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과 방사능 테러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핵안보 정상회의가 지난 3월 26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렸다.
북한 핵개발 못막고 급변하는 한반도 상황 …
주변국을 우상처럼 믿고 있을 때가 아니라 하나님께 부르짖을 때 (왕하 19:19)
한반도 정세에 소리없는 거대 변화의 회오리가 불어오고 있다. 지난 6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드(THAAD)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국가 안보와 국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계에 편입되는 문제를 줄곧 부인해왔기 때문에 한 국방장관의 발언은 더 충격적이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가 결국 미국 MD체계의 일부분이라고 주장하며 사드 배치에 반발해왔다.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되면 중국과 러시아의 대미 방위가 상당부분 무력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문제 전반에서 중국의 협조가 필요한 한국으로서 사드 배치는 쉽지 않은 문제였다. 그러나 한미 양국은 점증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맞춤형 억제전략으로서 새로운 작전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커졌고, 그 핵심이 MD전력을 포함하는 미사일 대응작전체제인 것이다.
한미 양국은 오는 23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이같은 방안을 반영한 새로운 작전계획 수립을 공식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6자회담 당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와의 새로운 갈등요인으로 작용해 북핵문제를 풀어가는데도 장애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동북아 지역의 전략적 균형 붕괴와 군비 증강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한국이 미국과 MD 이견을 해소하고 미사일 대응작전체제라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을 추진 중인 이유가 무엇일까. 이는 다름 아닌 ‘한반도 전쟁위험’이 그만큼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한반도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북한 정국의 불안정성마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의 새 작계 수립 결정은 예사롭지가 않다. 지난 8월 페리 전 국방장관 등 미국 국방자문단(NDP)이 낸 ‘국방전략보고서’에서 “한반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비상사태는 전쟁 또는 북한 붕괴”라며, ‘핵전쟁의 확대를 막기 위한 북한의 핵심 목표물 정밀타격 무기를 신속히 배치할 것’, ‘중국과 비상사태 대응계획을 소통할 것’ 등을 주문했다. 지난 3월에도 미국의 오디어노 육군참모총장은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우발사태’로 “한반도 전쟁”을 꼽았다. 그는 “북한이 전쟁준비태세와 수행능력을 갖추고 있어 매우 위험한 전쟁이 될 것”이라며 “오판을 예방할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재 북한은 전쟁준비에 혈안돼 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5일 “북한 인민군이 지난해 3월부터 적과의 근거리 전투가 아닌 기동훈련 등 원거리 전투형식으로 전술체계와 훈련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전면전 준비를 위한 북한군의 전술체계 변화 사실을 전했다. 국방부도 지난 7일 “북한이 내년(2015년)을 ‘통일대전 완성의 해’로 정하고 수도권을 타격할 수 있는 방사포를 늘리는 등 전면전 준비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올해에만 250여발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특히 지난 8월 이후 연이어 발사실험을 하고 있는 신형 단거리 지대지미사일이 소형 핵탄두 탑재용이라는 분석도 처음 나왔다. 북한은 지금까지 기폭장치 실험을 140여 회나 실시하는 등 핵무기를 미사일에 탑재하기 위한 소형화와, 사전 포착이 어렵고 기동성과 즉시성을 높인 이동식 발사대(TEL)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신형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전력하고 있다. 북한은 실전용 핵무기 증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재가동한 영변 핵시설에 더해 새로 건설 중인 실험용 경수로가 완공되면 매년 5~6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핵군축 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꾸준히 확충하고, 특히 우라늄을 농축하는 원심분리기 시설을 계속 증축하는 등 핵물질 생산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핵미사일만인가. 북한은 실제 전쟁시 가장 효과적인 비대칭전력을 꾸준히 확장해 지난 16년 동안 장사정포는 7배, 이동식발사대는 3배, 특수전부대와 잠수함은 60%이상 대폭 증강했다. 군사비 지출은 한국이 4배 많지만 군수산업 인건비, 국방유지비 등 남북의 경제체제를 고려하면 실질적 군사전력을 높이는데 쓰는 돈은 남북한이 대등하다고 통일연구원은 분석한다. 북한은 이 군사전력 개발비를 비대칭전력 확충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핵무기와 생화학무기는 북한만 개발하고 다른 전력도 우리 군과 3배에서 15배까지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빈곤 국가에 속하는 북한이 비대칭전력을 꾸준히 향상시켜 온 이유는 비용 대비 살상력이다. 특히 선제 기습 시에 효과가 배가된다는 특징이 있다. 북한은 현재 핵무기뿐 아니라 20만명에 달하는 특수전 부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잠수함과 상륙정, 휴전선에서 천안까지 사거리를 높인 장사정포, 세계 3위의 세균전 전력을 갖춘 생화학무기, 세계 최고 수준의 사이버전력 등 유사시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남한이 북한보다 군사비 지출이 압도적으로 많고 첨단전력을 확보하고 있어 북한의 전쟁 도발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만약 유사시 북한이 생화학탄 한발을 쏜다면, 현재 국군은 여기에 대응할 무기체계가 없다는 것이 한국의 가장 큰 문제이다.
가장 무서운 일은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 배치한 후에 벌어진다. 한반도의 남북 대치와 동북아의 균형을 뒤바꿀 북핵 판도의 ‘게임 체인저’(국면이 바뀌는 근본적 계기)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다. 북한은 그 때가 되기 전까진 평화공세를 펴거나 도발위협으로 혼란국면을 반복 조성하며 시간을 끌 것이다. 지난 20년이 그랬다. 북한이 NPT 탈퇴를 선언한 1993년 이후, 이듬해 제네바합의부터 2012년 2·29 북·미 합의 파기까지 북핵 사태는 출구를 찾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결국 북한의 핵무기 실전배치가 코앞에 닥쳤지만 우리와 모든 주변국은 상황을 바꿀 어떤 대안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전략적 인내’ 정책만 붙들고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임기 2년여를 남긴 오바마 미 행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유엔 안보리 결의를 통한 제재는 북한의 행동 변화를 끌어내지 못한채, 오히려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 시간을 벌어 주는 ‘북핵 딜레마 현상’을 만들고 있다. 중국의 대북압박도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북한의 주요 물자 수송로인 중국 다롄 및 칭다오의 화물에 대한 전수검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북한으로 가는 핵물자의 밀거래망도 중국 내 위장기업 등이 중개상 역할을 하면서 중국 당국의 검열을 무색케하고 있다. 북핵 문제 해결에 아무도 믿을 수 없는 현실이다. 오직 한국만이 당사자임을 명심해야 하지만 우리 정부는 현재 손을 놓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 정부가 “핵을 포기하면 다 해주겠다”고 해도 ‘선해결조건’으로는 북한을 움직일 수는 없다. 국제사회의 온갖 노력에도 20년을 버텨온 북한이 그들의 목표인 ‘게임 체인저’를 앞두고 다 된 밥을 포기할리 만무하다. 국제사회가 보여준 학습효과도 북한이 더욱 핵을 포기할 수 없게 하고 있다.
리비아는 2003년 핵개발 포기를 선언한지 8년 만에 서방 국가들이 지원하는 반군에 의해 붕괴됐다. 우크라이나 역시 1994년 핵무기 폐기 대가로 체제 안전을 보장받았지만 러시아와 서방을 대리한 내전사태의 늪에 빠졌다. 갈루치 전 미국 북핵특사는 10일 “북핵 위협을 완화하기 위한 지난 20년의 노력은 실패했다”고 규정하고 “중국이나 국제 제재, 또는 정권 붕괴가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희망은 전략이 아니다”며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조건없는 대화 필요성을 거듭 제기했다.
지금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지난 7일 미국과 일본은 자위대의 군사작전 범위를 전 세계로 확대하는 미일방위지침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반도 전쟁시 미·일 합동 군사작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에 대립각을 세운 중국은 한반도 통일이 국경 변화의 문제이므로 급변사태시 북한의 중국화를 시도할 수 있다. 우리는 북한의 전쟁 무장을 막을 무력이나, 각자 계산에 바쁜 주변 강대국에 맞설 힘이 사실상 없다. 만약 통일을 하지 못하면 한반도는 또다시 강대국에 유린되고 동족끼리 자멸하는 비극을 맞을 수 있다. 낭만적 통일논의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통일외교를 본격화해야 한다. 남북문제는 이미 물건너간 ‘북핵 선해결’의 경직성에 빠져선 그들이 원하는 시간을 벌어줄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주도적으로 현실적이고 창의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오직 하나님께 나라와 민족을 위한 생명 내댄 기도가 필요한 때다. “죽으면 죽으리라”(에 4:15~17)는 에스더의 기도가 절실하다. 북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앗수르가 파죽지세로 남유다를 침공했을 때 히스기야 왕은 오직 하나님께 부르짖었다(열왕기하 19:1~35). 모든 우상을 철폐하고 오직 하나님만 의지했던 히스기야 왕(왕하 18:1~8)처럼 한국이 주변국의 힘을 우상처럼 믿을 때가 아니라 하나님께 이 난국을 호소해야 한다. 하나님과 연합하는 것이 가장 큰 힘이며 세계 만방에 하나님의 살아계셔서 역사하심을 증명하는 길이다. 하나님은 지금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생명 내댄 기도자를 부르고 계신다. “이제 우리를 그의 손에서 구원하옵소서 그리하시면 천하 만국이 주 여호와가 홀로 하나님이신 줄 알리이다”(왕하 1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