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현재 3,058명인 의대 정원을 최소 2,000명 이상, 1200명 국립대 의대 교수를 1000명 이상 늘리겠다고 했으며, 의학교육 발전을 위해 교원, 기자재, 시설 등 확보에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사진은 국내 대표적인 대학교병원을 보유하고 있는 대학교들)
의대증원 통해 지역·필수 의료공백 우선 해결 필요 …
의료 소외지역 없도록 길 잃은 한 마리 양 찾는 하나님 마음 필요(마 9:12, 마 18:12~14)
인구는 줄어들어도 고령화 탓에 1인당 의료이용량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1년에 견줘 2050년에는 입원 2.4배, 외래 1.2배가 늘어난다. 의사 고령화도 부담 요인이다. 지금은 6% 수준인 70세이상 의사 비중이 10년 후에는 20%에 육박할 정도다. 현장에서 시급을 요하는 응급실을 70세 이상 의사로 채울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2035년 은퇴가 예상되는 의사 수는 약 3만2000명인데, 앞으로 10년 간 신규 유입 의사 수보다 2000명 많은 수준이다. 의사 수도 적은데 의사 고령화까지 겹쳐 의료대란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또 의사들은 의대 정원을 증원해도 지역·필수 의료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오히려 급격한 증원으로 의학 교육 부실과 의료 질 하락만 초래한다며 집단행동의 주요 명분으로 내세운다. 더욱이 비수도권 의대는 교수들이 계속 이탈해 지금의 교육 수준도 유지하기 어렵다고 한다.
의사들은 ‘반에서 20~30등 하는 의사를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의료 질 하락을 얘기하기도 한다. 의사들이 주장하는 의학 교육 부실 문제부터 살펴보자. 한국(5200만 명)과 인구 규모가 비슷한 영국(6800만 명)의 경우 42개 의대 정원은 9280명으로 3058명인 우리보다 3배 이상 많다. 1개 교당 평균 정원이 221명이다. 우리나라의 40개 의과 대학 평균 정원은 77명이다. 50명 미만인 의과대학도 17개교나 된다. 입학 정원이 지나치게 적다보니 교육 시설이나 교원 충원의 비효율이 크고 교육의 질도 오히려 높이기 힘들다. 소규모 의대라도 교수는 동일하게 일정 이상 필요할 뿐 아니라 의대의 경우 임상 교육 등을 병행해서 상대적으로 많은 교육 자원이 투입돼야 한다.
정부가 의과대학 현장점검 등을 실시한 결과 2000명 수준의 증원은 대학에서 기존의 인프라 활용과 필요시 확충을 통해 수용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1월 전국 40개 의대에 대한 학교별 수요 조사에서 현재 교육 역량으로도 당장 2151∼2847명 증원이 가능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정부는 정부대로 현재 1200명 안팎 수준인 국립대 의대 교수를 2027년까지 1000명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의학교육 발전을 위해 교원, 기자재, 시설 등 확보에 어려움이 없도록 다각도로 지원할 방침이다.
의사들이 주장하는 의료 질 하락 부분을 보면, 오히려 현재 전공의 중심의 과도한 근무와 과밀 대기 환자 수와 적은 진료 시간 등에서 근본적인 의료 질 하락 현상을 겪고 있다. 의사가 없어 목숨을 잃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의사 1명이 한 해 진료하는 평균 환자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무려 3.4배에 달한다. 이 같은 현재의 상황에선 근본적, 구조적으로 의료 질 개선이 불가능하다.
대형병원들의 전공의 의존율이 40%가량에 이르는 것도 큰 문제다. 의과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수련의들에 의해 병원 운영이 좌우되고, 의료 서비스 질이 저하되는 문제까지 있다. 간호사들은 전공의들의 잘못된 처방을 교정하는 ‘오더 거르기’가 업무의 가장 큰 스트레스라고 할 정도로 높은 수련의 비중은 의료 왜곡의 주요 원인이었다. 특히 학생 성격이 강한 인턴·레지던트들이 환자를 볼모로 단체행동을 통해 국가 의료정책을 쥐고 흔드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일본 도쿄대 병원의 전공의 비율은 10.2%, 미국 메이요클리닉(로체스터 본원)도 10.9%에 불과하다. 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서 뿐 아니라, 주요 정책이 전공의들에게 더 이상 휘둘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전공의 의존을 대폭 낮추는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 정부는 의대 증원으로 전공의들의 장시간 근로(주 최대 88시간, 연속근무 36시간)를 완화하는 한편 전문의 중심으로 병원 운영 구조를 개편하고 올해 중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 축소 시범사업도 한다는 계획이다.
또 의료계는 의대 증원 시 ‘입학생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며 반대해왔다. 의사들의 ‘엘리트 의식’을 차치하고라도 입시업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려도 이런 주장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기준 전국 고등학교의 수는 2379개로, 전교 5등까지를 다 합하면 1만2천명이다. 2000명 증원된 5058명의 2.3배가 넘는다. 전교도 아닌 반에서 20~30등 하면 결코 의대에 갈 수 없다. 지역인재전형 확대 역시 최상위권이 아니라면 진학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입시업계의 중론이다.
또 의료계는 의사 수가 늘면 의료비 부담이 커진다고 주장하지만 근본적으로 의사 수와 진료비의 상관관계는 미미하고, 오히려 현재처럼 의사 수가 부족해 의사 인건비가 상승하면 의료 수가가 높아지고 의료비 부담이 커지게 된다. 또 의사 인건비가 비싸게 형성되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필수 의료 분야의 이탈 현상이 심화돼 의료 시스템 자체가 붕괴된다.
반대로 의사 수가 늘면 응급실 뺑뺑이와 같은 미충족된 필수 의료를 골든타임 내에 제공할 수 있어 의료비 등 사회·경제적 비용이 절감된다.
지역·필수 의료 공백 부분을 보자. 의사들은 의대 정원을 증원해도 지역·필수 의료 공백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한다. 그러나 정부는 의료사고 안전망, 보상체계 공정성, 필수의료 인력의 지역의료 유입 등을 통해 증원된 인력이 지역·필수 의료에 종사하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의대 신입생을 특정 지역 출신으로 뽑는 ‘지역인재전형’의 비중을 40% 이상에서 60% 이상으로 높이고, 지역인프라 개선을 위한 권역별 최대 500억 원 투자로 지역병의원 간 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역에서 교육받고 지역 의사로 성장하게 하는 지역에 특화된 증원의 성격을 갖는다.
실제 2017년 전문의 자격 취득자의 2020년 근무 지역을 분석한 결과, 비수도권 의대 졸업 및 수련 시 비수도권 지역에 남는 비율이 82%에 달했다. 또 정부는 의사가 증원되면 부족한 필수 의료를 위해 중중응급, 중증정신, 소아, 분만 등 필수 분야 진료수가를 집중 인상하고 필수 의료에 대한 보상 강화를 위해 10조원 이상을 건강보험을 통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의대 증원이 지역·필수 의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기성 의료계는 우리나라 의료 시장을 한정된 의사가 독차지하므로 특권과 이권을 누려왔지만 의료체계의 비정상적 불균형과 공백을 초래하며 국민의 의료 피해를 가중시켜왔다. 의료 시스템 붕괴를 논할 만큼 의사 부족이 한계점에 이른 상황에서 의대 증원은 국가적 최우선 과제가 됐다.
특히 초고령 사회라는 거대 해일이 몰려오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에 따라 의대 정원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추세다. 증원 규모도 엄청나다. 독일은 공립 의대 정원이 9000명이 넘지만 1만5000명가량으로 늘리기로 했고 영국도 8639명을 뽑지만 2031년까지 1만5000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독일과 영국의 의대 입학 정원은 각각 우리나라의 무려 5배에 달할 전망이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를 겪은 일본의 경우 지난 10년간 의사 수가 4만3000명가량 늘어났다. 이들 어느 나라도 의사들이 집단행동으로 의대 증원을 가로막는 나라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