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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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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 평화 담보할 안전장치 될까?

GOSPEL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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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임기 내 종전선언 추진 …

주변국 의지한 선언이나 조약이 아니라 예수님 의지해야 할 때 (고린도후서 4:8-10)

문재인 정부가 임기 안에 종전선언을 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21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한 이후부터 정부는 임기 말의 모든 외교적 노력을 이 사안에 집중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종전선언을 통해 현재 남북의 교착상태를 반전시킬 신뢰를 구축하고 비핵화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종전선언을 한다고 유엔사 해체, 주한미군 철수, 한-미 연합훈련 중단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평화 프로세스라는 긴 여정의 조심스러운 첫걸음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마음은 한국인 모두의 바람이다. 그 평화를 여는 첫걸음이 종전선언일까. 과연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의 첫걸음이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상황에서 종전선언은 평화를 위한 것 같지만 국익과 안보 모두에서 득보다 실이 많은 선언이 될 수 있다.

문 정부는 왜 종전선언에 집착하고 있을까. 설마 종전선언을 하면 전쟁의 종식과 평화를 담보하는 안전장치가 될 것이라고 믿는 것일까. 그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왜일까. 문 정부의 종전선언 집착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오히려 선언은 현재 북한이 핵 전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상을 주는 것과 같은 효과를 주게 된다. 잘못된 신호를 줄 위험이 다분하다. 선언이 득보다 실이 많은 첫번째 이유는 선언의 신뢰성(구속력)이다.

에티오피아가 종전선언인 평화협정 체결에 성공했지만 지금도 분쟁이 계속되듯이 우리 또한 선언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 그동안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네 차례나 만났다. 2018년 4월과 5월 판문점에서 만났고, ‘4.27 판문점선언’이란 결과를 얻었다. 그해 9월엔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9.19 평양공동선언’을 탄생시켰다. 이후 2019년 6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 3자 회동도 가졌다. 당장 비핵화가 실현되는 듯했다. 판문점 선언은 남북간 종전선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불가침합의와 단계적 군축 실현,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공동의 목표로 선언했다. 평양공동선언에서도 완전한 한반도의 비핵화를 재차 약속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후 ‘군축’이나 ‘상응한 이행’과는 반대 행보를 보여왔다. 노동당 창설 제75주년 때는 보란듯이 군사퍼레이드에서 소형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신형 ICBM, 신형 SLBM 북극성-4A, 장거리 다연장포, 신형 지대공미사일, 스트라이커 장갑차 등 신형무기를 대거 선보였다. 선언은 아무짝에 쓸모 없은 휴지조각 선언이 되고 말았다. 이미한 선언부터 실천과제를 남북이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

북한은 이전에도 똑같았다. 노태우 대통령 때인 1991년의 ‘남북기본합의서’에 합의했지만 북한은 지난 30년 내내 거꾸로 갔다. 합의는 무색했다. 김정일 때도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 김정은 체제에서도 거듭된 핵실험을 통한 핵무기 고도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발사,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대놓고 한반도의 위기를 증폭시켜 왔다. 무엇을 근거로 북한을 믿고 종전선언을 할 수 있나. 계약을 사기에 이용하는 사람이 많듯, 선언을 사기에 이용하는 국가도 많다. 역사는 이를 똑똑히 증언한다.

대표적 사기극이 독일과 영국·프랑스·이탈리아 4국이 맺은 1938년 9월의 ‘뮌헨협정’이다. 독일의 체코슬로바키아 영토 수데텐란트 점령을 다른 3국이 용인하는 대신, 히틀러가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약속이었다. 당시 영국 체임벌린 총리가 귀국길 공항에서 협정문을 흔들며 “명예로운 평화를 들고 왔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불과 1년 뒤인 1939년 9월 독일은 폴란드를 침공해 2차대전을 일으킨다. 직전인 그해 8월 독일과 소련의 불가침조약은 더 어이없다. 히틀러의 제안에 스탈린이 응했다. 소련을 묶어 놓고 히틀러는 유럽 전역을 유린했고, 독일은 협정 2년도 안된 1941년 6월 300만 대군으로 소련에 진격한다.

아시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960년 시작된 베트남전쟁은 1973년 ‘파리평화협정’으로 종결되고 미군은 남베트남에서 철수했다. 미군이 떠나자 1975년 3월 북베트남은 기습 남침을 감행했고, 4월 남베트남은 지도에서 사라졌다. 평화협정을 어기면 전면 북폭으로 북베트남을 쓸어버리겠다던 미국의 방위조약은 지켜지지 않았다.

두번째 이유는 안보 공백의 빌미 제공이다. 둑에 작은 물구멍이 생기면 터지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문 정부 들어 평화프로세스로가 국방 해이와 안보 불감증 사태를 빚은 수많은 사례를 목도해왔다. 하물며 종전선언이 북한이 주장해온 적대시 정책들의 철회를 밀어붙일 좋은 명분이 될게 뻔하다. 우선 종전선언은 주한미군사령부(USFK)의 한반도 주둔 명분을 약화시킨다. 이를 계기로 한미연합사(CFC ROK/US)가 해체 수순을 밟으면서 전작권이 졸속으로 전환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김정은에게 주한미군 철수와 유엔사령부 해체, 미국의 핵우산 제거, 우리 군이 목숨으로 지켜온 서해북방한계선(NLL) 폐지 등을 요구하는 빌미가 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도미노 현상으로 순식간에 들이닥쳐서 ‘한미연합 작계 5015’가 무용지물이 되는 최악의 안보공백이 발생한다.

국내에서도 문제는 발생한다. 이런 때를 노려오던 ‘반미·주한미군 철수단체’에서는 연일 ‘미군철수’를 주장할 것이고, 이를 빌미로 미군부대 앞에서 철수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한다면 미국 내 정계와 여론은 철수로 들끓게 될 것이다.

이런 때를 기다리며 김정은 위원장은 말을 최대한 아끼고 있지만 종전선언의 조건을 두고 한반도 내 군비 확충에 대한 이중잣대,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각각 폐기하라고 요구했었다. 지난 9월 29일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2일 회의 시정연설에서 “종전을 선언하기에 앞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계속 밝히고 있는 불변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한 달 뒤 이 얘기는 좀더 구체화됐다. 지난 10월 27일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 유엔총회 제4위원회에서 “유엔사는 불법이며 즉시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종전선언은 북한의 그동안의 주장에 더 힘을 실어주는 것이 된다. 북한은 종전선언이 됐으니 정전 관리 체제를 위해 설치된 유엔사는 해체돼야 하고 미군도 떠나야 한다는 주장을 펼게 분명하다.

미 기업연구소(AEI)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북한의 비핵화라는 국제적 목표는 사실상 폐기될 것”이라고 종전선언 이후의 미래를 우려했다. “종전선언문에 서명을 끝내자마자 유엔군사령부는 해체될 운명이고, 한·미동맹은 미국에서 더 많은 검증의 도마에 오르게 될 처지”라고도 했다. 그는 종전선언이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에도 잘못된 신호를 줄 것이라고 예견했다. 일본을 비롯한 미국의 다른 동맹국들한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했다. 한마디로 종전선언은 절대 해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많은 안보전문가들은 “종전선언을 하면 국가안보상 최악의 시나리오가 우려된다”며, “우선 정전협정이 폐기되면 통상 평화협정으로 대체되어야 하고, 전쟁이 끝난 한반도에서 임무가 종료된 유엔군사령부(UNC)가 해체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