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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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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 축소판, 천안함 사고

우리사회 축소판, 천안함 사고 관련 기존 복음신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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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갑작스레 닥쳐 …

해일처럼 밀려오는 외부위협 막을 힘은 내부에 있어

천안함 침몰사고가 난 바로 다음날(27일) 해경 함정이 수심측정기로 수심 45미터 해저에 있는 '금속성을 띤 사각형 물체'를 발견했다. 해경은 이 물체가 천안함 함미라고 판단해 즉시 해군에 통보했다. 그러나 해군은 이를 무시했다. 사고지점에서 불과 180m에 있었지만 위치 파악에만 만 사흘이 걸렸다. 해군이 스스로 추정한 생존한계시간 69시간의 5분의 4 이상을 허비한 뒤였다. 군은 기뢰탐지함이 28일밤에 도착했기 때문에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간에서 보유하고 있는 실종선체탐지가 가능한 사이드스캔소나와 같은 장비를 동원할수도 있었다. 지역에 익숙하고 어군탐지기를 갖춘 어선도 활용할 수 있었다. 국방부 장관은 국회답변에서 “지나고 나니까 그렇게 할걸”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무슨 태평한 얘긴가.

사고 바로 다음날 군당국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으로부터 지진파 관측 분석자료를 보고받고 정확한 사고시각을 인지했지만 이 또한 무시했다. 천안함 사고당시 인근 해역에 머물렀던 속초함은 북쪽으로 달아나는 미확인 물체를 향해 5분여간 76미리 주포 130여발을 퍼부었다. 이후 군 당국은 새떼를 잘못 알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초계함에 근무했던 전직 전탐사들은 새떼와 물체도 분간못하는 오인 사격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이 식별이 안되면 전시에 전투 자체가 불가능하다. 천안함 폭발 직후를 찍은 TOD 동영상 공개도 편집본의 고의 누락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국방부 대변인은 “앞부분이 있는 줄 몰랐다”고 변명했다.

군은 간부 6명을 제외한 52명 전원을 국군수도병원에 격리 수용했다. 함구령도 같이 하달됐다. 언론과의 차단은 물론이다. 교신록도 군사기밀이므로 공개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물론 국가안보를 위해 군사기밀은 지켜져야 해도 진실을 밝힐 정도는 공개되야 마땅하다.

이번 천안함 사고는 한국사회가 고쳐야 할 세가지 큰 교훈을 남기고 있다. 첫째는 소통의 리더십이다. 늦장 대응과 말바꾸기, 비밀주의가 부활한 것같은 군의 행보에 국민의 불신이 쌓여가고 있다. 영국의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자 신문에서 천안함 침몰사고를 한국영화 ‘괴물’에 비유하는 칼럼을 실었다. 영화에서 정부가 국민들에게 괴물의 공격에 대한 아무 설명 없이 격리시키기만 해 분노케 하는데, 이번 천안함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처한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신문은 “실제로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에 천안함이 항해에 적합했는지 묻자 군 당국은 이들을 성가신 적처럼 취급했다”면서 한국인들이 정부를 불신하는 이유에 대해 폐쇄적 정보전달 방식을 들었다.

국가든 기업이든 사회든 비밀주의는 그 사회를 통합하고 이끌어야 할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다. 리더십의 시작은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이다. 의사소통과 단합, 미래에 대한 준비와 변화를 이끄는 첫걸음이다. 특히 갈수록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오늘날 소통의 리더십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천안함 사고에 대한 정보가 제한되자 온갖 음모론과 유언비어, 억측성 언론보도가 판을 치고 있다. 소통적 논쟁을 제한하는 사회와 정부는 음모론과 불신에 시달리고, 대중들의 분노를 계속 유발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이 세상에 오신 일도, 예수님이 제자를 친구라 하신 것도 다름아닌 소통의 리더십이다.(요 15:15).

둘째, 위기대응시스템이다. 최전방 접적해역에서의 군함 침몰과 구조작전이라는 비상사태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총괄 지휘하고 통제하는 컨트롤 타워가 보이지 않았다. 기뢰탐지함 9척을 모두 경남 진해기지에 모아놓은 것은 평소 해군의 준비태세가 얼마나 부실한지를 보여준다. 해군에게 현지 바다사정은 기초 상식이다. 그런데도 바다 상황에 맞는 ‘맞춤형 인명구조대책’은 없었다. 천안함이 침몰한 순간부터 민과 군의 가용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하는 체제를 구축했다면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선박과 전문가들을 허겁지겁 하나둘씩 불러들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한주호 준위가 자신의 생명을 돌보지 않고 헌신적으로 동료를 구하려다 희생되는 불행한 일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1999년 이후 남북한의 무력충돌은 모두 해군 사이에서 벌어졌다. 어느 군보다 가장 완벽하게 대비하고 있어야 할 해군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것은 유사시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다. 정부와 군은 나라를 위해 생명을 바친 백성들에게 한없는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느 4:14)

세째, 국가적 위급상황마저 이념과 정략의 잣대를 들이대는 여야 정치권과 보혁세력간 갈등구조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해군 함정이 한밤중에 최전방에서 폭발, 침몰해 장병 수십 명이 실종된 상황은 준전시 상태나 다를 바 없다. 이런 큰 일 앞에서도 정치권은 천안함 침몰을 정파적으로 이용하는데 여념이 없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올인'해, 이념의 잣대로 서로를 헐뜯으며 음모론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숱한 선열이 피를 뿌리며 기다린 해방 정국에서도 그랬다. 내부적으로 우익과 좌익세력의 분파대립과 정치세력의 사분오열된 내부적 균열이 미소 양국이 38선을 양분한 외부적 원인을 극복하지 못한 결정적 이유가 됐다.(갈 5:15) 오늘날 다시 외부의 위기가 해일처럼 다가오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이 어떤 상황인가. 지난 24일 샤프 주한미사령관은 “현단계 북한내 불안정 사태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여부를 비교적 냉정하게 기다리는 것도 급변사태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설령 6자회담이 열리더라도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난다면 모든 게 뒤바뀔 수 있다. 1인독재정권에서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신변이상은 지도부공백이나 정권교체, 대량난민, 변란 등 많은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미 “북한은 화폐개혁 실패이후 식량난과 물가폭등으로 총체적 난국에 빠졌으며 정권이 신뢰를 잃었다”고 지난 25일 LA타임스가 보도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지금 2주에 한번씩 신장 투석을 하고(지난 24일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김정일 수명이 3년 남았다”는 캠벨 미 동아태 차관보의 최근 발언도 있었다. 급변사태시 북한에 티베트식의 친중국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한반도의 새로운 영구분단을 의미한다. 북한의 위기가 한반도의 통일을 가져올 수도, 새로운 분단으로 갈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코앞에 다가왔다. 한민족은 지금 해방 이후 최대의 민족사적인 도전앞에 마주서 있는데 지금 우린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천안함 사고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지금 우리사회의 축소판이다. 위기는 얘기치 않는 순간에 천안함 폭발처럼 갑자기 다가온다. 현재의 안전하고 평화로운 상태가 항상 변함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은 현실에선 착각일수 있다.(살전 5:3~6) 앞으로 한반도에 엄청난 격변이 일 조짐이다. 북한의 돌발 상황 등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새로운 프레임으로 격변하고 있다. 지금 백령도는 그 시험대이다. 스스로 하는 자의 하나님은 우리 민족이 미래를 위해 준비하기를 원하고 계신다.(마 2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