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 위해선 세계 협력 더욱 중요해져 …
몸소 희생제물 되신 예수님, 식량의 나눔과 죄의 기준 제시하셔 (막 14:22, 마 25:42)
그러나 앞으로 식량 위기는 필연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특히 식량이 무기로 변할 때 식량을 수입해야만 사는 세계 5대 식량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치명상을 입는다. 식량 위기가 닥치면 식량 가격도 가격이지만 돈이 있어도, 외국에 개척한 농장이 있어도 쓸모 없어질 것이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이다. 식량 수출국이 자기 나라가 먹을 것이 부족한 비상상황에서 수출을 하거나 외국 기업이 들어와 생산한 곡물을 반출하도록 그냥 놔둘 리 없기 때문이다. 식량 위기가 닥치면 손 쓸 수 없고 이미 때는 늦는다. 대책이 시급하다.
식량 위기의 원인을 알아야 대책을 세워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식량위기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인가.
첫째는 기후변화이다. 미국, 호주, 러시아 등의 대규모 산불, 가뭄, 수해 등 이제 기후변화는 ‘기후위기’로 우리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유엔재난안전처(UNDRR)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전 세계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는 이전보다 2배로 늘었다. 기후위기는 단지 기상이변뿐 아니라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대유행과 식량위기를 불러올 것이다.
2018년 다보스포럼에서는 글로벌 상위 리스크로 기후변화 대응 실패와 함께 물과 식량난을 국제적 노력이 필요한 중요한 리스크로 주목했다. 호주 국립기후복원센터는 2019년 ‘기후와 관련된 잠재적 안보 위협’ 정책보고서에서 “기후변화는 곡물 수확량을 감소시켜 사회적 와해와 분쟁을 일으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앞으로 30년 안에 지구 육지의 35%, 지구 인구의 55%가 1년 중 100일 이상 생존이 불가능한 치명적 환경에 노출된다. 들불, 폭염, 가뭄, 침수 등의 파괴적인 이상기후를 겪고, 세계 지표면의 30% 이상에서 건조지대화가 나타나고, 해양, 열대우림, 북극 등 생태계가 붕괴되고, 손쓸 수 없는 대량의 기후난민이 발생한다. 사막화와 만성적 물부족으로 주요 식량 생산지역들에서 곡물수확량이 1/5이 감소하고, 식량 가격 급등에 따른 식량 전쟁은 불가피하다.”고 예고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시나리오를 “인류 문명과 근대 사회가 종말에 이르게 되는 전면적 혼돈의 세계”로 정의했다. 이미 호주의 경우 한 해 평균 2,500만 톤의 곡물을 생산하다가 5년여 동안 계속되는 가뭄 탓에 1,000만 톤 미만으로 생산량이 급감했다.
기후변화의 피해에서 한반도는 특히 민감한 지역이다. 한반도의 온난화는 지구온난화의 평균 속도와 비교해 1.5배∼2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한반도 주변 수역은 지구에서 가장 뜨거운 바다 ‘웜풀’의 영향권에 속하는데,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웜풀은 점점 더 넓어지고 뜨거워지고 있다. 수온이 높아지면 더 많고 뜨거운 수증기가 발생하고, 이 수증기가 대기를 가열하며 온실효과가 증폭되게 된다. 이는 지구 평균 온도가 2도 상승할 때 한반도는 그 이상으로 뜨거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뜨거운 수증기를 에너지로 삼는 태풍이나 폭우 등 전례 없는 극한 기상의 형태로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지난해 54일에 걸쳐 이어진 최장기 장마와 수해로 인해 배추, 상추 등 채소와 사과 등 가격이 두배씩 뛰는 것을 경험했다. 전문가들은 날씨 영향을 크게 받는 농산물 가격의 급등세가 앞으로 매년 심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후위기가 하루아침에 벌어진 것이 아니라 이미 걷잡을 수 없을 정도가 됐다는 판단에서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이상기후가 일상이 되는 시대로 변했다”면서 “기후위기 핵심은 식량위기”라고 지적했다.
둘째는 경작지 감소와 인구 증가, 육류소비 증가 등으로 인한 곡물 수요의 증가이다. UN 식량농업기구(FAO)는 2050년 세계 인구는 97억명이 될 것이며, 지금 추세대로 식량과 에너지를 사용하면 식량은 지금의 1.7배 그리고 에너지는 3.5배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중국, 인도 등의 인구 대국들이 산업화를 이루면서 경작지는 감소되는 반면, 소득의 증가에 따라 곡물과 육류 소비는 늘고 있다. 육류 소비의 증가는 곧 곡물 수요의 증가로 이어진다.
지구상에서 수확되는 곡물의 1/3이 가축의 먹이로 사라지고 있다. 현재 지구상에서 기르는 가축의 수는 500억 마리를 웃돈다. 이는 유엔이 정한 기를 수 있는 가축 수 기준치의 2배가 넘는다. 이같은 천문학적인 숫자의 가축을 키우기 위해 열대우림을 베어 내고, 삼림을 줄여 목초지와 사료 경작지를 조성하고 있다. 2㎏의 쇠고기를 얻으려면 4㎏의 곡물 사료가 필요하다. 옥수수로 치면 10kg의 옥수수이다. 오늘 내가 쇠고기 1인분을 먹었다면 그것은 곧 곡물 10인분을 먹어 치운것과 같다. 닭, 돼지고기는 그 두 배의 곡물 사료가 필요하다.
세계 식량 기구(WFP)는 2009년 기준으로 세계 인구의 1/6에 이르는 10억 2,000만 명이 심각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고했다. 세계 식량 농업 기구(FAO)에 의하면 지구상에 생산되는 식량은 120억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양이다. 즉 지구상에 굶주리는 이들이 모두 먹고도 남을 만한 곡물이 가축의 먹이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부자 나라에서는 과다한 고기 섭취와 영양 과잉으로 병에 걸려 죽고, 가난한 나라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는 기현상이 늘고 있다. 이 외에도 고유가로 인해 곡물이 바이오 연료로 소비되는 것도 곡물 수요를 증가시켜 식량난을 부추기고 있다.
셋째는,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식량 시장의 문제도 식량 위기를 조장한다. 식량 가격이 올라야 이윤을 챙기는 금융 자본가와 곡물 메이저(세계 곡물 유통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거대 기업)들에 의해 남는 식량을 대량으로 폐기 처분하거나 농산물의 생산을 제한하기까지 하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식량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리므로 식량이 골고루 배분되지 못하고 식량 위기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아시아의 대표적 농업경제학자인 원톄쥔은 “식량위기는 어떤 나라의 생산이 부족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금융자본에 의해서 생성됐다”라고 말한다.
식량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근원적이고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이다. 기후변화를 막으므로 생태변화와 기상이변을 막는 것이 식량위기 대응에 가장 필요하다. 덴마크 농식품부는 1990년 대비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70%를 감축하기로 하고, 농업부문을 포함해 녹색연구, 기술과 혁신 투자촉진을 위한 ‘미래를 위한 녹색 해결책’을 시작했다. 특히 한국의 각성이 필요하다.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목표치를 5억3600만톤으로 설정해 매년 100만톤의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데, 오히려 1000만톤씩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7위, 1인당 배출량 4위, 배출증가율 1위이다. 2007~2017년 OECD 국가들은 탄소 배출량을 평균 8.7% 줄였는데 우리는 오히려 24.6%나 늘었다. 한국은 국제사회와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과 역행하고 있어,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이라 불리운다. OEDC국가 중 식량 자급률 최하위에다 세계5대 식량 수입국이자 식량 위기에 대응은 전무하면서 음식물 낭비는 세계 최상급이다. 이렇게 개념 없이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하다간 앞으로 더욱 커가는 식량위기의 시대에 자업자득의 최악의 결과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개발과 기상재앙으로 농경지가 축소되고 식량생산이 감소되는 지금 세계적인 식량위기가 발생할 경우 대책이 없다.
이제부터라도 온실가스 감축에 지금까지와 완전히 다른 길을 가야 한다. 혁신적인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스마트 농장을 본격적으로 늘리는 것도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식량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또다른 해결 과제는 국제사회가 함께 협력하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분의 1이 식품생산에서 비롯된다. 또 식품의 약 3분의 1은 폐기되고 있다. 즉 식품 폐기만 원천적으로 줄이더라도 식품 생산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고 식량 위기를 개선할 수 있다. 이것은 혼자가 아니라 지구촌 국가들의 협력으로만 가능하므로 국가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이 심화되는 오늘날의 국가 이기주의를 먼저 극복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동시에 기후변화를 막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금융자본이 식량에 대해서만큼은 장난을 하지 않게 국제적 약속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세계 시민 각자가 탄소배출을 줄이는 노력을 모두 같이 해야 한다. 휘발유 1리터는 이산화탄소 2.3kg를 배출한다. 자전거(Bike), 지하철(Metro), 도보(Walking) 등 ‘BMW’ 실천으로 대중교통이나 걷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예수님은 자신을 생명의 떡으로 소개하셨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생명의 떡이니 내게 오는 자는 결코 주리지 아니할 터이요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라(요 6:35)” 한 생명이라도 굶주리지 않는 것은 지상과제이다. 그것은 나눔으로써 가능해진다. 예수님은 떡을 떼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막 14:22)” 자신을 희생해 인류를 살리신 뜻을 식량인 떡을 떼어 주는 나눔으로 표현하셨다.
예수님은 군중이 모인 곳에 손수 먹을 것을 챙기셨고, 같이 나누게 하셨다. 그만큼 식량을 주는 것과 나눔을 중요히 여기신 것이다.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매 제자들이 무리에게 주니 다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을 열두 바구니에 차게 거두었으며 먹은 사람은 여자와 어린이 외에 오천 명이나 되었더라(마 14: 19~21)” 배고픈 이를 돌보지 않고 나누지 않는 것은 심판의 날에 죄의 기준이 된다.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지 아니하였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지 아니하였고(마 25:42)” 마지막 때가 다가올 수록 더욱 중요해지는 식량의 가치를 새삼 깨닫고, 나눔으로 식량위기를 극복하는 우리나라와 전세계 국가가 되기를 기도해야 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