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한국의 국익과 한반도 평화 위해 활용해야 …
위기를 기회로 만드시는 하나님께 의뢰할 때 (왕하 19:19, 시 121:1,2)
13세기 초 몽골의 유럽 침공 이후 아시아계 사람들이 유럽 지역에서 전투를 벌인 첫 사례이다. 그만큼 우리는 세계사적 격동기의 한 가운데 있다.
한편 중국은 미국 대선을 앞둔 지난 1일 한국인에 대한 비자 면제 정책을 전격 발표했다. 미국인, 일본인도 갖지 못한 파격적 특혜이다. 이번 조치는 상호 비자 면제가 아닌 중국의 일방적 조치로 결정된 것이다. 당사자인 한국도 사전에 몰랐던 일이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속국이었다”라고 뻔뻔히 역사 왜곡을 했었다. 그런 중국이 한국에 먼저 머리를 숙였다. 그만큼 중국 경제가 위협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미국의 대중 견제는 이번 미국 대선에서 더 심화될 것이 예상됐었다. 해리스 민주당 후보는 대선 과정에서 중요 산업에 대한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de-risking)’ 정책을 내세웠다. 전기차 100% 관세안을 발표하는 등 ‘표적’ 관세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산업에서 전방위적으로 중국과 교역 관계를 축소·단절하는 ‘디커플링(de-coupling)’ 공약을 공언했다. 이러다 보니 안 그래도 고전하던 중국으로서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한미일 연대의 약한 고리로 인식됐던 한국에 대한 구애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중국만이 아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선 후인 7일 윤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면서 ‘조선 협력’을 가장 먼저 요청했다.
대중 견제의 고삐를 더욱 죄어야 하는 미국으로서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는 것은 절체절명의 과제이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조선업이 퇴조해 자체 함선 건조 능력이 중국에 비해 절대 부족하다.
2023년 미 해군 정보국의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의 함정 건조능력은 미국의 232배에 달한다. 미국의 차세대 구축함인 줌왈츠 건조가 6년 이상 지연되고, 핵심전력인 항공모함의 창 정비 기간도 1~2년 이상 지연되면서 미 해군은 심각한 전력 공백을 겪고 있다. 미국의 우방 가운데 중국과 조선 분야에서 경쟁할 수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정도인 상황에서 한국과의 ‘조선 협력’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미국은 오래전부터 고립주의로 회귀하면서 세계 지도력을 잃어가고 있는데다, 세계 평화의 지킴돌 역할을 하던 UN 안보리는 식물화된지 오래고, 세계질서는 다극화와 무극화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구촌의 전쟁과 갈등은 끊이지 않고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각국은 사실상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다. 4년 사이에 국제 환경이 극적으로 바뀌고, 위험 수준도 훨씬 강해진 상황에서 제아무리 미국 우선주의의 트럼프라 하더라도 미국 대통령으로서 미국의 국익을 지키기 위한 국제 협력을 무시할 수 없다. 2기 트럼프 행정부가 1기 시절처럼 행동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는 이유이다.
카라파노 전 트럼프 1기 인수위 외교 총괄은 지난 9일 VOA ‘워싱턴 톡’에 출연해 “트럼프 역시 세계와의 협력이 필요하단 걸 이해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안전하고 번영하려면 다른 나라들의 안전과 번영도 함께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거의 100년간 미국이 지켜온 원칙이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국으로서 미국의 이익을 지켜 줄 ‘미국의 동반자’라는 인식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굳게 심어줄 필요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로서도 한미동맹이 필요한 만큼 북·미 직접 대화나 상례에 어긋난 방위비 증액을 한국에 요구할 수 없는 현실적 상황을 외교 경로를 동원해 주지시켜야 한다.
한국을 필요로 하는 것은 중국과 미국만이 아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미국과 서방이 한국의 지원에 초미의 관심을 가지면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크게 향상된 데다 향후 각자도생의 세계 추세에 의해 EU 국가들이 국방·안보 예산을 크게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산 방산 무기들이 유럽으로 대량 수출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보렐 EU(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3일 방한한 자리에서 “EU·한국 간 안보·국방 협력을 다음 단계(안보·방위 파트너십)로 격상하겠다”고 밝힌 것은 세계가 맞은 격동기 속의 한국의 위상을 방증한다. 이렇게 볼 때 한국이 세계의 다극화 경쟁과 신냉전 체제의 핵심 플레이어가 될 기회를 맞고 있음을 인식하고 이를 적극 활용하므로 한국의 국익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한국의 강점 산업을 세계 제일로 키우고 경제 부흥기를 만들 기회이다. 트럼프 경제정책의 진짜 목적은 경기부양과 물가안정이다.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이유도 결국 자국 산업과 일자리 보호를 위해서다. 그러나 만약 트럼프의 공약대로 중국에 60%, 모든 국가에 보편관세 10%의 관세 폭탄을 투하하면 수입물가를 올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의 패인인 인플레를 재연할 가능성이 크다. 모건스탠리는 트럼프의 공약대로라면 관세가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0.9%포인트 높일 것으로 추정했다. 세계 공급망도 코로나 때보다 더 큰 타격을 받고 기업 도산을 양산한다. IMF 추산에 따르면 세계 무역량의 25%가 타격을 받게 되고 세계 GDP는 매년 0.3%p씩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미국 내에서 67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실업률도 0.4% 올라간다고 골드만삭스는 추산했다.
반면 중국에만 20% 정도의 관세를 부과하면 현재 2.7% 수준인 물가상승률은 1년 후 2.3%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도 관세 인상이 됐을 경우 미국 소비자가 무려 5000억 달러의 타격을 받는다고 밝혔다. 여기에 트럼프의 공약대로 불법 이민자와 관련된 노동권 박탈과 이민자 감소는 900만명의 저임금 노동자를 없애므로 임금과 물가를 상승시켜 목표했던 경기부양의 발목을 잡는다. 따라서 실제로 60%~10% 관세를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다 한국의 경우 미국의 대중국 견제로 첨단·전력 산업이 오히려 기회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전문지 인사이드EV는 11일, 미국 정부가 주요 산업에서 중국의 의존을 낮추려는 정책으로 한국의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에서 선제적으로 미국 내 생산설비를 구축한 삼성과 현대차 등 한국 기업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의 대중국 관세는 이미 상당부분 반영돼 있어 관세보다는 직접적인 견제에 따른 한국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산업연구원 등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의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산업 분야의 약진으로 중국과 글로벌 선두 기업들 간 격차는 2~5년으로 줄어들었는데 미국의 대중국 압력이 강화되면 한국이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계속 유지할 룸을 벌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 활황으로 전력 인프라와 세계 선두의 K-기술인 원자력·조선 부문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에너지 대통령’을 자청한 트럼프 당선인은 원전 및 소형모듈원전(SMR) 확대를 예고했다. 마침 한미 정부는 ‘팀 코러스’(Korea+US)를 결성하고 원전 수출에 손을 맞잡았다. 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는 지난 5일 미국 에너지부·국무부와 ‘한미 원자력 협력 원칙에 관한 기관 간 약정’(MOU)에 가서명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각국이 앞다퉈 원전 건설에 나서는 ‘원전 르네상스’를 맞아 양국이 세계 시장에서 러시아·중국을 견제할 공동 전선을 구축한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원전 규모는 현재 396GW(기가와트) 수준에서 2050년 916GW로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건설 계획이 확정된 원전만 104기에 달한다. SMR의 상용화와 원전 해체 및 고준위방폐물 처리 산업까지 합치면 전체 시장 규모는 10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가 당선 직후 한국에 요청한 ‘조선 협력’도 기대를 키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