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갖춰야 할 성경의 기준은? …
국민 신뢰와 통합 위해 도덕성과 협치가 새 정부에서 가장 중요해(렘 4:2, 고전 12:20~26)
인사가 만사라는 것을 새 정부에서도 절감하게 된다. 새 정부의 내각 인선에 대한 청문회 정국이 이어지면서 새 정부가 강조했던 협치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적폐청산 공약의 하나로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전입, 논문 표절 등 5대 비리 관련자는 고위 공직에서 배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청산돼야 할 적폐라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새 정부의 첫 내각 후보자들이 문 대통령이 적폐로 거론한 5대 비리에 줄줄이 연루된 의혹을 받으며 야당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새 정부는 첫 국무총리 인선부터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이낙연 총리 부인의 위장전입 문제가 발목을 잡은 탓이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서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며 사과를 했다. 말머리는 사과였지만 “빵 한 조각, 닭 한 마리 얽힌 사연이 다 다르듯 관련 내용 또한 들여다보면 성격이 아주 다르다”고 덧붙였다. 잘못의 질이 다르므로 인사를 밀어붙이겠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 잘못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닌 사과는 말 뿐인 사과다. 뒤이어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첫 계획으로 ‘고위공직자 임용기준안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임용기준이 현실에 맞는지,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게 옳은지를 살펴보겠다는 뜻이다. 논쟁의 핵심인 위장전입이 엉뚱하게 똑 같은 잣대로 보면 안 된다는 식의 ‘잣대’ 논란으로 흘러버렸다. 결국 문 대통령이 국민과 야당에 양해를 구한 끝에 총리후보자에 대한 표결이 이뤄졌다.
이낙연 총리는 부인의 서울 강남 위장전입을 당초 ‘출퇴근을 위해서’라고 거짓말 했다가 ‘강남 학교 배정을 위해서’라고 말을 바꿔 시인했다. 위장전입으로 인해 선량한 다른 학생이 배정을 받지 못하는 피해를 입히고, 공정한 룰이 지켜지지 못하게 한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서서 ‘성격이 아주 다르다’고 감싸며 어물쩍 넘어갈 성질이 아닌 것이다. 유명 학교 입학이 곧 금수저의 출발이라 여겨지는 우리 사회다. 사회 지도층이 불법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고 사회의 공정한 룰을 깬다면 일반 국민은 누구를 본받으라는 말인가. 현행 주민등록법 37조 3항은 목적과 상관없이 위장전입자를 처벌한다. 위장전입은 이유를 불문하고 처벌하는 결과범죄다. 어느 때보다 사회 구성원이 원하는 부패 척결 의지가 높고, 어느 때보다 깨끗한 정부임을 자처하는 새 정부기 때문에 ‘잣대’론은 더 궁색하다. 이 총리는 아들 병역, 부인의 그림 강매 의혹 등 다른 여러 건의 의혹도 제기됐다. 특히 2001년 현역 입대 판정 뒤 어깨 탈구로 병역을 면제받은 아들과 관련, 이 후보자는 당시 병원 자료를 제출하라는 국회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어깨 탈구는 병역 면탈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총리가 떳떳하다면 관련 자료를 낱낱이 공개했어야 했다.
지난 2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위장전입, 논문표절, 특혜분양, 아내의 부정 채용, 다운계약서 작성 등 도덕성이 도마에 올랐다. 박사학위 논문 표절과 자기 표절 등 몇 건의 표절이 확인됐다. 특히 아내 조모(55)씨의 2017년 서울S고 영어강사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 3명 중 점수가 가장 낮았던 조 씨가 합격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때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으로 억울한 학생 2명이 탈락한 사건과 대비되며 파장을 일으켰다. 김 후보자는 또 1999년 서울 목동 현대아파트를 1억7550만원에 매입하고도 구청에 5000만원으로 신고한 이른바 ‘다운계약서’ 작성 논란을 빚었다. 김 후보자는 “2006년 실거래가 신고가 의무화되기 전에는 (다운계약서 작성이) 일반적인 관행이었다”며 불법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실거래가와 차이가 너무 많은 것도 그렇지만 과연 관행이라고 정당화될 수 있는가. 한국부동산경매연구원 전준우 원장은 “탈세 목적인 다운계약서를 관행으로 보는 것은 궁색한 자기합리화”라고 말한다.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부동산거래의 신고를 거짓으로 한 자에게는 해당 토지 또는 건축물에 대한 취득세의 3배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증거자료 요구시 확인을 불성실하게 해도 2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더욱이 김 후보자는 대기업 정책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와 편법적 경영 승계 등 잘못된 관행을 엄정하게 근절하겠다”고 하면서 자신과 관련된 많은 의혹들에 대해서는 관행이라고 넘어가려 하는 모습을 보여, 그 전까지 ‘재벌 저격수’로 불리며 공정의 아이콘으로 주목받았던 그답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의 위장전입 문제도 파장이 크다. 애초 외국에 살던 자녀의 국내 고교 입학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친척집에 위장전입했다고 했는데, 친척집이 아닌 학교재단의 교장이 살던 집에 위장전입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위장전입을 막아야 할 학교가 앞장서서 위장전입을 지원한 이 사건 역시 최순실 딸 정유라의 부정 입학 시 여럿이 구속된 이화여대의 불법적 지원을 연상시킨다. 5대 비리 원칙 외에 문재인 대통령이 총리 인준을 하루 앞둔 30일 단행한 행정자치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등 4개 부처 장관 인사도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모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고 현직 국회의원으로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이 이낙연 총리를 포함해 ‘정치인 내각’이라는 특징을 갖게 됐다. 여기에 의정 외에 별다른 경험이 없어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갖췄는지 의문을 자아낸다면 대선 승리에 공이 있는 정치인들에 대한 논공행상식 ‘자리 나눠 먹기’라는 야권의 비판에 대한 부담도 안아야 된다.
새 정부는 인사에서 과거를 답습해선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도덕성이 새 정부의 탄생과 존립 근거임을 명심하고 정의로운 인사를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
5대 원칙은 문 대통령이 직접 적폐로 지적한 것이고, 최소한 이것만은 지키겠다고 한 국민 앞의 다짐이다. 취임 초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다고 해서 원칙을 위반한 인사마저 면죄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원칙은 남보다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 실정법을 위반해 이익을 취하고자 한 것이란 점에서 고위 공직 후보자의 도덕성에 흠결이 되는 것임도 분명하다. 누가 봐도 논란의 원인을 제거하는 게 순리에 맞다. ‘내가하면 로맨스고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자가당착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인사로 인해 여소야대 정국에서 5대 원칙을 깬 인사로 협치의 정신이 깨진다면 새 정부의 정책의지가 담긴 법안 통과 등 향후 국정수행의 암초가 되지 않을까 우려도 크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한때 지지율이 70%대를 넘나들었다. 그러나 6명의 후보자와 내정자가 낙마하는 인사 참사를 겪었다. 인사 실패가 정권 실패로 이어졌던 박근혜 정부의 전철을 밟을 순 없지 않은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80%대까지 오른 적이 있다. 그런 김 전 대통령이지만 인사문제와 아들 비리까지 겹치면서 30%대로 추락했다. 지금 새 정부는 전임 대통령 파면을 낳은 촛불정국을 거친 뒤라서 어느 때보다 국민의 눈높이가 높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 사회 지도층의 인식이 국민 눈높이에 비해 너무 안이하다는 점은 해외의 평가기관으로부터도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으로 계속 지적받아 왔다. 새 정부에선 정의로운 인사부터 지도층이 솔선수범해 보여주어야 한다. 검증에 실패했으면 실책을 인정하고 새 인물을 찾는 것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통합과 협치를 내걸었던 뜻을 완수하는데도 부합한다.
둘째, 정쟁을 끊는 협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지금의 인사 청문회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여야만 바뀌었을 뿐 과거와 다르지 않다. 여야는 지난 정권 내내 인사청문회를 놓고 싸우다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을 각자 냈다. 민주당 측은 정부가 갖고 있는 후보자 검증 자료와 최근 10년간 금융 거래, 신용 정보 및 검증과 관련된 의료 진료 내역 제출 의무화 등이 골자다. 청문회 기간을 30일로 늘리자고도 했다. 새누리당 법안은 ‘공직 후보자와 가족의 신상 털기를 막고 업무 능력과 자질 검증에 집중해야 한다’며 윤리성 검증 청문회와 업무 능력 검증 청문회로 이원화하고, 윤리성 검증 청문회는 공개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오래전도 아니고 작년 말~올 초에 낸 것들이다. 그러나 여야가 바뀐 지금 민주당은 한국당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게 요청한 금융거래 자료를 제출 안 해도 개인 정보 보호 차원이라며 옹호한다. 5분의 3 의석을 갖지 못하면 과반수를 확보해도 법안을 통과시킬 수가 없는 국회선진화법도 한국당은 여당일 때 “헌법의 다수결 원칙을 어기고 국민이 택한 정부의 발목을 잡는 법”이라며 개정하자고 했었다. 반면 민주당은 “합의한 룰을 왜 깨느냐”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개정을 주장했던 한국당 발을 뺐고 민주당은 손을 대겠다고 나섰다. 국민이 볼 땐 정쟁으로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여당이라고 해서 대통령의 정책에 무조건 찬성하거나 야당이라는 이유로 반대를 위한 반대에 나서는 건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정치철학이 당론에 맞춰 거수기식으로 입장을 바꾸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지금은 과거 정부보다 풀기에 쉽지 않은 개혁과제가 산적해 있다. 자신과 다르다고 적폐로 규정하고 없애려 하는 것은 개혁이 아니다. 자신은 놔두고 남을 개혁하려 하면 정의와 공의가 아닌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보복이 되고 만다. 개혁 외에도 미래, 경제, 외교, 안보 등 험난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 모두를 풀어갈 첫 단추는 도덕성을 증명하므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고, 협치의 시대를 열므로 국민통합을 이루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분명한 푯대를 주고 계신다. “진실과 정의와 공의로 여호와의 삶을 두고 맹세하면 나라들이 나로 말미암아 스스로 복을 빌며 나로 말미암아 자랑하리라”(렘 4:2) 하나님이 함께 하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 진실과 정의와 공의의 나라가 되라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싸우면 안 되고 하나가 돼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신다. “지체는 많으나 몸은 하나라..몸 가운데서 분쟁이 없고 오직 여러 지체가 서로 같이 돌보게 하셨느니라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하느니라”(고전 12:20~26). 국민 모두가 함께 즐거워하기 위해 남을 나와 같이 생각해 한 지체라도 고통을 받지 않게 하고 분쟁을 그치라는 것이다. 새 정부와 한국이 이렇게 하나님의 말씀의 기준 위에 바로 설 때 하나님의 택하신 백성으로서 하나님의 덕과 영광을 세계 만방에 드러내는 민족과 국가가 될 것이다.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벧전 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