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신문 · 주간 신문“성경으로 과거를 해명한다! 성경으로 현실을 인도한다! 성경으로 미래를 예언한다!”성경으로 현실을 인도합니다
성경과 현실

성경과 현실

교권 붕괴된 우리나라 교육 현장

GOSPEL TIMES
이 기사 공유

교사의 99% 교권 침해 경험 …

참 스승이신 하나님으로부터 교육의 의미와 가치 배워야 할 때 (마 23:8-10, 시 32:8)

지난 7월 임용 2년차의 서이초등학교 새내기 교사가 학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교권 침해 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교권 침해가 본격화된 것은 2010년부터이다. 2010년 제5회 교육감 선거 이후 대거 등장한 진보적 교육감들은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며 학생 인권을 챙겼다. 뒤이은 아동복지법, 아동학대법, 김영란법 등의 제·개정과 이의 적용이 확대되면서 교권은 다양한 방법으로 제한됐다.

한 초등학교 4학년 담임을 맡고 있던 체구가 작은 남자선생님이 있었는데, 그 반의 체구가 큰 남학생이 그 선생님을 신체적인 힘으로 제압해서 거의 질질 끌고 한참을 다녔는데 그 선생님이 아무 대처도 하지 못했다. 화를 내지도, 야단을 치지도, 소리를 지르지도 못하고 학생이 놓아줄 때까지 한참을 끌려 다녀야만 했다.

한 중학교 2학년의 어떤 반에선 3~4명의 아이들이 수업하는 선생님 말씀을 듣지 않고 선생님을 조롱하고 웃고 떠드는데, 거의 모든 아이들이 웃으면서 이에 동조했다. 교권은 커녕 조롱과 멸시의 대상이 된 우리나라 선생님의 현주소이다. 교육 현장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학생인권조례에 따르려면 수업 중에 학생이 휴대전화를 사용해도 주의를 주고 압수할 권한이 교사에게 없다. 학생인권조례의 ‘사생활의 자유’ 조항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은 ‘방종’의 위험성을 배울 기회를 잃었다. 교사가 수업시간에 잠자는 학생을 깨울 수도 없다. 학생인권조례의 ‘휴식권’ 조항에 의해 만약 교사가 학생을 깨우면 학생은 “선생님이 내 휴식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은 ‘자기 통제력’을 훈련할 기회를 잃었다.

또 교사나 다른 학생에게 위해를 가하는 학생에 대해서도 물리적 제지를 할 수 없다. 훈계 목적 단순 체벌이 폭행죄로 처벌될 수 있고 학생의 잘못을 꾸짓는 사실적시 언급도 모욕죄나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수 있다. 나아가 학생이 교사에게 폭력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교사가 방어를 위해 반격을 하더라도 해당 교사는 폭력 등의 아동학대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 타인의 인권을 무시하게 만드는 이 같은 일방적 권리는 인권이 아닌 인권 유린이다. 학생은 상호관계와 상식, 배려 같은 가치를 배울 기회를 잃었다. 이외 ‘방임’, ‘정서적 학대’ 등 수많은 족쇄로 교내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교사가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

한 교사는 점심시간에 컴퓨터로 행정업무를 처리하느라 학생끼리 싸우는 것을 미처 인지하지 못했는데 학부모가 아이들을 방임했다며 아동학대죄로 고소장을 냈고 경찰은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싸우는 것을 뜯어 말리거나 벌을 주어도 폭력 등의 아동학대범이 되고, 싸우는 걸 몰랐어도 방임죄가 되는 현실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아동학대 신고로 입건만 돼도 ‘직위해제’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수업에서 배제되고 직위해제된 해당 교사에게 모욕적일 뿐 아니라 무죄추정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선 어떤 교육도 이루어질 수 없다. 교사는 선생님이 아니라 학생에 종속돼 생계를 해결하는 직업인일 뿐이다. 배움은 입시 경쟁에서 승리하는 기술을 배우는 것으로 변질됐고, 그 역할마저 학원이 맡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는 놀고 먹고 자는 곳처럼 되어가고 있다. 이 같은 환경 자체가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서로를 존중할 수 없게 만든다. 학부모가 교사를 무시하고 학생이 교사를 무시하는 일이 학교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지금 대한민국 학교에서 진정한 의미의 교사와 학생 관계가 존재할 수 있는 기반이 사라졌다.

이런 환경에 더해 교사들을 법과 조례로 옭아매 더더욱 정상적인 교육 활동이 이뤄질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과 최대한 부딛히지 않으려 하고, 학생들의 성장을 돕고 진로를 지도하려는 선생으로서의 사명감도 놓게 만든다. 사제지간의 정도, 인격적 관계 형성도, 올바른 가치관 교육도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 교사들이 이렇게 위축된 상태에서 교육은 이뤄질 수 없다. 지난 5년간 학부모들로부터 고소를 당한 교사만 1200명이 넘는다. 고소당한 교사 10명 중 7명은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이러니 어떤 의욕을 가지고 가르칠 수 있는가.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교권 붕괴의 실상은 참으로 충격적이다. 교사 4명 중 1명 이상이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교사의 99%가 교권 침해를 경험했다고 하고, 93%가 학생 지도 중에 학대 신고를 두려워한다고 한다. 지금 교사들은 학부모 갑질과 악성 민원, 아동학대법 신고를 두려워하며 ‘전쟁 시 간호사 수준의 스트레스’ 속에서 매일 아이들을 대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교사의 87%가 최근 1년간 사직이나 이직을 고민했다고 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달 25일부터 9일간 온라인으로 접수한 교권 침해 사례만도 1만1628건이나 됐다.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하거나 악성 민원을 제기한 경우, 학부모나 학생의 폭언·욕설, 업무·수업 방해, 폭행, 성희롱·성추행 등 유형은 다양했다. 선생으로 키워왔던 꿈과 사명감이 좌절되는 환경에서 비관 자살마저 줄을 잇는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초·중·고교 교사가 100명이나 된다. 세계 교육계에 없는 아픔과 기현상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절대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 왜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지나친 개념 확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호주의 심리학자 닉 헤이즐램 멜버른대 교수는 2016년 논문에서 이런 현상을 ‘개념 크리프(concept creep)’라고 규정했다. 초기 심리학에서 ‘학대’는 신체적 학대와 성적 학대 등 두 가지 형태로 인식했다. 이후 정서적 학대까지 개념이 확대됐고, 협박·위협·비하와 같은 행동도 학대로 규정됐다. 아동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살핌과 관심이 결여된 방임까지 학대의 범주에 포함됐다. 이렇다 보니 훨씬 경미하거나 미묘한 행동까지 학대로 부풀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개념의 확대는 피해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와 도덕적 관심이 커진 데 따른 현상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2년 전 민법상 부모의 체벌을 허용한 조항이 폐지됐다. 더구나 부모나 보육기관에 의한 학대가 잇따르면서 아동학대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졌다. 아동학대의 개념이 확장된 건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아동의 권리가 신장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교육 현장에서는 아이들이 학교나 교사로부터 겪는 사소한 좌절마저 아동학대의 범주에 포함되고 있다. 자녀가 ‘왕의 DNA’라고 주장하며 “하지 마, 안 돼”라는 말을 절대 하지 말라는 등 교사에게 어이없는 요구를 한 교육부 5급 공무원도 진작에 자녀의 담임을 아동학대로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분별한 개념 확장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은 간단하지 않다. 헤이즐램 교수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불행을 과장하고 자신을 피해자로 여긴다”며 “부당한 비난과 과도한 고발 및 소송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런 피해자 의식의 이면에는 ‘도덕적 악당’이 반드시 존재한다. 교사를 악당으로 만들어 사법적 틀에서 쉽게 단죄하려는 한국의 무너진 교육 현장과 겹치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