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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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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문제, 제도로 풀 수 없어

GOSPEL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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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의 원인으로 ‘경제적 부담 및 소득 양극화(40.0%)’와 ‘자녀 양육·교육에 대한 부담감(26.9%)’, 만혼과 비혼 증가(28%) 등을 꼽았다.(사진은 짝을 찾기 위해 ‘HOPE 미팅 데이트’ 행사에 참여한 미혼 남여 크리스천들.)

한국 사회 전체의 근본적 문제 직시하므로 해결책 찾아야 …

하나님은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에게서 수고의 결실과 즐거움 찾을 것 가르치셔 (전 9:9)

우선,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결혼하지 않는 시대, 아이도 낳지 않는 시대의 현실을 직시하고 원인을 찾아야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초혼연령 평균은 남자 34세, 여자 31.5세로 전년 대비 남자는 0.3세, 여자는 0.2세 높아졌다. 초혼인 40세 이상 남성의 비율도 사상 처음 10%(10.3%)를 넘었다. 결혼이 갈수록 늦어지니 출산 시기도 늦어지고, 아예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결국 늦어진 결혼 시기가 출산율을 낮추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한국의 평균출산연령은 33.4세로 OECD(평균 30.9)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더 큰 문제가 있다. 결혼이 늦어지는 건 세계적인 추세인데 다른 나라들의 경우 30세 미만 여성 출산이 줄어 든만큼 30세 이상 여성의 출산 증가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30세 미만 여성 출산이 줄어든 만큼, 30세 이상 여성의 출산이 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는 결혼이 늦어지면 출산을 포기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 키우는 것을 짐으로 생각하다 보니 출산 자체를 기피하는 경향이 생겼다.

현실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획기적으로 늘어났는데, 아이를 키우는 것과 경제활동이 양립할 수 없도록 사회 문화가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출산은 곧 여성의 경력단절을 의미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사회에서 출산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국 여성의 경제활동 욕구를 떠받쳐주지 못하는 사회·직장 문화부터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경제연구원 유진성 수석연구위원은 “여성의 경체활동참여, 사회적 활동욕구는 높아지고 있지만, 출산이 경제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면서 출산을 기피하고 출산율 저하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육아휴직 기간은 2022년 기준 한국 52주로 OECD 평균 32.3주보다, 일본 44주보다도 월등하게 높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문제는 사용률이다. 출산자 100명 당 육아휴직 사용 건수는 한국 48건으로 OECD국가 가운데 최하위다. 결국 출산 장려 제도조차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사회·직장 문화가 문제인 것이다. 즉 일과 출산,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관건인 것이다. 사회적 지지가 발판이 된 직장의 지원책을 정부가 장려하고 지원하는 정책까지 연결돼야 한다. 가령 유연근무제나 재택근무·원격근무 등 다양한 근무형태를 도입하고 출산 수당을 지급하는 등 정부와 기업이 한 몸이 돼 출산 장려책을 확산해야 한다.

결혼 연령이 갈수록 늦어지는 것에 대한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결혼을 해야 출산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므로 결혼을 장려할 뿐 아니라 실제 결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의 세대가 개인적 자유와 취향을 추구하고, 결혼으로 인해 발생할 새로운 가족관계에 대한 부담, 양육에 따른 자기계발 기회 박탈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경향이 많다는 점 등을 출산정책에 감안해야 한다.

좀 더 근본적으로는 한국의 지나친 경쟁사회가 자기계발에 매달리게 하고 결혼에 대해 부담을 느끼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지금 부모들이, 또는 국가가 아이들을 서열 중심의 교육체계로 어려서부터 치열한 경쟁에 내몰고 있다. 한 시간도 개인 시간이 없이 공부에 내몰려 경쟁만 안 아이들이 커서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또는 낙오하지 않기 위해 결혼을 미루고 포기하기까지 한다.

저명한 인구학자 야마다 일본 주오대 교수는 한국의 저출산의 원인으로 ‘경쟁’을 꼽았다. 경쟁에서 이기지 않으면 사회에서 배제돼 비참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부모들이 격렬하게 경쟁하고 남보다 잘 키워야 한다는 욕망과 이를 위한 과대한 양육비, 교육비는 출산기피의 원인이 된다고 진단한다. 즉 미혼 남녀는 경쟁 때문에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고, 결혼하더라도 경쟁 때문에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도 경쟁의 산물이다. 인구과밀에서 빚어지는 지나친 경쟁, 취업난, 높은 집값이 우리나라 초저출산의 직접적 원인이 되고 있다. 인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토머스 맬서스는 “도시의 인구밀도가 높아지면,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경쟁이 심해지고 이는 생존경쟁을 위한 저출산으로 연결된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의 경쟁 문화가 바로 저출산의 원인인 것이다.

경쟁과 서열화의 문화가 아니라 호혜와 상생, 개성이 존중받는 문화를 하루빨리 만들어야 한다. 경쟁이 아니라 협력할 때 시너지가 나온다는 사실을 어려서부터 체득하는 교육으로 체질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유럽의 교육 방식을 배워야 한다. 독일 교육은 성적을 매기는게 아니라 사회성, 창의성, 발달상황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만 한다. 프랑스의 교육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가르치고 대입 자격시험의 관건이 독서이다. 교육이 바뀌기 위해선 사회도 바뀌어야 한다. 각자의 개성과 삶의 방식이 존중받는 사회, 정당한 경쟁을 저해하고 남의 분량을 빼앗는 독식과 카르텔이 자리잡지 못하도록 나눔과 협동이 각광 받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즉, 기성세대와 정치권이 바뀌지 않고 젊은 세대만 탓하고 물량 지원만 한다고 저출산이 개선될 수는 없는 것이다. 실제로 20·30세대는 저출산을 젊은 세대의 이기주의 탓이라 생각하는 인식이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다. 지난 1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솔직히 저출산이 20·30세대 탓인가’라는 제목의 글이 젊은 세대에 공감대를 넓히며 빠르게 확산됐었다.

글은 “젊은 세대가 눈 높다고 자꾸 뭐라 하는데, 비교 문화를 만들고, 학벌 서열 매기고, 기성세대가 뽑아 놓은 위정자들 정치놀음 탓이 크지 않나”라며 “남녀를 싸우게 하고, 지역감정, 세대갈등 유발, 집값 폭등밖에 더 했나. 그냥 성실히 일하면서 내 집 마련이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썼다. 지금의 경쟁, 투기, 카르텔, 황금만능 사회를 만들고 이기적 문화의 수혜자가 된 위정자들이 나라를 운영하는 한 저출산을 해결하기 힘들다는 뼈져린 지적인 셈이다.

저출산을 경제논리만으로, 또는 특정 세대의 책임만으로 돌릴 수 없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현상은 다양한 사회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심화된 현상이기에 개인에게, 특정 세대에게만 책임을 묻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복합적 요인 중에는 젊은 세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의 역할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해 10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으로 ‘저출산 인식조사’를 실시,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저출산의 원인으로 ‘경제적 부담 및 소득 양극화(40.0%)’와 ‘자녀 양육·교육에 대한 부담감(26.9%)’, 만혼과 비혼 증가(28%)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