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아실 나운몽과 용문산기도원 학술세미나(1) …
감신대 서종원 교수, ‘용문산 수도원 영성의 특징에 대한 역사적 고찰’
제6회 아실 나운몽과 용문산기도원 학술세미나가 8월 22(목)~23일(금) 감리교신학대학교 주최로 경북 김천시 용문산기도원 대성전 및 구국제단에서 개최됐다
특히 이번 학술세미나는 첫날 감리교신학대학교 유경동 총장등 14명의 교수기도회를 겸하여 가졌다. 둘째날은 ‘용문산기도원 수도사의 역사적 고찰과 한국교회를 위한 역할 가능성’을 주제로 학술세미나가 개최됐다. 용문산기도원이 산실이 된 한국 최초 개신교 전도수도회에 대한 역사적 고찰과 한국교회와의 연계성에 대한 최초의 학술적 고찰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세미나 첫 번째 발제는 “용문산 수도원 영성의 특징에 대한 역사적 고찰”을 제목으로 감리교신학대학교 서종원 교수(교회사)가 맡았다. 발제 1에 대한 논찬은 감리교신학대학교 소요한 교수(교회사)가 맡았다.
두 번째 발제는 “오늘의 수도(원)주의 - 상실과 희망”을 제목으로 감리교신학대학교 소요한 교수(교회사)가 맡았다. 발제 2에 대한 논찬은 감리교신학대학교 오광석 교수(교회사)가 맡았다. 이에 본지는 용문산기도원의 수도사에 대한 첫 학술연구라는 점에서 제6회 아실 나운몽과 용문산기도원 학술세미나의 발제 논문을 요약 소개한다.
용문산 수도원 영성의 특징에 대한 역사적 고찰
서종원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 교회사 교수)
1. 시작하는 말
본 고를 구성하는 각 장의 제목 앞에 제시된 한자(道-器-成-德)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첫째로 필자는 용문산 수도원의 영성은 그 기원을 용문산 부흥운동을 일으킨 아실 나운몽 목사의 회심과 성령 체험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아실에게 임한 성령충만의 은혜와 구령구국의 사명은 하나님께로부터 임한 근원적 체험이므로 이 단계에서 아실이 성신으로부터 받은 카리스마(근본적으로 복음적 본질을 갖고 있으며 후에 수도적 틀로 형성되는)를 가리켜 도(道)라고 지칭하여 보았다.
둘째로, 이러한 아실에게 임한 성령의 카리스마를 받아 수도원제도으로 형성해 낸 유형적 틀을 두고 그릇[器]이라는 개념으로 형상화해 보았다.
그런데 여기서 도(道)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시공간적 물성을 띠고 나타나는 기(器)는 단지 수도원이라는 공간적 제도적 측면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실의 근원적 복음적 카리스마를 받아서 그것을 창발적인 수도원 영성의 틀로 형성해 내고 발전시킨 사람들, 곧 그의 직계 제자들인 기드온 신학교 출신의 수도사들을 가리킨다.
이들 역시 아실과 마찬가지로 아실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구령과 구국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 부르시고 세우신 하나님의 사람들, 그리스도의 제자들, 성령의 도구들이다.
세 번째 국면에 해당하는 성(成)에서는 용문산 수도원 영성 수련이 목표로 삼아 추구하는 성동을 이룸(edification f holy virtue)의 본질을 재구성하고 그 특징적 성격을 고금의 수도원주의와 비교함을 통해 규명하려는 것이다.
이어지는 4번째 국면인 덕(德)은 3번째 국면의 본질인 덕의 성품을 통하여 발현되는 성령의 권능을 의미한다. 즉 10여년 간 수련에서 거둔 성령의 열매로 맺은 영적 감화력을 통해 전개된 수도자들의 활동(전도, 기도원 건립, 복지사역 등)이 이에 해당한다.
2. 道: 성령 충만함 안에 십자가의 길을 만나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백성을 해방하고 살리기 위한 구원의 역사를 시작하실 때 홀로 일하시는 법이 없다. 반드시 시련과 연단을 통해 준비된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들, 곧 하나님의 종들을 부르시고 이들의 순종과 헌신을 통해 만인을 인도하는 구원의 역사를 펼쳐가신다.
성신의 부싯돌이 내려치면서 거룩한 물꽂을 일으킬 때 그 불씨를 받아 모신 부싯깃이 되어 용문신과 도치랑 마을에 모닥불(재단법인 애향숙 설립)을 지핀 사람이 있다. 한국동란이라는 민족적 환란과 위기를 온몸으로 겪는 가운데 구령과 구국을 향한 그의 사명은 더욱 깊어지고 넓어져서 자신의 혼신을 거룩한 번제단에 바쳤고, 이로 인해 성신의 불길이 남한 땅 전역에 부흥의 들불로 번져나갔다. 그가 바로 용문산 기도원의 설립자요. 애항숙의 숙장이며, 용문산 수도원의 1대 원장인 아실 나운몽 목사이다.
아실의 신앙과 신학의 근본적 성격, 구령전도와 구국기도로 특징지어지는 용문산 부흥운동의 특성 등에 대하여 여러 면에서 심도 깊게 분석하고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여기서 필자는 아실의 신앙체험 및 신학이라는 큰 틀에서 몇 가지 뚜렷한 특징을 짚어보려고 한다.
첫째로, 아실의 신앙은 성령의 역사에 감응하는 체험적인 면이 두드러진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를 회심으로 이끈 계기가 성령의 음성이 들리고, 만산(萬山)에 백설이 가득한 환상이 보이는 신비로운 체험이었을 뿐 아니라, 성령 충만을 통한 회심의 사건도 내면에서 그리스도의 음성이 들리고, 빛나는 십자가의 환영이 보이는 등 일종의 신비 체험이 그 주된 내용을 이루고 있다.
아실에게 있어 성령의 역사를 통한 신앙체험의 진정성은 기독교 신앙의 본질에 해당한다. 이렇듯 체험에 바탕을 둔 신앙의 진정성에 대한 강조는 후에 그로 하여금 생명력 없는 강단(講壇) 신학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일갈하게끔 한다.
둘째로. 이렇듯 아실의 신앙에는 영음과 환상 등 신비로운 현상에 대한 체험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그의 신앙과 신학은 신비한 체험과 고양된 감성만을 추구하는 편정된 신비주외로 흐르지 않는다.
이 점에 있어 아실에게 처음 입한 성신의 영음은 그에게 성경 말씀을 찾도록 인도하였고, 이로써 그는 성경의 세계에 들어가 여러 날 동안 성경 말씀을 전심으로 탐독하는 가운데 그 자신의 죄인 됨을 철저히 깨달아 알게 되었을 뿐 아니라, 마침내 성경 말씀을 통하여 우리 죄의 구속자이자 생명의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듯 성령 체험과 성경적 진리(곧 그리스도) 사이의 통전, 다시 말해서, 정(情)과 지(知)의 균형은 아실의 초기 신앙실천에서부터 뚜렷한 성격으로 뿌리내렸을 뿐 아니라 이후 애향숙 운동과 용문산 기도원 운동을 추동해 나가는 주요한 원칙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성경 중심의 건강한 신학으로 복음의 일군을 훈련하기 위해 설립한 기드온 신학교의 졸업생들이 이후 용문산 수도원에 입도하여 수도사로 세워지게 되는 과정을 볼 때, 아실의 이러한 성경 중심의 신앙수련 및 성령체험과 진리구도 간의 건강한 균형이 용문산 수도원 영성과 수도 수련의 핵심을 이룬다고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