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무역전쟁·안보불안·기상이변 등 세계 불안요소 확대 여파 …
하나님의 분부대로 하나되게 하는 일에 힘써야 (롬 8:28, 엡 2:19~22)
장기 경기침체와 함께 전쟁, 자연재해, 정치혼란 등 불안요소가 높아가면서 세계는 ‘지구촌’으로 상징되던 연대의 시대를 마감하고 갈등과 각자도생의 시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 현상은 인도주의와 삶의 터전의 위기를 낳고 인류의 희망과 ‘올바름’에 대한 믿음을 약화시키는 한편 생존 수단과 이기주의가 횡행하는 각박한 세상을 만들고 있다. 전쟁, 자연재해, 정치 혼란 등으로 생활 근거지를 잃은 난민 등 세계 강제이주민이 최초로 1억 명을 넘어섰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전쟁이나 내전, 자연재해, 경제 붕괴 등으로 근거지를 잃은 강제이주민은 약 1억2200만 명이다. 10년 전과 비교해서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전 세계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강제이주민이란 자의가 아닌 외부 요인에 의해 고향과 국가를 떠나 다른 나라로 유입된 이주민인 ‘난민’과 고향을 잃었지만 모국에 머물고 있는 ‘실향민’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난민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는 그만큼 세계가 살기 힘든 환경으로 변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계 각국은 안그래도 살기가 팍팍하고 경제가 어려워지는 판국에 난민까지 쏟아져 들어오자 빗장을 닫아걸고 있다. 난민 유입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대했던 유럽 국가들도 국경을 강화하거나 난민을 송환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상황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난민의 41%가 어린이로 폭력에 노출돼 있다. 폭력을 경험한 난민은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겪을 가능성이 3배 높다.
UNHCR는 보고서를 통해 “강제이주민 규모가 최근 12년 연속 증가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갈등과 위기가 이어지는 한 난민 증가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난민의 수는 해마다 늘어나지만 이들이 새로운 정착지를 찾는 것은 날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2015년 시리아 내전으로 130만명이 넘는 난민이 유럽으로 몰려왔을 때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는 “우리는 해낼 수 있다”며 국경을 개방한 바 있다.
10년 전만 해도 인도주의가 살아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독일의 분위기는 딴판이다. 지난해부터 육로 국경에 상시 검문을 도입했고, 불법 체류자를 쫓아낼 제도를 마련하는 등 난민 관련 법규를 강화했다. 실제로 지난 7월 81명의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본국에 강제 송환했다. 프랑스 정부도 2월 추방 절차 간소화와 비자 요건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새 이민법을 통과시켰다. 시리아 난민 상당수를 수용했던 오스트리아는 올해 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시리아 난민의 본국 송환을 공식 추진했다. 이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이어져온 ‘시리아 송환 불가’라는 원칙을 뒤집은 조치로 유럽에서는 15년 만에 첫 시리아인 강제송환 사례이다. 국제앰네스티 등 인권단체들은 “시리아는 여전히 민간인의 위험이 이어지고 있어 귀환은 위험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세계의 ‘반이민 확대’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 등 삶의 불안 요소가 커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즉 세계 경기 침체와 인틀레이션 문제가 누적되면서 ‘이민자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는 세계 경기 침체를 장기화시키는 원인, 즉 기후위기, 무역전쟁, 자원고갈, 전염병 창궐, 전쟁 등 안보 위기, 포퓰리즘과 민주주의 위기 등 세계가 복합적 원인에 의해 경기가 장기적으로 침체할 수밖에 없는 세기적 변화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 같은 복합적 위기 요소들은 경제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고 불안은 다시 경제적 위축을 낳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위기 요소 중 기후 위기 문제를 보자. 올여름 극심한 이상 기후 현상으로 유럽이 약 70조원(430억 유로) 규모의 피해가 났다. 독일 만하임 대학과 유럽중앙은행(ECB) 연구원들은 올여름 폭염, 가뭄, 홍수 데이터와 극한 기후로 인한 경제 피해 추정 모델을 활용해 지난 15일 이같은 연구 결과를 내놨다. 그러나 폭염과 가뭄이 동시에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중복 효과나 산불 등 여파까지 합하면 실제 경제적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런 모든 요소를 고려할 때 올여름 재해로 인한 거시경제적 비용이 2029년까지 약 205조원(1천260억 유로)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유럽에서만, 그리고 올 여름 한해만의 이상 기후 여파가 4년 후까지 200조원의 경제적 피해를 입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 세계의 지구온난화로 인한 피해는 얼마나 될까. 최근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기후변화가 초래할 경제적 타격이 2049년까지 연간 약 38조 달러(한화 5경 1912조 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을 발표했다. 매년 5경이 넘는 천문학적 금액은 세계 경제를 파탄낼 규모이다. 세계 경제가 2049년까지 매년 평균 19%의 소득 감소를 겪게 될 것이란 충격적 전망이다.
무역전쟁 여파는 또 어떤가. 미국 발 무역전쟁은 관세에 그치지 않는 예측 못할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인플레이션, 생산성 감소와 실질임금 감소, 나아가 달러의 기축통화 역할 감소까지 예견되고 있다. 유럽연합(EU) 유럽집행위원회도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을 이유로 2025년과 2026년의 유럽의 경제성장 전망을 최근 하향 조정했다. 2025년 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0.9%로 지난해 11월 당시의 전망치인 1.3%보다 낮아졌다. 집행위원회는 “경제성장 전망은 큰 폭으로 하향 수정됐다”며 “이는 주로 세계 전체의 무역 전망 악화와 무역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고조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세계 무역의 또 다른 분단은 GDP 성장을 둔화시켜,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재해도 더 자주 발생하고 있어 경제성장에 지속적인 하향 우려가 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역사적으로 무역전쟁이 무력충돌로 이어진 교훈을 잊지 않아야 한다. 2차 세계대전 발발의 근원은 폴란드와 독일의 불평등 무역과 관세전쟁이었다. 태평양전쟁도 미국의 일본에 대한 무역제재가 발단이었다. 오늘날 미중간 무역전쟁은 반도체 대국 대만을 사이에 두고 무력충돌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세계 불안 요소의 확대는 군비 확대로 나타나고 있다. 2015년부터 10년간 세계 군사비 지출은 매해 증가해 지난 10년 사이 37%나 증가했다. 특히 작년에 전년도 대비 국방비가 9.4%나 증가했다. 전 세계 국방비 지출 관련 조사가 시작된 1988년 이후 최대 증가율이다. 2024년 기준 세계 시민의 1인당 군사비 지출은 334달러(약 46만 원)에 이를 정도다. 세계 국가 간 믿음이 깨지고 불안은 높아가면서 각국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군비를 확대하고 있다. 세계 군비 확대는 전 세계가 불안해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위기 요소들이 커지면서 세계 시민이 기댈 곳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국가 우선주의로 대변되는 이기주의는 지구촌 연대를 약화시키고 경제난과 안보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그 단적인 증거인 난민의 증가와 세계 각국의 국경 강화와 추방으로 가뜩이나 위축되는 삶의 터가 무너지고 있다. 이는 새로운 분쟁과 약탈, 무정부 상황을 키우고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약자와 약소국은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힘들 수록 연대가 중요하지만 세계는 지금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나님의 해법은 서로 하나되는 것이다. “너희 가운데 분쟁이 있다는 것이라 내가 이것을 말하거니와 너희가 각각 이르되 나는 바울에게, 나는 아볼로에게, 나는 게바에게, 나는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라 한다는 것이니 그리스도께서 어찌 나뉘었느냐(고전1:11~13)”
예수님은 나뉜것을 합하러 오셨다. 갈라지고 배척하고 갈등을 겪던 세상 사람들에게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모델을 제시하셨다.(롬8:28) 예수님 자체가 화평이시다.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중간에 막힌담을 허시고(엡 2:14)” 세상을 구원하는 원리도 화평으로 하나되는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외인도 아니요 나그네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 너희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은 자라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잇돌이 되셨느니라 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 가고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엡 2:19~22)”
앞으로 점점 세계의 위기가 커질 수록 화평케 하고 합력할 수 있는 연대에 세계가 함께 나서야 한다. 하나님을 섬기는 나라일수록 연대를 확장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의 분부를 받들고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길이다.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 날이 갈수록 분쟁과 위기 요소가 커가는 때에 한국과 한국 교회가 연대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