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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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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중립 훼손된 공수처법 개정

GOSPEL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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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세력’에 의해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현실 …

대한민국의 평화 위해 대통령과 정부 여당을 위해 기도해야 할 때 (딤전 2:2)

독재를 말하면 나치즘이나 파시즘, 일본 제국주의처럼 과거의 유물이나 중국, 북한 등 사회주의 국가의 상징처럼 생각될 수 있다. 오늘날에도 남미, 동구,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에 다수의 독재 국가들이 있고, 사회주의 국가가 아닌 민주 체제에서도 독재는 있다. 대한민국의 역사도 4.19혁명을 위시해 독재 정권에 맞선 지난한 투쟁사로 점철돼 있다.

세계 민주주의 체제의 수호신을 자처하는 미국도 독재의 유혹은 있다.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의 억울한 사망으로 촉발된 전국 규모의 시위에 트럼프 대통령은 강제 진압으로 대응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헬트 킹대학 교수의 기고에서 미국을 독재국가와 비교하며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나라가 망하기 전에 발생하는 일들”이라고까지 우려했다. 뎀프시 전 합참의장, 부시 전 대통령, 펠로시 하원의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처럼 행동하고 말했다.”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부상하기 전까지 세계 2위 경제 대국의 위상을 유지해온 일본은 2차대전 이후 자민당이 사실상의 1당 독재를 해왔다. 당내 파벌들이 밀실협상을 통해 정권을 나눠 먹는 식의 일본 정치의 후진성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대응이나 코로나19 대응에서 보듯 시민 안전보다 정치적 이익을 앞세운 결과 실패를 자처하고 말았다.

지금의 민주 국가에서도 독재의 유혹이 넘실대는 것은 내 생각, 내 집단, 내 파벌, 내 정당만 중요하기 때문이다. 3권분립이나 정당 제도, 선거 제도를 비롯해 각종 절차법 등 민주 체제를 지키기 위한 수많은 견제 장치에도 불구하고 제도의 운영자는 어디까지나 사람이기 때문에 독선과 아집을 가진 자가 거대 권력을 가질수록 법과 제도의 취지가 무력화될 우려는 항상 존재한다. 민주국가라 하더라도 견제 제도나 장치가 유효하게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은 언제든 있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선 법을 바꿔서라도 민주주의에 역행하기도 한다. 자유와 다양성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 국가에서 자행되는 독재적 권력은 그 정치 사회적 파급력이 너무도 크다.

그래서 민주국가에서도 독재의 유혹을 막아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민주 제도 만이 아니라 민주적 절차가 중시되는 이유이다. 민주 국가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을 존중하기 때문에 이러한 의견들을 조정하여 합의에 이르도록 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고 그 절차를 밟아나가는 과정 역시 반드시 민주적이어야 한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지켜지는지를 알 수 있는 척도가 바로 절차적 민주주의이다. 과정과 절차들이 누가 보더라도 합리적으로 공정하게 민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 민주주의를 잘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특히 막강한 대통령제의 권한으로 민주 제도가 수시로 위협받는 우리나라의 경우 절차적 정의와 적법성, 투명성, 공정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원론적인 얘기를 굳이 해야 하는 이유는 오늘날 한국 정치의 현실이 너무 답답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수많은 선현들이 목숨을 내어놓으며 지키고 일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어처구니없게도 ‘민주화 세력’임을 자처하는 정권 수호자들에 의해 순식간에 허물어지듯 위협받고 있는 아픈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은 검찰의 무소불위 권한을 견제할 공정한 사법기관을 창설한다는 취지에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수처가 출범하기도 전에 공수처의 근거인 모법을 개정하는 초유의 사태를 통해 여당 단독으로 공수처장 추천 규정을 바꿈으로써 설립 명분을 퇴색시켰다.

공수처는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 생명이다. 이를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야당의 공수처장 추천 비토권이다. 이는 ‘정권의 친위기구가 될 것’이란 비판에 여당이 먼저 제안한 것이다. 여당은 ‘야당의 비토권이 확실히 인정된다’라며 입법을 했다. 5선 이상민 의원은 당시 “야당 마음에 들지 않는 분은 공수처장이 될 수 없다”라고 못 박았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도 “추천위원 7명 중 야당 추천위원이 2명이라 비토권 행사가 가능하다”라고 했다. 그렇게 작년에 우여곡절을 치르며 만든 법을 시행도 전에 여당 마음대로 다시 고쳤다. 공수처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야당에 보장했던 비토권을 박탈하는 것이 골자다.

여기에 수사처 검사의 자격요건도 대폭 완화했다. 공수처장을 자기들 사람으로 세우고, 수사 검사도 정권 코드에 맞는 변호사들을 대거 기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권의 친위기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게 됐다.

공수처는 수사권과 공소권을 행사함에도 입법·사법·행정 어디에도 속한다 할 수 없다. 그럼에도 헌법기관인 검찰이나 법원의 상전 역할을 할 길이 열려 있다. 권력 범죄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 공수처에 보고해야 하고 공수처가 사건을 이첩하라 하면 따라야 한다. 이런 체제라면 현재의 월성 원전, 울산시장 청와대 선거 개입 등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대통령은 이번 법 개정을 통해 공수처장과 차장을 친정권 인사로 임명하고 이들을 통해 검사와 수사관 인사를 좌우할 수 있다. 정권이 바뀌면 공수처가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지만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인데 비해 공수처장의 임기를 3년으로 보장하고 있어 임기 후에도 문 정권의 안전판 노릇을 하기에 손색이 없다.

정권에 칼을 댓다는 이유로 검찰총장을 찍어내기에 혈안된 모습을 보이는 이 정권이 공수처를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운영할 리는 만무하다. 앞으로 친위 공수처를 앞세워 권력형 비리 사건들을 무마하는 일이 수월해졌다. ‘사건 먹는 하마’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후배에게 ‘너도 검사냐’ 소리를 들은 심재철 반부패강력부장, ‘조국 부부가 무죄’라고 주장했던 정한중 교수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장에 세운 것만 봐도 공수처의 행보를 알 수 있다.

이같은 악법 개정을 위해 여당은 좇기듯 밀어붙였다. 왜 그런가는 상식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든 알 수 있을 것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동원해 인사권, 수사지휘권, 감찰권 등 온갖 권한을 휘둘렀지만 윤 총장은 요지부동이다. 검찰의 ‘살아 있는 권력’ 수사는 ‘선을 넘지 말라’는 정권의 분명한 경고에도 아랑곳 않았다.

이제 월성 1호기 폐쇄 수사는 청와대 턱밑까지 파고들었다. 울산 선거 개입, 라임·옵티머스 사건,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 사건 등 정권 관련 수사가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그럼에도 정권에 칼을 댓다는 이유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찍어내는 과정에선 절차와 법치가 송두리째 무시됐다. 무리한 징계 시도 때문에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중대한 절차적 흠결이 있다”라고 지적하고 징계위원장을 맡을 예정인 법무차관은 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