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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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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받지 않는 권력, 민주주의 파괴 …

모든 권세는 하나님 주권 아래 있음을 명심하고 국민 위해 사용되야 (잠 8:15-16, 마 20:25-28)

이 같은 민주당의 사법부 압박과 무력화 내지 길들이기 시도는 ‘사법 독립’의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특히 개별 재판을 이유로 법원에 대해 각종 책임 추궁과 관련 법제도의 변경으로 재판독립을 침해하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일이다.

지난 5월 26일 민주당은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판결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발의했던 법원조직법 개정안의 ‘비법조인의 대법관 임용’을 허용하는 내용과 ‘대법관 100명 증원안’을 철회했다. ‘비법조인의 대법관 임용’은 국민의힘이 ‘김어준 대법관법’이라고 맹비난하며 “아무나 대법관을 시킨다는 것은 사법부 장악이 아니라 사법부 해체로 불러야 옳다”고 성토했던 법이다. 철회는 대선을 코앞에 두고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내려가자 중도층 이탈을 막기 위한 긴급조치이지만 불씨까지 꺼진 것은 아니다. 집권하면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같은 발상이 가능한 비민주성에 있다. 삼권분립을 무시하고, 사법부 인적 구성에 정치권이 개입할 수 있는 문을 열므로 정치권 입맛에 맞게 재판을 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돼 있다. 이 같은 독재적 발상을 가진 민주당이 극히 위험해 보인다.

철회가 본질은 변하지 않은 채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일 뿐이라는 것도 큰 문제이다. 법사위 소부에 회부된 다른 3개의 대법원 보복 법안이 여전히 철회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민주당은 대법관 100명 증원안은 철회했지만 현재의 대법관 14명에서 30명으로 2배 넘게 늘리는 법안은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독재자 차베스 대통령은 2004년에 20명이던 대법관을 32명으로 늘리고, 친정부 성향 인사로 채워 넣었다. 그렇게 구성된 대법원은 2017년 총선에서 야당이 이기니까 의회를 해산하는 판결까지 내렸다.

민주당이 집권을 하게 되면 입법부하고 행정부를 다 쥐게 되는데, 대법관까지 16명을 더해서 구성할 수 있게 되면 삼권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후보 대법원 판결에 대한 특검법(조희대 특검법)과 법원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실질적 4심제인 재판소원법도 법사위에 회부돼 있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 사법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독재 법안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재명 후보의 재판 혐의인 허위사실공표죄 구성요건 가운데 ‘행위’를 삭제해 이재명 후보의 파기환송심에서 면소 판결이 가능하게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이재명 대통령 당선시 현재 받고 있는 12개 혐의의 5개 재판을 모두 중단시키는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 처리만 남겨두고 있다. 모두 이재명 후보 개인의 죄의 면피에 초점을 맞춘 방탄 입법이다. 특정인을 위한 법안이란 점에서 초대 대통령의 사사오입 개헌과 다를게 없다는 법조계의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무기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가진 입법권을 특정 개인 비호와 정파적 사익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어떤 독재 정권도 하지 못한 일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이런 법안은 심지어 독재정권에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일”이라고 말했다. 법조계는 이재명 후보 방탄 법안들이 “법리적으론 상상하기 힘든 내용”이라며 “민주당이 제3자를 위한 법안이 아닌 특정인을 위해 입법을 추진하는 것은 명백한 이해충돌”이라고 지적한다.

이해충돌방지법의 취지가 입법과정에도 적용돼야 한다. 국회가 특정 개인의 방탄을 위한 법개정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법안 발의 시 ‘입법 영향 평가’를 의무화하거나, 제조물 책임제에 상응하는 ‘법안 책임제’ 도입 등 절대 다수당의 마구잡이식 입법을 막을 견제장치가 필요하다. 특정인을 위한 법안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을 위배하는 위헌성은 물론, 행정·사법권과 무관하게 자동집행력을 가진다는 점에서 권력분립의 원리에도 어긋난다. 법의 본질이자 속성인 강제성과 보편성에 의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도 있고, 중구난방식 입법으로 법의 공익성이 무너지므로 불공평과 무질서를 낳을 수도 있다. 민주당이 선거법에서 ‘행위’를 삭제한 것처럼 특정 개인을 위한 특정 단어의 삭제가 특정 부류에게 의도치 않은 특혜를 낳을 수도 있다. 입법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공청회 등의 공론 절차를 거치고, 법의 영향과 예상되는 피해 등에 관한 숙의 과정이 필요한 이유이다. 하지만 ‘마구잡이식 입법’을 막기 위한 이 같은 마지노선이 무너지고 있다. 입법 과정에서 공론과 숙의는 사라진 지 오래다. 야당의 폭주 속 입법이 남발되고 법안이 정쟁의 도구로 전락했다. 법치주의와 삼권분립이 엄정해야 제 역할을 다할 민주주의가 견제 없는 입법만능주의로 인해 대한민국에서 허물어지고 있다.

하버드대의 정치학자인 레비츠키와 지블랏은 (2018) 저서에서 “민주주의 절차로 선출된 지도자에 의해서도 민주주의 정신과 규범이 훼손되면 민주주의는 서서히 고사한다.”고 경고한다.

선출된 정권이 사법부를 비롯한 중립기관들을 자신의 입맛대로 바꾸거나 무기로 활용하고, 선출된 입법기관이 정치게임의 규칙을 바꿔 경쟁자에게 불리하도록 운동장을 기울이는 것의 위험성이다. 헌법과 선거시스템, 다양한 제도를 바꿈으로써 저항세력을 약화하고 경쟁자에게 불리한 쪽으로 기울이는 민주주의 파괴 행위도 공공의 선이라는 명목으로 진행된다. 권력의 절제를 뜻하는 민주적 규범은 법치국가의 원리가 살아 있을 때 담보될 수 있다.

법치국가의 원리란 다수에 의한 정치적 지배를 제한하고 통제함으로써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고자 하는 원리이다. 즉 민주적 법치국가는 다수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자의를 허용하지 않는다. 민주당의 도를 넘은 자의적 입법 폭주는 민주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위배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은 물론, “대통령 탄핵의 원인이 거대야당의 독주에도 책임이 있다”고 한 헌재 판결과 같이 거대 야당의 30여 차례의 장관 등 탄핵, 일방적 예산안 감액 처리, 사법부 압박, 마구잡이식 입법 등 권력의 절제와 민주적 규범이 사라진 채 권력만 남은 선출된 지도자들에 의해 작금의 정치적 혼란이 야기된 것을 우리는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우리 헌법의 민주주의는 법치국가에 의해 구속을 받는 민주주의, 즉 다수의 지배를 법치국가적으로 통제하는 자유민주주의이다. 그래야만 독재 권력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선출된 권력이면 무슨 짓을 해도 되는 것처럼 민주적 규범이 사라진 통제받지 않는 권력의 모습, 즉 독재의 위험에 노출된 모습이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보여지는 모습이다.

우리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성숙했다고 믿고 있지만 서구에 비해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진 만큼 우리나라의 민주적 규범, 즉 권력의 절제와 통제 장치가 취약한 부분을 인정하고 보완해야 할 때이다. 특히 판사 탄핵과 청문회, 특검을 추진하고 비법조인 대법관 임용, 대법관수 증원 등 각종 관련 법을 정치권에 유리하게 바꾸는 등 법치 훼손과 사법부 압박이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이유가 우리 헌법의 사법부 독립 보장 제도가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헌법 제64조는 사법관의 지위를 조직법으로 정하도록 하고 판사에 대한 ‘부동성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판사의 인사와 징계도 헌법상 독립기구인 최고사법평의회의 권한이다. 프랑스법상의 조직법은 헌법과 법률의 중간적 지위를 갖는데, 조직법의 제·개정을 위해서는 상원과 하원의 특별다수결이 필요하고 반드시 헌법위원회의 사전 위헌심사를 거쳐야 한다. 판사의 부동성 원칙이란 징계에 의하지 않는 한 판사 본인의 동의 없이 승진 또는 전보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탈리아도 헌법에서 사법관의 부동성 원칙을 명문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