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대한민국이 미래를 열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는? …
하나님 말씀대로 의와 공도 행하는 대한민국으로 거듭나야 복 받는 나라 될 수 있어 (창 18:19)
헌법재판소가 4월 4일 재판관 만장일치로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면서 대한민국 시계는 조기 대선을 향해 급선회했다. 헌재는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통한 위헌 위법의 정도가 대통령직을 파면해야 할 만큼 중대하다고 봤다. 헌재는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행위”라며 “파면하여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국가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판단했다. 이번 파면 결정은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법치 수호와 민주주의 발전에 몇 가지 과제도 남겼다.
첫째는 헌재의 편파적 재판 진행 논란이다. 이 중 큰 것은 검찰 ‘내란 혐의’ 수사기록을 증거로 채택한 문제와 청구인(국회)의 ‘내란죄 철회’ 문제에 관한 것이다. 헌재법 40조는 탄핵심판에서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도에서 형사소송에 관한 법령을 준용한다’고 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에 의해 피고인이 법정에서 내용을 부인하면 피신조서를 증거로 쓸 수 없다. 공범에 대한 피신조서도 포함된다. 재판관들도 이들 조항의 “완화 적용”과 “엄격 적용” 간 이견을 나타냈다.
이미선·김형두 재판관은 “대통령 권한행사의 정지로 인한 국정공백과 혼란이 매우 크므로 신속한 심리의 필요성이 강하게 요청된다”고 완화적용의 이유를 밝혔다. 반면 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은 “동일한 사실관계를 기초로 한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에서 각기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법질서의 통일성과 재판에 대한 신뢰가 저해될 것이므로 불일치를 가능한 줄일 필요가 있다”며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의 보다 엄격한 적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이 이 조항들을 근거로 헌재의 피신조서 채택에 반발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진술신빙성을 집요하게 파고들었으나 헌재는 윤 전 대통령 주장보다 이들의 진술이 더 믿을 만하다고 최종 판단했다. 문제가 됐던 피신조서의 증거능력을 대체로 인정한 셈이다.
법조계에선 헌재가 내란죄 입증에 중요 쟁점이 될 지점까지 미리 판단해서 인정하므로써 형사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련자들 법정 증언이 달라질 경우 신빙성이 쟁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홍 전 차장 등은 진술 신빙성에 논란이 있었고 다른 증인들의 헌재 증언도 검찰 조서 내용을 뒤집은 게 많다”며 “형사 법정에서는 엄격한 전문법칙을 적용해 별도의 사실관계 판단을 하기 때문에 판단이 헌재와 달라질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내란죄 철회’ 논란도 탄핵 심판 과정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였지만 헌재는 결정문 분량에서 1.1%만 할애해 간단히 일축했다. 헌재는 “청구인(국회)이 그 위반을 주장한 법 규정 외 다른 관련 법 규정에 근거해 탄핵의 원인이 된 사실관계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내란죄 철회’가 탄핵 심판에는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취지다. 탄핵심판 내내 제기된 절차적 하자와 불법, 편파 진행 논란은 현재 40%에 이르는 헌재 불신도로 반영되고 있는 만큼 정치적 중립성은 앞으로 헌재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둘째, 정치권의 극심한 대립상의 극복이다. 대한민국 헌정사의 수치이자 비극인 대통령 파면을 부르고야 만 정부와 국회 사이 대립에 대해 헌재는 일방에 책임이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헌재는 “피청구인(윤 전 대통령)과 국회 사이에 발생한 대립은 일방의 책임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는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해소되어야 할 정치의 문제”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비상계엄이 아닌 민주주의적 방식을 통해 국정 위기를 해결했어야 했다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는 한편 국회에 대해서도 “소수의견을 존중하고 정부와의 관계에서 관용과 자제를 전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내 1당으로서 다수결을 무기로 민주당은 22건의 탄핵안을 발의했고 헌정사 최초의 야당 단독 감액 예산안을 의결하기까지 했다. 의회 독재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은 12.3 계엄 선포 전부터 ‘윤석열 정권 조기 퇴진’과 ‘이재명 방탄’에만 몰두하며 국정 마비의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 개발 의혹, 대북 송금 의혹 등의 수사를 지휘한 간부급 검사 4명에 대해 탄핵하고 이것도 모자라 이 대표를 엄호하기 위해 ‘판사 탄핵’을 거론하며 사법부까지 흔들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문을 보면 헌재는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던 거대 야당의 책임을 함께 묻고 있다. 헌재는 계엄선포의 실체적 요건을 따지면서 민주당의 탄핵소추, 입법권 행사, 예산안 심의 과정 등을 10여쪽에 걸쳐 살폈다. 우선 헌재는 탄핵소추된 고위공직자가 권한행사가 정지되는 것은 법 위반 행위가 중대할 경우를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짚고 “국회가 탄핵소추사유의 위헌·위법성에 대해 심사숙고한 후 신중하게 탄핵소추권을 행사하지 아니하고, 법 위반의 의혹에만 근거해 탄핵심판제도를 오로지 정부에 대한 정치적 압박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탄핵심판제도의 본래적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헌재는 민주당이 단독으로 법안 발의를 주도하거나 예산안을 삭감하는 결정을 한 점도 짚었다. 그러면서 헌재는 결정문의 ‘결론’ 부분에서 “피청구인이 취임한 이래, 국회의 다수의석을 차지한 야당이 일방적으로 국회의 권한을 행사하는 일이 거듭됐고, 이는 피청구인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와 국회 사이에 상당한 마찰을 가져왔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어 “피청구인은 행정부의 수반이자 국가원수로서 야당의 전횡으로 국정이 마비되고 국익이 현저히 저해되어 가고 있다고 인식해 이를 어떻게든 타개해야만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결국 정부와 국회 사이 대립이 “일방의 책임에 속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이는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조율되고 해소되어야 할 정치의 문제”이고 “정치적 견해의 표명이나 공적인 의사결정은 어디까지나 헌법상 보장되는 민주주의의 본질과 조화될 수 있는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치권의 극단적 대립은 대한민국을 둘로 쪼개고 가뜩이나 산적한 과제 앞에 내부에서 분열하는 망국병을 낳고 있다.
셋째, 대한민국 법치의 위기이다. 재판 결과 승복이 내 맘에 맞아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복하겠다는 태도가 만연해 있다. 서부지법 폭력사태는 이 대표적 사례이다. 선고 이틀 전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응답자의 44%는 탄핵심판 결과가 ‘내 생각과 다르면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냈다. 이는 완전히 갈라진 대한민국의 위기를 나타내는 수치이기도 하지만 ‘법치’가 무너지면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의 분열을 정치권이 앞장서서 조장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원하는 결과가 나와야만 분열 봉합의 계기로서 탄핵심판 선고의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 두드러졌다. 국민의힘은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3일 승복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선고 전부터 탄핵 기각이 되면 ‘불의한 선고’라며 불복을 ‘시민 저항’이라고 바꿔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