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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패착 지소미아 종료 결정

GOSPEL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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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지난 8월 22일 대통령 집무실 옆 회의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와 문재인 대통령 재가를 거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를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한미 동맹 및 동북아 안보 심대한 위기 초래 …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 의지하고 나라와 민족 위해 부르짖어야 할 때 (시 3:5, 시 84:12)

북한은 24일 오전 단거리 발사체 두 발을 또 발사했다. 북한 매체들은 ‘초대형 방사포’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미사일급으로 최고 속도 마하 6.5 이상, 비행거리 약 380여㎞였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직선거리가 320km이니까 남한 거의 전지역이 사정거리다. 북한의 발사체 도발은 올해 들어 벌써 9번째이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을 5번 이상 발사했고, 지난달 31일과 이달 2일에는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라고 규정한 발사체를 쏘았다. 이달 10일, 16일에는 ‘북한판 에이태킴스’로 불리는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합훈련이 끝나면 도발도 멈추고 실무협상도 시작될 것”이라고 했지만 북한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한미지휘소훈련이 끝나고 나흘 만인 24일 ‘초대형 방사포’까지 발사했다. 이쯤되면 북한은 한미 면전에서 자기 맘대로 전쟁도발연습을 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의 속셈은 실전에 대비해 기존의 스커드 미사일 등을 대체하고 기동성과 은밀성을 갖춘 신형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3년 전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중발사 성공’까지 언급하며 더 큰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정은은 16일 강원 통천에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실험에 성공한 뒤에도 “지난 3년간 간고한 투쟁을 벌여 핵전쟁 억제력을 손에 틀어쥐던 그 기세로 용진하자”고 했다. 핵 개발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도 핵을 내놓지 않겠다는 선포인 셈이다.

북한이 핵무력화와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고 중국과 러시아가 동해상 우리 영공까지 침범하고 있는 전례없는 안보 위기 상황임에도 우리 정부는 지난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내렸다. 지금처럼 위중한 때 이 결정은 새는 기름에 불을 붙인 것과 같다. 이것은 문재인 정부의 최대 악수이다. 문 정부가 이렇게 외골수 불통이고 외교력 부재와 국제정세를 보는 안목이 없는지가 이것 하나로 충분히 알고도 남는다.

지소미아 종료 발표 후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브리핑에서 “지소미아 문제 검토 과정에서 미측과 수시로 소통했고, 특히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 매우 긴밀하게 협의했다”면서 “이번 결정이 한미동맹 약화가 아니라 오히려 관계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해 지금보다 굳건한 동맹 관계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연 미측과 긴밀히 협의했고, 한미동맹을 업그레이드한다는 청와대 말이 사실일까.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2일 “우리는 한국의 결정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논평에서 “미국은 이 결정이 미국과 우리 동맹의 안보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동북아에서 우리가 직면한 안보적 도전과 관련해 문재인정부의 심각한 오해를 나타낸다고 분명히 해왔다”고 이례적으로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역내의 안보적 도전에 대한 몰이해라고 반대해왔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도 데이브 이스트번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고 강하게 불만을 나타냈다. 국제외교에서 ‘실망했다’는 표현은 좀처럼 쓰지 않는다. 자국 이익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을 경우에나 사용하는 외교적 수사다. 더욱이 동맹국가에 이런 표현은 처음이다. 우리 정부가 미국에 이해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종료 결정을 내린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오죽하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뺨을 때린 격”이라고 했겠나. 미 국무부가 한국 정부가 아니라 ‘문재인정부’라 부르고 ‘심각한 오해’ 운운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더 기막힌 것은 거짓말 논란까지 불거진 사실이다.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이해하고 있다’는 청와대의 설명에 대해 익명을 요청한 미 정부 소식통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여기(주미 한국 대사관)와 서울에서 항의했다”고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지소미아 파기) 결정은 한국 관료들이 그동안 우리에게 힌트를 준 것과는 정반대였다”고 보도했다. 결국 청와대 발표와는 정 반대로 미국과 전혀 소통이 안됐고, 한국 정부의 예상치 못한 결정에 미국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우리 정부의 불통과 아집이 전통적 한미동맹관계마저 망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과연 미국이 우리를 동맹국으로 여길지도 의심스럽다. 최근 주변 상황을 둘러보면 서로 믿고 의지할 우방은 사라지면서 한국만 갈수록 고립되는 구도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3일 출국 중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한국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렇게 하고 G7회의에 가서 한미동맹을 무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완전한 돈 낭비”라면서, 축소된 형태로 진행된 최근 훈련에 대해서도 “나는 그런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미 동맹은 기본적으로 상호 공동 방위를 책임지는 군사동맹이며, 군사동맹의 핵심은 연합 훈련을 토대로 한 연합 전력에 있다. 그러나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 을지 프리덤 가디언 등이 폐지되면서 한·미 동맹은 사실상 훈련 없는 ‘페이퍼 동맹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런데도 축소된 시뮬레이션 훈련마저 필요없다고 부정한 것이다.

더 심각한 인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훈련 때문에 “화가 나 있었다”면서 그런 주장을 펼친 것이다. 동맹의 적인 북한 지도자의 말을 빌어 동맹을 내팽개치는 발언을 서슴지 않은 것이다. 누가 동맹이고 누가 적인지 뒤바뀐 발언이다. 게다가 한국 대통령과 만난 자리가 아니라 일본 정상 앞에서 세계 언론을 상대로 그렇게 했다. 이보다 더 한국 무시가 어디 있는가. 미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지소미아 폐기 결정을 한 뒤 이런 극단적 표현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26일 일본 산케이신문은 24일 G7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를 만나 “한국의 태도는 심하다. 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한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한테 깔보이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믿을 수 없다고 한다”는 말까지 했다. 한국 대통령에게 얼마나 큰 적개심을 갖고 있으면 깔보인다거나 믿을 수 없다는 말을 적국인 김 위원장의 말을 빌려 할 수 있나.

요미우리신문도 같은 날 G7 정상들이 참석한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은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설마 그런 말을 했으랴 싶어도 아예 없는 말을 지어서 보도하진 않았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아베 일본 총리가 한국에 대해 ‘못믿을 나라’라고 계속 주장해온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아베 총리는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프랑스로 출발하기 직전 “국가와 국가 간 신뢰관계를 손상하는 한국 대응이 계속되고 있다.”며 “한국은 못 믿을 나라”라는 주장을 또 펼쳤다. 아베 총리는 한일 갈등이 생길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못 믿을 나라 한국’이라는 프레임을 씌어 왔는데, 이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같이 동조한 셈이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수시로 만나며 개인적 친분을 깊이 쌓아왔다. 사실 일본이 한국에 대해 수출규제 조치를 시작했을 때도 미국의 암묵적 양해 아래 이뤄졌을 거라는 얘기가 나왔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 희박하다고까지 전망됐었다. 당시 미 정치권에 밝은 한 소식통은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그간의 만남에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문제도 사전에 알리고 이해를 구했을지 모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쉽사리 한국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