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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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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지옥 벌어진 가자지구

지상지옥 벌어진 가자지구 관련 기존 복음신문 사진
기존 복음신문 「지상지옥 벌어진 가자지구」 기사 사진 · 사진 복음신문 제공 · 복음신문 보유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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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감은 세계, 정의와 인도주의 최대 위기 …

땅 위 모든 자 하나님의 것으로 공평 하나님의 것으로 공평, 서로 나누고 돕고 희생하는 것이 하나님 가장 기뻐하시는 제사 (시 24:1,2, 히 13:16)

이 세계에 도덕이란 것이 남아 있는 것일까? 이스라엘은 지금도 가자지구에 대한 일방적인 살륙을 자행하고 있지만 세계는 이를 지켜보면서도 어떤 제제조치도 실행하지 않고 있다.

21개월여 전인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습격해 1200명을 죽이고 250명을 납치한 데 대해 이스라엘군이 벌인 초기 작전은 정당성을 인정받는 자기 방어 전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쟁이 아니다. 2007년부터 가자를 사실상 통치해 온 하마스 정치 체제는 이미 붕괴된지 오래다. 하마스 보안군의 한 전직 장교는 지난 7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도부의 약 95%가 사망하고 현역 인사들도 모두 전사했다”며 이스라엘의 일방적 공격에 대해 세계와 아랍 정권들은 침묵하고 있고, 범죄 조직은 도처에 있다고 증언했다.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의 당시 국방부 장관도 “하마스는 더이상 군사 조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은 왜 여전히 일방적인 공습과 지상군 투입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일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의 목적은 하마스가 아니라 가자지구의 멸절이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1일에도 남부와 동부 등 가자지역에 대한 지상작전을 전개해 이날 하루에만 최소 65명이 또 사망했다. 이날 그동안 지상군으로 인한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가자 중부까지 탱크를 진입시켰다. 이로써 가자지구의 87.8%의 땅이 가자 주민이 살 수 없는 이스라엘군의 작전 구역이 됐다고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밝혔다.

OCHA에 따르면 현재 가자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의 강제 이주 명령으로 인해 필수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12% 지역에 210만 명의 민간인이 몰려있다. OCHA는 “중부 다이르알발라흐는 가자지구 남부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담수화 시설이 있다.”라며 “이 시설이 손상될 경우 가자 주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 주민의 생사여탈권을 가자 내부에서까지 쥔 것이다.

이스라엘은 UN 등 국제기구와 세계언론도 무서울 게 없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중부 다이르아발라흐에 있는 세계보건기구 사무실과 창고도 세 차례 공격했다.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이스라엘군이 건물에 진입해 현장 직원과 가족들 4명에게 수갑을 채우고 옷을 벗긴 뒤 구금했다”라며 “직원 1명은 여전히 붙잡혀있다”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휘탈 유엔OCHA 가자 현지 책임자가 요청한 비자 갱신을 거부했고,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죽음의 상황을 겪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은 “유엔 직원들이 하마스를 돕는다”며 공격을 서슴치 않고 위협하며 아예 UN 활동을 마비시키려고 한다.

이미 지난해 5월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 목적은 하마스 괴멸이 아닌 가자지구에 대한 체계적 파괴라는 것이 더 명확해졌다. 가자 전역을 점령한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지난해 5월부터 남부 라파에 피신해 있던 팔레스타인 주민 100만 명에게 아무것도 없는 마와시 해변 지역으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피신처가 거의 없는 곳이었다. 이후 이스라엘군은 8월까지 라파 대부분을 파괴했다.

라파만이 아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지금까지 700여 차례의 공습을 진행했다. 이스라엘 신문 하레츠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17만4000채의 건물이 파괴됐다. 이는 가자지구 전체 건물의 70%에 해당한다.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주택은 물론 모든 기반 시설들, 즉 정부 건물, 병원, 대학, 학교, 모스크, 문화유산지, 정수장, 농업 지역, 공원까지 체계적으로 파괴했다.

미국 브라운대의 대량학살 분야 전문가인 바르토브 교수는 지난 15일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파괴는 주민들이 더 이상 삶을 복원할 수 없게 만들겠다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대량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가자를 파괴하고, 식량까지 차단해, 가자에 살 곳도 없고, 먹을 것도 없게 만들어서, 주민들이 떠날 수밖에 없게 하려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에 의하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은 6만 명에 이른다. 그중 3분의 1이 어린이이다. 잔해에 묻혀 발굴되지 못한 사망자도 1만 명이 넘고, 불구가 된 사람은 14만 3천 명 이상이다.

산 자들의 코앞에 닥친 최대 문제는 굶주림이다. 이스라엘의 통제를 뚫고 어렵사리 세계에 전파된 갓난아이의 모습은 지금이 어느 시대인지를 의심케 한다.

22일 로이터통신은 “6주 된 유세프의 무생물 같은 몸이 가자시티의 한 병원에 축 늘어져 있었다.”고 보도했다. 단 이틀 새 33명이 굶어 죽었다는 보도와 함께였다. 구호기구들이 가자지구에 줄곧 경고했던 ‘기근’의 파도가 마침내 들이닥치고 있다. 가자지구 공보국은 26일 2세 이하 영유아 10만 명 중 4만 명이 며칠 내로 굶어 죽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 산하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은 25일 가자지구에서 전체의 3분의 1에 달하는 인구가 며칠째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으며 가자지구 인구 중 47만 명이 ‘통합식량안보단계 분류(IPC)’ 5단계 중 최상위인 5단계 ‘기근’에 해당하는 굶주림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식량 안보와 굶주림 실태를 조사하는 다자간 글로벌 프로그램인 IPC는 식량위기를 다섯 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 정상에서 경고-위기-비상 단계를 거쳐 최종 5단계가 기근이다. 뼈만 앙상한 아프리카 아이들의 이미지가 세계 사람들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지만, 그런 참혹한 기아는 지구상에서 거의 사라졌다. 유엔과 국제기구들, 각국 정부, 세계 시민들의 오랜 노력 덕분이다. 물론 여전히 하루 세 끼를 못 먹는 이들은 적지 않지만 내전이나 수급 불안정 때문일 때가 대부분이다.

세계의 식량위기 상황을 보여주는 웹사이트를 보면 현재 3단계 이상인 지역은 아프가니스탄과 예멘 일부가 해당하고, 그 외에는 거의 모두 소말리아와 남수단 등 분쟁이 계속되는 아프리카 국가들이다. 그런데 최근 이 지도 복판에 ‘명백한 기근’을 나타내는 짙은 빨간 점이 생겼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다.

식량이 없어서가 아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요르단과 이집트에 있는 트럭 6천대에 대한 가자지구 진입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옥스팜 책임자는 “가자 국경 밖에 주민 전체를 두 달 동안 먹일 수 있는 식량이 있는데 이스라엘이 반입을 막고 있다”라고 했다.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가자지구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대규모 기아’ 상태에 처해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는 21개월 전인 개전 초부터 시작됐다. 이후 지속적인 식량 부족 사태에 시달려온 터에 올해 1월 이스라엘은 유엔의 구호 체계가 비효율적이며 하마스에 원조가 넘어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UNRWA의 가자 내 활동을 금지했다.

지난 3월부터는 가자지구의 모든 검문소를 전면 봉쇄했다. 이로 인해 식량과 의약품 등 국제구호 물자 반입이 완전 차단됐다. 물과 식량 반입이 끊긴 지 벌써 넉 달을 넘기면서 가자지구의 기근 상황은 ‘돌아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전면 봉쇄 후 80일 가까이 흐른 5월 19일에야 처음으로 진입을 재개시킨다고 했지만 곧바로 5월 26일부터 구호물자 반입 기관을 기존의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처(UNRWA) 등 국제 구호단체 대신 이스라엘과 미국의 민간조직인 ‘가자인도주의재단(GHF)’ 하나로 일원화했다.

이전에는 유엔과 민간단체들이 약 400곳의 배급소에서 식량을 나눴지만 200만 명이 넘는 가자에 단 4곳만 남부에 배급처를 만들었다. GHF 배급 방식은 기존 방식과 달리 주민들이 배급처로 직접 와서 물자를 얻어가는 것인데, 배급처로 들어오는 긴 통로를 만들고 주변에 무장 경비원와 이스라엘 군진지를 포진했다.

배급 때마다 굶주린 가자 주민들이 좁은 곳에 몰려드는 생지옥이 연출되는데, 이스라엘군이 이들을 향해 총격을 가해 지금까지 1100명이 사망했다. 식량을 구하려다 총살을 당하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가자에서 벌어지고 있다. UNRWA는 가자를 “지상의 지옥”이라고 묘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