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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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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 극심한 탈원전 정책 시동

찬반 극심한 탈원전 정책 시동 관련 기존 복음신문 사진
기존 복음신문 「찬반 극심한 탈원전 정책 시동」 기사 사진 · 사진 복음신문 제공 · 복음신문 보유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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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무회의 결정으로 신고리 5, 6호기 건설이 잠정중단 됐다.(사진은 신고리 5, 6호기 공사 현장 모습.)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출범 …

민주적 절차적 정당성 확보 관건 (잠 16:11)

갑자기 ‘탈원전’이 국가 논란거리가 되었다. 이런 중에 드디어 24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공론화 절차에 들어갔다. 공사계속 여부를 3개월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론화과정을 거쳐 시민배심원단이 최종 결정토록 한 절차다. 그러나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다. 위원회 출범부터 위원장의 이념 성향을 놓고 공정성과 전문성 시비가 붙고 있다. 위원장으로 선임된 김지형 전 대법관이 노무현 정부시절 대법관으로 임명된 진보 성향 ‘독수리 5형제’로 꼽히는 법조인이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가 탈원전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탈원전’의 시작점이 될 것이란 예단이 나오는 이유이다.

그러나 원전은 진보나 보수의 이념 논란거리가 될 이유가 없는 국가적 에너지 수급 전략이다. 그럼에도 요즘 원전을 두고 거대한 국가적 논란에 휩싸인 데엔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한 뒤 군사 작전하듯 밀어붙인 원전 정책의 시동에 큰 원인이 있다.

공정률 28%인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비밀 작전하듯 14일 기습 이사회를 개최해 갑자기 중지시킨 것이 그 도화선이었다. 한수원은 그 전날 경주 본사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려다 주민들의 반대시위로 좌절됐다. 그러자 한수원은 다음날 호텔방으로 몰래 장소를 옮겨 기습 이사회를 열어 ‘공사중단 계획안’을 의결했다. 한수원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선봉대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만저만한 아이러니가 아니다.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고 25개의 원자로를 통해 우리나라 전력의 30%를 생산하는 공기업인 한수원은 원전의 확대가 본연의 임무이다. 한수원 이사들은 ‘원전 마피아’로 불리던 원전 기득권자들 중에서도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이들이 1명만 반대하고 12명이 공사중단에 찬성표를 던졌을까. 우리나라의 막강한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국가 공기업의 이사회가 인사권을 쥐고 있는 대통령의 의중을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전 비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한수원으로서 대통령에 대항할 수는 더욱이 없다.

그 전부터 문 대통령의 탈원전 행보는 급진적이었다. 신고리 5, 6호기 잠정중단을 위한 국무회의 결정은 33명의 참석자 중 단 한 명의 반대도 없이 20분 만에 끝났고, 단 3일 만에 정부 말단 기관까지 공문전달이 완료됐다.

원전은 국가의 미래와 국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국가 에너지 자립의 핵심인 원전 정책을 수행하는 공기업의 파행적 이사회 모습은 과거 권위주의 정부시절 국회에서 종종 보았던 구태의연한 수법을 다시 보게 했다.

더욱이 새 정부는 민주주의와 투명한 절차를 강조하는 정부다. 사드배치를 놓고 절차적 민주적 정당성을 말하는 정부가 원전정책은 절차적 정당성이 안중에 없는 듯한 모습이다. 원전의 찬반을 떠나 문재인 정부가 무늬만 투명이고 소통인지를 의심케 하는 정책의 비민주적인 밀어붙이기가 우려를 자아낸다.

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감사원에 4대강 정책감사 지시를 내리고, 비리 무자격 코드 내각 인사를 강행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문제, 탈원전, 반부패기관협의회 복원, 증세, 대북대화 등 굵직한 이슈를 생산하고 상황이 어쨌든, 상대가 어떻든 일방통행식으로 관철시키려 한다. 계속되는 대통령의 나홀로 플레이가 두드러지는 바람에 대선 공약인 책임총리-책임장관제는 보이지 않는다.

원전만큼 전 세계적으로 찬반양론이 분명히 갈리는 뜨거운 이슈도 없다. 더욱이 원전은 이미 국가 에너지원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러기에 더욱 어느 한 정권이나 5년 단임의 대통령의 철학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따라서 온 나라가 원전 찬반 논란으로 국론이 분열되는 상황에서 미래를 위한 원전 정책의 바른 방향의 정립이 반드시 필요한 때이다. 이를 위해 원전 정책에 다음과 같은 점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첫째, 공론화위원회는 국가적 탈원전 정책의 시금석이 되는 만큼 부작용 없도록 공평하게 이뤄져야 한다. 신고리 5,6호기 중단 결정은 다각도로 신중히 추진하고 결정해야 한다. 공론화위원회의 결정 시한인 단 3개월에 국가적 탈원전 정책 전체가 결정되는 우를 범해서도 안 된다. 탈원전 자체가 국가 아젠다로서 비중이 크고,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가 보여 준 밀어붙이기는 탈원전의 당위성을 떠나 반발과 부작용, 국론분열의 문제가 되고 있음을 간과해선 더욱 안 된다. 비밀 이사회 결정으로 한수원 노조와 조직 전체는 이미 초토화됐다. 특히 신고리 5,6호기는 지역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유치한 우리나라 최초의 원전사업으로 정부와 지역주민 모두에게 의미 있는 사업이었다. 침체돼 있는 지역 경제를 위해 특별지원사업을 하고 정부측은 기피대상인 원자력발전소의 부지를 지역민의 동의하에 확보해 우리나라 전력수급계획을 차질 없이 확보한 사례가 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고리 5,6호기 중단으로 당장 관련 업체 종사자 1만2800명이 직격탄을 맞았다. 협력업체만 1700여 개의 인력이 일손을 놓아야 한다. 3개월간 인건비를 포함해 1000억 원 가량을 시공업체들이 떠안아야 할 판이다. 정부 추정으로 2조6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하고, 지역경제 악영향까지 감안하면 손실은 7조원이 넘는다고 야당 쪽은 주장한다. 새로 건설하던 원전 6기 가운데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등 4기는 설계와 환경영향평가 용역마저 중단했다.

갑작스런 중단에 따른 중장기 손실과 혼란은 앞으로 불을 보듯 뻔하다. 공론화위원회 등을 통해 시험대에 오른 결정 절차가 공평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민주주의의 요체임을 기억해야 한다. “공평한 저울과 접시저울은 야훼의 것이요 주머니 속의 저울추도 다 그가 지으신 것이니라(잠16:11).”

둘째, 탈원전은 국가 경제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간과할 수 없는 세밀한 준비가 전제돼야 한다. 우리의 원전 산업은 1977년 6월 고리 1호기를 완공한 이래 급속도로 성장했다. 당시 세계 21번째 원전을 둔 국가였지만 40년 만에 세계 4위 원전대국으로 올라섰다. 현재 고리, 월성, 영광, 울진 등 4개부지 22기 원전에서 생산하는 전력은 국내 전력생산량의 31.5%를 차지한다. 2009년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 3세대 한국표준형원전 4기를 건설해주는 공사를 총 21조원에 따내 세계 5번째 원전수출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원자력산업계가 아우성인 것은 99% 기술자립으로 600조원 세계 원전시장에 진출한 수출 산업을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스스로 걷어차는 꼴이 되었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무엇보다 원전은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 구세주 같은 역할을 해왔다. 날로 격화되는 자국 이기주의로 수입 에너지가 들어오는 통로인 남중국해의 영토 분쟁과 중동과 걸프 지역분쟁 등이 발생하면 우리 경제의 생명선까지 위태로워진다. 에너지 안보는 국가 경제, 나아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원전은 자립 에너지원으로서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효자 노릇을 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높이고 석탄발전을 줄이고, 탈원전 국가로 변모시킨다고 천명했다. 2030년까지 원전 및 석탄발전의 신규 건설과 수명 연장을 전면 중지한다면 원전 발전량은 현재의 32%에서 18%로 떨어지고, 현재 39%인 석탄발전 비중도 24%대로 급감한다. 이 빈자리를 과연 신재생에너지가 메울 수 있느냐는 것이 문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인정하는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1.1%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대부분이 국제적으론 인정받지 못하는 폐기물 바이오에너지 폐가스에서 나오고, 정작 신재생에너지로 여기는 태양광이나 풍력은 고작 0.7%, 0.2%에 불과하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로 올리려면 풍력의 경우 제주도 면적의 1.6배(2천975㎢)가 필요하다. 태양광 패널은 안양, 안산, 의왕, 시흥, 군포시를 다 합한 만큼의 면적(약400㎢)이 필요하다. 안 그래도 좁은 땅덩어리인 우리나라의 엄청난 면적의 농지나 산지를 훼손해야 한다.

또한 우여곡절 끝에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로 높여도 일기변화 등으로 피크수요 때의 기여도는 10% 이하여서 안정적 전력공급원이 못되는 탓에 비싼 액화천연가스(LNG)발전 비중을 현재 19%에서 37%로 배로 늘리지 않으면 정전위험이 커진다. 이에 따라 전력요금은 20~80% 오르는 것도 우려된다. 결국 국가 에너지정책 수립에 있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안전성, 환경친화성, 합리적 전기요금을 충족하는 다중의 에너지 수급원을 유지하는 것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셋째, 그럼에도 원전 확대는 한국 현실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점이 많기 때문에 위 두 가지의 우려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탈원전의 길을 모색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