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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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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질서, 지정학적 대변동 시대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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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실현 거래주의 입각 동맹의 기준과 구조 변화 …

하나님은 힘과 권력에 의한 통치와 부당한 이익 불의로 규정(합 2:5~10, 시 146:3-5, 시 58:1,2)

평화위원회는 전통적 동맹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시대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국의 전통적 우방국인 영국과 프랑스는 참여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러시아는 영구 회원국이 되기 위한 조건인 10억달러(1조 4500억원)를 내고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다보스 포럼에서도 동맹국들을 차례로 조롱하고 나토 동맹의 핵심인 유럽연합(EU)에게도 “EU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평화위 참여 국가 중 아랍국가들과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 국가들은 유엔 안보리가 승인한 가자지구 계획에만 위원회 활동이 국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참여한 국가들이다. 대부분의 가자지구 재건 비용을 아랍 국가들이 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외 국가들은 경험과 인적 자원 등의 부족으로 어떤 영향력이나 평화구축에 기여할 역량이 없이 트럼프에게 줄을 서고 싶은 국가들이거나, 이 기회에 자신의 이익을 챙기면서 외톨이를 면해보고 싶은 소위 ‘악당 국가’로 불려온 국가들이다. 아르헨티나, 바레인, 요르단,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 우즈베키스탄 등 대부분 권위주의 국가들로 이뤄졌다. 블룸버그는 유럽 관리들의 표현을 인용해, 평화위원회가 ‘악당들 모음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새 국제기구의 출현은 지금의 세계 상황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실제로 평화위원회가 유엔을 대체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세계와 시대의 변화를 알고 대응하는 차원에서 문제를 짚을 필요가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 기존 제도를 내부에서 개혁하기보다 외부에 새 구조를 만들어 영향력을 이동시키는 전략을 써 왔다. 트럼프는 평화위원회 서명식 회견에서도 ‘평화위원회가 유엔을 대체하길 원하느냐’고 묻자 “그럴 수 있다”(might)고 답했다.

이날 공개된 위원회 로고 역시 지구 모양을 월계수잎이 둘러싼 모양으로 유엔의 로고와 비슷하다. 지금의 G7을 대체할 트럼프의 C5(Core 5) 강대국 연합체 창설 구상도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미 국방전문매체 디펜스원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의 미공개 장문 버전에 미국·중국·러시아·인도·일본 등의 국가가 참여하는 C5 구상이 담겨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트럼프에겐 의제 분리는 염두에 없고 여러 수단을 결합해 압박한다. 한 예를 보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평화위원회 참여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산 와인과 샴페인에 2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참여 여부가 통상 비용과 연결될 수 있다는 신호를 공개적으로 보낸 것이다. 해당 사안에 해당한 압박이 아니라 경제·제도·외교 수단을 결합한 압력 방식이다.

또한 트럼프는 상대를 무작정 몰아붙이기는 게 아니라 선택의 비용을 비대칭적으로 설계해 스스로 특정 방향을 택하도록 유도한다. 이 함정은 선택하고 협상해서 타결을 보더라도 과거보다 못한 결과를 낳는다.

한국에도 평화위원회 참여 초청장을 보낸 것을 이 구조에서 이해해야 한다. 참여 여부는 단순한 외교적 상징을 넘어, 향후 한미 통상 관계, 안보 협의, 산업 협력과 연쇄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는 호의의 제스처가 아니라 한국을 새 구조 안에 편입시켜 앞으로 자신의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우리 외교부는 22일 “평화위원회 참여를 고심하고 있다”면서 “일본이 총선 후 가입할 가능성이 있는데, 우리만 가입 안할 수도 없고 다른 국가들의 가입 여부를 지켜보며 방향을 정해야 할 것”이라며 난감해했다. 정부 내에서는 한미동맹과 팩트시트 후속협정 진행 상황을 고려했을 때 가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위시해 이미 관세 협상을 타결한 국가들에게 다시 관세 인상으로 압력을 가했다. 지난 26일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 품목 관세와 기타 상호관세를 무역 합의 이전인 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약속 이행이 더디다는 것이 인상의 이유였는데 이뿐 아니라 자신이 추진하는 목표와 대미 투자 성과 등 자신의 업적을 조기 달성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트럼프가 끊임없이 하는 일은 상대에게 선의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압박하고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전통적 동맹이라 해도 예외가 없다. 대신 자기에게 이익이 되면 적도, 적의 잘못도 눈감아진다. 과거에 어땠다는 건 상관 없고 모든건 지금, 자기 기준이다.

미국의 우방들이 평화위 참여에 거부감을 갖는 이유는 트럼프의 의도가 일부라도 실현되면 유엔의 대표성을 약화해 다자주의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훼손하고 특정 개인·국가 중심으로 권력 구조가 재편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즉 트럼프의 평화위원회 구상은 평화의 가면을 쓰고 실제로는 세계 질서 주도권을 재편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영구 회원국이 되려면 10억달러를 기부해야 한다는 가입 헌장 내용도 트럼프식 ‘거래주의’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갑작스런 국제기구의 출현이 현재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와 이스라엘 등 강자들과의 밀실 외교에서 비롯됐다는 점이 평화위의 성격을 말해주고 있다. 트럼프식 고립주의, 국가우선주의의 거래, 이를 위한 약자의 희생, 규범의 실종 등을 나타내고 있다. 이 세력권이 커지면 양자 거래에서만 아니라 세계가 일부 강자의 독단에 휘둘리고 외교는 투명성이 부족하고 정치적 변덕과 우연에 쉽게 휘둘린다. 평화위는 이 같은 시대 변화의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휴전조차 강자 중심과 이익 우선의 거래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전쟁 강자와의 밀실 합의와 그로 인한 평화위 출범은 규칙 기반 질서의 약화와 함께 세력권 질서의 본격화를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식 전쟁의 종결은 평화의 도래를 의미하지 않는다. 세계 질서는 지정학적 대변동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보편적 가치보다 힘의 논리가, 국제 규범보다 강대국 간 합의가 질서를 규정하는 시대로의 이행이다.

동맹 관계의 기준과 구조 역시 변화가 불가피하다. 미국의 사활적 이익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기여하는지가 동맹 관계를 규정하는 핵심 잣대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입장에서 이익을 위해 악당 권위주의 국가들과 거래하는 마당에 이익이 되지 않으면 동맹은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세력권 질서로의 전환이 상당한 부담 요인이다. 반면 가치와 규범이 우선하지 않는 시대에 신난 것은 권위주의 국가들이다. 한 예로 중국은 2010년대 이후 캄보디아 남서부 항구도시 시아누크빌을 일대일로 해상 거점으로 개발하면서 현지 부패한 관료 및 군경과 결탁한 중국계 범죄조직이 들어와 도시 전체가 ‘사기·도박 복합지대’로 변질되었다. 서방국가가 인권이나 투명성 조건을 요구하는 반면 중국은 이익만 우선해 훈 센 정권과 긴밀히 결합, 정치·경제적 종속이 심화돼 캄보디아는 사실상 중국 자본이 통제하는 준식민지적 구조로 변하고 자국 치안 통제력마저 약화됐다. 이것이 바로 중국 예속화의 실체이고, 가치와 규범이 허물어진 오늘날 국제범죄가 창궐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현재 이를 막을 국가가 없다.

성경은 바벨론 처럼 자기가 살기 위해 높은데 깃들어 부당한 이익을 취하거나, 이를 위해 다른 나라에 해를 끼치는 나라에 경고한다. “재앙을 피하기 위하여 높은 데 깃들이려 하며 자기 집을 위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자에게 화 있을진저 네가 많은 민족을 멸한 것이 네 집에 욕을 부르며 네 영혼에게 죄를 범하게 하는 것이 되었도다(합 2:9,10)”

성경은 통치자들이 정의를 말하지 않으며 바른 잣대를 갖지 않는 것을 악을 행하기 위한 것으로 단정하고 이는 결국 평화가 아닌 무력이 멈추지 않는 시대를 낳는다고 경고한다. “통치자들아 너희가 정의를 말해야 하거늘 어찌 잠잠하냐 인자들아 너희가 올바르게 판결해야 하거늘 어찌 잠잠하냐 아직도 너희가 중심에 악을 행하며 땅에서 너희 손으로 폭력을 달아 주는도다(시 58:1,2)” 미국을 비롯해 내로라하는 권위주의 국가들의 제멋대로 행태가 성경이 경고한 대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치와 규범은 땅에 떨어지고 이익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이에 한국이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바른 자리에 서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모든 것은 변하지만 하나님의 의와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다른 나라를 의지하지 말고 오직 여호와를 도움으로 삼고 하나님께 소망을 두는 나라와 민족이 돼야 할 때이다.

“귀인들을 의지하지 말며 도울 힘이 없는 인생도 의지하지 말지니 그의 호흡이 끊어지면 흙으로 돌아가서 그 날에 그의 생각이 소멸하리로다 야곱의 하나님을 자기의 도움으로 삼으며 여호와 자기 하나님에게 자기의 소망을 두는 자는 복이 있도다(시14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