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극심한 탄핵 정국 해법은? …
성경 가르침대로 자유를 정죄에 쓰지 말고 서로 공경하며 절차 기다리는 자세 가져야 할 때 (롬 13:1, 벧전 2:16, 17, 요 17:4)
그러나 합의제 기관인 국회가 탄핵을 소추한 것이므로 여야 협의가 우선됐어야 한다. 국회가 지난달 14일 통과시킨 윤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서에는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내란죄를 저질렀다”라고 탄핵소추 핵심 사유로 ‘내란죄’를 명시했다. 핵심인 ‘내란죄’를 탄핵 심판에서 임의로 제외한다는 것은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 자체를 스스로 부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왜 논란을 키우면서까지 무리하게 ‘내란죄’를 뺀 것일까.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헌재는 ‘내란죄’ 성립 조건을 따져본 적이 있다. 당시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 세력의 1980년 정권 탈취까지 일련의 범죄 행위에 대해 검찰이 ‘성공한 내란은 사법심사가 배제된다’는 이유로 1995년 7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헌재는 관련자 단죄, 피해자 보상으로 이어지는 결정적 단초가 된 헌법소원 결정문 초고를 확정했다.
이때 내란죄가 성립되는 5가지 조건이 제시됐는데, 내란 또는 그와 유사한 행위는 ‘국민 주권 확립을 위한 목적으로 불가피하게 선택한 최후의 수단이며 그 과정에서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려 노력했는지’에 따라 정당성 여부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민주당이 ‘내란죄’를 뺀 것은 이 조건들을 충족하는 범죄 증명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 있을 수 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헌재 심리 기간을 줄이려는 의도가 크게 작용했다.
즉, 내란죄는 입증을 위한 증인신문과 검증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고 위헌 여부만 가려도 쉽게 탄핵 인용 결정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헌법재판관 임기 내에 재판 일정을 맞추려는 속내인 것이다. 즉 4월 18일 임기만료를 앞둔 좌파성향의 문형배, 이미선 두 헌법재판관이 퇴임하기 전에 빨리 탄핵을 진행해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회피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2개 혐의로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이중 선거법 사건은 지난해 11월 15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을 경우 피선거권이 박탈돼 대선에 나갈 수 없기 때문에 민주당으로서는 이 대표에 대한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 출마 장애물이 없는 조기 대선의 실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6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협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2의 내란 행위’로 규정하고 대행의 대행까지 탄핵 가능성을 열었다. 여권에선 “이 대표 하고 싶은 대로 되지 않는다고 권한대행을 한 명씩, 한 명씩 제거하면 ‘이재명 독재국가’를 만들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10일엔 ‘카카오톡 검열 논란’까지 불거졌다. 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 공동위원장 전용기 의원이 “댓글, 커뮤니티, 카카오톡을 통해 내란 선전 관련 가짜뉴스를 퍼 나르는 것은 ‘내란 선전’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단순히 퍼 나르는 일반인이라고 할지라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톡의 사적 공간에서의 대화까지 ‘내란 선전’이라는 낙인을 찍을 수 있다는 발상은 심히 우려스럽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카톡이 가짜뉴스 성역이냐”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은 ‘민주파출소’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가짜뉴스를 제보받고 있다. 13일 16시 기준 3만5129건의 신고가 이뤄졌다. 여당은 민주당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북한의 ‘오호담당제’나 ‘중국식 사상통제’에 빗대 “민주당이 ‘카톡 계엄령’으로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맹공을 펼쳤다. 국민의 사적 대화까지 검열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것은 헌법상 권리인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의 침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말을 공공연히 할 수 있다는 것은 불리한 여론을 수단방법을 안가리고 억압하고 자기에게 반대하는 자를 처벌 대상으로 여기는 독재자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독재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민주와 다수를 가장해 지금도 얼마든 독재 권력이 나타날 수 있다. 안그래도 민주당의 일방통행식 탄핵 남발과 입법 독주가 도를 넘어 정권에 흠집내기 정쟁이라는 비판을 불렀었다. 지금의 탄핵 정국하에선 정권을 다 잡은 것처럼 행동하면서 난국 상황을 수습하려는 정부를 협박하고 현직 대통령을 내란 수괴 범죄자로 취급하며 수사기관에 체포 구속을 압박하는 모습이 조급함과 권력욕으로 비춰지고 있다.
수사기관들의 윤 대통령 체포 시도와 경호처의 저지 대응이 맞부딛히며 우리나라의 혼란상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해외에선 한국드라마 ‘오징어게임’과 흡사한 현 정국이 드라마보다 더 재밌다며 놀림과 우려를 받고 있다.
나라를 위해 지금 같은 혼란상을 막는 것이 급선무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 예정된 일정에 집중해 예측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 현 정국의 핵심은 윤 대통령의 느닷없는 계엄 선포로 국회에 의해 탄핵소추를 받은 사실이다. 지금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가 진행 중이고 대통령 직무 정지 상태에 있을 뿐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다. 내란 범죄자로 판정 받은 상태도 아니고 헌재 판단에 따라 직무 복귀나 사퇴가 결정될 것이다. 그렇다면 내란죄 여부 수사와 그 외의 모든 진행은 대통령직 유지의 관건인 헌재의 판단이 나온 뒤에 해도 늦지 않다. 그것이 우리나라의 대통령직에 대한 마지막 예우이다.
그러나 지금 현직 대통령 체포 정국으로 인해 헌재 심리마저 당사자인 대통령이 불출석할 수밖에 없게 돼 정당한 방어권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3일 국가인권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방어권을 철저히 보장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의 방어권 보장 안건을 심의하려다 시민단체 활동가들에 막혀 끝내 무산되고 말았다. 이래선 안된다.
미국 법정은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유죄지만 무조건 석방” 판결을 내렸다. 현직 대통령도 아닌 당선인 신분이지만 국민 통합과 국제적 위상을 위해 유례없는 판결을 한 것이다. 유죄를 무죄와 똑같은 대우로 판결하는 정도 까지는 아니라도 지금 같은 혼란을 막을 방책은 우리에게도 얼마든 있다. 지금은 무엇보다 혼란을 막고 나라를 안정시키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예측가능성이 확보된 일정에 국민 모두 시선을 집중하고 헌재의 판결을 존중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
둘째, 무엇보다 정치권이 탄핵심판 결과를 기다리며 자중해야 한다. 지금 같은 혼란이 계속되는 것은 극심한 정쟁 일변도의 정치권의 책임이 가장 크다. 내란 상황과 진배 없는 극심한 혼란상이 계속되는 지금이 더 큰 문제이다. 혼란이 계속되면 국가는 위기 상황 지속으로 폭망의 길로 갈수도 있다. 정치권의 비방 선동 정치로 인해 양 갈래로 갈라진 국론분열이 극을 치닫고 있다. 이제는 정쟁을 넘어 국민의 개인 카카오톡 대화까지 문제삼는 상황에 국민들은 계엄 선포 때보다 더한 심리적 위협과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의구심마저 느끼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혼란상을 계속 만들고 부추기는 일을 정치권부터 자제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이다.
오늘날, 막강한 기득권적 힘을 가진 정치 세력은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대중을 이용하는 ‘대중의 독재’라는 보다 강력한 정치 시대를 열었다. 기득권 정치 세력의 패싸움으로 전락한 한국 정치가 양 극단에 몰려 협력의 길을 모색하지 않는 정치판을 만들고 자기 지지자들만 바라보는 대중의 독재로 정당성을 부여받고 막강한 힘까지 가지다 보니 나라가 싸움장이 된 채 수많은 국가 미래 과제를 놔두고 산으로 가고 있다.
예수님 당시에도 종교 지도자들이 만든 프레임에 의해 비난받고(마 12:1-8) 죽기까지 ‘대중의 독재’가 작용했다. 선동 정치는 미국의 역사가 리처드 호프스태더가 말한 반지성주의와 맞닿아 있다.
모세가 시내산에 오른 사이 이스라엘 백성의 반지성은 우상을 섬기는 타락의 길로 이끌었고(출 32:1-8), 그 후에도 ‘애굽으로 돌아가자’고 선동해 이스라엘 백성을 광야에서 죽게 만들고 말았다(민 14:4). 오늘날 대중의 독재에 올라탄 반지성적 선동 정치가 나라를 양분해 망국으로 가는 길을 열고 있다.
예수님은 죽기까지 완벽한 순종의 덕을 보여주셨다(빌 2:8). 하나님은 모든 이들이 서로 복종하도록 명하신다. 이 복종은 다스리는 자들과 치리자들과 모든 다스리는 권세를 가진 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롬 13:1)” 그것은 그 직책에 합당한 권위를 인정하고 예우하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너희는 자유가 있으나 그 자유로 악을 가리는 데 쓰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종과 같이 하라 뭇 사람을 공경하며 형제를 사랑하며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왕을 존대하라(벧전2:16,17)”
이미 있는 민주적 정당한 절차를 순서를 정해 질서있게 진행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성숙한 민주주의이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것처럼 순종의 덕으로 지금의 탄핵 정국이 끝마칠 때까지 무엇이 대한민국을 더 영화롭게 하는 것인지를 모두가 곱씹어야 할 때이다. “내가 아버지를 땅에서 영화롭게 하였사오니 곧 내가 아버지께서 내게 하라고 주신 일을 끝마쳤나이다(요 1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