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과 경쟁의 갈림길에 선 세계와 도래하는 아시아시대…
‘가교국가’로서 새로운 리더상 정립해야할 한국
미국발 금융위기가 촉발한 세계경제위기는 각국 정치와 국제 외교지형의 대 변화를 가져왔다. 미국 최초의 흑인대통령 탄생, 일본 자민당의 54년 집권 몰락, 중도우파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좌파적 정책 대거 수용 등은 세계에 닥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와함께 세계 경제는 예측이 불가능한 시대로 접어들었다. ‘블랙 스완’의 저자 탈레브 미국 뉴욕대 교수는 “과거 데이터와 평균에 의존해 미래를 내다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됐다”며 오늘날의 사회를 ‘예상치 못한 극단적 사태가 지배하는 사회’로 규정했다.
오늘날 세계가 겪고 있는 변화 현상은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지역내 협력과 통합이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 각 지역국가들은 불안정성 극복과 최대 이익 실현을 보장하기 위해 지역내 협력과 통합을 그 어느때보다 적극적으로 추진중이다. 유럽연합(EU)을 넘어 ‘유럽합중국(USE)’의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가고, 아시아에선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이 중국과 일본의 이해를 걸고 제각각 추진되고 있다. 각 지역과 국가간 이해에 따른 협력도 급물살을 타면서 자유무역협정(FTA) 등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둘째, 세계가 새로운 다극체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더이상 미국 주도나 G8(선진 8개국)의 결정이 세계 경제를 좌우할 수 없게 된 현실은 다극체제의 도래를 대변한다. 국제 경제의 중심축은 자연 G20으로 이동하고 있다. 아시아지역을 중심한 신흥국들의 눈부신 경제성장에 따라 G20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5%를 차지하는 명실공한 세계의 대표성을 갖게 됐다. 팍스 아메리카나의 시대는 저무는 반면 달러가치의 하락과 신흥시장의 급격한 팽창과 더불어 중국이 세계무대의 주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세째, 세계가 겪는 대 변화 중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는 ‘아시아시대’의 도래이다. 아시아 지역은 이번 경제위기를 빠른 속도로 극복하며 세계 경제를 살리는 성장엔진이 되고 있다. 서방세계는 그동안 선진국으로서의 지위를 누려왔지만 아시아의 부상은 전혀 새로운 변화이다. ‘팍스 아시아나’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시아 시대가 저절로 이뤄지고 세계의 희망이 될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성공적인 아시아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동반성장과 협력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은 “아시아의 균형 성장과 경제적 통합ㆍ협력이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에 무한한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미래 아시아의 지향점은 ‘하나의 통합 경제’를 만드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시 전 미국대통령은 “세계의 중심이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세계 경제의 미래는 ‘하나의 아시아’(One Asia)를 만드는데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는 공존과 협력이 어느때보다 강조되는 반면 경쟁과 갈등도 첨예화하고 있다. 세계가 보편화되고, 환경 자원 경제 등 글로벌화된 위기에 개별 국가 혼자의 힘으로 대응할 수 없는 시대가 된 반면 한정된 자원을 놓고 벌이는 선점 경쟁, 무역 불균형을 놓고 벌이는 갈등과 대립, 새로운 질서에 대한 주도권 쟁탈전 등 경쟁과 갈등도 높아가고 있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지는 “중국이 기존의 저위완화를 고수하면서 아시아 수출국가들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 경제대국 중국이 자국의 이익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은 아직 아시아내 협력과 통합을 위해 갈길이 멀었다는 현실을 말해준다. 동아시아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온 일본은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신구 세력교체 구도를 공황에 가까운 두려움으로 지켜보고 있다. 일본이 추진하는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은 중국의 헤게모니를 견제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일본은 25일 인도네시아에 4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키로 하는 등 아시아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국가예산중 국채의존도가 30%에 이르고, 고용불안, 성장둔화 등 자국내에 산적한 경제현안들로 자가 추동력을 내기가 힘겨운 상황이다. 한국과 같은 중진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세계도 마찬가지다. G20 정상선언은 국제불균형 문제해결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도모키로 합의했지만, 중국이 환율고정제로 상대적인 위완화 절하를 고수하면서 미국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보호주의 배격 선언도 경제난 속에서 지난 9월 중국산 타이어와 미국산 자동차부품 등 관세를 놓고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는 등 각국의 무역장벽은 높아지고 있다. 출구전략 공조 약속도 호주가 따로 금리인상에 나서는 등 유명무실해져가고 있다. 만일 이같은 경쟁과 갈등의 위협요소를 효과적으로 조정하지 못하면 세계는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갈등을 줄이고 협력을 증대하기 위한 가교국의 역할이 중차대해지는 시대를 맞았다. 신흥 중진국으로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이자 내년도 주최국이 된 한국의 역할이 주목받는 이유다.
브루킹스 연구소 콜린 브래퍼드 박사는 “선진국과 신흥경제국 간 교량 역할을 수행하게된 한국이 국제사회의 새로운 틀을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갈등이 아닌 타협을 이끌어 내는 새로운 리더십 모델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20~25일까지 5박6일간 베트남ㆍ캄보디아ㆍ태국을 차례로 방문하고 아세안+3,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다자회의에 연쇄적으로 참석해 펼친 ‘신아시아 외교’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성과를 거둔 것도 가교국으로서 한국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 시대의 세력 재편, 중국과 일본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된 지금 한국의 지위와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해졌다. 세계적 일간지인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IHT)은 ‘떠오르는 한국’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싣고, “아세안 정상회의보다 더욱 의미있는 일은 이명박 대통령의 아시아 3개국 순방”이라고 전하고, “한국이 지금까지 꽤나 조용했지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중간 강대국으로서 한국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동남아시아가 한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매우 비옥한 토양”이라고 지적했다.
남을 죽이고 내가 이겨 최고가 되는 제로섬(zero-sum) 경쟁시대는 끝났다. 가교국의 관건은 배려와 나눔, 협력의 가치를 증진시켜 모두가 사는 승자가 되게 하는데 있다. 예수님은 중재자의 표본이시다. “아버지 앞에서 우리에게 대언자가 있으니 곧 의로우신 예수 그리스도시라”(요일 2:1) 예수님은 하나님과 인간사이에 중재자 되셨을 뿐 아니라 유대인과 이방인의 담을 허시고 인간사이에도 가교 역할을 하셨다. “그러므로 생각하라 너희는 그때에 육체로는 이방인이요 할례를 받지 않은 무리라 칭함을 받는 자들이라...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엡 2:11~14)
세계는 변화의 거대한 물결속에 새로운 룰을 찾아 치열한 협력과 경쟁의 한판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세계속에서, 도래하는 아시아 시대에서 한국이 ‘가교국가’의 위상을 정립하고 있다. 한국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신흥국을 아우를 수 있는 중진국가이다. 세계 9위의 무역강국이자 세계2위의 선교대국으로 사명의식과 세계를 이해할 줄 아는 눈도 갖췄다. 이 모든 것이 마지막 때 하나님이 한국에 세계국가의 나눔과 협력을 열어갈 ‘가교국가’의 사명을 맡기시기 위함이다. 이것이 새로운 협력의 시대에 한국이 진정한 리더가 되는 길이다. 또한 아시아와 세계에서 지지자를 늘리므로 북핵 등 남북문제와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토대를 만드는 일이다. 마지막때 중재자로서 세계의 협력과 평화를 도모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의 의를 드러내는 일이며, 한국이 가야할 진정한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길이다.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마 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