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신형 목사 /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인류의 역사는 끝없는 죽음의 역사라 불러도 무방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기근과 질병, 전쟁과 폭동, 차별과 억압, 그리고 궁극적으로 죽음의 고통과 절망을 벗어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시도하지만, 오히려 그 결과는 서로간의 미움과 다툼 그리고 분열과 갈등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고자 시도한 수많은 사상과 종교들이 있었지만, 그 누구도 죽음의 권세를 넘어설 수 없었습니다. 저들의 노력은 죽음에 대한 인류의 두려움과 좌절을 증폭시킬 뿐이었습니다. 지금도 끊임없이 처처에서 반복되고 있는 전쟁의 소문들과 창궐하는 질병, 부당한 차별과 약자를 향한 압제, 빈부 격차와 사회적 갈등은 우리를 또한 두렵게 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방법과 노력으로 해결하지 못한 사람의 궁극적인 문제를 이천년 전 베들레헴에 아기의 모습으로 임하신 예수님께는 단번에 해결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역사를 주관하는 온 우주의 주인이셨지만 오히려 사람들의 돌봄이 필요한 연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강림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삶과 죽음을 통해 우리는 죽음의 비참과 불행을 극복하였고 인류는 흉폭과 탐욕이 편만한 역사를 용서와 사랑의 힘을 통해 극적으로 변화시키는 역동성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이 땅위에 예수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고백하며 그분의 명령을 따르는 성도들은 그 누구도 정복 못한 죽음과 절망을 극복하는 변화와 치유 그리고 화해와 회복의 주체가 되고 있습니다. 큰 권세나 물질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웃을 위해 자기를 포기하고 낮은 곳에 처하기를 자원하는 사랑의 능력이 상처받은 영혼들에게 그리스도의 영광을 비추기 때문입니다.
성탄절은 이러한 나눔과 섬김을 통해 우리 모두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며 가치 있는 인생인지를 밝히 아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구유에 누우신 아기 예수님을 통해 깨닫기를 원하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나눔과 낮아짐으로 기쁨과 감사를 모두가 누리는 넉넉하고 훈훈한 성탄절이 되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2009년 성탄절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