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서벵골주의 기독교 교육기관들이 이른바 ‘불법 개종’ 의혹과 관련해 행정적 조사와 사회적 압박을 받고 있다는 현지 기독교계의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종교자유] 인도 서벵골서 기독교인 대상 충돌 잇따라…‘박해’인가 ‘불법 개종 단속’인가
**기독교단체 “최근 3개월 26건 피해”…민간조사단체는 최대 60건 주장
일부 기독교 대학까지 ‘불법 개종’ 의혹 제기돼
인도 정부는 국제사회의 종교박해 평가 지속 반박
‘강제개종 의혹’과 ‘종교자유 침해’ 주장 엇갈려…개별 사건 사실확인 중요**
인도 서벵골주에서 최근 기독교 예배와 교회, 교육기관을 둘러싼 충돌이 잇따르면서 종교자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지 기독교계는 기독교인을 겨냥한 폭력과 예배 방해가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일부 힌두 민족주의 단체들은 기독교계의 ‘강제 또는 불법 개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만큼 개별 사건에서 실제 불법 개종 행위가 있었는지, 반대로 개종 의혹이 기독교인의 정상적인 종교 활동을 제한하는 명분으로 이용됐는지를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독교단체 “3개월 동안 26건”
서벵골 기독교단체 방기야 크리스티야 파리세바(BCP)는 지난 9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3개월 동안 기독교인과 교회, 기도모임 등을 대상으로 한 26건의 피해 사례를 파악했다고 주장했다.
BCP는 이 가운데 11건에 대해서는 경찰에 FIR(초동수사보고서)이 접수됐다며 주정부에 교회 보호와 신속한 사건 처리를 요구했다. Indian Express도 이 같은 내용을 9월 18일 보도했다.
이후 조사기관별 집계도 나왔다.
Alt News는 9월 26일 보도에서 7월 1일부터 9월 20일까지 약 35건의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도에는 예배 방해와 교회 시설 훼손, 목회자와 참석자에 대한 폭행 주장 등이 포함됐다. Alt News
또 India Hate Lab은 5월 13일부터 9월 20일까지 서벵골 13개 지역에서 최소 60건의 기독교인 대상 사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52건을 가정·교회·기도모임 등에 대한 진입 또는 방해 사례로, 8건을 폭행·집단폭력·기물파손 사건으로 분류했다. 다만 이 보고서를 전한 보도에는 주정부와 경찰, 지목된 힌두 민족주의 단체의 반론이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해당 숫자는 정부가 확인한 공식 범죄통계가 아니라 민간 조사기관의 집계라는 점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Christian Today
일부 기독교 대학으로 논란 확산
최근 논란은 예배 모임을 넘어 기독교계 교육기관으로도 번지고 있다.
국제기독교박해감시단체 ICC는 9월 22일, 주정부 관계자들이 가톨릭계 세인트자비에르칼리지와 세람포르칼리지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ICC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세람포르칼리지가 개종 활동의 근거지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이러한 주장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 역시 ‘학교가 불법 개종을 했다’고 보도해서는 안 된다. 현재 확인되는 사실은 일부 단체가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기독교계가 이를 부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편에서는 “강제개종 문제” 주장
반대편 주장도 존재한다.
8월 31일 서벵골 하스나바드 지역에서는 힌두 자그란 만치가 한 교육시설을 상대로 어린이들에게 기독교 문화를 전하고 개종을 유도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폐쇄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Bengal News Net
또 일부 예배 방해 사건에서도 힌두계 단체들은 치유집회나 기도모임을 통한 개종 활동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개별 사건에서 실제 불법적 강요나 금품 제공 등에 의한 개종이 있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8월 23일 하우라 울루베리아의 기도모임 사건 등을 다룬 보도에서도 당국이 불법 개종 사실을 확정했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강제개종이 있었다’는 주장도, 모든 단속이 곧바로 ‘기독교 박해’라는 주장도 각각 검증의 대상으로 놓는 것이 타당하다.
인도 정부는 국제사회의 ‘종교박해’ 평가 반박
인도 정부의 입장도 함께 봐야 한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지난 8월 27일 발표한 인도 국가보고서에서 인도의 종교자유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개종법과 시민단체 규제 등이 종교적 소수자들의 자유를 제약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이러한 평가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인도 측은 USCIRF의 평가가 편향돼 있으며 신뢰성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혀왔다. 8월 29일 관련 국제보도 역시 USCIRF의 주장과 함께 인도 정부가 해당 기구의 평가를 지속적으로 거부해 왔다는 점을 명시했다. The New Indian Express
아미트 샤 내무장관도 지난 8월 기독교 지도자 대표단과 만나 외국기부규제법(FCRA) 개정 문제 등에 관해 정부 정책이 특정 종교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박해’라는 단어를 사용할수록 사실 확인 중요
이번 사안을 단순히 ‘인도의 기독교 박해’라는 한 문장으로 규정하면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복잡한 상황을 충분히 전달하기 어렵다.
기독교단체가 제시하는 피해 사례와 민간 조사기관의 집계는 상당한 우려를 제기한다.
동시에 불법 개종 의혹을 제기하는 측의 주장과 인도 정부의 반론도 독자에게 알려야 한다.
결국 확인해야 할 핵심은 개별 사건에서 폭행·기물파손·예배 방해가 실제 발생했는지, 불법적 강제개종 행위가 있었는지, 경찰과 행정기관이 법을 공정하게 집행했는지다.
종교의 자유는 기독교인이 자유롭게 예배할 권리와 함께 누구도 강제로 종교를 바꾸도록 요구받지 않을 권리를 모두 포함한다.
종교자유와 강제개종, 함께 살펴야
이번 사안을 단순히 ‘인도의 기독교 박해’라는 한 문장으로 규정하기에는 현지 상황이 복잡하다.
기독교단체가 제시한 피해 사례와 민간 조사기관의 집계는 최근 서벵골에서 기독교인과 교회를 둘러싼 충돌이 잇따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배 방해와 폭행, 시설 훼손이 실제 범죄행위로 확인된다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중대한 문제다.
반면 일부 힌두계 단체와 인도 정부 측이 제기하는 강제·불법 개종 문제도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 종교적 신념을 자유롭게 전할 권리와 타인에게 종교 선택을 강요하지 않을 의무는 함께 존중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경찰 수사와 사법 절차를 통해 개별 사건에서 실제 폭행과 예배 방해가 있었는지, 불법적인 개종 행위가 확인되는지, 행정기관이 종교에 관계없이 동일한 법적 기준을 적용했는지가 이번 논란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 헌법 제25조는 모든 사람에게 양심의 자유와 종교를 자유롭게 고백하고 실천하며 전파할 권리를 보장한다. 동시에 공공질서와 도덕, 보건 등을 그 권리의 적용 조건으로 두고 있다.
결국 서벵골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은 어느 한 종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독교인이 두려움 없이 예배할 자유와 모든 시민이 강요 없이 자신의 종교를 선택할 자유가 함께 보장될 수 있는가.
최근 잇따르는 사건들이 인도 사회에 던지고 있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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