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지난 9월 3일 6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이번 핵실험은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가 지난 3월 25일 위성사진을 통해 예측한 바 있다.(사진은 지난 3월 25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갱도 입구 모습)
한반도 안보 지형 바꾸려 초강수 도발 …
하나님만이 악인의 몽둥이와 패권자의 홀을 꺾으실 수 있어 (사 14:5~7)
북한이 결국 지난 3일 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전문가들은 6차 핵실험은 좀 더 나중에 최후의 도박으로 실시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빨리 북한이 전격적으로 6차 핵실험이라는 초대형 도발에 나섬으로써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의도는 명확하다. 북한으로서는 어차피 국제사회의 제재가 조여 오는 마당에 ‘게임 체인저’로 인정받는 시간을 앞당기고 싶은 것이다.
이번 6차 핵실험은 한반도 정세에 미치는 파장이 엄청나다.
그 첫째 이유는, 6차례의 핵실험은 핵보유국 지위의 암묵적 기준으로 통한다. 핵 개발 초기에는 수십∼수백차례 핵실험이 필요했지만 요즘에는 핵폭발 데이터만 일정 수준 확보해놓으면 이후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대체 가능하다. 실질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인도와 파키스탄도 5∼6차례 핵실험을 실시한 뒤 현재는 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당시보다 컴퓨터 등 개발에 필요한 기반기술이 발전한 것을 감안하면 북한이 파키스탄 수준을 넘어섰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한다. 따라서 앞으로 북한은 자신들이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이 됐으므로 핵 폐기를 전제로 한 기존 비핵화 대화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할 것이다.
둘째, 이번 6차 핵실험은 북한이 각종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만큼 작고 가벼운 핵탄두를 만드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핵미사일의 대거 전력화가 가능해졌다는 의미이다. 이로써 남한이 보유한 재래식 무기의 대북 억제력은 사실상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셋째, 원자폭탄보다 수십~수백 배의 파괴력을 가진 수소폭탄 실험이었다는 사실이다. 이번 실험 후 미국과 중국은 규모 6.3의 인공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세계 과학계는 이 측정치가 보다 정확하다고 말한다. 이대로라면 최대 1000kt에 맞먹는 수소폭탄급 실험으로서, 1년 전 5차 핵실험 때보다 약 100배 강도가 센 폭발일 가능성이 있다. 만약 지금 위력의 핵폭탄 하나만 서울 상공에 떨어진다면 서울 대부분 지역이 파괴되고 경기도까지 피해를 입게 된다. 반경 2.5km 이내에선 모든 물체가 녹아버리거나 불이 붙고, 생물체는 모두 사망한다. 서울인구 수백만 명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이다.
수소폭탄은 태양처럼 핵융합을 이용해 핵분열 연쇄반응이 순식간에 일어나면서 핵폭발을 일으킨다. 1차로 소형 원자폭탄을 터뜨려 그 에너지로 수소 원자들의 핵융합을 일으키고 이 과정에서 나온 고속 중성자가 우라늄을 다시 핵분열 시키는 원리이다. 그만큼 고난도 기술이 필요해 지금까지 수소폭탄을 개발한 국가는 미·러·중·영·프랑스 등 5개국에 불과하다.
북한은 이 같은 6차 핵실험을 통해 핵보유국으로서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상대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이제 한국은 자신들의 상대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북한이 “핵은 북·미 사안이므로 남측은 끼어들지 말라”는 입장을 되풀이해온 이유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6차 핵실험 날 트위터를 통해 “내가 말해왔지만 한국은 대북 유화 정책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들은 그저 하나만 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석론’을 꼬집어 비판한 것이다.
한반도 사태가 이렇게 돌아가지만 문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대화의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며 재차 대화를 촉구했다. 6차 핵실험 당일 날 대화 제의는 시의적절치 않다. 이렇게 인정받지 못하는 계속되는 나 홀로 발언은 결국 코리아 패싱(한국 소외)을 자초하고 있다. 이제 대화로 북한의 태도를 돌리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설혹 북한이 일시적인 대화에 응하는 일이 생긴다 해도 지금까지 핵개발을 하면서 한국과 국제사회를 이용한 것처럼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대화를 이용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미 핵을 보유한 북한의 목표는 다른 데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현재 한국은 ‘운전자론’에 걸맞는 아무런 키도 갖고 있지 않다. 정부 관계자가 “핵실험으로 북한이 모든 것을 걷어차 버렸다”며 “현재로서는 새로운 대북 해법을 내놓기 쉽지 않다”고 말한 대로다.
북한과 미국, 미국과 중국, 중·러와 미·일이 첨예한 갈등과 격변 속에서 한반도 정세가 소용돌이치는 한가운데 있는 한국은 눈 뜬 장님처럼 앞이 안 보인다. 변화를 읽고 한발 더 나아가 변화를 주도할 수 있어야만 말 그대로 ‘운전자’가 될 수 있는데, 변화를 읽지 못하고, 프럼프 대통령의 지적처럼 북한과 대화하면 해결될 것처럼 하나만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미 북한과 미국 관계에서 한국이 소외되고 있고, 주변국 관계에서도 한국이 소외되고 있다.
지난 달 29일 북한이 ICBM급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 미·일 정상 간에 6일 동안 무려 4번 전화통화가 이뤄졌다. 핵실험을 한 3일에는 하루에만 두 차례나 전화회담을 했다. 이달 하순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일 정상회담까지 하기로 합의했다. 지금까지 미·일 정상 간 통화 내용은 곧 미국 공식 입장이 되기도 했다.
반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나흘만인 1일에야 뒤늦게 한번만 이뤄졌다. 뒤늦게 이뤄진 통화에서도 문 대통령은 ‘대화’를 강조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압박’을 중시해 견해차가 노출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일의 신속한 공조에 비교해 한국이 나 홀로 길을 가는 모양새가 더욱 두드러지는 소외 현상은 만약 김정은 정권이 핵탄두를 장착한 ICBM을 시험 발사하거나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경우 예측 불허인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는 것이다. 그럴수록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은 설자리를 잃어간다.
한반도 문제를 놓고 한국을 빼고 미국이 북한을 직접 상대하고, 미국과 일본이 연대 강화와 긴밀한 대책을 논의한다는 것은 참으로 우려스럽다. 만약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경우 미국의 방위선을 일본으로 정한 과거의 애치슨 라인을 연상시키듯 한국 무시가 ‘한반도는 전쟁터’라는 상정을 한 것 아니냐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실제로 북한은 이 점을 노리는 것이다. 미사일과 핵실험의 잇따른 도발 강행을 통해 북한이 바라는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북한은 핵 폐기의 대상자로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한반도 정세를 끌고 가는 것이 목표다. 즉 북한은 한반도의 안보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을 믿고 있고 그것은 시간문제가 됐다.
북한이 ICBM과 핵탄두 개발을 통해 미국과 직접 협상을 벌여 미국으로 하여금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지 못하게 하고 종국적으로 한미동맹을 흔들어 핵우산을 제거하려 한다. 이렇게 되면 한·미 동맹 체제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3일 “북한이 미국 동부까지 타격하는 능력을 보여줄 경우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더라도 미국은 개입 여부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본토 특히 수도인 워싱턴이 북한의 사거리 안에 들어온 상황에서 자국의 피해를 감수하고 한국에 대한 보호에 나서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이 북한의 핵 공격에 노출될 경우 한국에 대한 핵우산 제공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북한의 최종 목표는 핵과 미사일을 보유한 상태에서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고, 아울러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핵탑재 미사일을 입증한 후 미국에게 한반도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북한이 시애틀, 로스 엔젤레스, 뉴욕, 워싱턴 DC를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게 되면 미국은 자국 도시 방어를 위해 서울을 포기할 수 있다는 주장이 워싱턴 외교가에서 제기되고 있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비롯해 조야의 국제문제 전문가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도 북핵 동결을 조건으로 미군 철수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미군이 철수한 뒤에 북한이 한반도 통일전쟁에 나설 수 있다. 즉 북한이 목표한 적화통일 전쟁이다.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설립한 미국의 싱크탱크 국익연구소 국방연구소장 카지아니스는 지난달 27일 “북한이 2차 한국전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북한에는 배다른 형인 김정남을 화학무기로 살해한 김정은이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김정은이 지난 금요일 시험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고 전제하고 “북한이 100만 명이나 되는 군대와 5000t의 화학무기, 60개의 핵무기를 가진 김정은이 궁극적인 전쟁 목표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는 현실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의한 한반도 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북한 핵미사일의 타격 대상이 되기 전에 아예 싹을 자르기 위해 국지전이나 북한의 도발 징후 포착을 빌미로 선제 공격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한국 동의 없이도 북한을 타격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2013년 주한미군사령관을 역임한 제임스 서먼은 북한의 연평도 공격 시 한국이 반격한 것처럼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미국은 영토를 보호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주한 미 특전사령부 출신인 맥스웰은 “미국 헌법에 자국 방어망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때 동맹의 승인을 받는 조항은 없다”고 했다.
2008년 사령관이었던 버웰 벨은 “국제법에 따라 미국은 한국에 주둔하지 않는 군사자산으로 북한을 공격할 때 한국의 동의가 없어도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호주나 일본 등 미국의 다른 동맹국들도 한국 승인 없이 작전에 참여할 수 있다고까지 덧붙였다. 필요하면 미국과 일본이 한국을 제쳐놓고 군사행동을 해도 된다는 논리인데 매우 우려스럽다. 전직 주한 미군 사령관들의 발언이라 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미국의 군사공격에 의해서도 전면전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런 점들은 한국 소외현상의 위험성을 방증하는 것이다.
특히 북핵 위기가 고조될수록 한반도 주변이 점차 화약고로 화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미국과의 공조 속에서 일본은 내년도 50조원 이상의 국방비를 책정해 군사대국화를 노리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동맹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은 매년 7%씩 군비를 증강하며 국방비 세계 1위인 미국과의 차이를 좁히고 있다. 지난달 서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무력시위도 전례 없이 강화하며 군사대국화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도 내년부터 8년간 317조원을 군비확장에 투입하기로 정했다. 한반도 유사사태에 대비한 측면이 강하다는 관측이다.
이렇게 한반도가 전쟁통으로 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상호 누구라도 군사행동에 나서면 이 지역은 ‘아마겟돈’의 대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파국의 시나리오마저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핵과 ICBM으로 무장하고 있는 상태에서 미국과 북한 간에 전쟁이 발발한다면 그것은 핵전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판도를 바꾸실 수 있는 분은 오직 여호와 하나님이시다. “여호와께서 악인의 몽둥이와 패권자의 홀을 꺾으셨도다. 그들이 분내어 여러 민족을 치되 치기를 마지아니하였고 노하여 열방을 억압하여도 그 억압을 막을 자 없었더니 이제는 온 땅이 조용하고 평온하니 무리가 소리 높여 노래하는도다”(사 14:5~7) 한국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은 엄연히 있으시다. 그러나 우리가 못보고 있는 것이다. 악인의 몽둥이와 패권자의 홀에 의해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난국으로 빠져들어가는 지금 하나님의 뜻 안에서 북핵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