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가 우리에게 더한 충격인 이유 …
성경은 멸망이 자신의 잘못으로 초래되는 것임을 분명히 가르쳐 (렘 16:18)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했다. 하마스는 유대교 안식일 새벽에 이스라엘 여러 도시에 동시다발적으로 5000여 발의 로켓포탄을 퍼부었다. 하마스는 무장 대원들을 이스라엘에 침투시켜 군인·민간인을 납치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수십억 달러를 들여 ‘아이언 돔’ 로켓 방어 시스템을 도입하고, 무장 세력 침투를 막기 위해 스마트 국경 시스템과 지하 벽을 설치했지만 하마스는 이를 무력화시키며 이스라엘 영토를 유린했다. 이스라엘로선 최악의 정보 실패로, ‘이스라엘판 9·11 테러’ ‘중동판 진주만 공습’이란 지적이 나온다. 하마스뿐만 아니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단체인 헤즈볼라까지 이스라엘 북부를 폭격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이 보복 공습에 나서 15일 현재까지 가자지구에서만 누적 사망자가 2천600명을 넘었다. 가자지구 인구의 40% 이상이 15세 이하 어린이들로, 이스라엘의 치명적인 공습으로 지난 한 주 동안 700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과 아랍의 전면 전쟁, 즉 새로운 중동전쟁으로 확전될 위기에 놓였다. 이스라엘은 36만 명에 이르는 예비군 병력을 가자 지구 인근에 집결시키고 지상군을 비롯한 각종 전투 자산을 집결, 지상전도 예고했다. 가자 지구를 전면 포위하고 물 공급까지 끊으므로 가자 지구에 사는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몰아낸 후 가자 점령을 위한 수순에 나선 것이다.
라자리니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 대표는 15일 “지난 8일 동안 가자지구에는 물 한 방울, 밀 한 톨, 연료 한 방울도 허용되지 않았다”며 “전례 없는 인류 대재앙이 목격되고 있다”고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매켄지 전 미국 중부사령관은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모두에게 피바다가 될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예측 불가능한 시가전에 빠져들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5일 CBS방송 인터뷰에서 ‘현시점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이스라엘이 가자를 점령하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국가로 가는 길이 필요하다”며 이-팔 두 국가 해법을 강조했다. 여기까지가 현재 상황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번 사태는 유가 급등과 세계 경제 불안을 초래하는 것과 동시에 특히 우리 안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날로 호전적이 되어가고 있는 북한은 핵무장까지 하고 있다.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중동보다 더한 ‘인류 대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 중동 사태가 우리에게 더한 충격으로 다가오는 이유이다.
이번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충돌을 우리에게 대입해 보자. 첫째, 이스라엘의 첨단 방어시스템이 무용지물이 됐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이 세계에 자랑한 대공 방어 시스템 아이언 돔이 모사드의 무력화와 함께 쓸모없게 된 점을 주목,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여기에는 세계 최대 정보기관인 미국 중앙정보국(CIA)도 포함된다.
모사드는 정보수집활동을 디지털화함으로써 종전의 휴민트(인적 자원)조직이 거의 와해 되었거나 내부에서도 경시했다. 이집트 정부가 여러 차례에 걸쳐 하마스 동태를 경고했지만 이스라엘은 모사드를 믿고 이를 무시하다시피한 것이 사후에 밝혀졌다. 하마스도 모사드의 첨단 디지털정보수집 시스템을 역이용하여 모든 시스템으로 아날로그로 변환하여 모사드의 그물을 빠져나왔다.
한국의 대북한 방어 시스템에는 아이언 돔과 같은 ‘위력적인 것’이 아직은 없다. 겨우 구축하여 운용하던 방어 시스템도 문재인 정부의 2018년 9.19남북군사합의로 사실상 휴지로 변했다. 이 합의로 전방지역 정찰 작전, 포병훈련 등의 제한으로 방어체제에 구멍이 뚫린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다. 비행 금지 구역 확대로 북한은 오히려 덕을 보고 있으나 한국은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다. 여기에 우리 군은 인구 감소로 매년 병력 수가 줄어 2006년 68만 명에서 지난해말 48만명으로 무려 30%가 줄었다.
전방을 지키던 동해안 8군단, 양구 2사단, 화천 27사단, 삼척 23사단에 이어 경기도의 6군단, 30사단을 비롯 경기도내 7개 사단이 줄줄이 해체되고 있는 현실이다. 줄어든 병력 수를 대체하기 위해 한국군을 인공지능과 로봇 등 무인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북한은 우리 군의 이 같은 현실을 공략할 대규모 전자전을 준비하고 있다. 북한은 우리 군의 첨단 군 장비들을 무력화할 GPS 전파교란장비를 운용하는 전자전 부대를 전 군에 두고 있다. 이에 더해 북한은 EMP(전자기펄스)라는 가공할 전자전 기술도 개발했다. EMP는 핵폭발 시 발생하는 강력한 전기장으로 사정거리에 있는 모든 전자기기들을 먹통으로 만든다. 실제 핵을 활용한 EMP탄도 존재하지만, 특정한 장비를 활용해 비슷한 효과를 발생시키는 비핵 EMP도 존재한다. 핵전력을 완성한 북한의 EMP기술은 우리 군이 가장 경계하는 전자전 기술이다.
우리 군은 첨단을 내세우며 군사력에서 앞선다고 말하지만 북한의 비대칭 전력 앞에서 과연 우위일지 의문이 제기된다. 현대전에서 강조되는 북한의 미사일 전력, 우리 육군 병력의 절반을 넘는 20만명 규모의 북한 특수작전군, 그리고 구체적 규모가 파악되지 않는 북한의 전략·전술핵 등을 고려하면 국군의 질적 우위를 자신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작년 12월 기준(‘2022 국방백서’) 북한군 병력 수는 육군 110만명, 해군 6만명, 공군 11만명, 그리고 전략군 1만명을 포함한 총 128만명 규모다. 핵과 미사일, 화생방 대량살상무기, 전자전, 특수전, 정신무장 등 비대칭전력과 병력 수에서 볼 때 북한이 월등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게 분명하다. 문제는 우리의 정신 상태이다. 첨단 장비를 갖췄다는 우리 군은 북한의 무인기 하나 격추시키지 못했다. 지난해 군사훈련 도중 발사한 현무 미사일이 뒤로 날아가는 황당한 사고가 벌어지는 등 첨단만 믿는 군의 기강이 의심스럽다. 군 기강이 제대로 서지 않으면 아무리 첨단으로 무장해도 소용없이 되는건 불문가지이다.
둘째, 적은 국론분열의 틈을 노린다는 점이다. 이스라엘 네타나휴 총리 집권 이래 ‘사법권 제한’ 등으로 국론이 분열되었다. ‘상시적인 전시상황’ 아래에 있는 이스라엘이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이 국론 분열인데, 그 국론분열이 바로 이번 하마스 기습공격의 원인의 하나로 작용한 것이다.
지금 우리는 어떤가. 이스라엘보다 몇 배 더한 역사상 최악의 국론분열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군과 정보 당국은 신뢰를 주지 못하는데다, 여야 정치권은 온통 정쟁에만 몰두해 있다. 우리의 이 정쟁은 국민과 유리된 그들만의 권력게임이라는 점에서 쉽사리 멈출것 같지 않아 더 암울하다. 여기엔 우리 정치의 구조적 문제가 자리한다. 선거는 대의민주주의를 작동시키는 핵심 요소이지만 우리 선거는 양대 정당이 독과점으로 지배한다. 독과점 체제에서는 선거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유권자의 정치적 도구인 정당이 오히려 유권자를 지배한다.
