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 중지를 위한 남북군사당국회담을 제의했다.(사진은 2015. 8..22. 회담모습)
냉철한 현실론 토대 위에 대북 전략 전환 필요 …
무엇보다 계획을 이루시는 하나님 믿고 의지해야 (잠 16:3,9, 사 41:8~10)
지난호에 지금의 한반도 정세를 이해하는 데 있어 몇 가지 전제되어야 할 사항을 살펴보았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고도화할수록 주변국의 신냉전이 격화되고 있다는 사실과 북한이 결코 어떤 당근책에도 스스로 포기할 수 없을 만큼 핵·미사일 진척이 이뤄진 상황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전제는 매우 중요하다. 불가능한 것에 대한 헛된 수고와 시행착오와 시간낭비를 줄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하루라도 빨리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정부가 북한에 오는 21일에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 중지를 위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갖자고 제안했다. 날로 위험이 커가는 한반도의 평화 구축을 위한 고육지책인 것이 이해가 가고, 제재와 대화는 북핵 문제를 푸는 원칙이기도 하다. 그러나 북한은 넘어선 안된다고 경고한 ICBM 도발을 감행하고, 최근 무인기 남침까지 자행한 마당에 우리는 마땅한 규탄도 없이 대북 저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시기적으로 두 가지 점에서 우려가 있다.
첫째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논의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마이웨이식의 짝사랑 같은 대북 정책은 국제사회의 노력과 제재 공조를 이완시키는 행위로 비춰질 수 있다. 미국은 지금 유엔 결의안을 거듭 묵살하고 핵·미사일을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 김정은의 돈줄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고, 유엔에서도 북한의 ICBM 도발에 대한 제재 논의가 진행중이다.
둘째는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북한 김정은은 지난해 5월 제7차 당대회 결정서에서 “심리전 방송과 삐라 살포를 비롯해 상대방을 자극하고 비방 중상하는 일체 적대행위들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군사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북한이 원하는 것을 먼저 주겠다며 북핵 협상에 필요한 카드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상황이 더 악화된 지금 북한에 잘못된 판단의 재료가 될 수 있다. 북한에게 핵·미사일 도발을 강화할수록 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변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우왕좌왕 엇박자를 내는 모습은 북한이 더욱 우리와 국제사회를 우습게 여기게 할 수 있다. 만약 우리의 제안에 따라 남북 군사회담이 열린다면 북한은 분명 대북 심리전과 한·미 군사훈련 중단 등을 들고 나올 것이다.
지금은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지을 가장 중대한 시기이다. 우리의 목표는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그로 인해 초래될 재앙을 막고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 정착, 나아가 남북통일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이루는 것이다. 이 목표가 점점 더 꼬이고 험로가 앞에 놓인 지금 우리는 이제 냉철한 현실론을 바탕으로 대북정책의 줄기를 다시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그 방법이 무엇인지를 이제부터 잘 따져보자.
첫째가 주변국과의 공조와 한국의 외연을 확대하는 것이다. 지금의 현실은 출구가 막힌 첩첩산중과 같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성과를 설명하는 국무회의 자리에서 “우리가 뼈저리게 느껴야 하는 것은 우리에게 가장 절박한 한반도의 문제인데도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해결할 힘이 있지 않고 합의를 이끌어낼 힘도 없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당장 국제사회가 어떻게 대응할지 합의조차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한국 외교의 한계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는 뼈아픈 토로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한국이 한미일 연합에 매여 있어선 안 된다.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우리의 외교의 폭이 지금보다 훨씬 더 넓어져야 한다. 지난 5일 미 워싱턴포스트(WP)는 5일 사설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이란식 세컨더리 제재 방식을 적용할 것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제적으로도 북핵 대처에 최대한 많은 나라의 공조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핵에 반대하는 광범위한 국제적인 협력망을 구축하기 위해서 회의적인 정부들의 저항과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인 성향들을 극복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계 최강자 미국으로서 북한 핵의 저지를 위해 최대한 많은 나라와 공조해야 한다는 지적은 우리에게 더 뼈져리게 다가온다. 한반도와 북핵 문제의 당사자인 우리에게 더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미국의 처분만 바라는 지금의 인식만 바꾸면, 우리는 동북아에서 분명한 경쟁자가 있고 한계가 있는 미국보다 더 쉽게 외연을 확대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중국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정상회담에서 몇 마디 주고 받는 것으로는 중국을 변화시킬 수 없다. 물밑 대화를 포함해 전방위적으로 나서야 한다. 중국이 북한을 버려도 무방하다고 판단할 만큼 한국이 미래에 더 큰 중국의 우방이 될 것을 확신시켜야 한다. 동북아경제공동체 구상에 대한 중국과의 큰 틀의 연대가 그 시발점이 되야 한다. 그리고 집단안보협력의 단계까지 나아가야 한다. 북핵 문제를 ‘북한과 미국의 문제’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중국에게 ‘중국의 안보와 경제에 가장 중대한 위협이 되는 문제’로 인정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실제로 북핵이 고도화될수록 주변국 간 신냉전이 강화되고, 한국의 전략핵 재배치, 일본의 핵무장 등 핵도미노 현상과 동북아 안보 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이 함께 북핵을 바라보는 공통의 인식을 하게 하는 것은 물론 북핵 고도화가 더 이상 진척될 수 없도록 강력한 대북 제재에 동참케 하는 것이 급선무다. 문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은 개방의 시작을 의미하므로 이로 인해 레짐 체인지가 가속화되고 한반도가 통일되는 것보다 북한이 핵을 그대로 쥐고 있기를 중국이 더 바란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중국의 인식의 대 전환을 이루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북한의 동맥을 쥐고 있는 중국을 변화시켜야만 하고, 그 역할을 한국이 맡아야만 한다. 경쟁관계인 미국보다 지리적 역사적 유대를 공유하고 경쟁이 아닌 협력으로 미래를 함께 꿈꿀 수 있는 한국이 그 역할에 훨씬 유리하다. 이것이 한반도를 두고 벌이는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이 이끄는 힘의 구도에 끌려가지 않고 북핵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해법이다. 러시아와도 철도, 가스, 해양과 대륙 연결이라는 미래의 꿈을 공유해야 한다. 중국, 러시아 만이 아니라 북한과 4강을 움직일 수 있는 세계의 친구를 최대한 끌어 모아야 한다. EU와 인도와 호주, 아세안으로 달려가고 몽골, 중앙아시아, 멀리 아프리카와 중남미까지를 세계가 진정으로 함께 북핵 문제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 달려가서 어떻게 해서든 방위협정을 맺고 자유무역을 함께 외치며 함께 북핵 문제를 걱정하는 친구로 만들어야 한다. 한국 외교가 지금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다.
둘째, 북한에 이용 당하지 않도록 중심을 잡는 한편 국가 안보 강화에 올인해야 한다. 북한의 태도는 수시로 바뀔 수 있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1992년)하고, 핵사찰을 허용(1994년)하고, 영변 핵시설 냉각탑까지 폭파(2008년)했지만 이 모두는 북한이 얻고자 하는 것을 위한 제스처에 불과했다. 북한은 한국과 국제사회와의 모든 관계와 상황을 핵개발을 위해 이용해 왔다는 사실이 5차 핵실험과 ICBM까지 고도화한 지금 더욱 명약관화해졌다. 지금보다 더 중단시키기가 쉬웠던 과거에도 포기시키지 못했던 북핵을 이제 포기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낙관이다. 북한이 우리가 제의한 군사회담에 응하고 그 결과 끊겨진 남북 통신선 연결이 복구된다 해도 북한의 목표와 체제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이상 섣부른 기대와 일희일비하는 태도는 이제 금물이다. 이와 함께 지금의 엄중한 현실에 대한 인식과 이에 걸맞는 대비를 서두르는 것 또한 급선무인 상황이다.
지난 8일 미 뉴욕타임스는 2012년 미국 노틸러스 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해 한반도 전쟁 가상 시나리오를 보도했다. 북한이 서울과 수도권 군사시설을 향해 장사정포 공격을 할 경우 첫날에만 사상자가 3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무기나 생화학무기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 그렇다. 핵이 아니더라도 장사정포로 생화학공격을 한다 해도 수도권은 순식간에 생지옥으로 변하고 만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한반도 전쟁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은 남의 일이 아니고 바로 우리의 일이다. 요즘은 일본 도쿄까지 현실적 위협이 됐다. 도쿄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000㎞ 내외의 중ㆍ단거리 탄도미사일 수 백기가 실전 배치됐기 때문이다. 북한은 핵·미사일 고도화에 생사를 걸고 있는데 우리 정치권은 안보불감증은 물론 정쟁에 여념이 없다. 북한이 ICBM 도발을 감행한 뒤 국회가 한 일은 국방위원회가 규탄 결의안을 낸 것이 전부다. 국회 전체도 아니라 상임위 차원의 결의문 한 장 달랑 내고 국회가 할 일을 다 한 것마냥 위안 삼고 있다. 이러니 국민도 우왕좌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달리 동맹국인 미국은 북한의 ICBM 발사 직후 행정부와 의회가 동시에 초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미국 상ㆍ하원 의원들은 당파를 가리지 않고 ICBM 도발을 규탄하면서 북한에 대한 제재 수위와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은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우리 군사력은 막강하다. 필요하다면 사용하겠다”고 공언까지 했다. 대체 북핵 문제가 누구의 일인지 모를 지경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과 주변국 외교에서 강조한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실제로 갖기 위한 자세가 지금 우리 정치권에 갖춰졌는지 의문스럽지 않을 수 없다.
북핵 위기는 청와대 국방부 등 행정부만의 현안이 아니다. 국회도 다른 업무를 일시 보류하더라도 당파를 떠나 적절한 대응·제재 방안을 강구하면서 정부를 지원해야 한다. 위정자와 정치권으로부터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야 할 때다. 또한 지금은 한반도 정세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상황인 만큼 우리의 대북 전략도 새로운 결단이 필요하다. 우리가 스스로 대응력을 갖출 때 대화가 되는 것이지 일방적으로 북한의 강공과 위협에 밀려 저자세가 될 때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사드 배치와 한미일 동맹 강화를 포함한 북한의 비대칭 전략에 대응할 국방력 강화에 하루빨리 나서야 한다. 미국과 전략핵 재배치 협의 시작도 검토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 목표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나쁜 행동을 멈추기 위해 다른 카드가 없는 지금 대북 협상 전략으로서 강구될 필요가 있다.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멈추도록 전략핵 퇴출을 함께 논의하는 상호 협상 카드로서 필요한 것이다.
가야 할 길이 멀고도 시급하다. 이럴수록 분명한 중심을 세우고 목표 실현을 위해 온 노력을 경주해 한발 한발 나아가야 한다. 이런 때 성경은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계획이 아무리 훌륭해도 인간의 계획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 16:9).” 우리에게 필요한 계획을 세우되 그 계획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한국이 의지해야 한다.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 그리하면 네가 경영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잠 16:3).”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나라가 되기를 구하면 하나님은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으로 주시기를 즐거워하신다. “내가 네게 지혜와 지식을 주고 부와 재물과 영광도 주리니 네 전의 왕들도 이런 일이 없었거니와 네 후에도 이런 일이 없으리라(대하 1:11).” 그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을 조금도 의심해선 안된다. 우리가 지금의 힘든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그 결과를 하나님께 의뢰하는 지인사대천명의 자세로 나아가면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실 것이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사41: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