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외되면 전쟁 위험 더 커져 …
포도원 망대처럼 하나님 남겨 주신 희망이 남북통일과 세계 희망 되게 해야 할 의무 있어( 사 1:7, 8)
지금 미국의 최대 국가적 위협은 북한이다. CNN이 지난해 10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압도적 다수인 86%가 북한을 ‘심각한 위협’으로 여긴다고 보도했다. 미국인의 58%는 “외교 해법이 안 통하면 무력을 써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의 군사 전문지인 ‘내셔널 인터레스트(NI)’는 지난해 12월 ‘미국이 북한과 전쟁의 길로 가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미국의 안보·국방 분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 부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018년에 북·미간 군사 충돌 가능성을 육군 자문관이 50%, 국무부 전 관리가 55%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더욱이 시간이 흐를수록 대북 무력 사용을 허용하는 쪽으로 미국 여론이 점점 기울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외교협회(CFR)가 7000여명의 외교안보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미국과 세계안보 위협’ 조사에서 미국의 8대 안보 위협 요소 가운데 북한과 미국 사이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최대의 위협요소로 꼽았다. 미 정부의 생각도 같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북한을 미국의 최대 위협으로 소개했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도 유엔 안보리 새 대북 제재결의안 채택 직후인 지난해 말 “한반도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고 경고하고 “주한미군 가족 철수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가 시작된 지금 미국의 우려는 한국과 달리 더 커졌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24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및 불법거래에 연루된 기관·개인·선박을 추가로 제재하는 고강도 독자 대북제재를 발표했다.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같은 날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우리 모두가 북한의 실체를 인식해야 한다. 북한이 전 세계에 얼마나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지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평화공세를 믿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이 지속적으로 지지세 결집과 우려의 경고를 보내는데도, 우리 정부는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북측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방남 일방 연기나 올림픽 개회식 전날 북한의 대대적 열병식 등 악재에 대해 항의는커녕 무반응에 가깝다. 또한 올림픽 지원 과정에서 대북제재 위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는 구체적 설명이 없다. 전문가들은 “한국정부가 가시적인 성과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올림픽이 끝난 후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고려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의 한반도 정세를 당사자인 한국만 못 보고 있는 셈이다.
지금 한반도 정세가 어떤가. 김정은이 핵 보유 야망을 꺾지 않는 한 미국과의 정면충돌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북한은 마지막 단계의 핵무력 완성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 ICBM 완성 데드라인을 올해 3월로 확정하고 군사옵션 준비를 완료한 상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4일 미군이 한반도에서 한국과 정기적인 훈련을 하지만, 미국에서 여러 훈련은 북미 갈등에 대한 군사적 대비에 새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즉 지금 미국의 속셈은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상정하고 있는 것이다. 단, 선제공격을 하기 위한 선결 과제로 미 백악관 안보담당자가 밝힌 대로 ‘한·미 동맹 부담’과 ‘국제사회 용인’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해소돼야 한다. 그런데 “전자는 이미 충족됐고 후자는 충족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한미연합군은 9월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실전을 가상한 최상의 각종 연합훈련을 진행했다. 한·미 해병대가 전차와 장갑차로 진격하는 적진종심진격훈련, 항공모함 3척이 동원된 대규모 해상기동훈련, 전략폭격기의 장거리 폭격훈련, 폭격기의 지원 아래 수송기와 헬기가 포함된 특수부대의 참수훈련, 260대의 첨단 전투기가 동원된 대규모 폭격훈련 등 그간의 훈련들을 합하면 바로 북한정권을 궤멸시킬 전쟁이 되는 것이다. 물론 북한의 반격에 대비해 후방에서 미군 가족의 철수 훈련도 이뤄졌다.
미국은 만약 한국군이 선제공격에 반대하는 상황도 가정했다. 안보담당자의 말을 빌면 “최악의 경우 한·미동맹이 깨지더라도 별로 상관 안 한다. 한국이 이탈하면 일본과 대만으로 태평양 방어선을 물리는 대안이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한미동맹 부분은 미국식 해결책을 찾은 셈이다.
미국에게 선제공격을 위해 남은 문제는 ‘국제사회용인’이다. 지난 15, 16일 한국·미국·일본 등 21개 나라 외교장관들이 참석하는 ‘한반도 안보와 안정에 관한 외교장관회의’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렸다. 미국과 캐나다가 공동 개최국이지만 사실상 이 회의는 미국의 한반도 전략의 일환이었다. 즉 미국이 캐나다에서 20개국 이상이 참가하는 외교·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하려는 진짜 이유는 한국의 이탈에 대비해 6·25 참전국을 중심으로 일종의 다국적군 형성을 모색하고, 지지세력을 결집하려는 것이다. 이 경우 유엔군사령부의 깃발 아래 미군 주도의 새로운 연합작전 형태가 생겨날 수 있다.
실제로 회의 참가국들 사이에선 차제에 한반도 문제에 본격적으로 개입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됐다. 밴스 캐나다군 합참의장은 ‘밴쿠버 회의’로부터 요청이 있으면 북한 선박 검사 등의 대북제재 활동에 참가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피터스 뉴질랜드 부총리 겸 외교장관은 밴쿠버 회의는 “보다 강력하고 폭넓은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기회”라며 자국 입장을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부장관과 틸러슨 미 국무부장관은 16일 캐나다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통해 대북 제재를 강화하고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았다고 발표했다. 프리랜드 장관은 북한 제재를 위해 325만 달러를 투입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대북 제재를 위한 유엔안보리 결정 내용을 실천하는데 힘을 모으자는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건 한국 정부만 다른 시각이라는 점이다. 한국 외교부는 “남북대화 지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연대 및 결의를 실현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정 반대로 말했다. 제재와 대화는 정 반대 개념이다. 캐나다 회의에서 어느 것이 강조됐는지를 외면한 것이다.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6일 ‘지금은 북한과 대화를 나눌 때가 아니다’는 취지의 발표를 하며 이를 위해 밴쿠버 회의에서 많은 나라가 참여하는 ’최대의 압박 작전‘에 입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 때 한국 정부가 미국과 엇박자를 내는 것은 심히 우려스럽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안보·통일 문제에 있어 한국이 ‘패싱’되고 있다. 한반도 유사시 북한 처리를 놓고 미중 간 밀도 높은 협의가 최근 진행되고 있지만 한국은 논의 장에서 완벽히 제외됐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북핵 제거 후, 38도선 이남으로 미군이 남하할 것을 중국에 약속했다”고 공개했다. 또 매티스 국방장관은 한반도 통일과 관련해 ‘중러와 의견 접근을 보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북한 급변 시 ‘한미 작계에 의한 통일 복안’이 중러의 반대로 물 건너가고 있음을 암시한다.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가장 중요한 시기에 우리를 제쳐둔 채 주변 강대국끼리 협의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미 국무·국방장관의 발언 속에도 당사자인 한국의 존재가 미국의 시야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음이 보여진다. ‘혈맹’으로 상징되던 한미 동맹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다 보니 신뢰를 잃고 패싱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주변국의 한반도 논의에 당사자인 한국이 제외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하고도 대단히 위험하다. 미국이 독자적인 대북 선제공격을 감행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미국에게 안보위협을 제거하는 선제공격이 한국에겐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존망이 걸린 문제이다. 또한 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하면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될 위험이 다분하다. 대만 자유시보는 2018년 한반도에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내다봤다. 신문은 “미국과 북한 모두 선제공격을 바란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본토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기 이전 상대방의 소통·군사시설을 파괴하길 원했고 사실상 북한도 이런 생각은 똑같다”고 지적하고, “한 쪽이 오판을 해서 선제공격을 한다면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일본과 중국까지 이에 개입할 것”이라면서 한반도 국지전이 국제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은 올해 스위스에서 개최하는 연례 총회를 앞두고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를 통해2018년 최대 위협으로 지진 등 천재지변과 기상 이변의 피해가 사상 최고의 기록을 경신할 환경 위협 외에 군사충돌 등 지정학적 위협을 꼽았다. “민족이 민족을, 나라가 나라를 대적하여 일어나겠고 곳곳에 기근과 지진이 있으리니 이 모든 것은 재난의 시작이니라(마 24:7, 8).”
보고서는 정부와 기업, 학계 및 비정부기구 등 전문가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근거해 작성됐는데, 조사 대상자의 80%가 올해 국가 간 군사 충돌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지난 1년 동안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맞대결이다. 보고서는 양자 간의 긴장 관계가 수십 년에 걸친 핵전쟁의 위기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인 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지난 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만약 “한반도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한국 경제는 물론 세계경제가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미국의 선제공격을 막아야 한다. 그런데 코리아 패싱을 심화하는 미국을 한국이 막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평창올림픽 이후 북한이 도발을 이어가면 상황은 더 어려워진다. 현재로선 주변국 상황도 한반도에서 군사충돌을 막기에 역부족이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인 맥그리거는 지난 10일 미 폭스뉴스 기고문을 통해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을 못살게 굴어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게 만드는 것은 오히려 김정은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중국이 한반도 전쟁에 개입할 것이고,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에서 충돌하면 러시아가 수혜를 볼 것이기 때문에 러시아가 북한의 미사일 능력 향상을 위해 기술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개입하고 러시아와 북한이 서로 활용하는 이 같은 상황에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김정은을 선동하고 있다. 미끼를 물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미국의 선제공격에 의한 한반도 전쟁 위험은 점점 높아가고 있다. 이미 한국은 불과 68년 전 전쟁의 참상을 겪었다. “너희의 땅은 황폐하였고 너희의 성읍들은 불에 탔고 너희의 토지는 너희 목전에서 이방인에게 삼켜졌으며 이방인에게 파괴됨 같이 황폐하였고 딸 시온은 포도원의 망대 같이, 참외밭의 원두막 같이, 에워 싸인 성읍 같이 겨우 남았도다(사1:7, 8).” 그 때의 수천만의 피의 호소가 아직 메아리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