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례없는 한국의 초저출산 14세기 유럽 흑사병에 비유 …
출산 통해 축복 주시는 하나님의 창조 섭리와 심한 괴리 겪는 한국(창 1:28, 창 26:4, 전 9:9)
1970년과 1971년 한해 출생아가 100만명을 넘었다. 초등학교는 오전·오후반을 나눠 수업해야 했다. 이들이 대학을 갈 나이가 됐을 때인 1989년 학력고사엔 재수생 포함 110만 명이 응시했다. 이들을 다 수용할 수 없던 대학의 입학전형은 살벌했다. 당시 대학이 우후죽순처럼 새로 생겨났어도 졸업하면 일자리가 넘쳐났다.
60년대 후반부터 10%대로 올라온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80년대까지 여전히 동일한 성장 기조를 유지했다. 90년대 들어서도 평균 9%의 놀라운 성장을 유지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이듬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바로 다음해인 99년 11.5% 성장이라는 놀라운 복원력을 보였고 이어 2000년 9.1% 성장이란 저력을 나타냈다.
한국의 근본적인 성장의 견인차는 출산율이었다. 사회 전분야가 하면 됐다. 모든게 필요했고 모든 산업이 유기적으로 역할했고 활력이 넘쳤다. 한해 출생아가 100만명을 넘었던 70년대 초 합계출산율은 4.53이었다. 인구 유지 출산율인 2.1명의 2배가 훨씬 넘는 초고도 출산율이었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표어가 등장했다. 지나고 보니 기우였다. 국가의 3요소인 사람(국민)을 억지로 줄이려 한 잘못이다. 정부가 나서 ‘가족계획’이 이상이 되고 정관수술 붐까지 조장했다.
당시의 급속한 출산율 하락은 지금의 저출산의 이유와 달리 정부가 억지로 끌어내린 출산 정책에서 시작된 측면이 크다. 물론 급속한 산업화 여파와 여성의 경제 참여 등 많은 변화가 합해져 1984년 출산율 1.74로 1명대로 떨어졌다. 초고출산에서 불과 10여년 만에 저출산 국가로 돌아선 것이다.
저출산율이란 합계출산율, 즉 한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2.1명 이하로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저출산으로 인한 경제 활력 감소는 다시 저출산을 부르며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 한국은 이미 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저출산의 늪에 빠져든 것이다. 결국 2002년, 출생아 수가 70년대 초 100만명의 절반인 50만명 아래로 줄었다. 불과 한 세대, 30년 만이었다. 속도는 가속화 단계로 들어섰다. 그러고 2022년, 불과 20년 만에 다시 50만명의 절반인 25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출생아 수 100만명에서 반의 반으로 떨어지는 것이 두 세대가 채 지나기도 전에 벌어졌다. 재앙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2001년 우리나라는 저출산을 넘어 초저출산(출산율 1.3명 이하) 국가로 들어섰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지금 출산율이 다시 반토막이 나게 됐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내려앉았다. 이대로면 올해 0.6명대로 떨어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미 지난해 4분기 출산율은 0.66명으로 떨어졌다. 서울은 이미 2022년 합계출산율 0.55명을 기록했다. 중구·관악구는 0.38명에 불과했다. 이대로라면 우리나라 출산율이 0.5명 아래로 계속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거의 모든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는 시대이다.
한국의 저출산은 단순한 세계 최저 수준이 아니다. 저출산인 다른 나라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미국 1.7명, 프랑스 1.8명, 이탈리아 1.3명, 캐나다 1.4명에 비해 두 배 이상 낮다. 심지어 ‘인구절벽’으로 인한 여러 고초를 겪고 있는 초저출산국 일본의 1.26보다도 비교가 안될 정도로 현저히 낮다.
한국의 차원이 다른 초저출산에 세계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전세계가 인류역사상 이런 경우를 겪어 본 적이 없기에 놀라움은 더하다. 영국 BBC는 올해 초 ‘한국 여성들은 왜 아이를 낳지 않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이를 낳지 않는 핵심 이유로, 한국이 지난 50년간 여성의 교육수준과 경제적 참여율은 빠른 속도로 높아졌지만 사회적·문화적 인식은 더디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들면서, 거기다가 한국이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경쟁사회라는 점과 높은 집값과 사교육비 등의 경제적 부담도 아이를 낳기 어려운 배경이라고 짚었다. 2023년 말 CNN은 저출산 문제가 북한과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한국의 가장 큰 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즈는 한국의 인구감소를 14세기 중세시대의 흑사병에 비유하면서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온 인구감소 수준을 능가하고 있다면서 국가 소멸을 전망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칼럼니스트 로스 다우닷은 지난해 12월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은 선진국들이 안고 있는 인구 감소 문제에서 두드러진 사례연구 대상국”이라며 14세기 중세 유럽 시기보다 더 빠른 속도로 한국의 인구가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학계에서는 흑사병으로 인구 10명 중 5∼6명이 사망한 지역이 적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한국의 출산율이 그만큼 낮다는 점을 비유한 것이다. 다우닷은 “이 수준의 출산율을 유지하는 국가는 한 세대를 구성하는 200명이 다음 세대에 70명으로 줄어들게 된다”며 “추가로 한 세대가 더 교체되는 실험을 수행하면 원래 200명이었던 인구는 25명 밑으로 떨어지고, 한 세대가 더 교체되면 스티븐 킹의 소설 ‘스탠드’에서 나오는 가상의 슈퍼 독감으로 인한 급속한 인구붕괴 수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우닷은 “한국은 거의 S.F. 영화 수준으로 저출산이 심각하다”면서 “한국을 보면서 미국은 저출산이 얼마나 위험한지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 때 전세계의 성장 모델이 됐던 한국이 오늘날 국가소멸을 부를 저출산의 모델이 되고 있다. 다우닷은 40년 후 한국의 인구가 3500만 명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통계청의 인구 추계를 인용, 이러한 전망만으로도 충분히 한국사회를 위기에 몰아넣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불가피한 노인 세대의 방치, 광활한 유령 도시와 황폐화된 고층 빌딩, 고령층 부양 부담에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젊은 세대가 한국을 탈출하는 해외 이민 증가”를 경고했다. 아울러“한국이 유능한 야전군을 유지하려고 고군분투하는 동안 합계출산율 1.8명인 북한이 어느 시점에선가 남침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한 세대를 더 기다리지 않아도 그 전부터 국가소멸 위기가 가시화된다는 얘기이다.
우리는 못느꼈지만 80년대 중반 이후 저출산의 위기가 시작됐듯, 지금 못느껴도 이미 국가 소멸 위기는 시작됐다. 예전에 자연스럽게 누리던 사회 시스템이 지금 곳곳에서 붕괴되고 있는 것을 몇 가지만 보면 그 징조를 알아차리기에 충분하다. 2012년 64만명에 육박했던 군 병력이 2022년 불과 10년 만에 50만 명으로 줄었다. 그러는 동안 7개 사단이 해체됐고 6개 사단이 통합됐다. 내년엔 28사단이 해체된다. 문제는 앞으로다. 2040년 군대 갈 남성은 고작 14만명이다. 2020년과 비교해 불과 20년 사이에 병역자원이 절반 이하로 급감하는 셈이다. 순전히 저출산으로 인해 군대를 유지하기 힘든 시간이 온다.
올초 부산지역의 산부인과 전문 병원이 분만 진료를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6·25전쟁 때인 1952년 산부인과 의사인 호주 매켄지 선교사 자매에 의해 설립돼 70여 년 동안 산부인과 전문 병원을 표방해온 두 일신기독병원이 지난 2월 분만 진료를 종료했고, 산후조리원도 같은 달 문을 닫았다. 병원 측은 “결혼관의 변화, 저출산 문제 심각성, 24시간 응급 진료가 필수인 산과 의료진 수급의 어려움으로 산과 진료를 종료하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우리나라 대표 병원인 서울대병원은 올해 3월부터 산과 전임의가 단 한명도 없다. 저출산에 저수가, 소송위험까지 기피 현상이 심각해 주요 대형 병원 5곳의 산과 전임의 수는 지난 2007년 20명에서 올해 한자리 수로 줄어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