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등 주요6개국과 이란과의 협상이 지난 7월 14일 타결됐다. 사진은 2차 핵 협상 광경.
세계의 정세변화에 시급히 대처해야 할 때 …
한민족의 미래 위해 하나님을 의지해야 해 (욥 42:2, 삼상 17:45)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국제협상이 14일 최종 타결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 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2002년 이란 핵 위기가 처음 터진지 13년 만이다. 이란은 군사 시설을 포함해 우라늄 농축이 의심되는 모든 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대이란 경제·금융 국제제재도 IAEA 사찰 결과에 따라 내년 초쯤 해제된다. 유엔을 비롯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 이란 경제 제재가 해제 수순을 밟는다.
우리나라도 대이란 무역과 투자 등 경제 활력에 큰 기대가 가능하다. 이란은 원유 매장량이 세계 4위, 천연가스 2위이고 아연·철광석 매장량도 10위권이다. 그러나 이란은 그동안 미국의 비확산 제재가 북한보다 많은 최다 국제 제재국이었다. 석유를 내다 팔 길도 막히고 물가상승률이 연평균 16%에 이르는 등 경제는 계속 뒷걸음질했다.
그러나 제재가 풀리면 경제성장률이 4배로 증가한다는 예측까지 나온다. 이란은 8100만 인구에 한반도의 7.5배에 달하는 광활한 시장이다. 한국에는 ‘제2의 중동 붐’을 가져다줄 기회의 땅이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우리에겐 핵을 머리 위에 이고 있다시피한 북한을 떠올리게 되 남의 일 같지 않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09년 취임 전 ‘적과의 악수’를 약속하며 거론했던 세 나라가 이란, 쿠바, 북한이었다. 쿠바와는 지난 2일 54년 만에 국교정상화를 이뤘고 이번에 이란과도 핵문제를 매듭지었다.
이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제재를 받는 단 한 나라 북한이 남았다. 이란 핵타결 후 국제사회의 눈이 북한에 쏠리는 이유다. 중국 외교부는 15일 “이란 핵협상 타결이 한반도 핵문제 등의 지역적 이슈 해결에 본보기가 될 수 있다”며 이란 핵 타결의 의미를 한반도 문제 해결과 결부시켰다. 이란 핵타결은 한반도와 북핵 문제를 전쟁이 아닌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주고 있는 것이다.
또 북한의 몇 안 되는 맹방인 쿠바와, 핵문제에서 공동전선을 펴온 이란이 모두 미국과 손잡으면서 북한의 고립감은 더 커지게 됐다. 한국에게 있어 이란 핵 타결은 이같은 국제 정세의 번화를 가져오므로 여러 면에서 긍적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최대 관문인 미국 의회 승인 절차가 남아있는데 미국 상ㆍ하원 모두에서 과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공화당이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 이란을 적국으로 간주하는 이스라엘, 수니파의 맹주로 이란과 패권다툼을 벌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앞으로 60일간 합의문 검토에 들어간 미국 의회는 세기의 로비전이 펼쳐지고 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의회가 부결하면, 우리는 사찰도, 제재도, 협상능력도 갖지 못하게 된다”며 언론 홍보전에 돌입했고, 카터 국방장관은 19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 이란 핵협상에 반대하는 중동 국가 순방길에 올랐다.
반면, 더머 이스라엘 대사는 의회로 출근하다시피하며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에게 이번 핵합의가 ‘역사적 실수’임을 알리고 있다. 친이스라엘 의원들은 민주당에도 포진하고 있다. 정치권의 유명한 로비단체인 ‘미국ㆍ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등 친이스라엘 단체들도 이란 핵합의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광고를 TV와 인터넷에 내보내기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엄청난 오일머니를 보유한 수니파 국가들도 어떤 경로로든 부결을 위해 힘을 보탤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핵개발의 목소리를 높이는 등 중동에서의 연쇄적 군비확장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북한을 빗대 “북한은 현재 핵폭탄 12기를 보유하고 몇 년 내 100기를 보유할 것인데, 이번 이란 핵 협상 타결은 북한과의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라면서. “중동에서 테러 문제가 발생하고 이란이 전쟁과 테러를 위한 무기 개발에 드는 수십 억 달러의 돈을 벌어들여 세계가 더 불안해 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실 역사적인 이번 이란 핵 타결은 미국의 중동전략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대대적으로 국방비를 삭감한 것이 큰 원인이다. 지금 중동 전역을 전쟁터로 몰아넣고 있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인 IS의 발호와 5년째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 예멘 사태 등 동시다발적인 분쟁 앞에서 미국의 한계가 노출됐다.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은 레바논과 이란을 잇는 시아파 벨트의 핵심고리다. 반면 이란은 IS의 준동을 막기 위해 이라크에서 시아파 민병대를 후원하고 있다. 예멘에서는 시아파 반군의 배후자 역할을 하고 있다. 동북아에서 일본을 미국의 대리인으로 내세우듯 미국은 중동의 균형자로서 시아파 맹주인 이란을 이용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여긴 것이다. 이것이 말해주고 있는 것은 세계가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세계의 균형자로서 역할을 했던 미국의 힘이 약해지는 틈을 타 중동에서 급진세력의 준동과 분쟁이 높아가고 중국, 일본의 새 패권경쟁이 벌어지는 등 세계가 이합집산하며 국제정치지형이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에 가장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지금 같은 역사적 전환기는 한국이 미국만 바라보고 있어선 안 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북한은 지금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오디어노 미국 육군참모총장은 지난 17일 “미 육군병력 규모가 감축되면 북한이 오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육군성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는 시퀘스터(미 연방정부 자동예산삭감)에 따라 현재 49만명에 이르는 미 육군병력이 앞으로 4년 이내에 7만명이나 감축될 수 있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현재 2만 8500명 수준인 주한미군도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은 항상 오판에서 비롯됐다는 역사적 사실을 기억한다면 미군병력 축소가 북한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미 육군참모총장의 주의보가 예사스럽지 않다. 실제로 지난달 북한군은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한강하구 북측 수역에서 침투훈련을 수차례 실시했다. 한강하구 침투훈련은 1999년 이후 16년 만이어서 상당히 이례적인 사건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 21일엔 서해 연평도와 불과 4.5킬로미터 떨어진 무인도에 방사포를 배치한 징후가 포착됐다. 2010년 연평도 포격을 한 지역보다도 더 남쪽이다. 우린 무감각하지만 북한은 이미 전면전 때 시간당 50만발을 포격할 수 있는 장사정포를 최전방에, 전투함정 전력의 60%를 전방기지에 전진배치해 놓고 언제든 전면전으로 돌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실 한반도 상황만큼 급한 곳이 없다. 그러나 북한과의 대화나 기대치는 이란과 많이 다르다. 이란 핵타결이 됐다고 북한에 대해 이란과 같은 기대를 갖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고 낙관이다. 핵물질 제조 시도 수준이었던 이란과 달리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벗어나 세 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한 사실상의 핵보유국이다. ‘핵·경제 병진’ 노선을 아예 헌법과 정책으로 굳혀놓고 있다. 또 이란은 중동지역에서도 가장 민주적인 정부를 구성하고 있고 원유 수출 제한 등 외부 세계의 경제제재가 큰 효과를 발휘하는 상대적 개방사회인 반면, 북한은 외부 세계의 경제제재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는 폐쇄 경제체제다.
미국도 북한에 대한 기대가 최저다. 민주당의 클린턴, 공화당의 부시 행정부를 이어오며 대북협상의 실패를 경험했고, 오바마 행정부도 2·29 합의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체면을 짓밟힌 전례를 갖고 있다. 이런 미국으로서 북한을 믿고 협상을 재개하기에는 정치적 위험 부담이 너무 큰 게 사실이다.
결국 한반도 문제는 당사자인 한국이 주도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 시대의 요청이자 책무이다. 한국은 물론 미국이나 중국 등 개별로는 북한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한국이 주변국 외교를 강화해 동지로 규합하고, 6자회담 재개를 주도해 북핵을 넘어선 한반도 안보 울타리를 하루빨리 만들어야 한다. 북한과 끊임없는 대화 노력을 통해 최소한 북한을 관리하는 주체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이같은 사활을 건 노력에 더해 무엇보다 하나님께 부르짖어야 한다. 가장 큰 난관에서 그 어떤 나라도 아닌 하나님만이 돌파구를 만들어주실 수 있다. “주께서는 못 하실 일이 없사오며 무슨 계획이든지 못 이루실 것이 없는 줄 아오니”(욥 42:2) 하나님은 주변국은 물론 북한마저 움직이실 수 있다. “여호와께서 나라들의 계획을 폐하시며 민족들의 사상을 무효하게 하시도다”(시 33:10) 이란 핵타결이 한국에 새로운 기회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이 시대의 변화를 발빠르게 읽고 주도적으로 대처하며 하나님을 의지하고 나아가는 길밖에 다른 길이 없음을 인식해야 할 때다.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 곧 하나님의 이름으로 네게 나아가노라”(삼상 17: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