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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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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강화

GOSPEL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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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정치안보 무대의 중대한 변곡점 선 한국 …

성경말씀 대로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 날은 언제인가? (사 2:4)

지난 13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가 열린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한일·한미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올해 두 번째로 개최된 3국 정상회담이었지만 “전례 없는 수준의 3국 공조”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3국 정상은 21세기의 도전은 한미일 간 보다 긴밀한 협력을 필요로 한다고 인식한다”며, 구체적으로 북핵위협에는 핵전력을 포함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를 내세웠고, 중국에는 대만해협의 평화를 비롯해 ‘불법적인 해양 권익 주장과 매립지역의 군사화, 강압적 활동’을 지적하며 압박했다. 러시아에는 “잔혹하고 정당화될 수 없는 침략전쟁에 대항해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특히 북한과 관련해 3국 정상은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로 함으로써 일본과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정상화 수순을 밟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프놈펜 성명)의 핵심을 요약하면 핵실험을 준비중인 북한 도발에 대한 3각 공조 재확인과 중국 견제 및 러시아 비판이다. 이것은 단순치가 않다. 그동안 한국이 ‘중간자’를 강조하며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보이던 것에서 한미일 연대를 강화함으로써 분명한 3국 공조의 틀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차별화된 3국 정상회담 성명이었다. 즉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있어서 캐스팅 보트였던 한국이 미국 편에 승차하므로 완전한 신냉전 시대의 돌입을 선언한 셈이다. 북한의 미사일 무력시위가 지속되고 7차 핵실험 감행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을 고리로 미중 갈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구도를 가속화시켰고, 결국 북핵 위협이 상존하는 한반도를 무대로 안보와 경제를 망라하는 신냉전 시대의 막을 올린 것이다.

중국이 가만 있을리 없다. 중국 관영 언론인 공산당 영문 기관지 글로벌타임스는 14일 ‘아시아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출연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즉각 경계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동북아 안정에 해를 끼칠 뿐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미국이 전략적 목적을 위해 동맹국들을 결속하는 데 혈안이지만 그것은 한반도 긴장만 고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 전문가 뤼차오의 말을 빌어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군사협력을 진전시키는 것이 진정한 의도”라면서 이는 “동북아 안정과 평화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한국에 대하여는 아직 여지를 남겨두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또 다른 국제 전문가 양시위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미일 정상회담이 대북 압박 강화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보고 “앞으로 있을 조치들이 불길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고 전하면서도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간 회담 중 중국에 대한 입장차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에 적극 동조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더 초점을 둔다”며 “경제적으로나 북한 문제에서 한국에게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즉 한국이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공조를 강화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중국에게 이해시킬 여지가 있는 셈이다.

중국은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던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18~19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중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일찌기 일정을 잡았지만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의지를 보이지 않으며 한국의 잇단 미일 동조 행보에 내심 불만을 내보였지만, 15일 오후 5시(한국시간 6시)에 한중 정상회담을 갖기로 당일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시 주석과 첫 대면이자 한중정상회담은 지난 2019년 12월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한중일 정상회의 계기로 양자회담을 가진 이후 3년만다. 회담에서는 갈수록 도발 수위를 높이는 북핵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북한에 영향력이 큰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기 때문에 윤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전방위 도발 속에 제7차 핵실험이 언제라도 감행될 수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 정세 안정과 북한 비핵화 조치를 이끌기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프놈펜 성명’ 관련 논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중국에게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 올해 양국 관계가 수교 30주년을 맞았음에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이른바 ‘한한령’(한류 제한령) 이후 여전히 위축되 있는 양국 교류에 대한 언급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 정상회담은 한미일 공조로 강화된 한국의 입장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자 한국에 대한 일말의 기대가 반영돼 있다.

이번 한미일 공조 강화에 대해 한국에는 두 시선이 존재한다. 한 시선은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가능성이 가장 큰 화약고 한반도가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의 전장이 되는 것은 한국경제와 안보는 물론, 동북아와 세계의 공존과 안녕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국제정치)는 “미국 입장에서보면 중국의 세력이 커지니까 한미일을 묶는 거고, 그 의도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견제라는 걸 누가 봐도 알 수 있다. 문제는 한국이 여기에 너무 포괄적으로 진영을 구분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는 일본이 미국 편에서 앞장서왔는데 이번 공동성명을 보면 한국이 미국이 원하는 바를 대신하고 있다”며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진영을 정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이 전방이 된 거다. 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선택해야만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신냉전적 사고다. 편을 정하면 편해질 수 있는가”라며 “한국은 이번 공동성명을 통해 앞으로 수십년 가는 미중 경쟁에서 돌격대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문제는 중국도 그렇지만 미국이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시선은 한미일 3각 공조는 북한 도발 심화와 북중러 연대 강화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즉 북한이 도발하는데 중국과 러시아가 묵인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추가결의를 반대하면서 북중러 연대를 강화하니까 한미일이 묶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통일외교)는 “한미일 공조로 신냉전이 가속화된다고 하는 것은 편파적인 시각”이라며 “이번 공동성명은 중국의 부상과 북한의 도발에 대해 공동대응하겠다는 선언”이라고 정의했다.

남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중국과 잘 지냈으나 북한 핵개발은 가속화됐다. 북한의 도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미일 군사협력은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즉 “한미일 공조는 북중러 연대 강화에 따른 결과지 원인이 아니다”며 “북한 도발이 없으면 한미일 공조가 필요 없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앞두고 울릉도 앞바다까지 미사일을 쏴대는데 중국이 과거처럼 역할을 안 하니까 3국 공조가 필요한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