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주의 훼손은 국가 정당성 흔드는 최대 관건 …
하나님의 참고 기다림이 멀지 않아 (히 10:33~39, 마 28:20)
‘정운호 게이트’가 법조비리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이며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화장품 업계의 성공신화를 일군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정운호(51) 씨의 도박 사건을 둘러싼 법조 비리가 점입가경이다. 이 사건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드러난 것은 지난달 12일 정운호 씨가 수감된 서울구치소 접견실에서 최유정(46) 수임 변호사를 감금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최유정 변호사는 ‘문학판사’로 불릴 만큼 명망 있는 부장판사로 재직하다 2014년 2월 법복을 벗고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이후 투자사기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던 이솜투자자문 대표 송창수 씨의 변호를 맡아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게 해 주는 등 부장판사 출신으로서 ‘전관’의 힘을 발휘했다. 정운호 대표가 이런 ‘능력’ 있는 최 변호사에게 자신의 도박 사건의 변호를 맡긴 게 ‘정운호 게이트’의 발단이었다.
정 대표는 이미 2014년 329억원 대의 해외 원정 상습 도박 협의로 수사를 받았지만 그해 7월과 이듬해 2월 두 차례나 무혐의 처분을 받았었다. 이때도 검사장 출신의 홍만표(57) 변호사가 사건을 맡아 역시 ‘전관’의 힘을 발휘해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정 씨의 100억원 대 원정 도박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며 구속되자 정운호 씨는 “홍만표 영향력이 과거보다 떨어졌다”며 개업한지 얼마 안 된 최유정 변호사에게 2심 재판의 변호를 맡겼던 것이다. 정 씨는 보석이나 집행유예를 바랬지만 징역 8개월의 실형을 받자 최 변호사에게 수임료로 준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최 변호사는 수임료로 받은 50억 원 중 30억원을 돌려줬다며, 20억원은 못돌려 주겠다고 실갱이하는 과정에서 감금폭행 사건이 발행한 것이다. 실형을 받고 구속수감된 정 씨 입장에선 ‘실패한 로비’라고 생각했을 수 있지만 최 변호사도 정 씨의 20억원 반환 요구에 응하지 않은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20억 원이 거액인 만큼 최 변호사 외의 여러 ‘전관’의 몸값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이다. 처음부터 정운호 씨의 도박 자금이 회사 돈을 횡령한 것이라는 혐의가 이미 있었는데, 이를 덮고 최대한 관대한(?) 처분을 받은 게 사실이다. 이상은 ‘정운호 게이트’의 발단이 된 내막인데 우리 일반 서민은 허탈할 뿐이다.
일반 국민이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우리 사회에 이토록 ‘전관’의 힘이 발휘되고, 상상 못할 거액의 수임료가 오가며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되는 현실이다. 정운호 씨는 법복을 벗은지 얼마 안 된 검사장과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들에게 사건을 맡기고 거액을 주었다. ‘전관예우’를 믿은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전관예우’가 우리 법조계에 정말로 실재하는 것일까. 이를 믿고 안 믿고는 개인의 자유지만 법조계 안팎에선 ‘전관예우’가 공공연한 비밀로 통한다. 지난 5일자 법률저널 보도에 의하면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0% 이상이 “전관예우가 존재한다”고 답했다. 법조인 스스로 재판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특히 법복을 벗은지 1년이 되지 않은 이른바 ‘유효기간’이 지나지 않은 ‘전관 변호사’의 수임료가 더욱 높이 책정되며, 재판 단계보다 혐의를 무마시킬 수 있는 수사단계에서 변호사 수임료가 훨씬 높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고위직 판·검사 출신이 퇴임 후 1~2년 안에 ‘한 장(100억원)을 못 벌면 바보’라는 법조계 주변의 속설까지 나도는 실정이다.
실제로 정운호씨의 수사 당시 사건을 맡았던 검사장 출신의 홍만표 변호사는 두 번 무혐의 처분을 받게 해 준 대가로 알려진 것만 수억 원을 받았다. 이렇게 해서 홍만표 변호사는 개업한 2011년 9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16개월 동안 110억원의 매출을 신고했다. 개업 4~5년간 알려진 수익만 200억원이 넘는다. 홍 변호사는 탈세 의혹까지 받고 있어 실제 수입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관예우가 없다면 이렇게 돈이 몰릴 수는 없다. 최유정 변호사는 2700여 명의 피해자를 낸 1300억 원 대 투자사기사건 피의자 송창수 씨와 도박사건 피의자 정운호 씨에게서 각각 50억씩 두 사람에게서만 100억원을 받았다. 이렇듯 ‘전관’ 변호사에게 돈이 몰리기 때문에 이에 기생하며 알선과 로비에 나서는 법조 브로커들도 해마다 늘고 있다. 매년 400여건이 변호사법 위반으로 처벌받고 있을 만큼 법조 브로커들이 성행하고, 요즘은 이들이 개인회생과 파산, 경매 사건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 수법도 점점 조직화·기업화되고 있어 변호사들보다 브로커의 입김이 더 셀 정도다.
정운호 씨의 항소심을 배당받은 임 부장판사의 경우 사건 배당 당일인 지난 해 12월 29일 정 씨의 브로커 이모(56)씨와 술자리를 가졌다. 임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또다른 법조 브로커 정모씨와 동반 해외여행을 떠났던 사실까지 드러나 결국 사표를 낸 상태다.
이렇듯 어떤 범죄든 돈만 있으면 전관을 통해 판·검사까지 움직일 수 있다는게 ‘정운호 게이트’가 보여준 현실이다. 정운호 씨는 법조계만 돈으로 통하려고 한 게 아니다. 자사 화장품의 군부대 납품 로비를 위해 또다른 브로커 한씨에게 돈을 건넨 뒤 이모 전 방위사업청장에게 부탁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국방부 차관이 이 자리를 주선해 준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정대표는 지하철 역내 화장품 매장 확대, 롯데 면세점 입점 등을 위해 공무원이나 재계 인사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롯데 면세점과 관련해 언급되는 액수는 20억원, 지하철 매장 운영권 인수 등을 위해서는 100억∼200억원을 투입했는데, 이 중 수십억 원이 대관 로비 명목이었다는 소문도 돈다. 이렇게 로비로 얻은 매장 임대료를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정운호 게이트’는 법조 비리를 넘어 대한민국의 총체적 비리 백태를 보여주고 있다.
우려가 앞선다.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을 만들어 놓은 오늘날, 역사 이래 가장 부패한 오늘의 대한민국에 과연 하나님이 함께 하실까. 성경적으로 보자면 하나님은 지금 참고 기다리고 계신다.
의인 10사람을 찾을 때까지 악인까지도 참고 기다리시는 하나님임을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키기 전 보여주셨다. “주께서 이같이 하사 의인을 악인과 함께 죽이심은 부당하오며 의인과 악인을 같이 하심도 부당하니이다 세상을 심판하시는 이가 정의를 행하실 것이 아니니이까...이르시되 내가 십 명으로 말미암아 멸하지 아니하리라”(창 18:25~32) 세상이 악하지만 하나님이 기다리실 때 아직 기회가 남았다는 얘기이다. 어서 빨리 대한민국이 바뀌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의 국가적 진노를 피할 길이 없다.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첫째, 가장 먼저 법치국가의 정신과 체제를 바로 세워야 할 때다. 지금처럼 법이 무색할 만큼 법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이 판을 친다면 이미 법치국가는 먼 얘기다. 법이 사익 추구 도구나 지배 계층의 통치 수단으로 악용될 때 법의 보편타당성과 시민의 자유평등 권리를 보장받을 수 없고 법치주의를 국가의 근본으로 삼을 수 없다. “너희는 재판할 때에 불의를 행하지 말며 가난한 자의 편을 들지 말며 세력 있는 자라고 두둔하지 말고 공의로 사람을 재판할지며...네 이웃의 피를 흘려 이익을 도모하지 말라 나는 여호와이니라”(레 19:15)
특히 사법 정의의 보루가 돼야 할 법조계에서 전세계에 우리나라에만 전관예우 관행이 활개 친다는 것은 법치를 근본부터 허무는 일이다. 국가는 ‘정당한 물리적 폭력’을 독점하는 기구이다. 모든 국민의 안전과 자유를 위해 부여받은 공권력이다. 그리고 이같은 국가 공권력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보루가 법원과 검찰이다. 만약 법원과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 법치에 의존하는 국가의 정당성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래서 사법 정의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의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도는 27%로 OECD 국가 중 39위로 꼴찌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법치 실현이 요원하고, 이로써 국가의 정당성이 크게 훼손돼 있다는 얘기이다. 이런 상태에선 애국심이나 사회적 신뢰는 기대할 수 없다. 미래가 없는 국가의 모습이다. 따라서 총체적 법조 비리가 드러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뼈를 깎듯 사법개혁에 나서야 한다.
우선 법률조항이 많고 엄격한데다 검찰과 법원의 재량 폭이 워낙 넓다. 형사처벌 조항만도 8200여개에 달해 국민 4명 중 한 명이 벌금·금고형을 받은 전과자가 된 정도다. 여기에 수사 처리와 판결이 예측 범위에서 이뤄지기보다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검사·판사의 주관적 판단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원님재판식’ 법집행과 과잉범죄화로 국민을 옭아맬수록 법조브로커가 파고들 공간이 넓어지고 전관들의 주머니는 더욱 두둑해진다.
부패를 법이 구조화하고, 법조계가 이를 돈벌이에 이용하는 관행이 상시화하고 있다. 누구도 법을 독점할 수 없다. 각종 인맥을 활용한 법조비리의 근절을 위해 검사의 기소독점주의도 반드시 손봐야 한다.
둘째, 돈보다 의로움을 소중히 여기므로 참된 나라의 소망을 잡아야 할 때다. 예수님은 말세에 의로움을 보겠냐고 한탄하셨다.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 하시니라”(눅 18:8) 말세엔 모두가 불의한 세상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러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랑하며 교만하며 비방하며…선한 것을 좋아하지 아니하며 배신하며 조급하며 자만하며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며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니 이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딤후 3: 1~5) 따라서 비정상이 정상이 되는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뜻대로 살려는 자들은 삶이 힘들 수밖에 없다. “무릇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자는 핍박을 받으리라”(딤후 3:12)
또한 자기만 위하는 이기심이 판을 치고 희생과 사랑의 나눔이 없기 때문에 말세에 의로움을 볼 수 없다. 예수님은 말씀대로 행했다는 부자에게 말한다.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네게 보화가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하시니”(눅 18:22) 이렇듯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행하는 것은 이기심이 극에 달하고 믿음 없는 세대에 손가락질을 받고 핍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믿음의 담대함을 가져야만 구원에 이르는 참된 의인이 될 수 있다. “혹은 비방과 환난으로써 사람에게 구경거리가 되고 너희 소유를 빼앗기는 것도 기쁘게 당한 것은 더 낫고 영구한 소유가 있는 줄 앎이라…우리는 뒤로 물러가 멸망할 자가 아니요 오직 영혼을 구원함에 이르는 믿음을 가진 자니라”(히 10:33~39)
세대가 패역하고 죄악이 관영할 수록 더욱 믿음을 굳세게 잡고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본을 보이며 살아야 할 때다.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마 28: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