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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지 못하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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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 …

국민 생명 지켜야 할 정부 책임 인식하고 국민적 노력 이끌어야 할 때 (출 8:25)

우리나라 대기의 미세먼지 농도가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지난달 11일부터 5일간은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관측됐다. 당시 서울, 대전 등 전국 7개 지역에서 미세먼지가 측정 최고치를 경신했고 경기 북부에서는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에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29㎍(마이크로그램), 미세먼지는 166㎍/㎥까지 치솟았다. (미세먼지(PM10)는 10㎛ 이하, 초미세먼지(PM2.5)는 2.5㎛ 이하의 먼지를 말한다. 마이크로미터는 1mm의 1/1000에 해당한다. PM10는 사람의 머리카락 굵기의 약 7분의 1 정도로 작은 크기이고, PM2.5는 머리카락의 약 30분의 1~20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작다. 최근에는 나노마이크로미터(0.001㎛) 이하의 극초미세입자까지 미세먼지가 작아지고 있다.)

전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도 경기(131㎍/㎥), 충북(123㎍/㎥), 세종(111㎍/㎥) 전남 광주(133㎍/㎥) 등 지난 2015년 환경부가 공식적으로 초미세먼지를 관측한 이후 지역별 최고값을 갈아치웠다. 시간당 평균 농도가 75㎍/㎥ 이상으로 2시간 지속할 때 발령되는 초미세먼지주의보가 지난해는 서울이 총 8회 발령됐는데, 올해는 1월에만 6번 발령됐다. 경기도는 1월에만 24번, 경북은 9번 등 전국이 미세먼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도 서울이 2015년 1월 25㎍/㎥에서 2016년 27㎍/㎥, 2017년 32㎍/㎥, 2018년 32㎍/㎥, 2019년 38㎍/㎥로 해마다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서울의 하루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올해 1월 66㎍/㎥로, 역시 2010년대 들어 최고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가. 세계보건기구(WHO)는 초미세먼지로 인한 각종 질병을 줄이기 위해 아무리 높아도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5㎍/㎥ 이하가 되야 한다고 기준을 정하고 있다.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0㎍/㎥ 이하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의 4~5배 이상 높은 것이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이라고 발표했다. 우리 환경운동연합은 1988년 미세먼지에 발암물질이 48가지나 들어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미세먼지(이하 초미세먼지 포함)로 인한 사망자 수는 매년 증가해 연간 700만 명에 이른다. 이는 흡연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 수인 600만 명보다 훨씬 많고 전쟁과 다양한 폭력으로 사망하는 사람 숫자의 12배이다. 수질오염, 사업장공해 등까지 합하면 세계 연간 사망자 수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900만 명의 인구가 환경오염으로 죽고 있다.(2017, 국제 의학학술지 란셋)

이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이 대기오염으로 미세먼지는 전 지구적 재앙이 되었다. 우리나라 환경부는 미세먼지로 인한 국내 조기 사망자 수가 2015년 기준 1만1,924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미세먼지로 인한 질병은 심질환 및 뇌졸중이 58%로 가장 많았다. 이는 미세먼지가 호흡기질환을 유발한다는 일반의 상식과는 너무나 다른 결과이다. 왜냐하면 미세먼지 입자가 너무 작아서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모세혈관을 뚫고 혈액에 침투해 각종 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급성하기도호흡기감염 18%, 만성폐쇄성폐질환 18%, 폐암 6% 등의 순이었다.

그런데 환경부가 발표한 1만2천명 수준의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 수는 그 신빙성이 의문시된다. 한국에서 대부분의 미세먼지가 걸러지는 덕에 일본은 미세먼지 청정국을 유지하고 있다. 2017년 도쿄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2.8㎍/㎥에 불과하다. 서울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런 일본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가 연간 5만명이라는 연구결과가 권위있는 국제학술지에 실렸을 정도다. 모르긴 해도 우리나라의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 수는 일본보다 최소 수배 이상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이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인구당 미세먼지(초미세먼지 포함)로 인한 조기사망자가 가장 많을 나라로 한국을 지목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사실 미세먼지는 우리가 숨을 쉬면서 계속 들이마시기 때문에 농도가 무의미할 정도로, 아무리 농도가 적어도 우리 몸에 치명적인 질환을 일으키는 것이 미세먼지이다.

벤자민 호른 미국 유타대 의생명정보학과 교수팀은 인터마운틴 메디컬센터, 브리검영대와 함께 기준치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PM2.5의 일평균 농도가 1㎥당 10㎍ 증가할 때마다 1~4주 후 발생하는 폐질환(급성하기도감염) 환자 수가 15~23% 늘어난다고 미국흉부학회지 ‘미국 호흡기 및 중환자 의료 저널’에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일평균 PM2.5의 농도가 WHO 환경기준(㎥당 25㎍) 이하인 ㎥당 20㎍(마이크로그램·1㎍는 100만 분의 1g)이더라도 폐질환으로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 수는 ㎥당 10㎍일 때보다 20%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지역은 미국 유타 주 워새치프론트 지역으로 이곳의 일평균 PM2.5 농도는 ㎥당 10㎍에 불과했다.

즉, 국제보건기구(WHO)가 권고한 초미세먼지(PM2.5) 기준치(㎥당 25㎍) 이하에서도 단 일주일만 노출되어도 폐질환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이다. 호른 교수는 “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미세먼지가 평소보다 높아질 수 있다면 안전지대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어린이와 노약자에게는 특히 나쁘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어린이집, 유치원 등 보육시설의 절반 이상이 대로변 100m 이내에 위치해 있어 미세먼지 농도가 평균보다 더 큰 만큼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난달 20일 공기가 비교적 좋은 제주도 산후조리원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했다. 면역이 약한 신생아나 노약자의 경우 폐렴을 일을 킬 수 있는 심각한 질병이다. 지난 18일에도 인천의 한 조리원에서 신생아 6명이 RSV에 감염됐고, 경기도 시흥에서 신생아 10명, 대구에서 31명이 집단으로 RSV에 감염됐다. 이달 11일에는 전주에서 성인인 산후조리원 종사자 1명도 신생아 3명과 함께 RSV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모두 실내에서 감염된 것이다.

RSV는 사람에게 전염되는 급성호흡기감염병으로 인간 세포융합 바이러스의 일종인데 최근 미세먼지를 통해서도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디보다 공기 질이 좋아야 하는 산후조리원에서 RSV 질병이 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이를 통해 보면 실내도 미세먼지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우리는 보통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외출을 삼가고 집안에 있으면 비교적 안전할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의 미세먼지가 최악이었던 지난달 14일 실내의 초미세먼지를 한 방송사에서 직접 다니며 측정해 보니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가 외부와 차이가 없었다. 한 카페 안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91㎍로 나타났다. 실내에서도 ‘매우 나쁨’의 2배를 넘는 수치가 나온 것이다. 쇼핑몰 지하 식당 주변에선 미세먼지 농도가 115㎍/㎥로 나왔고, 지하철 안은 273㎍/㎥, 버스 내부도 213㎍/㎥로 외부보다 오히려 높게 나온 곳도 있었다. 미세먼지는 황사처럼 입자가 크지도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너무 작아서 문을 닫아도 공기처럼 실내로 들어온다. 미세먼지는 실내 외부를 막론하고 우리가 숨을 쉬는 한 끊임없이 들이마셔야 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미세먼지는 정말 심각한 상태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미세먼지가 재앙과 같은 해악을 끼치고 있는데도 아직도 국민들은 이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다. 여기엔 정부의 무능, 무대응도 한몫 하고 있다. 정부가 대책이 없으니 국민도 심각성을 모르고 속절없이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을까. 첫째, 정부의 근원적이고 면밀한 대책이 시급하다. 정부는 미세먼지 주의경보 발령시 차량 2부제나 디젤차량 감축 같은 정책을 시행한다. 그러나 이것은 근원적인 대책이 아니다. 최근엔 지난달 25일 인공강우 실험을 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모두 외부로 보여지는 실적 위주의 정책에 쏠려 있다. 이런데 무슨 대책이 나올 수가 있는가.

심지어 정부는 마스크 착용을 무조건 하라고만 할 뿐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조차 규명된 것이 아직 없어서 마스크의 효용성에 대한 찬반논란만 가중되며 혼란만 큰 상황이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5년이 되서야 측정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측정 불가지역이 상당수고 실제 시민이 매일 다니는 거리의 측정치와도 달라서 신빙성이 떨어진다. 미세먼지 예보 시스템은 더 열악하다. 특히 오염 배출원에 대한 자료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이러다 보니 국가의 공식 통계조차 신뢰도가 높지 않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미세먼지 외부 발생원인 중국과 미세먼지 저감대책에 대한 협의를 해야 하지만 자료가 엉망이다 보니 제대로 된 협의가 이뤄질리 없다. 임영욱 연세대 의대 환경공해연구소 부소장은 “중국이 우리를 공격하는 제일 중요한 이유가 이런 배출원 자료의 불확실성, 자료가 갖춘 대표성이나 신뢰성의 한계”라면서 “빠져있는 것들도 너무 많고 적용한 값들도 틀린 것 투성이”라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떠다니는 먼지를 잡기보다 오염물질 배출원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환경부는 현재 수도권의 경우 경유차가, 전국적으론 사업장 배출 오염물질이 미세먼지의 가장 큰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다. 따라서 우선 정확한 배출원 파악이 지자체 별로 선행되어야 미세먼지 저감 정책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의 프레임부터 바꾸고 기본 통계부터 재조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없이 보여주기식에 머문다면 대기질은 앞으로도 개선될 수 없는 것이다. 미세먼지는 지금 재앙으로 다가와 있다.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지킬 근원적인 미세먼지 대책을 가장 시급한 문제로 하루바삐 서둘러야 한다.

둘째, 중국과 실효적인 협의를 서둘러야 한다. 환경부는 관측사상 최악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 지난 1월 11~15일 사례를 분석한 결과 중국 등 국외 영향이 지역별로 69∼82%, 전국 평균 75%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외부 영향 75%는 우리나라 자동차, 공장, 산업체가 모두 가동을 중단해도, 즉 우리나라에서는 미세먼지를 단 한 톨 배출하지 않아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세계보건기구 권장기준의 3~4배나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경희대 김동술 환경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서울 미세먼지의 국외 요인이 27%라고 발표했다. 즉 서울의 초미세먼지는 국내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국외 영향이 50~70%라고 발표해 왔지만 실제로는 국내 영향이 더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올스톱하고 국외 영향만 27% 있다고 해도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를 초과하는 수치이다.

특히 북서풍이 부는 겨울철 등 특정 시기에는 국외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중국은 외부 영향 중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특히 겨울철엔 50%를 초과하는 영향을 끼쳐 왔다. 최근 중국 정부는 국가적인 저감정책 노력의 결과로 중국 내 미세먼지가 현저히 줄었다고 대내외에 과시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