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세 가지 …
새로 열어갈 대한민국은 하나님 앞에 바로 서는 나라 되는 것 (왕하 19:19, 약 3:17,18, 요 10:14,15)
한국은 지난해 10월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후 7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중환자실의 환자가 되어 모든 게 중지된 채 대혼란의 시기를 보내왔다. 어찌보면 최순실 사태로 인해 겪어야 했던 국가적 혼란은 과거 성장의 이데올로기에 갖혀 둔감하거나 묵인해왔던 우리 사회의 총체적 암덩이를 찾아내 응급수술을 받는 기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어두운 그림자는 컸다. 사회 전반에 퍼진 부패와 비리의 골은 깊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우리 헌정사상 첫 대통령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꿈을 꾸며 국민은 새 대통령을 선출했다. 어느 때보다 새 대통령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미래를 열 새 대한민국을 위한 개혁은 물론 안밖으로 외교 안보 경제 등 위기의 3중 파도를 헤쳐가야 한다.
새 대통령은 제2의 건국의 주춧돌을 놓는 막중한 책임의식으로 모든 국민을 바라보며 하나하나 정당하고 올바르게 신중하고 정성스럽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우리는 새 대통령에 다음의 세 가지를 바라고 당부한다.
첫째, 외교력 증대에 집중해야 할 때다. 지금 우리끼리 싸우는 분파적 갈등에 국가역량을 너무 소비하고 있다. 지난 국정 공백기간 동안 대외 여건이 너무 변했다. 그 와중에 한국이 소외되는 코리아 패싱 현상이 극에 달해 있다.
근래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국왕이 사절단 1600여 명을 대동하고 한 달간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6개국을 순방하면서 한국만 쏙 빼놓았다. 일본은 사우디에 경제특구를 짓기로 하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국정공백 기간 동안 한국은 어느덧 국제사회에서 소외되고 중국은 사드 보복으로 한국을 마구 짓밟아도 그동안 대선주자들은 아무 말도 못했다. 미국은 한국에 대사를 지명도 하지 않았다. 과거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이다.
지난 2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트럼프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일본 총리와 수시로 통화하고 있고, 북한 김정은에게도 냉온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한국이 완벽한 ‘왕따’였다는 얘기다. 4자·6자 구도에서 한국은 없다.
세계에 번진 국가우선주의는 국가 생존의 무대가 룰과 명분이 지배하던 문명사회에서 약육강식의 정글로 하루아침에 옮겨진 듯하다.
세계 자본주의는 이제 방향을 틀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위대한 결정”이라고 평한 트럼프는 “브렉시트보다 더 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것이 ‘강한 미국’의 ‘미국 우선주의’로 드러나고 있다. 히틀러에 비유된 ‘스트롱 맨’ 트럼프는 2018년 국방 예산을 10%나 증액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685조 원)로 편성했다. 세계 강국들인 중국 일본 러시아 영국 프랑스의 국방 예산 모두를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다.
트럼프는 취임 후 대북 선제타격론으로 한반도를 흔들어 놓더니 “사드 포대를 배치한 대가로 10억 달러를 내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 한국이 사드 배치로 국론이 분열되고 중국에 경제 보복을 당하는 곤궁한 처지는 관심사가 아니라는 투다. 한국을 무시하는 ‘코리아패싱’에다 한·미 FTA를 ‘끔찍한 협정’이라며 일방적으로 “종료시키겠다”고 했다. 그동안 우리가 믿고 싶었던 미국의 모습이 아니다. 트럼프는 막말과 기행의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이나 개헌 투표로 독재를 강화하는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트럼프의 현실주의 판단 기준으로 보면 어느 날 갑자기 김정은을 ‘훌륭한 지도자’라고 칭찬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모든 게 불투명한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국의 운명이 다시 주변국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일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미국은 1905년 가쓰라·태프트협정을 맺어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생존해보려는 대한제국의 목숨을 일본 손에 맡겼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후 질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국은 강대국의 공깃돌에 불과했다. 초강대국이던 미국은 카이로·얄타회담에서 한국의 독립 호소를 외면하고 탁자 위에서 남북을 분할하는 선을 그었다.
지금 동북아 정세가 흡사 구한말 시대 상황과 닮아있다. 일본은 ‘한반도 전쟁설’을 퍼뜨리고 ‘대피령 소동’까지 벌이며 불안감을 이용해 일본을 2020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바꾸겠다는 데까지 성큼 나아갔다. 자위대를 가장 먼저 한반도에 파병할 수 있는 길을 닦고 있는 일본이 군사 대국화의 발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아베는 조선 식민지화와 군국주의로 나아간 메이지 유신에 정신적 줄을 대고 있는 정치인이다. 아베가 존경한다는 요시다 쇼인은 1850년대에 “일본이 북으로는 조선을 넘어 만주를 삼켜야 한다”고 주창했다.
문제는 아베 총리의 위험한 질주가 미국과 교감 속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베는 트럼프 취임 이후 전화통화를 여섯 번이나 했다. 대놓고 군사대국화의 가속 패달을 밟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자체 기술의 항공모함과 핵 추진 잠수함 보유에 나서는 등 명실상부한 G2 강대국으로서 미국과 군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진핑은 트럼프를 유일 초강대국 지도자로 예우하면서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는 억지를 늘어놓았다. 시진핑 식 원교근공책이다. 패권적 중화주의가 발호해도 트럼프는 계산서만 맞으면 눈감아줄 것이다.
한 하늘을 이고 있는 북한은 핵·미사일 고도화에만 골몰하고 올 들어서만 30발이 넘는 미사일을 동해 쪽으로 발사했다. 북한이 속으로 또 어떤 획책을 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여준 한국의 대선주자들은 이같은 외부의 변화에 너무 무관심했다. 아니 무력했다. 국가 생존의 문제가 달려있는 국제 정치무대에서 한국이 제목소리를 찾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이유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한국이 하나님을 굳게 의지하고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로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할 때이다. 중심을 강대국이 아닌 하나님께 두고 담대하게 외교정책을 펼쳐야 한다. 세상의 주인인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는 증거를 천하만국에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를 그의 손에서 구원하옵소서 그리하시면 천하만국이 주 여호와가 홀로 하나님이신 줄 알리이다(왕하 19:19).”
둘째, 협치와 국민통합을 최우선해야 한다. 이제는 과거보다 미래에 집중할 때다. 새 정치는 건국 이후 정치사를 더럽혀 온 한풀이 정치와 결별해야 한다. 자신의 집권을 막거나 연합하려는 쪽을 가리켜 한 묶음으로 적폐 세력으로 간주하고 “부패 기득권 연장이자 촛불 민심 배신”이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나 자기중심적인 사고다. 이런 사고라면 ‘이명박·박근혜 9년 집권 적폐청산’을 내걸고 한 적폐청산특별조사위원회를 만든다는 공약이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극우 보수세력을 완전히 궤멸”시키겠다는 식의 인식이 아직 존재한다는 것은 더욱 우려를 더한다. 전직 대통령이 파면되고 감옥까지 간 마당에 분이 아직도 남아 있는 모습으로 비춰지면 어떻게 국민통합을 할 수 있겠는가. 정치 보복을 당하면 당한 쪽은 다시 보복을 위해 집권하려 할 것이고 우리 정치에서 이 보복의 다람쥐 쳇바퀴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국가 현안과 미래를 위한 본론적 정책 추진은 공허한 메아리가 될 것이다. 분풀이, 한풀이 정치가 새 정부에 조금이라도 끼어든다면 나라가 통합이 아니라 분열, 협치가 아니라 대결로 다시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미국 와튼스쿨 최연소 종신교수인 애덤 그랜트의 저서 ‘주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저서는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타인을 위해 베풀고, 양보하고, 헌신하는 이른바 ‘주는 자’가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이들은 주변 사람까지 성공으로 이끄는 행복 바이러스의 전파자이고, 조직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소통의 능력자라는 공통점도 지닌다.
1869년 대통령으로 선출된 에이브러햄 링컨은 경쟁자였던 세 사람을 각각 국무장관, 재무장관, 법무장관으로 임명했다. 우리의 지난 정부들처럼 내각을 예스맨으로 구성해 자신의 이익과 권력을 지키려 하지 않았다. 자신을 지지해준 동지들에게 한 자리씩 내주려는 유혹도 물리치고 그는 매서운 경쟁자들을 선택했다. 링컨은 이런 협치를 통해 노예해방이라는 거대한 업적을 남긴다.
같은 이유로 새 대통령의 국정 성패는 국회와의 협치 성공 여부에 달렸다. 정당별 의석 분포를 보면 더욱 그렇다. 더불어민주당 119석(39.7%), 자유한국당 106석(35.4%), 국민의당 39석(13%), 바른정당 20석(6.6%), 정의당 6석(2%)의 현실상 협치가 아니면 어떤 결정도, 정책추진도 힘들다. 당장 국무총리를 인준받으려 해도 재적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통과한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총의석의 5분지3(60%)에 해당하는 180석 이상을 확보해야 일반 법안도 통과시킬 수 있다.
새 대통령은 당선 즉시 취임하는 만큼 더 이상의 국정공백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협치를 통해 국무회의 구성을 조기에 완료해야 한다. 거국내각적 성격을 갖는 총리를 세우고 무소불위의 대통령의 힘을 스스로 빼야 한다. 지금 나라 안팎의 상황이 전혀 한가하지 않다. 통합 정부 구성과 분권·협치로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 야당은 지금이 전례 없는 비상 상황이란 점을 인식하고 가급적 정부 출범에 협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새 대통령은 편가르기와 배제의 정치로부터 결별해야 한다. 권력집중이 낳은 폐해를 뼈저리게 경험한 한국의 새 정치는 분권의 태동을 분명히 구체적으로 알려야 한다. 분권의 의지만이 아니라 개헌의 과제를 반드시 완성해야 한다.
새 대통령에게 주어진 시대적 요구는 국민 소통과 통합이다. 특히 과반을 넘지 않는 지지율로 당선된 대통령의 한계가 분명 존재하는 상황은 나만 옳은 것이 아니라 남을 인정하는 겸손함으로 국민통합을 하라는 국민의 분부임을 인식해야 한다. 모두의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깨 열어야 한다. 협치와 통합을 이룰 키인 관용과 화평은 위로부터 난 지혜로서 그 결과 의의 열매가 가득할 것임을 성경은 밝히 예고하고 계시다.
“오직 위로부터 난 지혜는 첫째 성결하고 다음에 화평하고 관용하고 양순하며 긍휼과 선한 열매가 가득하고 편벽과 거짓이 없나니 화평케 하는 자들은 화평으로 심어 의의 열매를 거두느니라(약 3:17, 18).”
세째, 포퓰리즘을 배격하고 먼 미래를 내다보는 경제정책을 펴야 한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OECD 국가 중 최저인 1.17명이다. 이건 아니다. 1958년 한 해 출생자가 100만 명에서 올해 30만 명대로 준다고 한다. 나라의 존립이 위대롭다. 불과 20년 후면 우리나라에 일할 사람이 없다. 노령 인구만 가득해진다. 그런데도 배고파 우는 아이 달콤한 사탕으로 달래듯 근본대책 없이 얼마씩 주겠다는 포퓰리즘 정책만 난무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