젊은이들이 대한민국이 추구해온 자유, 그리고 강제하지 않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향유해 왔기 때문에 그것을 지키려고 자발적으로 일어선 것이다. 사실 역사인식이 문제가 있다고 당장 나라가 어떻게 되는 것이 아니다. 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학생들에게 미치는 교과서의 설득적 효과는 어른들이 우려하는 만큼 크지 않다. 이런 현상을 '3자 효과(third person effect)'라고 부른다. 학생들이 '교과서대로' 생각하고 행동할 거란 기대는 착각이라는 얘기이다. 오히려 획일화된 교육이 정보의 '면역 효과'를 떨어뜨려 사상적 편향을 가속화시키는 주범이 된다. 민중사학도 박정희·전두환 시절의 획일화된 국정교과서로 역사를 배운 세대가 견인한 사실을 보면 잘 알수 있다. 이제는 그같은 과오를 반복해선 안된다. 인터넷이 다량의 지식을 바다처럼 제공하고 세계와 실시간 소통하는 요즘 시대의 학생들은 온몸으로 지식을 흡수한다. 교과서가 북한의 실상을 가르치지 않아도 TV에 출연하는 탈북자의 몸짓·표정·말투 하나가 북한 진실을 전한다. 이런 시대의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정보를 검색, 분류, 선별, 조합해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능력이지 획일화된 지식을 주입하는게 결코 아니다. 가만 놔두어도 시대의 조류에 휩쓸려 떠밀려 갈 좌편향 교과서를 바로잡겠다는 '국정화'는 시대에 맞지 않는 과거의 옷을 꺼내 입는 것과 같다. 국정 교과서가 정보화 시대의 파고에서 살아남을 수 없고 소기의 교육 효과를 달성할 수도 없다. 왜곡된 교과서는 시정되어야 하지만 그조차 가르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더 큰 틀의 가치를 잃어선 안된다.

셋째, 소모적 논란은 민생과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미 여야와 시민사회가 한 달 넘게 사생결단의 싸움을 벌여왔다. 국회는 연일 파행이었고 그 여파로 내년 예산마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중 FTA 비준은 안중에도 없고 개혁입법은 이미 수개월째 내팽겨쳐져 있다. 진보·보수를 막론한 28개 역사학회가 국정화 철회를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170여 개 대학 2,700명의 교수들이 국정화 집필 거부 또는 반대의사를 밝히고, 초·중·고교 교사, 대학생과 청소년, 일반 시민들까지 집회에 나섰다. 양산된 사회갈등은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야당이 9일 농성을 풀고 국회가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교과서 문제는 기본적으로 폭발력이 강해 언제든 정치쟁점화할 수 있다. 집필진의 구성에서부터 교과서 출판과 내용 시비에 이르기까지 고비고비마다 격렬한 충돌이 불가피하다. 지금 우리 경제를 보면 소모적 논란이 국가에 어느때보다 더 큰 악재가 되는 상황이다. 수출이 전년 동기(10월)에 비해 16% 내리고, 제조업의 매출이 지난 1961년 통계를 조사한 이래 사상 처음으로 1.6% 감소해 위기 목소리가 높지만 국정화 논란에 파묻혔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교역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의 성장둔화와 미국의 금리 인상 등 가뜩이나 난국에 빠진 우리 경제를 더 깊은 수렁으로 밀어넣을 게 확실하다. 국내 경영학 교수의 70%가 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 향후 3년 내 우리 경제는 큰 위기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이 처한 경제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들이다. 우리나라 헌법 전문은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한다고 명시돼 있다. 국민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이 정치의 목적이요 정권의 요체가 돼야 한다. 국론 분열을 낳는 소모적 논란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민생과 경제가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할 때다.

넷째, 일본 등 주변국과 역사분쟁에서 설 자리를 잃는다. 일본은 역사분쟁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구실로 국가의 역사개입을 정당화해왔다. 아베 총리는 일본 문부성에 애국주의를 옹호하는 교과서만 승인하도록 지시했다. 위안부 문제를 축소, 삭제하거나 독도를 자국영토에 포함시킨 교과서 출판이 러쉬를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일본은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아닌 검인정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가 가장 극단적 형태로 역사 문제의 국가개입을 정당화하면 일본에 대해 국가가 역사왜곡에 관여하지 말라고 주장할 명분이 없어진다. 또한 위안부문제가 국제문제로 비화한 데는 한일 양국의 시민사회와 학계의 노력이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한일 시민단체가 일본 정부의 역사개입을 비판할 수 있는 동력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일본의 교과서ㆍ역사관련 시민단체들이 “아베 정권에 교과서 국정화 구실을 줄 수 있다”며 국정화 반대 성명을 발표한 이유이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한일 역사논쟁을 비롯, 중국의 동북공정 등 동북아 역사논쟁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다. 한·미 관계에서도 비슷하다. 그동안 중국의 부상에 대항하는 미국의 프레임은 민주주의 인권 등의 인류적 가치와 국제 규범에서 낙후된 중국과의 차별성이었다. 한-미 동맹은 ‘가치동맹’이라고 양국이 때마다 강조한 이유이다. 지난해 4월에도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정상회담 뒤에 내놓은 성명서에서 “민주주의·인권·법치라는 공동의 가치는 양국 관계의 기반이 되고 있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교과서 국정화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의 후진성을 스스로 드러내는 꼴이다. 역사를 보는 다양한 시선을 몰인정하고 정권이 강제하는 국가로서 국제 외교와 역사분쟁에서 중요한 명분 싸움에서 불리한 입장에 설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그 자체보다 더 많은 부작용을 낳을 소지를 갖고 있다. 따라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검인정 제도의 틀 안에서 역사교과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정석이다. 사실 교육부는 그동안 편수 기관으로서 능력을 갖추지도 책임을 다하지도 못했다. 교육부 집필 기준은 집필을 유도하기는 커녕 집필진을 따라가지도 못하는 수준이었다. 면밀하고 타당성을 가진 합리적인 집필 기준을 재정비해서 편향되지 않는 역사교과서를 유도해야 한다. 그동안 이같은 제 책임을 다 못해 분별력 없이 검정에서 다 통과시켜 놓고 나서 느닷없이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것은 당국의 직무유기로 인해 여러 부작용을 낳는 국력 낭비의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시간이 걸려도 정도를 밟으므로 가치 판단과 사회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민주주의의 틀을 유지해야 한다. 토마스 제퍼슨이 기초한 1776년 미국 독립선언서는 "모든 인간은 평등하고 자유롭게 창조되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하나님의 창조 원리가 민주주의를 배태한 기본 가치인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부여하셨고, 그 자유의지로 선악과를 선택의 몫으로 남겨 두셨다(창 3:6). 결과를 아셨지만 막지 않으셨다. "이같이 시작하였으니 이 후로는 그 하고자 하는 일을 막을 수 없으리로다"(창11:6) 선택의 책임은 전적으로 인간에게 달려 있는 것이며, 그만큼 인간의 자유는 어떤 희생을 치뤄서라도 지켜야 할 최우선의 가치이다. 지금도 하나님은 인간에게 믿음과 비신앙을 자유의지로 선택하게 하시고 예정으로 정하거나 강제하지 않으신다. "내게 오는 자는 내가 절대로 내어쫓지 아니하리라"(요6:37) 자유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부여한 원래적 권리이며,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가장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하나님의 창조 원리를 따라 대한민국이 민주주의의 가치를 피땀으로 수호하며 발전시켜 왔고 꽃피워 왔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경제적 축복과 가치적 승리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므로 늦었더라도 국정화를 철회해야 한다. 그대신 검인정 제도를 강화하고 합리적인 집필 기준을 세우고 시간이 걸려도 끊임없이 설득하며 안되면 법치로 결론짓는 민주적 가치와 제도의 틀을 유지해야 한다. 즉 자유라는 민주적 가치를 정권욕이나 사리사욕을 위해 쓰지 말고 사랑으로 봉사하므로 인내로써 끝까지 지킬 것을 성경은 말한다. "너희가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입었으나 그러나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를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 노릇 하라"(갈5:13) 그것이 하나님의 뜻에 순응하는 길이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리는 민족과 국가가 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