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15총선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훨씬 넘는 163석을, 더불어시민당이 17석을, 열린민주당이 3석을 차지해 결국 집권여당의 의석은 모두 183석으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막강한 입법권한을 얻게 됐다.
온갖 꼼수와 진영 싸움으로 얼룩진 4.15총선 …
이겼든 졌든 도의 상실한 정치권의 미래 없어 (사 59:8,9, 눅 12:43)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총선은 여당의 전례 없는 압승으로 끝났다. 지역구 의석만으로 국회의석 300석의 과반을 훨씬 넘는 163석을 얻었다. 지역구 총 253석 중 163석을 차지하여 의석배분율은 64.43%다. 위성 정당인 ‘더불어 시민당’(이하 시민당)이 17석을 추가했고, 조국호위무사 등을 자처하면서 사실상의 ‘더불어 민주당’(이하 민주당) 제2 위성정당이라고 볼 수 있는 ‘열린 민주당’ 역시 3석을 추가했다. 결국 집권여당의 의석은 모두 183석으로 늘어났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막강한 입법권한을 얻게 된 것이다. 이제 집권여당이 못할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민주당과 그 제1 위성정당인 시민당 소속 국회의원들만으로도 국회 선진화법에도 불구하고 ‘패스트 트랙’ 관련 조항을 이용하여 각종 개혁입법을 야당과 합의하지 않고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있다. 친여 무소속 의원 1인과 범여권 야당인 정의당 의원 6인까지 합하면 190석이므로 보수야당 소속 의원 중 최소 10인으로부터 동의를 얻으면 개헌도 가능하다.
거대여당이란 말로는 부족해 공룡여당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은 낯을 들 수 없을 만큼 참패했다. 지역구 의석수 84석에 그쳐 의석배분율은 33.2%다. 여당의 지역구 의석의 절반에 불과하다.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9석을 얻어 모두 103석을 확보했다.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간신히 넘은 것이다.
그러나 득표율로만 보면 사정이 좀 다르다. 민주당을 지지한 총유권자는 14,345,425명으로 득표율은 49.91%다. 통합당을 지지한 총유권자는 11,915,277명이고, 득표율은 41.45%다. 지역구 득표율에서 민주당이 통합당보다 8.46%만 앞선 것이다. 여당의 지역구 의석이 2배나 많은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차이이고, 야당이 지지율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의석을 배분받은 것이 틀림 없다. 많은 경합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근소한 표 차로 승리해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문 정권이 오만해서는 결코 안 되는 결정적인 이유이다.
그럼에도 다수결 원칙에 의한 승리의 의미는 결코 퇴색되지 않는다. 그간 문 정권의 많은 실정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국민의 욕구에 맞춰 다가서려는 노력, 특히 총선에 임하는 자세와 준비는 남달랐다. 민주당은 이동통신 빅 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 극복 전략을 펼쳤다. 중앙당은 민주당 후보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고, 후보들은 시간대별 유동인구, 세대별, 지역별 특성까지 계산해 움직였다. 빅 데이터를 활용해 세대별, 성별 취향과 소비 성향을 파악해 유권자 요구와 정서에 성큼 다가섰다.
민주당은 소용돌이 치는 민심의 바다에 뛰어들어 변화를 읽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이타적 공감 능력도 키웠다. 남북화해와 사회적 약자 보호 정책은 허점이 많지만 유권자 다수가 그 동기를 이해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코로나19가 선거 판도를 바꾸었다. 코로나19는 경제정책 실패, 조국 사태,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권력형 비리, 남북문제 등 집권당에 불리한 굵직한 이슈들을 한방에 날려 보냈다. 전 세계로부터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찬사가 쏟아질 때 이미 판세는 집권당으로 기울었다. 국민들은 생명을 위협받는 국난 상황에서 국정 안정을 원했고, 그러기 위해 집권당에 의지해야 할 필요가 절박했다.
반면, 보수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막무가네 당’, 구태를 못 벗은 옛날 ‘그대로 당’으로 국민들에게 비춰졌다.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서도 정쟁 차원에서 정부의 조치에 시비를 거는 데 여념이 없었다. 당파적 접근을 초월해 거국적 대응의 한 축을 맡았다면 이런 참담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통합당은 처음부터 리더십의 문제를 안고 출발했다. 공천과정에서 망언과 막말을 일삼았던 구태 정치인을 그대로 공천시켜 파동을 낳는가 하면, 대권 경쟁자인 정치인들을 공천에서 배제해 분열상이 노정됐다. 난파선 안에서 팔순의 김종인 선대 위원장에 매달리는 형국이었다.
자기는 못 본채 대통령 지지율 상승을 ‘여론 조작’ 운운하며 방심했고, 황 전 대표의 투쟁 일변도의 언행은 유권자들의 호응보다는 냉소를 일으켰다. 자신은 변하지 않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마저 상실한 채 막무가네식 ‘정권심판’만 외치므로 공감은커녕 반감을 불러 일으켰다. 결국 보수야당의 허약한 리더십이 총선 참패를 낳았다.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했고,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고 기대할 것이 없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 주었다.
보수야당은 20대 국회가 식물국회로 전락되는데도 큰 책임이 있다. ‘전부’ 아니면 ‘전무’ 식의 원내전략으로 민생문제를 뒷전으로 밀어놓은 무개념적 정치행태가 코로나19라는 비상사태에서도 변하지 않으므로 ‘혹시나’ 하던 유권자들마저 ‘역시나’로 돌려세웠다. 막판까지 고심하던 중도층까지 기대를 접게 만들었다. 보수야당은 ‘정권심판’이라는 유리한 고지에 있었지만, 변화하지 못하므로 스스로 자멸의 길을 간 것이다.
4.15총선으로 적어도 통합당이 주도하는 보수 정치는 무너졌다. 너무 낡았고 늙었다. 선거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를 찍은 많은 사람들도 그 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정권의 폭주가 싫어서였다.
이겼든, 졌든 4.15총선은 온갖 꼼수와 편법이 난무했다. 여당이나 야당 모두 미래에 대한 비전은 제시하지 못한 채 이기고 보자는 진영 싸움과 분열로 얼룩졌다. 대의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국회부터 도의와 도덕을 상실하고 치른,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아야 할 선거였다. 나라가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우려가 앞선다.
위성정당의 출현부터 듣도 보도 못한 괴물이었다. 연동형도 아닌 듣도 보도 못한 준연동형이라는 비례대표제 역시 의석을 지지율대로 내주기 싫었던 거대 여당이 탄생시킨 꼼수 선거제도였다. 이는 결국 야당의 꼼수 위성정당을 출현시켰고, 이를 가장 비판하던 여당마저 언제 그랬냐는 듯 꼼수 위성정당으로 맞불을 놓았다. 결국 애초 군소정당들이 주도한 비례대표제의 취지와는 정 반대의 양당 체제와 지역구도 심화란 결과를 낳았다. 도의를 잃으면 정당성도 없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마저 망각한 채 한 석이라도 더 얻고 보자는 정치권의 무한 욕심이 낳은 암울한 결과이다. 지금처럼 국민보다 자기들의 정권욕, 권력욕에 눈이 먼 정치권의 행태가 계속된다면 나라의 미래가 심히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