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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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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당정치의 암담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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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고통 팽개친 국회 … 파벌, 연고, 이념에 우선할 균형과 양식 갖춘 정치 절실

국민은 너무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고통의 끝이 보이지 않기에 현실은 더욱 암울하다. 농가의 부채를 견디지 못한 50대 어머니가 자살하자 20대 대학생 아들이 어머니가 혼자 가시는 길이 외롭다며 같이 동반 자살했다. 올들어 경기불황으로 폐업한 음식점만 5만곳이 넘었다. 중소기업 부도업체가 하루 평균 15곳으로 부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희망이 사라지면 끝이다.

그러나 국민의 고통을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나라 국회는 딴 세상에 있다. 한쪽은 해머와 전기톱을 동원해 문짝을 부수고 한쪽은 바리케이트를 쌓고 소화기를 뿌려대며 전쟁을 벌이는 곳은 어느 재개발 강제철거현장도 아니고 폭력시위현장도 아니다. 나라의 법을 세우는 국회는 그 어디보다 준엄하고 모범이 돼야 하지만 우리나라 의회는 이와 거리가 멀다.

한국 국회의 난투극 장면은 한해를 보내는 마지막때 국제 뉴스를 장식하며 세계의 우스개가 됐다. 의회에서 막말만 해도 발언권을 박탈당하는 미국이나, 의회내 폭력을 야기한 의원은 의회 출입 자체가 봉쇄당하는 유럽 등 외국에서 볼때 한국 국회의 난장판은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 LA타임스는 ‘한국 국회의 난투극’이라는 제목으로 사진 10장을 싣고 “한국 특유의 거친 민주주의 행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스코츠맨 등도 관련 사진을 11장이나 올리고 “질서 점수 0점, 이것이 한국 의원들의 거부 방법”이라고 비꼬는 제목을 달았다. 중동의 ‘걸프 뉴스’, 일본 NHK, 미국 뉴욕타임스 등 세계 유력 언론들도 아수라장이 된 한국 국회소식을 메인 뉴스로 다뤘다.

우리나라 국회의 타협 없는 극한 대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회 예산안 통과는 언제나 기일을 넘기고 법안 심의는 절차를 무시한 강압, 극한 투쟁, 졸속 처리로 점철되었다. 절차가 무시되면 예측 가능성과 제도에 대한 신뢰가 사라진다. 신뢰의 상실은 사회 전반을 불투명하고 불안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내용이 중요해서 심의 때문에 기일을 넘기거나 절차가 무시되는 것은 더욱 아니다. 여야간 주도권 다툼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나중에 시간이 없다며 법안의 무더기 통과를 일삼는 행태를 보면, 내용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려는 진정성을 가진 국회의 모습이 아니다.

이같은 고질적인 우리 국회의 난맥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바로 우리나라 국회가 뿌리깊은 지역주의와 파벌의 기초위에 쌓여져 있기 때문이다. 선명성 경쟁이나 극한 대립의 기싸움도 여기서 비롯된다. 자신의 역량보다는 지역 이기주의와 파벌에 기대려는 심리는 다시 연고를 위한 예산 확보하기, 파벌에 대한 한자리 배분 등의 악순환을 낳으며 한국정치의 폐퇴를 반복시킨다. “육체의 일은 분명하니..원수 맺는 것과 분쟁과 시기와 분냄과 당 짓는 것과 분열함과 이단과”(갈 5:19,20)

때문에 여기엔 정책 이념으로서의 진정한 진보나 보수가 있을 수 없다. 이 틈에 좌파가 진보라는 그럴싸한 이름 뒤에 숨어 활동하는 것이 우리나라 현실이다. 원래 진보는 좌파 이념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정치이념으로서의 진보는 20세기 초 미국에서 유행했다. 경제적으로는 거대 독점자본주의, 정치적으로는 파워 엘리트 중심의 반민주적 정당구조가 공격 대상이었다. 집중화된 정치 및 경제 세력은 착취와 부정부패를 조장하고, 평등, 개인적 자유, 민주주의 등 건강한 시민사회의 덕목을 해친다는 것이 이유였다. 진보는 오히려 특정 집단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조직화된 노동운동 또는 사회주의와 연관이 있는 집단주의를 경계한다. 미국의 진보 정당을 대변하는 민주당의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오히려 대선기간 내내 미국의 통합을 부르짖고 정적 힐러리를 끌어안는 화해의 리더쉽을 보였다.

그러나 국가 역량을 분산시키고 안보의식, 애국심, 공동체 의식을 약화시키고 군복무 기피현상을 야기시키고 국가 체제를 평가절하하는 반면 무조건적인 대북 퍼주기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제조를 방조하는 등 적을 이롭게 하는 것이 우리 속에 숨은 좌파의 모습이다. 우리에게도 진정한 진보가 제 구실을 할때 희망이 있다. 여당과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아무리 내려가도 민주당이나 진보세력에 대한 인기가 10%대를 넘지 않고 바닥에 머물러 있는 특이한 현상은 진보로서의 제구실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대안 없는 진보, 무조건 반대부터 하고 보는 반대를 위한 진보, 똑같이 구태의연한 부패와 권력의 단맛을 잊지 못하는 진보, 지역 이기주의와 파당, 특정 집단에 기댄 진보는 진정한 진보가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보수는 나은가. 10년 만에 집권한 한나라당은 그동안의 한을 풀듯 이전 정부 정책은 모두 뒤집고 보기와 타협과 상생의 가치를 잊은 채 법안 밀어붙이기에 나서고 있다. 형님예산으로 대변되는 지역예산 확보경쟁과 자리싸움으로 172석의 거대 여당의 여유는 찾아볼 수 없다.

당내 친이-친박간 화합적 결합은 요원하다.

지난 1년 내내 당정간 엇박자는 사회 경제 혼란을 가중시켰다. 정부는 ‘고소영-강부자 내각’으로 도덕성도 능력도 없는 인물을 중용하고, 쇠고기 졸속 협상, 곧 불어닥친 세계 경제위기조차 대비하지 못한 고환율 정책, 깜짝 쇼에 매달린 정책부재 등으로 국민의 불신을 자초했다. 국민은 10년 만에 다시 집권한 보수진영이 별로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다. 정부 여당은 지난 1년의 실패를 인정하고 변모를 모색해야 한다.

어떻게 오늘날의 국난과 국회의 파행을 극복해야 할까. 성경에 그 지혜가 있다.

첫째, 나눔의 정신이 우선돼야 한다. 성장 중심의 감세와 규제혁파는 우리의 심각한 문제인 양극화의 틈을 더 벌리는 것이다. 세계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진 지금, 수익이 는다고 투자로 이어지는 것은 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은 오히려 정부가 재정을 늘려서 공공부문, 교육훈련, 사회보장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출을 늘리고, 실업, 대출상환 대책 등 서민의 호주머니에 돈이 돌게 하는 정책에 집중하므로써 내수경기를 활성화시키는 일이 급선무다. 정부가 앞장서서 행해야할 오늘날 절실해진 유무상통의 정신은 본래 교회의 정신이다.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주고”(행2:44,45)

둘째, 내 잘못부터 성찰하자. 국회는 파당과 이기심, ‘네 탓’만 하는 책임전가에서 벗어나 진정한 성찰과 솔선수범에 나서야 한다. 하나님은 상대에 대하여는 일곱번씩 일흔번이라도 용서(마 18:22)하되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엄격할 것을 가르친다. “너는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를 보지 못하면서 어찌하여 형제에게 말하기를 형제여 나로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게 하라 할 수 있느냐”(눅 6:42) 국회가 내 잘못부터 고치려 한다면 의회 폭력을 방지하는 법부터 제정하고, 예산의 날치기 심의를 예방하기 위해, 정치논리가 개입되는 낭비성 예산을 문책하는 법부터 만들어야 한다. 국민의 혈세를 당의 이익을 위해 주무르고 야합하는 행태는 이제 더이상 사라져야 한다. 민생에 최우선을 두고 폭넓은 전문가로 검토를 더하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진영을 나의 부족을 보완할 협력자로 여기고 상생에 나서야 한다.

셋째, 상생의 하나님의 가치를 실천해야 한다. 지금처럼 여야가 사사건건 대립할수록 양측의 인기는 동반추락하고 다 같이 망하자는 것 이상이 아니다. “만일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 멸망할까 조심하라”(갈 5:15) 국민이 원하는 것은 진보냐 보수냐가 아니라 세계와 시대의 흐름을 꽤뚫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선각이다. 화해와 협력으로 모두를 아우르는 전진을 이뤄낼 민족의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지도자를 원한다. 허비할 시간이 없다. 1분 1초도 아껴서 진보와 보수, 정부와 국민, 노와 사가 지혜를 모아 함께 위기 극복에 나서야 할 때다. “그런즉 너희가 어떻게 행할지를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 없는 자 같이 하지 말고 오직 지혜 있는 자 같이 하여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그러므로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오직 주의 뜻이 무엇인가 이해하라”(엡5:15-17)

한해가 저물고 있다. 새해 국난극복은 우리 모두가 힘을 합할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