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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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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일괄타결 원칙 굳힌 미국

GOSPEL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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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생산 시설들을 둘러보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미국 기류 읽지 못하는 한국, 이대론 중재 역할 어려워 …

북한이 평화를 위장하거나 속이지 않고 진정한 비핵화의 길에 나오도록 기도해야 할 때 (단 8:25, 대상 12:17, 신 20:12)

그러나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갖고 영변 외 북한의 핵시설이 가동 중인 것을 뻔히 알고 있는 미국으로서 영변 폐쇄를 대가로 유엔 제재를 푸는 합의를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영변 외 평산, 박천, 하갑, 삭주, 강선, 분강 등 우라늄 농축시설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변은 더 이상 비밀 시설이 아닌 공개된 노후 시설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유키야 사무총장은 4일 “작년 12월 이후 5메가와트 원자로는 작동 징후가 없으며 재처리 활동도 관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에 대해 “노후화된 원자로에 기술적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는 가동이 중단됐지만 우라늄 농축시설은 계속 가동됐다. IAEA는 “이미 보고된 우라늄 원심분리기 농축시설은 계속 가동 중인 징후가 관측되고 있다”면서 “활동 목적이 무엇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핵물질은 절대적으로 비밀리에 제조하는데, 미국 정보당국뿐 아니라 핵 전문가들도 위성으로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영변은 더 이상 비밀 시설도 아니고 그저 과거의 핵 기록일 뿐이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후에도 핵무기를 계속 생산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부터 지난달 말 2차 정상회담 기간 북한이 6개 가량의 핵무기를 제조했다는 게 정보기관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보기관이 파악한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이 모르고 있었을리 없다. NYT는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8개월간 북한이 핵ㆍ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가동했다’는 사실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보당국의 보고를 통해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케 하는 보고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 여건 조성을 위해 고의로 유화적인 반응을 취했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영변 외의 핵시설이 가동 중이고, 핵무기도 생산하고 있는 북한에게 제재를 해제해 주는 스몰딜로 단계적 합의를 해 준다면 북한 비핵화가 아니라 북핵을 지원하는 결과가 되버리고 마는 셈이다.

결국 북한이 겉으로는 비핵화하겠다며 핵 협상에 나서면서 속으로는 여전히 핵시설과 핵무기를 만드는 이중적인 행동을 계속한 것이 미국으로 하여금 더더욱 빅딜 노선을 굳히게 만들었던 것이다. 따라서 미국으로서 ‘빅딜’이라는 일괄타결을 제안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고, 빅딜이 안되면 결렬시키는 것이 스몰딜로 북한을 이롭게 하는 것보다 낳은 결과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0일 방송된 ABC·폭스뉴스와의 잇단 인터뷰에서 “단계적 비핵화는 북한의 술책에 놀아날 가능성이 있다”며 스몰딜에 합의할 수 없었던 이유를 밝힌 것이다. 그는 “제재 해제에 따른 북한의 한계효용이 우리가 ‘북한의 부분적 비핵화’를 통해 얻는 것보다 크다. 그래서 지난 정권에서 취한 ‘행동 대 행동’도 대부분 북한에 이득이 됐다”고 했다. 즉, 이번 하노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스몰딜’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북한에 더 많은 이익을 안겨준’ 과거 정권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온 것은 “‘빅딜’이라고 부르는 완전한 비핵화를 설득하기 위해서였다”며 변함없었던 일괄 타결 원칙을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장 복구 동향 등과 관련해서도 “우리는 북한이 뭘 하는지 정확히 보고 있다”면서 “우리는 눈 한번 깜박임 없이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새로운 도발 시도에도 상응 조치를 하겠는다는 경고인 셈이다.

그러면서도 협상의 문은 열려 있다며 북한이 빅딜을 수용한다는 전제로 3차 정상회담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입장을 재고한 뒤 다시 돌아와 ‘빅딜’에 대하여 트럼프 대통령과 이야기하는 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것은 다시 말해 빅딜이 아니면 더 이상 북핵 협상은 없다는 얘기와도 같다. 볼턴은 하노이에서 북한에 건넨 ‘빅딜 문서’에는 “생화학 무기 제거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대량살상무기를 포함시킨 것은 주한 미군과 한국, 일본에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볼턴 보좌관은 또한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하지 않으면 대북 제재를 더 강화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미국의 빅딜 노선 굳히기인 셈이다.

미국의 이같은 강경 노선을 미국 정부와 정치권은 한결같이 찬성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 정부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미국 정부는 하노이회담 전부터 이미 스몰딜 합의에 반대하고 빅딜 노선을 정했지만 한국 정부는 결렬 전까지 어떤 낌새로 알아차리지 못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직전 문 대통령이 대북 경협을 본격화하기 위해 안보실 1, 2차장을 교체한 것만 봐도 미국 기류를 읽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청와대는 항상 북핵 문제에 대해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미국 정부로부터 철저히 소외당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의중과 북한의 속셈이 드러난 후에도 마이웨이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방안을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뜬금없는 입장을 밝혔다. 4일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자리에서 남북협력 사업의 속도감 있는 준비를 주문했다. 또 이 날 문 대통령은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시설이 전면적으로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 비핵화는 진행 과정에서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이 사실상 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카드로 제시했던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해 “매우 제한적인 양보였다”며 “노후한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 중 일부분이 포함됐다”고 평가절하했던 것과 상반된 주장이다.

가뜩이나 국제사회가 한미간 이견을 염려하고 있는 마당에 이렇게 해서 어떻게 북핵 외교의 중재자를 자임할 수 있는가. AFP통신은 4일 “영변은 북한의 유일한 우라늄 농축 시설이 아닌 것으로 보이며, 그 폐쇄가 북한 핵 프로그램의 종료 신호는 아니다”며 “하지만 문 대통령은 영변 핵시설 폐기가 북한 비핵화가 불가역적인 단계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같은날 ‘문(대통령)이 북한의 핵 제안을 칭송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갈라섰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 바로 다음 날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경협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했다”며 “이들 시설은 북한에 현금을 공급하는 곳으로, 재개하려면 미 재무부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혼자 밀어붙이는 문 대통령을 힐난한 셈이다.

또한 “문 대통령이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 제안을 불가역적인 단계라고 긍정 평가하면서 남북협력사업을 진전시키라고 한 것은 북한의 주장을 지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AP통신도 “김정은이 핵무기 폐기에 진심으로 관심 있다고 한 문 대통령의 주장과 중재자 역할에 의문이 든다”고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문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을 강조하지만 미국이 대북제재를 북한에 대한 주요한 지렛대로 여기는 상황에서 남북경협을 너무 밀어붙이면 한미 간 불화가 우려된다”며 우려를 전했다.

세계 언론이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우리 정부는 외면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 시기에 이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미 2차 정상회담이 결렬된 상황에서조차 우리 정부가 미국의 입장과 정 반대로 북한의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경제제재 완화부터 거론하는 것은 북미 사이를 중재하기는커녕 되레 한미간 신뢰를 해치고 사태를 꼬이게 할 뿐이다.

우리 정부가 앞장서 대북제재를 흔들며 엇박자를 내면 북핵 협상은 물론 한미동맹에도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잖아도 북핵은 최종 해결까지 오랜 시일이 걸리는 사안이다. 한미가 똘똘 뭉쳐도 어려울 판에 정책 엇박자는 일을 더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문 대통령과 그 주변이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라는 신기루만 좇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면 현실이 제대로 보일 리 없다. 집단사고와 편의적 낙관론의 비극적 결말이다. 우려에서 멎어지지 않고 한국의 운명을 좌우할 더 심각한 일이 결국 터지고야 말았다. 그동안 우려했던 한미연합훈련 중단도 모자라 3대 한미연합훈련의 영구 폐지라는 심각한 사태가 발생하고야 말았다.

없어지는 ‘키리졸브연습’은 한미 연합군사령부가 연합사 ‘작전계획 5027’ 등을 적용해 북한의 도발로 전쟁이 발생할 때 방어와 반격 훈련으로 진행하는 지휘소연습(CPX)이었다. 한국측에서는 국방부와 합참, 육·해·공군 작전사령부, 국방부직할·합동부대가, 미측에서는 연합사령부와 주한미군사령부, 태평양사령부 등이 각각 참가했다. 그러나 이제 키리졸브는 11년 만에 영구히 사라졌다. 대신 앞으로는 규모가 작아진 ‘동맹 훈련’으로 이름을 바꿔 대대, 중대급의 소규모 부대들이 참여한다. 훈련 시나리오도 2부 반격 연습은 아예 하지 않는 등 축소 시행한다.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 훈련도 연중 실시하는 소규모 부대 합동 훈련으로 대체된다. 1961년 후방지역 방어훈련으로 시작돼 한미 연합작전과 후방지역 방호작전 능력을 배양하는 훈련으로 발전했지만 이번에 58년 만에 폐지됐다. 6일 군 당국의 발표로 한·미 연합 훈련인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 연습도 폐지된 것이 확인됐다. 1976년 ‘을지 포커스 렌즈(UFL)’ 연습으로 시작된 이후 43년 만에 폐지되게 됐다.

결국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 훈련 폐지에 이어 UFG 연습까지 3대 한·미 연합 훈련이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한·미 국방장관은 앞으로 한·미 연합으로는 대대급 이하 훈련만 하기로 원칙을 정했다. 연대급 이상 훈련은 한·미가 각자 단독으로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3대 한미연합훈련 외에 많은 훈련이 영향받게 됐다. 가령 한·미 해병대가 매년 봄 실시하던 ‘쌍룡훈련’이 올해는 한국 해병대 단독 훈련으로 진행된다. 쌍룡훈련은 지난 2012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한·미 해병대의 연합 상륙훈련이다. 미 3해병기동군 연대와 한국 해병대 연대가 실제 기동하며 연합 상륙작전 능력을 배양해 왔지만 앞으로는 연합훈련이 불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