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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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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패자 뿐일 세계 환율전쟁

모두가 패자 뿐일 세계 환율전쟁 관련 기존 복음신문 사진
기존 복음신문 「모두가 패자 뿐일 세계 환율전쟁」 기사 사진 · 사진 복음신문 제공 · 복음신문 보유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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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 살고보자’는 마지막 선택, 힘든 세계경제 반영 …

지구촌 협력위해 그리스도가 가르치신 사랑의 가치 드높여야

환율 문제가 세계 금융위기 이후 다시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최대 이슈로 등장했다. 오늘날의 글로벌 경제에서 무역은 국가 장기성장의 토대가 될만큼 점차 그 비중이 높아가고 있다.

국제무역의 기축통화인 미국달러와 자국 화폐의 교환 비율인 환율문제는 글로벌 경제의 기본이자 출발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미국은 환율 문제를 통해 오늘날 ‘세계 무역불균형’의 문제를 쟁점화하고 있다. 무역흑자국인 중국과 아시아국가들이 자국의 통화를 인위적으로 저평가해 무역을 통한 경제성장을 추구함으로써 세계적인 불균형이 야기됐다는 것이다.

미국 행정부가 끈질기게 무역불균형의 대표격인 중국에 위안화 환율 절상을 요구하는 주된 명분이다.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2960억달러를 수입했지만, 중국으로 수출한 것은 고작 690억달러에 불과했다.

세계 경제의 두 축인 미국과 중국 간의 이같은 심각한 무역불균형은 오늘날 환율전쟁의 심도를 말해 준다. 드디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유엔총회시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가진 회담에서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낮춰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라’고 직접 요구했다. 이에 대해 원자바오 총리는 “부당하다”고 일축했다. ‘미국이 막대한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위안화 환율 때문이 아니라 높은 임금과 소비패턴 등 미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 탓’이라는 것이다.

양국의 갈등은 실력행사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미 하원은 환율 조작 가능성이 있는 국가들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일본·한국·동남아 등 대미 수출국가들의 환율 개입 소지를 막으려는 목적이 있었지만 누구보다 중국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중국의 환율정책은 시장원리에 의하지 않고 중앙정부가 환율을 조정하는 고정환율제에 가깝기 때문에 가장 우선적인 환율조작국 지정 대상이다. 미국은 중국 위안화 환율이 25~40%정도 저평가됐다고 추산한다. 또 미국은 위안화 절상압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산 동파이프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 정부도 미국산 닭고기에 5년간 반덤핑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환율 분쟁이 무역분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환율 문제는 양국간 다툼에 그치지 않고 지구촌 전체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4~5일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8일부터 사흘간 열린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서 EU 정상들과 IMF, 세계은행 등이 중국 압박에 가세했다.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저평가돼 있는 중국 위안화 문제가 글로벌 경제 긴장의 근원”이라면서 위안화 절상을 촉구했다.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환율 분쟁이 보호주의를 초래할 경우 1930년대의 실수를 되풀이할 위험이 있다”고 대공황 재현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러나 이같은 환율 절상압박에 대해 중국과 같은 입장에 놓인 신흥국과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브릭스((BRICs)국가들은 “강력히 맞설 것”임을 분명히하며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인도의 무커지 재무장관은 “자본유입을 감시하고, 필요하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이 모든 중앙은행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환율문제가 무역흑자국인 신흥국들과 무역적자국인 선진국간 대결전선을 형성한 양상이다.

그러나 보다 근원에서 보면 오늘날 환율문제가 커진 이유가 단순히 무역불균형 문제가 아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경기회복을 위해 대규모 재정지출과 0~0.25%의 제로금리 정책으로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막대하게 풀린 달러 유동성이 근본 원인이다. 더 이상 내릴 금리도 없게 된 미국은 올해 초부터 1조7천억달러를 시중에 쏟아부으며, 달러화의 양적완화조처(유동성 공급 확대)에 매달리는 상황이다. 달러가 많아지면 달러 가치가 하락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의 통화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각국이 ‘환율 방어’에 나서게 되고, ‘글로벌 환율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 환율방어의 시작은 1985년 플라자협정을 통해 엔화 평가절상을 양보했다가 1990년대부터 장기불황에 빠진 경험이 있는 일본이다. 외환시장에 2조엔을 투입하는 등 초강도의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약달러 기조는 꺽이지 않고 있다. 한국의 원화 절상율은 일본의 2배, 중국의 3배로 더 심각하다. OECD국 중 수출의존도(43.3%)가 가장 높은 우리나라는 가장 많은 피해를 볼 수 있다. 극도로 예민해진 일본은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을 노골적으로 경계하고 나서는 등 한·중·일 3국간에도 정치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은 물론 브라질, 태국 등 신흥국가들도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외환시장 개입이나 양적 완화 정책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조치도 달러화 약세를 위한 미국 정부의 시장개입과 다를바 없다. 결국 오늘날 환율 전쟁은 신흥국과 선진국간의 대결 문제가 아니라 지금처럼 세계경제가 어려운 현실에서 수출을 늘리기 위해 자국의 통화가치 하락을 유도하고 나선 세계 모든 나라의 문제인 것이다. 각국이 재정이나 통화와 같은 경기부양 수단이 소진된 상황에서 마지막 수단인 환율전쟁에 나서고 있다는 현실 자체가 세계경제의 회복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나부터 살고 보자”는 환율전쟁은 무역전쟁으로 이어지고,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세계경제를 다시 파국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1930년대 대공황 때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각국의 보호무역 조처가 무역감소를 통해 경기침체를 장기화시키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과 같다. 더우기 현재의 세계 경제는 이미 영토의 개념이 무의미할 정도로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 만약 미국이 위안화 저평가를 이유로 보복관세를 부과해 중국기업들에 타격을 입힌다면 중국에 진출해 있는 자국기업 역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중국 내에서 영업하는 미국 기업은 2만여 곳에 이른다. 2009년 중국이 수출하는 제품가운데 55.9%는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이 생산한다. 세계 경제위기로 선진국들도 힘들지만 중국이나 신흥국의 생산공장들도 이익율과 수출 감소로 위기를 맞고 있다.

모두가 어려운 이 시기에 세계는 다시한번 환율전쟁으로 인해 시험대에 올랐다. 아간 한사람의 이기심이 이스라엘 백성 모두의 패배를 가져왔듯(수 7:7~9) 이기심이 앞선 환율전쟁은 승자는 없고 모두가 패자가 되는 악한 전쟁일 뿐이다. 방법은 단 하나, 세계인이 모두 하나라는 인식으로 서로 협력하는 것밖에 다른 대안이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다른 나라 일자리를 희생시켜서라도 내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이기주의의 시험을 협력을 통해 이겨내야 한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약 1:15) 세계경제가 유례없는 불확실에 직면해있는 이때 협력을 통해 서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각국이 신뢰와 투명성으로 예측 가능성을 높여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무엇보다 세계가 그리스도가 가르쳐 준 사랑의 정신을 회복해야 할 때다. 서로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하고 각 나라가 스스로 조금씩 내려놓고 솔선수법과 자기희생을 감수한다면 희망을 열어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사랑은 …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고전 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