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한반도 비핵화와 북핵 외교 …
역사를 섭리하시는 하나님 믿고 솔로몬의 지혜 구해야 할 때(막 11:23, 왕상 10:24)
지난 6일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 발표로 핵과 관련한 북한 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북한의 이번 4차 핵실험은 지난 3차 핵실험 때까지와는 달리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에 사전 통보 절차를 거치지 않고 ‘깜짝’ 감행됐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파가 컸다. 특히 북한이 한국과 세계 정보기관의 감시망을 철저히 따돌릴 수 있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 군의 대북정보 최고책임자인 합참 정보본부장이 북의 핵실험 징후는 최소 1개월 전, 장거리미사일 발사는 1주일 전에 파악이 가능하다고 밝혔던 것이 지난해 9월이었다. 그러나 이런 호언장담과 달리 우리 정부와 군 정보당국은 북한의 전격적인 4차 핵실험을 사전에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의 대북 탐지 및 분석 능력의 수준이 드러난 셈”이라고 실토했다. 세계 최고의 군사정보력을 갖추고 있는 미국도 4차 핵실험의 사전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 백악관과 국무부는 6일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 발표 후에도 “보고를 받았지만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조사 중”이라고 밝혔을 정도다. 미국이 사전에 정말 몰랐냐는 논란이 일자 13일 박 대통령은 신년 대국민담화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을 미국이 몰랐다는 것, 이건 확실한 사실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까지 재확인해 주었다.
충격을 몰고온 북한의 4차 핵실험은 북한의 핵무장 고도화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수소탄 실험이 완벽하게 성공됐다”는 북한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해도 북핵 위협 우려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미국 정보 당국은 “수소탄 요소가 포함됐다”며 ‘부분적 수소폭탄 실험’이었음을 확인했다. 즉, 수소폭탄 전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실험이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북핵 위협은 실질적이게 됐다. 증폭핵분열탄은 부분적인 핵융합으로 위력을 원자폭탄의 수배 이상으로 개선한 핵무기다. 수소폭탄처럼 완전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부분적인 핵융합을 일으켜 원자폭탄보다 위력은 2~5배 강하면서도 만들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핵탄두 소형화가 용이해 북한이 핵무기를 실제 사용할 가능성이 커졌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신발 두짝이 있어야 한켤레가 되는 것처럼 핵무기도 ‘핵폭탄’과 이를 실어서 보내는 투발 수단인 ‘미사일’이라는 2가지 요소를 결합해야 무기로 완성이 된다. 핵탄두 소형화가 가장 위협적인 이유는 핵폭탄을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고 가벼울 수록 멀리 보낼 수 있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에서 탄두 소형화에 중점을 뒀기 때문에 ‘미사일’이라는 운반체에 핵탄두를 장착하는 것이 머지않은 일이 됐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북한이 적어도 노동미사일에 탑재할 핵탄두는 개발한 것으로 17일 밝혔다.
따라서 이번 4차 핵실험은 한반도가 핵전쟁의 실질적인 위협 안에 놓이게 됐음을 알린 사건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실제 전력화하면 남북한 군사력 균형은 붕괴된다. 그만큼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북한의 절대무기인 핵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 구축(계획)을 대응 방안으로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 대응방안이 얼마나 실효적일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우선 미사일방어체계는 날아오는 핵미사일을 도달하기 전에 맞춰서 방어한다는 개념이다. 이미 발사된 총알을 총알로 맞춰서 방어하는 것처럼 기술적으로 어렵고 구축 비용도 많이 든다. KAMD는 패트리엇미사일을 이용해 요격하는 것으로 사거리가 낮고 짧아 핵공격에 적합할지도 의문이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도입 필요가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인데,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방어체계(MD)의 핵심무기이고 중국 본토까지 감시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가 반발하고 있고 동북아의 군사적 갈등을 높인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기능적으로도 사드가 만능은 결코 아니다. 사드는 모든 지역을 360도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부분, 특정 지역, 특정 방향의 지상 위협에만 대응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북한은 이미 이를 간파하고 사드에 대비할 목적으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인 SLBM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SLBM이 이미 완성 단계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결정적 이유는 SLBM을 쏠 수 있는 수직발사관 3기가 장착돼있는 옛 소련 잠수함을 북한이 통째로 사들였기 때문이다. 즉, 이미 검증이 다 된 시스템이기 때문에 북한의 SLBM 개발이 사실상 끝났고, 이르면 1년 뒤 신포급 잠수함과 SLBM의 실전 배치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잠수함이 핵미사일을 싣고 한반도 바깥 먼 바다까지 숨어서 항해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아무리 미사일방어체계를 잘 갖추어 논다고 해도 북한의 모든 미사일을 다 막을 수는 없다. 북한이 평양 이남에서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남한으로 발사할 경우 불과 4∼5분이면 수도권에 도달한다. 여기에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기로 작정할 경우 절대로 핵미사일을 한 발만 발사하지 않는다. 여기저기서 수십 발이 날아오는 것을 1분 내에 모두 탐지해 식별하고 정확히 요격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북한은 1000여 기의 단거리, 중거리 미사일을 갖고 있다. 더욱 큰 우려는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북한이 최근 미사일의 이동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북한은 120여대의 미사일 이동식 발사대를 실전에 배치해 놓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를 200대로 추정하기도 한다. 미사일방어체계의 한계 때문에 미사일 발사대의 위치를 사전에 파악해 유사시 원점을 선제 타격한다는 복안이 킬체인 등의 전략인데, 이동식 발사대는 이마저 쉽게 무력화시킨다. 발사대의 위치를 파악하기도 힘든데 쏠지 안쏠지를 판단해 공격 결정을 내리고 원점을 선제 타격한다는 것은 공상에 불과할 뿐이다.
이번 북한의 4차 핵실험은 사전 징후 파악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 주었다. 미사일방어체계든, 원점에 대한 선제타격이든 정찰·감시 능력이 확보되는 것이 우선 전제돼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 드러난 것처럼 북핵 징후 탐지에 실패했다는 것은 킬체인 등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체계 구상이 첫 단추부터 구멍이 뚫렸음을 의미한다.
최근 미국이 마련한 4D(탐지, 교란, 파괴, 방어) 작전 개념도 탐지를 기반으로 하긴 마찬가지다. 특히 북한은 전국의 요새화를 헌법(60조)에 명시하고 모든 군사시설을 지하에 건설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첩보위성이 쉽게 북한의 핵무기 사용 징후를 탐지할 수 없는 이유다. 이번 4차 핵실험처럼 만약 북한이 작심하고 기습적으로 도발할 경우 현재로서는 속수무책인 것이다. 4차 핵실험 뒤인 10일 미국이 폭격기의 제왕으로 불리는 B-52를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켰지만 핵억지력이 있는지엔 의문이 제기된다. B-52가 괌 기지에서 한반도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미사일 등 무장 탑재량에 따라 4∼6시간이다. 북한의 핵공격을 미리 탐지하지 못하면 이미 한반도가 초토화된 뒤여서 아무리 강력한 전략무기라 하더라도 의미가 없다.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머독 선임연구원은 12일 “미국이 B-52 핵전략폭격기로 대응했지만, 핵무기로 무장되지 않았을 것 같다”며 “현재 북한이 더욱 강건한 핵무장을 추구하는데 억지를 받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북핵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온갖 묘수를 짜내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인 셈이 되고 있다. 핵무기에 핵무기로 즉각 대응해야 한다는 전술핵무기 재반입과 핵무장론이 국내외 여기저기서 나오는 이유다. 북한의 핵개발을 억지하고 실효성 있는 핵우산을 제공하기 위해 한국 등에 전술핵과 같은 차별화된 핵전력을 전진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제안보 전문가들에게서 나오고 있다.
머독 연구원은 북한의 이번 4차 핵실험에 대해 ‘미국의 대 한반도 확장억지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미국 ‘핵우산’의 신뢰성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의 핵위협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한다면 한국은 중대한 전략적 선택에 직면할 것”이라며 “한국이 전술핵무기를 미국으로부터 다시 반입하거나, 아니면 독자적인 핵무장 능력을 갖추거나, 그것도 아니면 핵으로 무장한 적국을 용인할 것이냐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비핵화의 꿈이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북핵 외교도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국제사회가 20년 이상 지속해온 북핵 외교도 종착점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4차 핵실험은 1993년 ‘1차 북핵 위기’ 이후 23년간 국제사회가 다양한 북한 비핵화 방안을 짜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음을 확인한 셈이다.
지난 20년 이상 북한의 핵 고도화가 멈추지 않고 진전돼온 결과이기 때문이다. 유화책과 강경책 모두 효력을 상실했다.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로 시작된 유화책이 매번 실패를 거듭하자 국제사회는 정반대인 강경책으로 노선을 바꾸고 경제 제재 등의 압박을 가했지만 극도로 폐쇄적인 북한경제가 얼마나 타격을 입을지 불분명하다. 특히 중국이 북한을 전략적으로 포기하기 않고 있는 현실에서 제재의 한계는 분명하다. 효과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핵 강경 대응책은 안 그래도 불안정한 동북아 정세를 파국으로 몰고 갈 공산이 크다. 길을 잃은 북핵 외교의 전면적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지만 대체 어떤 묘수가 필요한지 선택의 폭은 매우 좁기만 하다. 짙은 안개에 휩쌓인 한반도에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참된 지혜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온 세상 사람들이 다 하나님께서 솔로몬의 마음에 주신 지혜를 들으며 그의 얼굴을 보기 원하여”(왕상 10:24) 모든 인간의 계획을 내려 놓고 하나님께 지혜를 구해야 할 때다. 역사에 개입하시고 섭리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이 산더러 들리어 바다에 던져지라 하며 그 말하는 것이 이루어질 줄 믿고 마음에 의심하지 아니하면 그대로 되리라”(막 11:23)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믿는 구국기도를 쉬지 않아야 할 때다. 하나님의 섭리와 도우심을 믿고 지혜를 간구하며 현실 문제에 대한 관심을 쉬지 않아야 할 때다. 북핵 위협 증대와 함께 기로에 선 북핵 외교, 그리고 불안정과 갈등이 커가는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 대처하기 위한 솔로몬의 지혜는 무엇인가. 하나님은 이같은 현실에서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고 계시는지를 다음호에 계속 풀어가 본다.(다음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