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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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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지진이 남긴 교훈

베네수엘라 지진이 남긴 교훈 관련 기존 복음신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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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리와 재난 앞에서 신앙인이 가져야 할 자세는? …

시대를 분별하므로 삶을 돌아보고 깨어 있는 실천 태도 중요(눅 12:56, 막 13:28~33, 눅 12:1~59)

2026년 6월 24일, 베네수엘라 북부에서 규모 7.2와 7.5의 강진이 불과 39초 간격으로 연이어 발생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2,500~3,300명 이상이며, 부상자는 1만 6천 명 이상이다. 약 5만 8천 채의 건물이 붕괴 또는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경제적 피해는 약 100억 달러(약 14조 원)로 추산된다. 이번 피해가 더욱 컸던 이유는 규모 7이 넘는 두 개의 강진이 거의 동시에 발생하면서 건물들이 첫 번째 충격을 견디기도 전에 두 번째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노후 건축물과 내진설계 미비, 구조적 취약성이 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지진에서 가장 큰 논란은 베네수엘라 정부의 초기 대응이었다. 재난 발생 후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인 72시간 동안 충분한 중장비와 전문 구조인력이 신속히 투입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현장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구조를 주도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식량과 의료지원이 정부의 미흡한 대응으로 늦어졌으며, 구조 장비 부족과 행정 혼선도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경찰과 공무원의 약탈 의혹까지 제기돼 국민들의 분노를 키웠다. 예측할 수 없는 재난의 시대에 정부의 신속한 대응 체제와 민관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웠다.

엄청난 비극 속에서도 인간의 용기와 연대는 희망을 보여주었다. 가장 큰 감동을 준 것은 정부가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건설노동자, 농부, 교사, 자영업자 등으로 구성된 자원봉사 구조대는 전문 장비도 부족한 상황에서 맨손과 간단한 공구만으로 무너진 건물 속을 파헤치며 생존자를 찾았다.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 활동을 이어간 이들은 가족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실제로 지진 발생 8일 만에 한 생존자가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기적적으로 구조되었고, 재난 앞에서 공동체의 연대와 시민의 용기가 수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만약 전문 구조대와 장비가 투입됐다면 더 많은 생명을 살렸을 것이라는 국가의 역할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다.

지진은 지구 내부의 판(Plate)이 움직이면서 단층에 오랫동안 축적된 에너지가 한순간에 방출될 때 발생한다. 베네수엘라는 카리브판과 남아메리카판이 만나는 지진대에 위치해 오래전부터 지진 위험이 높은 지역이었다. 지진 위험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는 재난 대응과 준비에 미흡했다. 이번 베네수엘라 지진은 전 세계에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첫째, 재난은 예방보다 준비가 생명을 살린다. 지진은 막을 수 없지만, 내진설계와 훈련, 신속한 대응체계는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둘째, 재난 대응은 국가의 통치 역량을 시험하는 무대이다. 평상시에는 잘 드러나지 않던 행정력과 위기관리 능력이 재난 순간에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

셋째, 시민사회의 연대는 재난 극복의 핵심 자산이다. 잘 훈련된 자원봉사자와 지역공동체의 참여가 피해를 크게 줄인다. 넷째, 국제협력의 중요성이다. 여러 나라가 구조대와 의료진, 탐지견, 구호물자를 신속히 지원하면서 구조 활동에 큰 힘이 되었다. 베네수엘라 강진은 자연의 위력만이 아니라, 준비한 사회와 준비하지 못한 사회의 차이가 얼마나 큰 결과를 낳는지 보여준 역사적 교훈을 남겼다.

지진처럼 예방이 거의 불가능한 재난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시의 폭우·산사태·해일 등과 지진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면 피해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 기후변화가 지진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빙하가 녹으면서 수십억 톤의 얼음 무게가 사라지면 지각이 다시 솟아오르는 과정에서 단층이 자극될 수 있다는 점을 든다. 해수면 상승과 집중호우가 지반 압력을 변화시켜 일부 단층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다. 대형 댐이나 지하수 과다 개발도 단층 응력을 변화시키는 사례로 확인되고 있다. 이는 기후변화가 직접 원인이 아니라도 이미 응력이 축적된 단층을 ‘마지막으로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현재의 과학적 견해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과제는 “지진을 예측하는 것”보다 “지진에 대비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세계의 도시화가 지속되며 인구가 대도시에 집중되고 초고층 건물이 증가하면서 같은 규모의 지진이라도 인명과 경제적 피해는 과거보다 훨씬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베네수엘라의 비극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판의 경계에 있지는 않지만 안전지대도 아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규모 2.0 이상 지진은 연평균 수십 회 이상 관측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도 규모 6~7 수준의 지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우리나라도 2016년 경주(5.8), 2017년 포항(5.4), 2023년 부안 지진(4.8)을 경험했으며, 최근에도 동해와 남해, 서해 및 내륙에서 크고 작은 지진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진에 대비해 건축물 내진설계가 크게 강화됐지만 오래된 학교와 병원, 공동주택 상당수와 1988년 이전 건축물은 내진설계 의무가 없어 취약한 경우가 많다. 민간 소규모 건축물의 내진보강률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베네수엘라의 교훈처럼 재난은 발생 자체보다 준비 부족이 더 큰 피해를 만든다. 정부는 재난 대응체계를 끊임없이 점검하고, 지방자치단체와 군·소방·경찰·의료기관은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갖춰야 한다.

국민 또한 평소 대피 요령을 익히고 비상용품을 준비하는 생활 속 안전문화를 실천해야 한다. 지구온난화는 앞으로 폭염·홍수·가뭄 같은 기후재난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며, 지각 응력 변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철저한 내진보강, 조기경보 고도화, 국민 교육과 훈련을 통해 ‘재난에 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비책이다.

베네수엘라의 비극은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신앙은 이러한 재난 앞에서 생명의 소중함과 이웃 사랑, 겸손, 공동체의 연대, 그리고 영적인 준비를 일깨운다. 성경은 지진을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단순하게 단정하지 않는다. 재난의 때에 함부로 잘못 얘기해서도 안 된다. 예수님께서는 특정 재난을 당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난리와 지진이 있다고 종말의 때를 함부로 진단하는 것도 성경적이지 않다.

예수님의 중요한 메시지는 현상을 보아 시대를 분별하라는 것이다. “외식하는 자여 너희가 천지의 기상은 분간할 줄 알면서 어찌 이 시대는 분간하지 못하느냐”(눅 12:56) 시대를 분별하는 것은 삶을 돌아보고 깨어 있는 태도로 임하는 신앙인의 자세를 잊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배우라 그 가지가 연하여지고 잎사귀를 내면 여름이 가까운 줄 아나니...주의하라 깨어 있으라 그 때가 언제인지 알지 못함이라”(막 13:28~33) 깨어 있는 것은 단순한 기도만이 아니라, 믿음의 실천과 경계로 이어져야 함을 뜻한다. 예수님은 신앙인의 실천 항목들을 비유를 통해 상세히 말씀하셨다. 외식하지 말고, 예수님을 부인하지 말며, 성령을 모독하지 말고, 세상것을 구하지 말며, 청지기의 사명을 다하고, 소유를 팔아 구제하며, 화해하기를 힘쓰는 것(눅12:1~59)이 깨어 있는 실천 태도이다.

재난의 시대에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깨어 있는 삶의 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